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레버리지 투자의 평균 복리 수익률과 표준 편차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어 살펴보았습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레버리지 투자의 효율이 높지 않았습니다. 단리 투자를 가정한 경우에는 꽤 높은 평균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지만, 복리 투자를 전제하면 비레버리지 투자와 의미 있는 수익률 차이는 없었고, 오히려 위험만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글: [중급 13] 레버리지 비율은 무한정 높여도 될까? (복리 수익률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 보자)
분석 결과가 의아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시장에는 기초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 또는 3배로 추종하는 ETF 상품이 여럿 있습니다. 이들 ETF는 비록 그 등락이 크긴 했지만, 1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높은 수익률을 거두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들 레버리지 ETF가 왜 좋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었는지 분석해 봅니다. 참고: 모든 조건을 고려한 엄밀한 분석은 아닙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주의: 이 글은 레버리지 투자를 권하지 않습니다. 분석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레버리지 투자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레버리지 ETF의 지난 성과
다음 왼쪽 그림은 S&P 5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1배, 2배, 3배로 추종하는 SPY, SSO, UPRO ETF의 누적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가장 최근에 상장된 UPRO의 상장 기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SPY, SSO, UPRO의 CAGR은 각각 13.3%, 21.4%, 27.1%였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이전 글에서 살펴본 SPY에 레버리지로 복리 투자할 때의 연평균 복리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왼쪽의 레버리지 ETF와 동일한 투자 전략을 쓰는 것이 아니므로 동등한 입장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경향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복리 수익률이 비레버리지 수익률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2배 이상의 레버리지에 대해서는 아예 손실률이 -100%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어떤 가정이 다르거나 잘못되었길래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분석 기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왼쪽은 최근 16년 정도의 기간에 대한 결과이고, 오른쪽은 최근 33년 정도의 기간에 대한 추정치입니다. URPO가 상장된 2009년 6월 25일을 기준으로 오른쪽 그래프를 다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앞서와는 달리 레버리지 배율이 높아질수록 레버리지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복리 수익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4배까지 레버리지 배율을 높이더라도 파산하지 않았습니다.
1배, 2배, 3배, 4배 레버리지의 기하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13.9%, 20.5%, 25.8%, 28.9%였습니다.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상품 또는 모델 | 1배 (SPY) | 2배 (SSO) | 3배 (UPRO) | 4배 |
ETF | 13.3% | 21.4% | 27.1% | |
추정치 (6% 대출 이자) | 13.9% | 20.5% | 25.8% | 28.9% |
추청치 (5% 대출 이자) | 13.9% | 21.6% | 27.9% | 32.4% |
ETF의 CAGR과 레버리지 투자 추정치(6% 대출 이자)는 약간 차이가 납니다. 레버리지 ETF는 1년이 아니라 하루를 기준으로 대출 규모를 조정하는 상품이고, 추정치는 1년을 기준으로 조정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출 이율 6%는 현실보다 높습니다. 조금 낮은 5% 대출 이율을 가정하면 ETF의 CAGR과 비슷한 추정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 이 글에서는 각종 비용을 뭉뚱그려 대출 이자로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대출 이자(스왑 비용) + 자산 운용사 수수료 + 각종 비용가 합해져 있습니다.
왜 레버리지 ETF의 성과가 좋았을까?
2009년 6월 25일부터 살펴보면, 레버리지 투자가 유효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이 원인일까요?
다음은 UPRO의 상장일인 2009년 6월 9일을 기점으로 다른 색을 칠한 SPY의 누적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파란색 기간 동안 SPY의 CAGR은 6.5%였습니다. 이에 비해 오렌지색 기간 동안은 13.3%였습니다. 이 차이가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을 견인했던 것입니다.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고 지난 16년 수준의 성과를 기대한다면, S&P 500 지수가 연 10%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거둘 수 있을 거라 예상해야 합니다.
가능할까요? 다음은 동일한 기간에 대한 미국 기준 금리 변화입니다.
2009년 6월까지 평균 기준 금리는 3.9%였습니다. 2009년 6월부터 2025년 4월까지의 평균 기준 금리는 1.2%였습니다. 이전 글에서 설명했다시피, 레버리지는 스왑(swap) 계약으로 레버리지를 구현합니다. 일종의 현물 대출입니다. 자연히 이자가 나가고, 그 이자는 기준 금리와 같은 단기 금리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레버리지 ETF가 지난 16년 수준의 성과를 앞으로도 보이려면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 기초 자산인 S&P 500의 연평균 성장률이 10%를 초과해야 합니다.
- 1 ~ 2%대의 낮은 기준 금리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레버리지 ET의 고수익률은 장기간에 걸친 기초 지수의 고성장과 저금리가 상승 작용을 일으켰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정리하며
지난 16년간 레버리지 ETF가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를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기초 자산의 높은 성장률과 저금리 효과가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까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레버리지 ETF에 장기 투자를 계획하고 있거나, 이미 하고 있다면, 이 두 가지 조건이 앞으로도 유효할 수 있는지 한 번 정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 글에서는 레버리지 ETF의 운영 방식을 면밀하게 모델링하여 분석하지 않았습니다. 분석만 한다면, 년단위 대출 재조정을 일단위로 바꾸면 됩니다. 하지만, 레버리지 ETF가 어떻게 운영되고, 왜 이런 비용이 발생하는지까지 설명할 필요가 있을 듯해서,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도서:
이어지는 글: [중급 15] 더 좋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확률적 우위, 제일야옹이즈와 삼삼뱀뱀즈의 대결)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중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최신 글)
- [중급 12] 레버리지는 얼마나 위험할까? (레버리지의 위험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좀 더 현실적으로 표현해 보자)
- [중급 11] 투자자는 왜 분석 방법을 공부해야 할까? (평균-분산 그래프를 사용하는 이유)
- [중급 10] 분산 투자에서 체계적 위험은 무엇을 의미할까? (무서운 수식과 나신입씨의 경품 뽑기)
- [중급 9] 평균-분산 그래프로 살펴 본 레버리지와 공매도 (저 선 너머 무엇이 있을까?)
- [중급 8] 리밸런싱 빈도에 따라 결과의 불확실성은 어떻게 변하는가?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인기 글)
'주식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익률의 기초 통계량을 추출해 보고 확률 분포를 그려보자 [파이썬 분석 4] (0) | 2025.04.12 |
---|---|
누적 수익률로 그래프로 그려 보자 (로그 스케일에 수익률을 표현하는 방법) [파이썬 분석 3] (0) | 2025.04.12 |
PR(배당 미고려)과 TR(배당 재투자) 주가 흐름을 그래프로 그려 보자 (FinanceDataReader 모듈 사용) [파이썬 분석 2] (0) | 2025.04.12 |
주가 흐름을 그래프로 그려 보자 (구글 코랩을 써 보자! 인공지능 너도 실수하는구나?) [파이썬 분석 1] (0) | 2025.04.11 |
[중급 13] 레버리지 배율은 무한정 높여도 될까? (복리 수익률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 보자) (0) | 2025.04.10 |
[중급 12] 레버리지는 얼마나 위험할까? (레버리지의 위험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좀 더 현실적으로 표현해 보자) (0) | 2025.04.09 |
[중급 11] 투자자는 왜 분석 방법을 공부해야 할까? (평균-분산 그래프를 사용하는 이유) (0) | 2025.04.09 |
[중급 10] 분산 투자에서 체계적 위험은 무엇을 의미할까? (무서운 수식과 나신입씨의 경품 뽑기) (0) | 2025.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