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작가가 담당해야 하는 원고의 머리말 작성과 오탈자 및 문체 문제를 살펴보았습니다. 오탈자와 문체는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기에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편집에 들어가면 난감할 수 있습니다. 이전 글: 책 출판(출간) 방법과 경험담 #3 (원고와 오탈자 교정)
편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고에 대한 편집이 있고, 책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편집이 있습니다. 원고 편집은 책 내부에 있는 글의 제목, 소제목, 본문 등을 어떤 서체로 어떻게 나타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삽화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책 편집은 책의 표지 및 내지 재질을 결정하고, 표지 디자인, 표지에 붙어 접히는 날개 부분 등에 대한 결정입니다.
자가 출판의 경우 책 유형에 따라서는 편집을 스스로 해결하기 까다롭습니다. 책에 들어갈 내용은 어찌어찌 만들 수 있지만, 이를 독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편집하는 것은 글을 쓰는 것과 다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는 편집에 대한 큰 부담이 없었습니다. 글 내용과 그림(그래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형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글로 설명하다 그림을 보여주고, 그림에 대해 해설하는 과정이 반복되었습니다.
요리책을 출간하고자 한다면, 편집 비중이 크게 높아집니다. 요리하는 과정을 찍은 사진이 첨부되어야 할 것입니다. 작가가 사진에 대한 감각이 있지 않는 한 그냥 찍어서 넣을 수 없습니다. 사진만 보아도 요리를 하고 싶을 정도로 구도와 조명을 고려해서 멋지게 찍고, 후보정까지 해야 합니다.
책을 펼쳤을 때, 요리 재료나 과정도 일목요연하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획을 나누어서 배치해야 합니다. 본인이 요리 전문가라도 이런 류의 책을 쓸 때에는 사진과 편집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편집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책을 가정하고, 본문 편집과 책 편집을 제 경험 위주로 설명합니다.

참고: 작가 입장에서 바라본 대략적인 이야기이며, 일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문 편집
다음은 제 책에서 본문을 편집한 예입니다.

각 챕터(chapter; 장)마다 제목과 부제목으로 시작하고, 해당 챕터를 설명하는 그림을 먼저 넣었습니다. 글 내용이 나오고 필요한 경우 그림을 삽입했습니다. 챕터 내 소제목은 다른 색상으로 만들어서 구분이 용이하게 만들었으며, 필요한 경우 각주를 달아 부가 설명을 했습니다. 제 책은 투자에 대한 이론서에 가깝기에 이런저런 부가 설명을 위해 각주를 많이 사용한 편이지만, 각주가 많아지면 독자가 쉽게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쓴 편집 형식이 모든 책에 적절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책마다 어울리는 편집 형식이 있습니다. 출간하고자 하는 책과 유사한 분야의 책을 찾아보면, 본인의 책에 적절한 편집 형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목, 본문, 그림 등 각각의 요소로 나누어서 어떻게 편집했는지 유심히 살펴보면, 대략적인 편집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해 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제가 쓴 책 수준의 정보성 글을 편집하기에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편집이 중요한 책을 출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거나, 편집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주변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편집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스스로 하면 결과물도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지 편집
본문 편집 이외에 책 표지를 위한 디자인도 필요합니다. 본문과는 달리 디자인 감각이 더욱 중요합니다. 제 경우에는 표지 편집을 하다 머리가 아파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했더니, 전문 서적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 낮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아래는 위의 책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표지입니다.

오른쪽은 책 앞면에 해당되고, 왼쪽은 책 뒷면에 해당됩니다. 가운데 영역은 책등(세네카)에 해당됩니다. 하얀색의 좌우 영역은 책날개라고 부릅니다. 표지에 붙어있지만 책 안쪽으로 접히는 부분입니다. 주로 저자나 책 소개를 적습니다.
지금 봐도 어이가 없을 정도로 형편없습니다. 제가 보고서 편집은 경험도 있는 편이고, 무난하게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책 표지는 디자인 감각이 필요하기에, 책 본문 편집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아래는 책을 출간한 지 두 달 정도 지나, 최근에 수정한 표지입니다. 교보문고 퍼플의 경우 원고 또는 책 표지를 수정해서 교체 요청을 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독자가 주문할 때 인쇄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표지 그림을 교체하면서 크기를 줄였고, 책 제목과 부제의 글자는 키웠습니다. 이 결과물이 저 같은 편집 감각이 없는 초보 작가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본문 및 책 편집을 스스로 하겠다면, 잘 편집된 책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의 자가 출판을 지원하는 출판사는 책 표지 디자인을 위한 샘플을 제공합니다. 책 앞면과 뒷면 그림만 올리면 적절히 만들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표지 그림 및 삽화
책 본문과 표지는 다른 책을 참고하여 어찌어찌 흉내를 내서라도 편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림입니다. 표지나 본문에 포함할 그림은 남의 것을 흉내 내어 만들기 곤란합니다. 제 경우에는 책 앞면과 뒷면에 그림을 넣었고, 앞서 본 본문 편집의 경우처럼 각 챕터별로 주제를 표현하는 그림을 넣었습니다.
편집에 대한 감이 없는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제 경우에는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최근 챗GPT(ChatGPT)를 이용하여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을 그림으로 바꾸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런 류의 서비스를 이용해서 그림을 생성하면, 작은 노력으로 책에 사용할 그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앞에 있는 그림도 마이크로소프트 이미지 크리에이터(Image Creator;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하여 만든 것입니다. 그림을 넣고는 싶지만 자신이 없는 분이라면,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이런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사용법과 사례는 다음 글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연이어서 여러 편의 글이 연재되어 있습니다.
정리하며
자가 출판을 하려고 하는 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관문인 편집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편집은 디자인 감각과 경험이 없는 경우 좋은 결과물을 얻기 어렵습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교보문고 퍼플을 통해 종이책을 출간하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이어지는 글: 책 출판(출간) 방법과 경험담 #5 (교보문고 퍼플 이용 방법과 책 사이즈(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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