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책 편집과 출간

책 출판(출간) 방법과 경험담 #7 (표지 디자인, 판권 및 ISBN)

오렌지사과키위 2025. 4. 8. 16:22

이전 글에서 책 출간을 위해 본문을 편집할 때 고려해야 하는 몇 가지 사항을 살펴보았습니다. 책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서는 편집의 중요성이 높습니다. 필요하다면 주변 사람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글과 그림 및 표를 물 흐르듯 나열하는 방식으로 구성한 책이라면, 마음에 드는 형식으로 편집된 다른 책을 참고하여 직접 편집해도 무난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전 글: 책 출판(출간) 방법과 경험담 #6 (제본을 고려한 본문 편집과 서체 선택)

이 글에서는 작가가 직접 편집하기 쉽지 않은 표지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고, 책 내부에 넣어야 하는 판권과 ISBN 발급에 대해 살펴봅니다.

까다로울 수 있는 표지 디자인

표지에는 책 제목과 부제 그리고 그림이 들어갑니다. 제목 이외에도 책을 소개하는 문구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표지의 그림은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련이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적절한 그림을 고르고 글과 그림을 어울리게 변형하여 보기 좋게 배치하는 것은 글을 쓰는 것과는 다릅니다. 디자인 감각이 없는 저 같은 작가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연재는 자가 출판을 하려는 초보 작가를 대상으로 합니다. 자가 출판의 경우 상대적으로 책 표지의 중요성이 낮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수많은 책을 떠올려 봅시다. 책 표지는 지나가는 독자의 눈길을 끌 수 있어야 합니다. 책을 펼치지 않고 앞표지와 뒤표지만 보아도 어떤 책인지 짐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책을 펼쳐보거나 구매하고 싶은 욕구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되는 책이라면 표지가 무척 중요합니다.

이에 비해, 자가 출판으로 출간되는 책은 인터넷에서만 진열됩니다. 구매자는 신간 또는 베스트셀러(여기에 웬만하면 올라가지 않겠지만) 목록이나 검색을 통해 접근합니다. 책 앞표지가 먼저 보입니다. 인터넷 서점은 뒤표지를 모두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표지의 중요성이 낮습니다.

표지 디자인을 대충 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표지는 중요합니다. 오프라인 서점에 비해 온라인 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다는 뜻입니다. 본인의 디자인 감각이 부족한데, 완벽한 수준으로 표지를 스스로 만들려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애초에 자가 출판으로 책을 출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성취감을 느끼겠다는 의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책의 상품성을 중요시하거나 완벽함을 노리게 되면 주객전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수준에서 타협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본인이 출간하고자 하는 책과 비슷한 주제를 가진 책의 표지를 살펴보기 바랍니다. 이 정도는 나도 비슷하게 어찌어찌 흉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 책의 표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무난할 수 있습니다.

표지 디자인을 직접 해 보면 흉내 내는 것도 그리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아 있는 표지는 글자 및 그림의 크기, 위치, 색상 등 여러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서 만든 결과물입니다. 본인이 출간하고자 하는 책의 글과 그림은 다를 수 있기에, 이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은 수월한 일이 아닙니다.

교보문고 퍼플이나 부크크에서는 이러한 표지 디자인의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해, 샘플 또는 탬플릿을 제공합니다. 이를 참고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표지의 구성

다음 그림은 제가 쓴 책의 표지입니다. 책 출판(출간) 방법과 경험담 #4 (편집과 표지 그림 및 삽화)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수정한 책 표지

자가 출판을 지원하는 교보문고 퍼플이나 부크크는 표지를 디자인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글이나 문서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됩니다.

표지의 구성을 간단히 살펴봅니다. 오른쪽이 앞표지, 왼쪽이 뒤표지입니다. 가운데는 책등(세네카)입니다. 오른쪽과 왼쪽의 흰 영역은 책 표지에서 안으로 접혀 들어가는 책날개라고 부릅니다.

제 디자인은 단순합니다. 앞표지에는 제목과 부제가 있고 그 아래에 책 내용과 관련된 그림을 하나 넣었습니다. 이 자리에 사진을 넣는 분도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저자와 출판사 로고를 넣었습니다.

뒤표지는 더 간단합니다. 동그란 사람 그림은 제가 쓰는 프로필 그림입니다. 오렌지와 사과를 들고 있습니다. 이 뒤표지는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의 포스트 디자인 기능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책날개에는 저자와 책 소개를, 책등에는 책 제목, 저자 이름과 함께 출판사 로고를 넣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책을 쓰면서 머리말과 함께 가장 까다로울 수 있는 부분이 표지 디자인입니다. 적당한 색상을 하나 고르는 것도 이리저리 바꿔가며 고민을 꽤 해야 합니다.

이러한 수고를 덜기 위해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이용하여 표지를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사례는 다른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합니다.

판권

판권은 책 내부 속표지 뒷면에 둡니다. 다음과 같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속표지와 판권

왼쪽 페이지가 속표지입니다. 겉표지와 동일하며 배경만 회색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른쪽이 판권입니다. 여기서는 두 페이지를 함께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 책에서는 겉표지 뒷면이 판권입니다. 판권 형식은 출판사마다 샘플을 제공하니 이를 참고하면 됩니다. 추가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ISBN과 서체 사용에 대한 명시입니다.

ISBN이 978-89-24-14369-0로 명기되어 있습니다. 책 출간 신청을 위해 원고(PDF 형식 파일)를 출판사에 제출할 때에는 ISBN이 없습니다. ISBN은 출판사가 국립중앙도서관 ISBN ISSN 납본 시스템으로 신청해야 발급됩니다. 그러니 원고 작성 시에는 판권에는 ISBN 이름만 있고 번호는 빠져 있습니다.

출판사는 원고를 받아 검토하여 승인이 완료되면, ISBN 발급을 신청합니다. 다음은 ISBN이 발급된 후 조회한 결과입니다. 

발급된 ISBN 조회 예

책 제목이나 저자 이외에도 페이지 수, 제본 형식, 가격과 발행일 등 여러 정보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출판사는 이 정보를 입력하여 ISBN을 발급받는 것입니다. 이후 저자가 제공한 PDF 파일에 ISBN 번호를 기입해 넣고 인쇄합니다.

이 때문에 인쇄된 책을 받아보면, 판권에 사용한 다른 글자와 서체가 조금 다르거나 위치가 미세하게 어긋나 있을 수 있습니다. 예로 제시한 판권에는 이러한 점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출간 후 오탈자를 수정하면서 ISBN을 판권에 기입한 수정본을 출판사에 보냈기 때문입니다.

판권 맨 아래를 보면 다음과 같이 서체 사용과 관련한 설명이 있습니다.

이 책은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제공한 KoPub World 서체, 네이버에서 제공한 나눔스퀘어 네오, 나눔바른고딕 서체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서체 중 일부는 상업용으로 무료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판권에 명시하거나 사용 등록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제공한 KoPub 서체는 서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에서 사용 등록을 하면 됩니다.

정리하며

작가에게 가장 까다로울 수 있는 표지 디자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표지는 독자의 책에 대한 첫인상에 큰 영향을 끼치기에 중요합니다. 하지만, 작가에 따라서는 마음에 드는 표지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글을 쓰는 것과는 다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마음에 드는 책의 표지를 참고하거나,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샘플 또는 탬플릿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 책 출판(출간) 방법과 경험담 #8 (AI 서비스를 이용한 표지 디자인 사례)

출간 안내: 연재를 수정 보완하여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출간하였습니다. 출판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들 (초보 작가에게 도움이 되는 자가 출판을 위한 조언들) 출간에 부쳐 (샘플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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