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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9] 평균-분산 그래프로 살펴 본 레버리지와 공매도 (저 선 너머 무엇이 있을까?)

오렌지사과키위 2025. 4. 5. 15:25

평균-분산(Mean-Variance) 그래프는 자산(또는 투자 전략)의 상대적 관계 비교에 편리한 표현법 중의 하나입니다. 자산을 혼합하여 분산 투자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시각적으로 파악하기에도 유용합니다. 투자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평균-분산 그래프를 만들고 해석하는 방법을 공부해서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두 권의 책과 한 편의 글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글 한두 편이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책까지 소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는 분석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도구는 기반이 되는 철학 또는 이론이 있습니다.

투자 철학에서 분석을 위한 방법론이 나오고,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나온 결과를 참고하여 구체적인 투자 전략을 만들게 됩니다. 분석 방법의 기반이 되는 투자 철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분석 방법이나 도출된 투자 전략을 적정 이상으로 과신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분석 방법을 공부할 때에는 어떤 투자 철학에 기반해서 이러한 분석 방법이 만들어졌는지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투자자마다 투자 환경과 목적이 다르기에, 분석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본인에 맞춰 응용이 가능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의 투자 철학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입니다. 70년 전에 나와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한 이 이론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 금융 관련 자격증의 시험 범위에 들어가는 기초적인 이론입니다. 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버드콜 투자를 권하는 전문가라는 분들이 있는 것을 보면, 자격증의 실효성에 의문이 갑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은 투자를 통계적으로 바라보는 가장 간단한 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는 물론이고 특히 퀀트 투자자는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제 글에서 평균-분산 그래프를 이용한 설명은 주로 자산, 그리고 자산 혼합만 다루었습니다. 그래프에서 각 자산은 점으로 표현할 수 있고, 자산을 혼합한 포트폴리오는 점을 잇는 직선 또는 곡선으로 나타납니다.

대개의 투자자는 이 정도 범위에서 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두 자산을 이은 포트폴리오 궤적 바깥 영역은 무엇일까?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두 자산의 혼합

다음은 미국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의 1993년 1월 29일부터 2025년 4월 4일까지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그린 평균-분산 그래프입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낸 SPY, 예금, SPY + 예금

그래프에서 오른쪽 위의 파란색 점이 SPY입니다. 지난 33년간 1년 수익률의 산술 평균은 12% 정도였고, 표준 편차는 17% 정도였습니다. 왼쪽 아래 오렌지색으로 표시된 점은 연 2% 이율을 가정한 예금입니다. 참고: 2%는 임의로 선정한 수치입니다.

SPY와 예금에 분산 투자하면, 즉 일부 자금은 SPY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예금에 두면 자산 배분 투자가 됩니다. 예금도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자산 배분 비중에 따라 각각은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그림에서 작은 초록색 점으로 표시하였습니다. 5% 단위로 자산 비중을 변경하였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자산 배분을 [SPY 비중, 예금 비중]으로 표현한다면, 예금은 [0%, 100%]가 되고, SPY는 [100%, 0%]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SPY + 예금 혼합 포트폴리오는 왼쪽 아래부터 [5%, 95%], [10%, 90%], ..., [90%, 10%], [95%, 5%]가 됩니다. 일반화하여 SPY 투자 비중을 a라 두면, [a, 1 - a]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각 점은 0 ≤ a ≤ 1인 경우입니다. a < 0인 경우와 1 < a인 경우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래프에 나타내면 어떻게 표현될까요?

레버리지 투자와 공매도 투자

먼저 1 < a인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a = 110%로 둔다면 포트폴리오의 자산 배분은 [-10%, 110%]가 됩니다. 예금 비중이 0%보다 낮아졌습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플러스 값이니, 마이너스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됩니다. 즉 대출이 발생한 것입니다.

[-10%, 110%]는 은행에서 총 투자금 대비 10%를 대출받아, 이미 보유한 100% 투자금과 합해 110% 비중으로 SPY에 투자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그래프에 그리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낸 SPY, 예금, SPY + 예금 (레버리지 투자 포함)

SPY를 지나 더하기 기호(+)로 표시된 보라색 점들이 대출을 받아 레버리지로 투자한 포트폴리오입니다.

a < 0인 경우는 어떻까요? a = -20%로 둔다면, 포트폴리오의 자산 배분은 [120%, -20%]가 됩니다. 예금이 총 투자금 100%보다 20%가 많습니다. 이 20%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SPY를 공매도하면 당장의 현금이 생깁니다. 그 현금이 총투자금의 20%라면 예금은 120%가 되고, SPY는 -20%가 됩니다.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낸 SPY, 예금, SPY + 예금 (레버리지 및 공매도 투자 포함)

예금을 거쳐 빼기 기호(-)로 표시된 빨간색 점들이 공매도로 투자한 포트폴리오입니다. SPY에서 시작한 점이 예금에 부딪쳐 튕겨나가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표준 편차는 분산의 양의 제곱근이기에, 항상 양의 값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현실적인 레버리지와 공매도 투자 성과

얼핏 보기에 공매도를 하는 경우에는 예금에 비해 표준 편차(변동성 또는 위험)가 커지고, 평균 수익률은 낮아지니 투자 가치가 없어 보입니다. 레버리지는 어떻까요? 참고: 이 경우에는 공매도가 투자 가치가 없는 경우입니다. 자산의 관계와 특성에 따라서는 공매도가 투자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많은 대출을 받아 더 큰 레버리지 배율로 투자할수록, 평균 수익률이 계속 높아집니다. 마치 공짜로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개의 경우 대출 이율이 예금 이율보다 높습니다. 여기서는 예금 이율을 연 2%로 가정했지만, 대출 이율은 연 6%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를 고려하면 그래프 모양이 달라질 것입니다. 

두 번째는 대출의 경우 상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3년 만기로 대출을 받았는데, 3년간 미국 증시가 부진했다면, 큰 손실이 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원금 이상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증시가 부진하면 투자자는 큰 심리적 불안을 느낄 수도 있고, 대출에 따라서는 일정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면 즉시 상환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첫 번째 요인인 대출 이율을 고려해 보겠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이어지는 글에서 살펴봅니다.

대출 이율을 6%로 가정하고 레버리지 포트폴리오를 그려 보겠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낸 SPY, 예금, SPY + 예금 (대출 비용을 고려한 레버리지 투자 포함)

오른쪽 상단 연한 보라색 점들이 대출 비용을 고려한 레버리지 포트폴리오입니다. 예금 이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가정한 진한 보라색 점들에 비해 투자 효율이 낮아집니다. 

공매도의 경우에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공매도 비용을 8%라고 가정하고, 공매도로 받은 현금으로 2% 예금에 들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6% 실질 비용이 발생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낸 SPY, 예금, SPY + 예금 (대출 비용을 고려한 레버리지 및 공매도 투자 포함)

연한 빨간색 점으로 표시된 공매도 역시 이전에 비해 비용이 증가하기에 투자 효율이 낮아졌습니다.

정리하며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의 기본 분석 방법의 하나인 평균-분산 그래프는 투자자가 통계적 사고에 기반하여 투자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편리한 도구입니다. 자산의 비교 및 자산 혼합 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산 혼합을 확장한 레버리지와 공매도 효과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간단한 사례를 통해 레버리지와 공매도가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레버리지와 공매도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에 이를 고려해서 그래프를 그려야 합니다.

이 글에서의 사례는 투자 위험을 충분히 고려한 분석이 아닙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위험은 x축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자산 또는 포트폴리오는 평균 수익률 기준으로 그래프에 점으로 표시되기에, 위험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을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표현해 보고, 왜 레버리지 배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이어지는 글: [중급 10] 분산 투자에서 체계적 위험은 무엇을 의미할까? (무서운 수식과 나신입씨의 경품 뽑기)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중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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