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주식 미래 가격 예측 능력을 받는다면,
당신이 꿈에서 조상님을 또는 당신이 믿는 신을 만났다고 하겠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 분이 당신의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하십니다. 사람마다 간절히 원하는 소원은 모두 다르겠지만, 만일 주식의 미래 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했다고 하겠습니다.
이 분은 흔쾌히 그 능력을 줄 수 있다고 하시고, 다음과 같은 조건을 덧붙이셨습니다.
조건 1: 한 종목만 선택할 수 있고, 이후 변경할 수 없다.
조건 2: 고정된 k 거래일마다 다음 k 거래일 후의 주가를 알 수 있다.
어떤 종목을 선택해야 할까?
본인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결정할까요? 선물, 옵션, 레버리지, 인버스는 이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먼저 조건 1을 보면, 상폐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택하면 불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극단적이지만 2023년 7월 14일에 상폐된 삼성중공우(010145)을 이 소원을 빌 당시에 단기 급등했다고 선택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받은 능력을 오랜 기간 사용하여 자금을 불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택하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불리할 수 있습니다. 상승할 때에만 보유하기 때문에, 가격 예측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전체 보유기간이 짧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종목이라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CD91일물 금리에 연동된 고정 금리 상품이라 할 수 있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 같은 종목은 현시점에서는 매일 0.01-0.02% 정도 상승합니다. 그러니 이 상품은 처음에 사서 계속 가지고 있으나, 오를 거라 예상될 때에만 사거나 거의 동일한 결과가 나옵니다. 즉, 가격 예측이 거의 의미가 없게 됩니다.
상승할 날에만 보유하기에 제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의 최대치는 상승한 날의 수익의 총합입니다. 이를 수학적으로는 초기 대비 만기의 수익률과 일일 평균 수익률 대비 변동성으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 어떤 기간 동안 1만원에서 1.2만원이 되었다면 초기 대비 만기 수익률은 20%입니다. 기간이 대략 1년인 250일이었다면 하루 0.08%씩 오른 셈입니다. (복리로 따지면 0.073% 정도가 됩니다)
여기에 평균 대비 하루 변동폭이 고정적으로 1% 상승하거나 -1% 하락이었고, 상승과 하락이 반반이었다면, 결과적으로 하루에 1.08% 오르거나 -0.92% 하락하게 됩니다. (엄밀하게는 손익비대칭성 원리에 의해 평균 대비 하루 1% 상승 또는 -0.99% 하락이며, 복리로 평균 상승률과 함께 계산하면 1.073% 상승 또는 -0.917% 하락입니다)
결국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되 변동성이 높으며 장기적으로 상승하면서 상폐 걱정이 없는 종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 예에서 만기 수익률은 20%이지만, 미래 가격 예측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단리로는 135%입니다. (1.08% × 250일 / 2) 복리로는 (1 + 1.073%) ** (250일 / 2) = 279%입니다. 각각 만기 수익률 대비 6.75배와 13.95배의 투자 효율입니다.
어떤 예측 주기를 선택해야 할까?
조건 2의 예측 주기는 선택하기 쉽습니다. 가장 짧은 주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위의 예에서 만일 주기를 이틀로 두면, 25% 확률로 +2.16% (상승, 상승), 50% 확률로 0.16% (상승, 하락 또는 하락, 상승), 25% 확률로 -1.84% (하락, 하락)이 예측되게 됩니다. 단리로는 77.5%, 복리로는 113%로 매일 예측을 하는 경우에 비해 크게 줄어듭니다.
미래 주가 예측은 비현실적일까?
미래 주가 예측은 비현실적이고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만, 사실 투자자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매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여기에 몇 가지 가정을 덧붙이면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됩니다.
- 조건 3: 빈번하게 매매할수록 수수료와 세금 부담이 커진다.
- 조건 4: 미래 예측이 가능하긴 한데 상당히 부정확하다.
조건 3의 수수료와 세금 문제는 수익률에 그만큼 반영하면 됩니다.
조건 4가 예측에 있어 풀어야 하는 주된 문제입니다. 주가 차트에서 주가의 이동평균선을 계속 연장하여 다음 주의 주가를 예측하든, 재무 데이터에 기반해서 미래의 매출과 이익률의 방향성을 추정하여 적정 가격을 도출하여 주가를 예측하든, 주가 예측이라는 측면에서는 특별히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만 예측 방법에 따라 그 정확한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부정확성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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