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평균-분산(Mean-Variance) 그래프 해석 방법 및 주의 사항

오렌지사과키위 2024. 12. 3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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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분산 그래프를 이용하여 분산 투자를 해석하는 사례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평균-분산 그래프를 해석하는 기본적인 방법과 주의점에 대해 소개합니다. 연재글 목록: [목록] 자산 배분 분석 글 모음

그래프로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그 결과가 그럴듯하게 보이면 적정 이상으로 신뢰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모든 통계량은 과거 데이터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요약한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닙니다. 투자자는 투자라는 미래의 이익을 기대하고 행동을 합니다. 이러한 투자자의 선택을 보조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가공하는 것입니다. 투자자의 판단을 대신하기 위해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관련 책 안내: 투자 성과 분석과 비교의 기초 내용을 설명하고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의 통계학적 의미를 살펴보는 책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에서도 이를 여러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온라인 연재본을 읽어보거나, 종이책 또는 전자책으로 차근차근 읽어 보길 권합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린 지식이 장기적으로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의 구성

평균-분산 그래프는 다음 그림과 같이 2차원 좌표 형태로 표현됩니다. x축으로는 위험이라 할 수 있는 표준 편차를 사용하고, y축으로 평균 수익률을 사용합니다. 투자자의 분석 목적에 따라서는 다른 척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x축으로 MDD를 사용하고, y축은 하위 10% 순위 수익률을 써도 됩니다. 이 경우 투자자는 위험 중심으로 자산을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 되며, 평균-분산 그래프가 아닌 일반적인 위험-수익 그래프가 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 상의 SCHD와 QQQ
평균-분산 그래프 상의 SCHD와 QQQ

그래프에는 SCHD와 QQQ의 환헤지(달러 가격)와 환노출(원화 가격) 투자 시 자산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중요한 환율 효과를 쉽게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x축과 y축인 표준 편차와 1년 수익률의 이름에는 단위 기간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대략 1년에 가까운 250거래일을 사용했기에, 1년 수익률 또는 1년 수익률의 표준 편차로 볼 수 있습니다. 1년 수익률은 높을수록, 1년 표준 편차는 낮을수록 좋은 자산이라 볼 수 있습니다.

SCHD와 QQQ 모두 환율에 의해 수익률은 높아지고 위험은 낮아졌습니다. 한국인이 환노출로 해외 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동일한 수준의 수익률은 더 낮은 위험으로 얻을 수 있는데, 이를 마다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인에게 환율은 금융 시장에서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공짜 점심에 가깝습니다.  

제 분석의 대부분은 산술 평균을 이용하여 수익률의 평균을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5년치 데이터로 분석을 한다면, 매 거래일마다 매수해서 250거래일 후의 수익률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매년 250거래일이 있다면, 2020년에 투자한 250건, 2021년에 투자한 250건, ..., 이렇게 총 1,000건의 수익률 데이터가 만들어집니다. 이 1,000건의 수익률에 대해 산술 평균과 표준 편차를 계산하여 그래프에 표시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평균과 표준 편차를 계산하는 데 사용하는 데이터를 동일하게 맞추기 위함입니다.

모든 통계량은  요약이기에 실제와 괴리(또는 불확실성)가 있습니다. 수익률 평균값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CAGR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첫 거래일의 주가와 마지막 거래일의 주가를 이용하여 1년 단위 기하 평균을 내면 됩니다. 장기 투자를 계획하는 투자자에게는 1년 산술 평균 수익률보다 CAGR이 좀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이에 대응하는 표준 편차 때문입니다. 참고: [초급 부록 B1]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CAGR) - 단리 투자와 복리 투자

CAGR은 1년 수익률의 기하 평균이 아닙니다. CAGR은 일일 수익률의 기하 평균을 1년으로 환산한 수치입니다. 표준 편차도 동일한 방식으로 일일 수익률의 표준 편차를 1년으로 환산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간혹 1년 표준 편차를 계산할 때 일일 표준 편차를 구해서 √252배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일일 수익률이 정규 분포를 따르고, 일일 수익률 간에는 서로 영향이 없는 독립이라 가정했을 때, 1년을 252거래일로 가정하여, 1년 수익률의 표준 편차를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계산한 표준 편차가 현실과 좀 다른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일일 수익률은 어느 정도 추세를 가질 수 있으며, 특히 환율을 고려한 환노출 가격 환산 시에는 환율과의 시차 등의 이유로 투자자가 느끼는 정도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정 방식이 항상 적절하거나 부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의 해석

1년 수익률의 산술 평균과 표준 편차를 이용하여 평균-분산 그래프를 그리면 데이터를 선형적으로 해석하는데 편리합니다. 아래는 변동성이 없는 원화 예금을 QQQ(원화) 또는 달러 예금과 혼합한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 상에서 SCHD, QQQ, 달러 예금과 원화 예금의 혼합
평균-분산 그래프 상에서 SCHD, QQQ, 달러 예금과 원화 예금의 혼합

그림에서 원화 예금은 연 2% 고정 금리를 주는 상품으로 가정하였습니다. 예금을 변동성이 없는 자산이라 가정하면 다른 자산과 혼합 시 포트폴리오는 직선으로 나타납니다. 빨간색 점선으로 표시된 QQQ(원화) + 원화 예금과 보라색 선으로 나타난 달러 예금 + 원화 예금입니다.

두 직선상에서 움직이는 거리는 투자 비중에 비례합니다. QQQ(원화)와 원화 예금에 절반씩 투자하면 빨간색 점선의 중간에 위치한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QQQ(원화) 비중을 늘리면 QQQ(원화) 방향으로, 원화 예금 비중을 늘리면 원화 예금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혼합했을 때 변동성이 일부 상쇄되는 경우에는 그림의 파란색 선과 초록색 선처럼 왼쪽으로 굽은 곡선의 형태가 됩니다. 수익률 간의 양의 상관성이 높을수록 직선에 가깝게 되고, 음의 상관성이 높을수록 왼쪽으로 더 튀어나오게 됩니다.

그림에서 QQQ(달러) + SCHD(달러)와 QQQ(원화) + SCHD(원화)는 각각 두 자산을 잇는 직선보다 조금 왼쪽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두 자산이 크지는 않았지만, 상호 보완적인 측면도 조금 있었기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변동성이 없는 자산을 혼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투자 비중이 n : m인 경우, 1년 수익률 기준으로 n : m인 위치에 포트폴리오가 위치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하연 특정 자산 하나에 100% 투자하는 것보다 조금 더 나았던 과거 포트폴리오를 찾을 수 있습니다. 노파심에 다시 이야기하면, 과거에 그랬다는 뜻입니다. 미래에 그럴 거라는 예측이 아닙니다. 미래에도 그럴 거라는 예상은 투자자가 내리는 것입니다. 통계량이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평균-분산 그래프 상에서 SCHD(원화)와 동일한 변동성을 가진 SCHD(원화) + QQQ(원화)의 조합
평균-분산 그래프 상에서 SCHD(원화)와 동일한 변동성을 가진 SCHD(원화) + QQQ(원화)의 조합

그래프에 SCHD(원화)에 대응되는 표준 편차의 x위치에 오렌지색 세로선을 그었습니다. SCHD(원화) 위치에서 위를 살펴보면, 빨간색 점선인 QQQ(원화) + 원화 예금과 먼저 만나고, 이어서 초록색 선인 SCHD(원화) + QQQ(원화)와 만납니다. 두 선과 오렌지색 선의 교점은 SCHD(원화)와 동일한 표준 편차를 가졌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위험은 동일했지만, 수익률이 조금 더 높은 포트폴리오를 QQQ(원화) + 원화 예금 또는 SCHD(원화) + QQQ(원화)로 만들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이 지점이 투자자에게 1차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포트폴리오입니다. SCHD(원화)에 100% 투자하는 대신에, QQQ(원화)에 70% 정도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원화 예금에 두었거나, SCHD(원화)에 60% 정도 투자하고 QQQ(원화)에 40% 정도 투자했다면, 비슷한 위험도로 각각 연 4%와 연 5%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위험을 조금이나마 더 낮추고 싶었다면, 오렌지색 세로선 왼쪽에 있는 회색 세로 점선으로 표시된 최소 분산 위치를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SCHD(원화) : QQQ(원화) 비중이 대략 80% : 20% 되는 지점으로 SCHD(원화)보다 미미하게 더 낮은 위험도로 연 수익률을 2%가량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 지점은 QQQ(원화)와 원화 예금의 조합으로도 달성 가능했던 위치였습니다.

투자자의 선택

이렇게 살펴본 분석 결과는 과거 통계량일 뿐입니다. 동일한 통계량이 미래에도 반복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러니 어떤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것인지는 투자자의 미래 예측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회색 세로 점선을 최소 분산 위치라고 하는데, 이 위치에 해당되어 위험도와 수익률 모두 비슷한 혼합 포트폴리오가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SCHD(원화) : QQQ(원화)에 80% : 20%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였고, 다른 하나는 QQQ(원화) : 원화 예금에 75% : 25%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였습니다.

투자자는 무엇을 고르면 좋을까요? 저는 모릅니다. 투자자 각자가 자신의 선호도와 미래 전망에 따라 선택하는 것입니다. 통계량은 마치 지난 1년간 엔비디아가 미국 대형주 중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고 알려주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엔비디아에 투자할지 말지, 투자한다면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투자할지는 투자자 스스로 내려야 합니다. 

꾸준히 배당금을 유지 또는 증액해 온 종목으로 구성된 SCHD가 장기 투자에 유리하고, 괜찮은 수준의 배당금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기에, SCHD를 메인으로 투자하는 투자자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투자자는 SCHD 80%에 QQQ 20%가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미국 기술주의 미래를 신뢰하기에 QQQ가 장기 투자에 유리하고, 변동성이 높은 QQQ 투자 비중을 상황에 따라 조정하면서 대처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QQQ에 75%에 투자하고 나머지 25%는 원화 예금에 두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원화 예금은 다른 자산으로 전환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일괄적으로 모두에게 적절한 자산 또는 투자 비중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 각자가 자신의 생각을 반영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통계량은 합리적인 판단을 돕기 위한 데이터일 뿐입니다.

정리하며

평균-분산 그래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는 내가 현재 취하고 있는 또는 취하고자 하는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면 조금 더 유리해질 수 있는지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데이터 표현 형태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참고: 이 글에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자산의 1년 수익률 분포를 정규 분포로 가정하고 산술 평균을 취했기에 발생하는 왜곡이 있을 수 있습니다. 표준 편차가 의미 있게 커질수록 장기 투자에 참고할 가치가 높은 기하 평균은 산술 평균에 비해 더 많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표준 편차의 차이가 충분히 큰 경우에는 CAGR과 같은 기하 평균을 함께 표시하여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목록: [목록] 자산 배분 분석 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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