AI는 인간을 꿈꾸는가 (제임스 보일) -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만드는 인문학 책 (서평)

오렌지사과키위 2025. 11. 10. 18:01

제임스 보일의 AI는 인간을 꿈꾸는가(부제: 인간과 비인간, 그 경계를 묻다, 원제: The Line: AI and the Future of Personhood)는 인간 또는 인격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다각도로 여러 견해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제목을 보면 기술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책은 인문 철학서에 가깝습니다. 저자인 제임스 보일은 듀크대학교 로스쿨 교수입니다.

참고: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여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이에 무의식적으로나마 해당 책에 대해 우호적일 수 있습니다.

많은 국내 번역서가 그렇듯이, 이 책도 한국어 제목이 다소 도발적입니다. AI가 마치 인간으로의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시위(?)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사회적으로 AI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여러 의견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사용자와 대화도 가능한 고성능 AI가 작품처럼 보이는 결과물을 만든다면, 저작권은 누가 가지게 되느냐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 개발자일까요? AI 사용자일까요? 아니면 AI 그 자체일까요? 더 나아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과 비슷한 또는 일부 측면에서는 더 우월한 생물을 만들(?) 수 있다면, 인간과 같은 인격(personhood)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해야 할까요?

테슬라는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만들지만, 어느 누구도 테슬라 자동차가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사람보다 더 잘 운전함에도 그렇습니다.

금속이 아닌 유기물로 된 인공 생물이라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말처럼 생겼고, 자동차만큼 빠른 운송 생물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인공 생물이 탑승자를 기억하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지루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일반적인 생물과 같이 고통이나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이 생물은 행복 추구권이 있을까요? 완전히 동일한 기능을 하는 AI 서비스를 테슬라의 자동차는 행복 추구권이 없지만, 이 생물에는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더 나아가 이성적인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고, 감정을 가진 것처럼 보이니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투표권도 보장해야 할까요? 만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혹시 과거 평민, 여성, 흑인에게는 투표권이 없었던 시대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이 책이 이에 대한 어떤 해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주제를 제시하고 비유적으로 유사한 과거 사례와 다양한 의견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책입니다. 저 같은 전형적인 이과생은 머리가 복잡해져서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읽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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