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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13] 레버리지 배율은 무한정 높여도 될까? (복리 수익률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 보자)

오렌지사과키위 2025. 4. 10. 16:02

이전 글에서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는 방법을 예시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는 자산 성과의 평균적인 특성을 선형 스케일로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이 때문에 기본 형태 그대로 사용하면, 위험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기 쉽지 않습니다. 투자자가 생각하는 위험을 하위 순위 수익률로 환산하여 표현하면, 위험을 조금 더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선형 스케일 대신 로그 스케일(log scale)을 사용하면, 위험의 크기를 보다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전 글: [중급 12] 레버리지는 얼마나 위험할까? (레버리지의 위험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좀 더 현실적으로 표현해 보자)

이렇게 표현하더라도 여전히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이 과소 평가되는 문제가 남습니다. 그 근본 원인은 산술 평균 수익률을 사용하여 표현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투자자는 복리 투자를 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복리 수익률을 사용하여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을 보다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주의: 이 글은 레버리지 투자를 권하지 않습니다. 분석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레버리지 투자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 설명하는 레버리지 투자 방식은 은행 대출을 이용하여 추가 투자금을 마련하고, 만기(1년)에 원금과 이자를 갚는다는 단순하면서 비현실적일 수 있는 가정하에서 모델링한 것입니다. 또한 ETF 등으로 투자 가능한 레버리지 상품은 이 글에서 소개하는 레버리지 투자와는 달리 추세 추종이 가미된 다른 방식의 레버리지 투자 전략입니다.

평균 수익률로 본 레버리지 투자

다음은 SPY, 예금, SPY + 예금, SPY 레버리지 포트폴리오의 특성을 나타낸 평균-분산 그래프입니다.

SPY와 레버리지 투자 (최대 4배)

설명과 이해의 편의를 위해 세로축은 선형 스케일을 사용하였습니다. 최대 4배 레버리지 포트폴리오까지 표시했습니다. 상단의 보라색 선이 레버리지 포트폴리오입니다. 대출 이율 6%를 고려하더라도 레버리지 배율에 비례해서 평균 수익률이 선형으로 증가합니다.

이 그래프를 단순하게 보면, SPY에 가능한 높은 레버리지 배율로 투자할수록 유리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착시는 평균-분산 그래프가 어떤 데이터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인지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의 평균-분산 그래프는 1년 수익률의 평균입니다. 1년 후 수익이 난 경우도 있을 테고, 손실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들 수익률을 산술 평균하여 좌표에 표시한 것이 상단의 초록색과 보라색 선입니다. 특정 레버리지 배율 또는 예금과 혼합한 포트폴리오를 점으로 표현했지만, 확률 분포의 대표값인 것입니다.

동일한 자산 배분 비율을 가졌던 1년짜리 포트폴리오 성과는 여럿 있습니다. 1년전에 투자한 경우도 있고, 5년 3개월전에 투자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 위험에 해당되는 순위의 수익률을 보였던 포트폴리오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단에 있는 오렌지색과 빨간색 선은 하위 5%(상위 95%) 순위의 수익률을 표시한 것입니다.

빨간색의 맨 끝은 4배 레버리지로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에서 하위 5% 순위의 수익률입니다. 수익률이 -100%입니다. 원금을 전부 날린 것입니다. SPY에 1년간 4배 레버리지로 투자했다면, 5% 정도의 확률로 원금을 모두 날렸다는 의미입니다.

만일 투자자가 매년 단리로 투자한다면, 올해 원금을 모두 날려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음 해에 다시 종잣돈 100만원을 마련하고, 은행에서 300만원을 대출받아, 총 400만원으로 4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매년 이렇게 동일한 금액으로 투자하면 연평균 본인 투자금 100만원 대비 29%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현실의 투자자는 어떻까요? 많은 경우 자산을 복리로 계속 축적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합니다. 첫 해에는 본인 투자금 100만원에 은행 대출금 300만원을 빌려 4배 레버리지로 투자할 것입니다.

운이 좋게 이자를 제하고도 본인 투자금 대비 50% 수익률을 얻었다면, 대출금을 상환하면 150만원으로 자산이 불어날 것입니다. 다음 해 다시 4배 레버리지로 투자한다면, 이번에는 은행에서 150만원 × 3 = 450만원을 빌려, 총 600만원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지 않아 이자를 제했더니 본인 투자금 대비 -20% 손실이 발생했다면, 대출금을 상환하면 자산은 80만원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다음 해 다시 4배 레버리지로 투자한다면, 80만원 × 3 = 240만원을 빌려, 총 320만원으로 투자할 것입니다.

은행은 모든 투자자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매년 동일한 금액을 대출해 주지 않습니다. 신용 정도나 담보 가치를 고려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정해집니다. 그러니 투자자는 이전 해 성과에 따라서 다음 해 대출 가능 한도가 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투자를 모델링하면, 복리 투자가 됩니다. 만일 레버리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본인의 투자금만으로 계속 투자한다면, 거치식 투자가 됩니다. 예금 비중을 20%로 둔다면, 매년 SPY : 예금을 8 : 2로 리밸런싱 하는 투자가 됩니다.

복리로 투자하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요? 위의 그래프에서 4배 레버리지에 해당되는 하위 5%를 보면 본인 투자금 전액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본인 투자금을 모두 날렸으니, 더 이상 투자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누적 수익률이 -100%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SPY의 경우 4배 이상의 레버리지로 복리 투자를 계속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깡통 계좌가 될 것입니다. 물론 운이 좋다면, 큰 하락장이 발생하기 전에, 많은 자산을 축적하고 은퇴할 수도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표현한 복리 수익률

산술 평균 수익률이 아닌 복리 평균 수익률을 사용하여 평균-분산 그래프를 그릴 수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는 투자자가 주의 깊게 살펴보고자 하는 척도를 표현하는 한 가지 방식이기에, 특정 척도를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목적에 맞는 적절한 복리 평균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CAGR(연평균 성장률)을 쓰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CAGR은 1년 복리 수익률이 아닙니다. 일일 복리 수익률을 연환산한 것입니다. 매일 0.01%의 이자를 주는 복리 예금에 가입했다면, CAGR은 (1 + 0.01%)³⁶⁵ - 1 ≒ 3.72%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표준 편차는 어떻게 계산할까요? 일일 수익률을 연환산 했듯이, 일일 수익률의 표준 편차를 연환산합니다. 일일 수익률의 표준 편차에 √365를 곱해서 계산합니다.

이렇게 추정한 1년 표준 편차는 일일 수익률 분포가 정규 분포를 따르며, 서로 독립이라는 가정하에서 도출되는 것입니다. 자산에 따라서는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오차가 발생합니다.

한국인과 같이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원화 환산을 위해 환율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에는 투자자가 받는 현실적인 느낌과 그 차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자산과 환율은 서로 영향을 주는 시점에 완전히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단순히 일일 수익률 분포로 계산한 표준 편차를 연환산하면, 계산은 정확하지만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모든 가능한 1년 수익률의 기하 평균을 구하는 방식으로 복리 수익률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표준 편차를 다시 계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산술 평균을 이용한 결과와 비교하기 용이합니다.

레버리지 투자의 복리 평균 수익률을 표시한 예

그래프에서 오렌지색 선과 빨간색 선이 복리 수익률입니다. 두 경우 모두 각각 대응되는 초록색 선과 보라색선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기하 평균은 항상 산술 평균보다 작거나 같기 때문입니다. 초록색 큰 점이 SPY에 100% 투자했을 때의 복리 수익률입니다. 계산 방식은 다르지만 CAGR과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참고: 10.4% vs. 9.8%.

빨간색 선은 레버리지 투자 시 복리 수익률입니다. 위험이라고 할 수 있는 변동성(표준 편차)은 레버리지 배율이 높아지면 증가하는데, 연평균 복리 수익률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2배 레버리지를 넘어가면 아예 선이 끊깁니다. 본인 투자금 대비 -100% 이상의 손실이 발생해서 투자가 중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레버리지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SPY에 100% 투자하는 거치식에 비해 투자 수익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지 않으면서, 위험만 크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레버리지의 위험을 과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 데이터를 만드는 데 사용한 포트폴리오는 각 레버리지 배율마다 7,852개입니다. 1년(252거래일)을 윈도로 잡고 하루씩 움직이면서 계산한 것입니다. 그중에서 단 한 번이라도 -100%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레버리지 배율의 복리 수익률은 -100%가 됩니다.

또한 주식 시장은 순간적으로 폭락했다가, 급격히 반등하는 사례가 꽤 있었습니다. 하루씩 윈도를 이동해 가며 복리 수익률을 계산하면, 현실에서는 단 며칠간 폭락을 경험했을 뿐인데, 데이터에는 수백개의 윈도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런 경우 위험이 증폭되어 표현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대개의 개인 투자자는 복리 투자를 합니다. 산술 평균 수익률로 그린 평균-분산 그래프를 볼 때에는 유의해야 합니다. 실제와의 괴리가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법의 하나로, 산술 평균 수익률이 아닌 기하 평균 수익률로 표현하는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레버리지 투자를 가정하고 레버리지 배율에 따른 복리 평균 수익률을 계산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레버리지 배율이 높아지면, 위험은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만일 원금을 전부 잃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까지 누적해 온 수익과 원금은 모두 날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SPY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것을 가정했는데, 수익률이 왜 충분히 높지 않았을까요? 현실에서 투자 가능한 레버리지 ETF는 장기간 높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이 분석에서는 그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어지는 글에서 살펴봅니다.

참고 도서:

이어지는 글: [중급 14] 레버리지 ETF의 성과는 왜 좋았을까? (민감한 레버리지님과 기준 금리)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중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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