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6권의 책을 냈습니다. 원고 준비 기간까지 고려하면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으니, 대략 1개월에 1권씩 낸 셈입니다. 많이 낸 것처럼 보이지만, 분량이 많지 않은 책이 여러 권 포함되어 있습니다. 6권 중에서 4권은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함께 출간하였고, 나머지 2권은 전자책으로만 냈습니다.
출판 방식은 자가 출판이었습니다. 자가 출판은 저자가 원고부터 편집까지 모두 담당하는 출판 방식입니다. 출판사는 책을 인쇄하고 서점에 유통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저자가 편집까지 담당한다고는 하지만, 출간 진행의 주체가 저자라는 의미이지, 직접 편집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고는 저자가 준비하고, 편집은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책 출간 전 과정을 저자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자가 출판입니다.
자가 출판의 반대편에는 기획 출판이 있습니다. 기획 출판은 출판사가 출간 흐름의 주체가 됩니다. 저자는 원고만, 원고 이외의 나머지 과정은 출판사가 담당하는 것입니다. 기획 출판은 출판 전문 인력이 투입되기에 최종 책의 품질이 높습니다. 여기에 각종 홍보와 유통까지 출판사가 담당합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기획 출판이 저자에게 유리합니다. 보다 고품질의 책이 시중에 나올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될 수 있기에 책 판매량도 훨씬 많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출판사의 선택을 받아야 가능합니다. 출판사는 상품 가치가 있는 원고 위주로 출간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는 모든 책을 자가 출판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이책에 맞춰 편집한 그대로 PDF 전자책을 출간했습니다. PDF 보다는 EPUB 전자책 판매 채널이 더 많습니다. 독자가 접근하기도 편리합니다. 주요 서점은 PDF 전자책도 판매하지만, 일부 서점은 미리 보기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발간한 6권의 전자책 중에서 2권은 유페이퍼를 통해 출간하였고, 나머지 4권은 작가와를 통해 유통하였습니다. 두 출판사에 대한 간단한 경험을 정리합니다. 모두 PDF 전자책 기준입니다. EPUB 전자책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전자책 출판의 난이도
둘 다 비슷한 수준으로 편리합니다. 2000년에 설립된 유페이퍼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꽤 세련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작가와는 신생 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 등록 번호로 유추해 보면 2022년부터 시작한 듯합니다. 작가와의 시스템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면서 편리하고, 다르게 보면 세련되지 않았습니다.
유통 채널
EPUB의 경우 유페이퍼의 유통 채널이 더 많습니다. 제가 출간한 PDF 기준으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서점인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리디북스에 유페이퍼와 작가와 모두 유통시킬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 중에 하나는 유페이퍼의 경우 PDF 전자책에 대한 리디북스 유통을 기본으로 지원하지 않습니다. 따로 이메일을 보내 추가 유통을 요청해야 합니다.
인세
인세율은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일반적인 유통에 대해서는 60% 인세를 제공합니다. 한 단계 더 거쳐서 유통되는 경우에는 인세율이 조금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페이퍼를 통해 교보문고에 유통했는데, 교보문고가 다시 XX북스로 유통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책 매출을 작가 + 유페이퍼 + 교보문고 + XX북스가 나누어 가져야 하기에 작가 몫이 조금 줄어듭니다.
일반 판매가 아닌 대여의 경우에는 인세율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책 대여 서비스 가입자가 다운로드한 횟수에 비례해서 인세가 결정됩니다. 대략 25건의 대여를 1권 매출로 인정해 주는 듯합니다. 비슷한 상황이 일부 서점사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서비스를 통한 매출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페이퍼의 경우 자체 유통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서점사를 통하지 않기에 인세율이 70%로 높아집니다. 책 종류에 따라서는 유페이퍼 자체 유통으로도 매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DF 형식이고 그림(그래프)이 많은 경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유페이퍼 PDF 뷰어의 그림 해상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대여 제외 요청
책 종류와 독자층에 따라서는 대여로 유통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대중적이지 않은 책을 대여로 풀게 되면, 작가 인세의 총합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전자책 정가가 3,000원 이하인 책이 3권이나 있습니다. 모두 50페이지를 넘지 않은 책입니다. 대중적인 책이라면 대여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작가 인세가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제 책의 경우 책 분량이 많지 않기에 독자가 재대여해서 다시 읽을 가능성도 낮습니다.
대여는 책 가격이 낮지 않고, 잠재 독자층이 넓을 때는 유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작가가 받을 수 있는 인세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페이퍼와 작가와가 유통하는 서점사 중 일부(예: 밀리의 서재)는 대여 서비스 전문이고, 일부는 일반 판매와 대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합니다. 유페이퍼의 경우 유통 신청 메뉴에서 대여 서비스 전문 업체를 선택하지 않는 방법으로 제외할 수 있습니다.
일반 판매와 대여를 함께 제공하는 서점의 경우에는 따로 요청해야 할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는 Sam 서비스를, Yes24는 크레마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의도하지 않게 전자책이 해당 서비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페이퍼와 작가와 모두 대여를 제외하고 유통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내면 됩니다. 유통 신청을 하고 아직 서점에 게시되기 전이라도 요청 메일을 미리 보내면 출판사에서 서점에 등록할 때 처리해 줍니다.
최근 알라딘에서도 만권당이라는 대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인의 책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발견했다면, 마찬가지로 출판사에 대여 제외 요청을 신청하면 됩니다.
출판 비용
유페이퍼의 경우 ISBN 발급에 1,000원을 받습니다. 여기에 전자책에 DRM을 걸기 위해 500원이 추가됩니다. ISBN과 함께 ECN이라는 것도 받을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1,000원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일반적인 서점 유통에는 ISBN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작가와는 ISBN 발급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이는 종이책을 자가 출판할 수 있는 교보문고 퍼플과 부크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작가와는 원고 교체 시 비용이 발생합니다. 10,000원이 정가이며, 현재는 할인 행사 중으로 5,000원을 받습니다. 유페이퍼는 원고 교체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DRM을 다시 걸어야 하기에 500원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이렇게 보면 작가와의 출판 비용이 훨씬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제 경험으로는 자가 출판의 경우 원고가 한 번 이상 수정되었습니다. 책을 출간할 당시에는 완벽하다고 느끼지만, 시간이 좀 지난 후에 찬찬히 다시 읽어보면 내가 왜 이렇게 썼지라는 생각이 들고, 군데군데 오탈자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속 편하게 책 당 5,000원 또는 10,000원 정도 출판 비용이 들어간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유통 속도
전반적으로 작가와의 유통 속도가 빠릅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전자책을 업로드하면, 다음날인 화요일에 ISBN이 발급됩니다. 당일인 화요일 또는 수요일에 유통이 시작되었다는 이메일과 문자가 옵니다.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한 군데 이상의 서점에서 유통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금요일 정도가 되면 세 군데 정도의 서점에서 유통이 됩니다.
유통 속도는 서점마다 다릅니다. 서점도 자체 검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Yes24, 리디북스, 교보문고가 빠른 편이고, 알라딘은 1주일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유페이퍼는 그때그때 다릅니다. 유페이퍼 자체 유통을 제외하면, 대략 첫 유통에 1주일 정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일부 서점은 몇 주가 소요될 수 있습니다.
유페이퍼와 작가와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서점에 책 유통을 신청할 텐데, 유페이퍼의 유통 속도가 전반적으로 늦은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유페이퍼에서 유통을 요청했을 때 하루 만에 빠르게 처리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고객 응대
유페이퍼와 작가와 모두 고객 응대가 훌륭합니다. 제 경우에는 이메일로 문의 요청을 여러 번 했었는데, 모두 명확하게 회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와의 경우 전화로도 문의가 가능합니다.
응답은 작가와가 훨씬 빠릅니다. 유페이퍼의 경우 대개 응답을 받는데 이틀 이상 걸렸지만, 작가와는 영업일인 경우 대부분 당일 회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30분 또는 1시간 이내에 응답을 받을 경우도 있었습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조금 답답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Yes24에 유통되고 있는 제 책이 대여 서비스인 크레마 클럽에 노출된 것을 발견하고 수정 요청을 하면, 작가와는 몇 시간 이내에 처리를 완료(Yes24에 수정 요청)했다는 회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페이퍼는 비슷한 상황에서 하루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두 업체 모두 착실하고 꼼꼼하게 처리해 주지만, 당장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저 같은 초보 저자에게는 작가와의 빠른 응답이 조금 더 마음이 편했습니다. 문의를 보내면 오늘 늦어도 내일이면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답답함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정산
정산 방식은 두 업체가 비슷합니다. 1월 판매분은 2월에 집계가 되고, 3월에 정산합니다. 이는 외부 서점 유통이라는 한 단계가 더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교보문고 퍼플을 통해 종이책도 출간하였는데, 중간에 추가 유통 단계가 없기에 1월 판매분은 2월에 정산되었습니다. 매월 25일에 월급처럼 받을 수 있습니다.
유페이퍼는 최소 정산 금액이 33,400원이고, 이보다 작으면 이월됩니다. 60% 인세율을 가정하면 대략 5.5만원치 매출에 해당됩니다. 작가와는 최소 정산 금액이 없습니다.
두 경우 모두 기타 소득세(세율 3.3%)를 제하고 인세를 줍니다. 작가는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할 수 있습니다.
CMS
CMS(Content Management System; 콘텐츠 관리 시스템)은 어떤 책이 얼마나 팔렸고, 얼마나 정산을 받을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두 업체 모두 CMS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유페이퍼의 시스템이 훨씬 세련되어 있습니다.
저자 입장에서 CMS 사용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이번 달에 내가 받을 인세가 얼마인지 파악하는 용도입니다. 책별로 서점별로 얼마나 팔렸는지도 함께 정리됩니다.
다른 한 가지는 매일의 매출 실적을 살펴보는 용도입니다. 인세 정산만 생각한다면 중요하지 않겠지만, 자가 출판을 하면서 홍보와 마케팅도 생각하는 저자의 경우에는 유용할 수 있습니다.
정산 관점에서는 1월 판매분이 2월에 최종 집계가 되기에, 그 사이에 책이 얼마나 팔렸고, 책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지 아니면 유지되거나 줄어들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면, 서평 이벤트 진행 여부를 결정하거나, 집필 가능한 여러 주제가 여럿이라면, 무엇을 선택할지 조금 일찍 결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작가와의 CMS는 첫 번째인 정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유페이퍼는 주요 서점의 경우 당일 매출이 익일 집계됩니다. 늦어도 하루 정도 더 지나면 입력되어 있습니다.
총평
유페이퍼와 작가와 모두 전자책을 편리하게 출판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PDF 전자책만 본다면 두 업체의 유통 채널은 거의 차이가 없으며, 인세 및 부가 비용도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 EPUB 전자책이라면 전용 웹에디터도 제공하고 유통 채널이 더 많은 유페이퍼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작가와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를 EPUB으로 변환해 주는 무료 서비스가 있으며, 사람이 직접 EPUB 전자책을 만들어 주는 유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페이퍼는 전반적으로 잘 구성된 시스템과 익일 집계가 가능한 CMS 시스템이 강점이며, 작가와는 유통과 응답이 빠르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일반적인 개인 저자 특히 저 같은 초보 저자라면 유통과 응답이 빠른 작가와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작가와는 전화로도 문의가 가능하기에, 궁금한 점이나 요청 사항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어느 정도 쌓였거나, 보다 많은 유통 채널로 책을 유통시키고 싶은 분이라면 유페이퍼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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