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두 자산의 수익률 방향이 정확하게 일치하거나 반대되면서 동일한 변동폭으로 수익률이 움직이는 경우를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방향이 일치하는 경우는 양의 상관성(correlation)이 있다고 말하고, 방향이 반대되는 경우는 음의 상관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관계를 가진 자산을 혼합하여 분산 투자한 효과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고변동 주식(Stock)의 수익률은 N(10%, 20%²)을 따릅니다. 저변동 주식 Stock 0.5와 Stock -0.5의 수익률은 모두 N(5%, 10%²)을 따릅니다. Stock 0.5는 고변동 주식과 수익률 방향이 일치하지만 변동률은 절반입니다. Stock -0.5는 고변동 주식과 수익률 방향이 반대이면서 변동률은 절반입니다.
두 자산을 혼합하면 분산 투자가 됩니다. 고변동 주식과 Stock 0.5에 분산 투자하면, 수익률과 표준 편차 모두 가중 산술 평균이 됩니다. 그래프에서 핑크색 십자(+) 표시는 절반씩 혼합한 경우입니다. 고변동 주식과 Stock 0.5를 혼합하여 만들 수 있는 모든 포트폴리오는 핑크색 점선 위에 위치합니다.
고변동 주식과 Stock -0.5에 분산 투자하면, 수익률은 가중 산술 평균이 됩니다. 표준 편차도 가중 산술 평균이지만, 수익률 방향이 정반대이기에 합이 아닌 차(difference)로 계산합니다. 그래프에서 하늘색 십자 표시는 절반씩 혼합한 경우입니다. 혼합 비중을 달리하면 어떤 모양이 될까요?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방향이 반대인 자산을 혼합할 때 표준 편차의 변화
고변동 주식을 비중 a로, Stock -0.5에 비중 (1 - a)로 분산 투자하면 평균과 표준 편차는 아래와 같이 변합니다.
평균 = 10% × a + 5% × (1 - a) = 5% × a + 5%
표준 편차 = |20% × a - 10% × (1 - a)| = |30% × a - 10%|
혼합 포트폴리오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면 아래와 같은 형태가 됩니다.
고변동 주식과 Stock -0.5를 혼합하면 (0%, 10% × 1 / 3 + 5% × 2 / 3) = (0%, 6.66%)인 점과 연결되는 하늘색 점선 두 개가 만들어집니다. 두 자산을 혼합한 포트폴리오는 모두 하늘색 점선 상에 위치합니다.
왜 이렇게 될까요? 고변동 주식에 대한 비중 a를 조절해 본다고 하겠습니다. 고변동 주식과 Stock -0.5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고변동 주식이 10% 상승하면, Stock -0.5는 -5% 하락합니다. 절반씩 투자하면 수익률은 (10% - 5%) / 2 = 5%입니다.
비중 a를 1 / 3으로 두면 어떻게 될까요? 고변동 주식은 10% × (1 / 3) = 3.33% 상승하고, Stock -0.5는 -5% × (2 / 3) = -3.33% 하락합니다. 고변동 주식과 Stock -0.5의 수익률이 상쇄되어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0%가 됩니다.
조금 더 일반화해 보겠습니다. 고변동 주식의 수익률이 r이라고 하겠습니다. Stock -0.5의 수익률은 -r / 2이 됩니다. a = 1 / 3이니 아래와 같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 r \times a - \frac{r}{2} \times (1 - a) = r \times \frac{1}{3} - \frac{r}{2} \times \frac{2}{3} = \frac{r}{3} - \frac{r}{3} = 0 $$
고변동 주식과 Stock -0.5의 수익률이 서로 완전히 상쇄됩니다. 수익률이 완전히 상쇄되는 투자 비중 a는 두 자산의 표준 편차를 이용하여 구할 수 있습니다. a = 10% / (20% + 10%) = 1 / 3.
a가 구해졌으니 수익률의 평균값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10% × a + 5% × (1 - a) = 5% × a + 5% = 5% × 1 / 3 + 5% = 1.66% + 5% = 6.66%
그래프에 이 지점에 해당되는 (0%, 6.66%)에 별(*) 기호를 표시했습니다. 1 : 2로 혼합한 이 포트폴리오의 표준 편차는 0%입니다.
이전 글에서 표준 편차가 0%인 자산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은행 예금입니다. 따라서 1 : 2 포트폴리오는 6.66%의 고정 금리를 주는 은행 예금과 같습니다.
변동성이 없는 예금과 변동성이 있는 자산을 혼합하면 두 점을 있는 선분 위에 모든 포트폴리오가 위치하게 됩니다. 따라서 1 : 2 포트폴리오에서 고변동 주식의 비중을 더 늘리면 고변동 주식으로 이어지는 선분이, Stock -0.5의 비중을 늘이면 Stock -0.5로 이어지는 선분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레버리지 ETF의 경우)
고변동 주식에 Stock 0.5를 혼합한 포트폴리오는 두 점을 잇는 선분상에 위치하고, Stock -0.5를 혼합한 포트폴리오는 표준 편차가 0%가 되는 점을 기준으로 꺾인 선분이 됩니다. 현실에서는 어떻까요? 비슷한 성격을 가진 두 자산을 이용하여 살펴봅니다.
SPY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S&P 5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도 있습니다. SSO입니다. 3배로 추종하는 UPRO라는 상품도 있습니다.
주의: 분석을 위해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소개하는 것이지 투자를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레버리지 배율만큼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1년과 같은 좀 더 긴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기초 지수의 수익률을 레버리지 배율만큼 추종하지는 않습니다. 더 높은 수익률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더 낮은 수익률이 발생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아래는 SPY와 2배 레버리지 ETF인 SSO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배당 재투자를 가정하였고,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수익률 그래프를 보면 SSO의 수익률이 SPY보다 크게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두 ETF의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종목 | 1년 평균 수익률 | 표준 편차 |
SPY | 11.4% | 17.0% |
SSO | 19.7% | 35.8% |
배율 | 1.73배 | 2.11배 |
SSO의 평균 수익률은 19.7%로 SPY의 11.4%의 1.73배였습니다. 2배보다 약간 낮습니다. 표준 편차는 35.8%로 SPY의 17.0%의 2.11배에 해당합니다. 이는 일일 수익률을 레버리지 배율로 추종하는 ETF의 특성 때문입니다. 참고: 레버리지 ETF는 일반적인 레버리지 투자에 추세 추종 전략이 가미된 상품입니다.
두 ETF의 1년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 그리고 혼합하여 만들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래프에서 SPY와 SSO를 혼합한 포트폴리오는 선분처럼 보이지만 101개의 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일한 방향으로 일정 배율만큼 수익률이 변동하는 자산을 혼합하면 포트폴리오는 두 자산을 잇는 선분 위에 위치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인버스 ETF의 경우)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반대 방향으로 추종하는 ETF도 있습니다. 인버스(inverse) ETF라고 합니다. S&P 5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1배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로 SH가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와 마찬가지로 SH도 일일 수익률에 따라 리밸런싱 하기에 SPY와 완벽히 같은 거리만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SPY와 SH의 수익률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배당 재투자를 가정했으며,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SPY와 SH는 로그 스케일 상에서 상하 반전으로 대칭되는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ETF의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종목 | 1년 평균 수익률 | 표준 편차 |
SPY | 11.4% | 17.0% |
SH | -11.1% | 14.0% |
배율 | -0.98배 | 0.82배 |
SH의 1년 평균 수익률은 SPY의 -1배에 가깝습니다. 표준 편차는 SPY의 82% 정도입니다. 인버스 ETF는 기초 지수수익률을 역으로 추종하기 위해 선물 매도와 같은 포지션을 취합니다. 증거금을 제외한 여유 자금으로 운용한 이자가 발생할 수 있고, 수익률에 손익 비대칭성도 발생하는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SPY와 SH을 혼합하여 1년(250거래일)간 투자했을 때의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입니다.
하늘색 점선이 앞에서 살펴본 이상적인 경우입니다. 실제는 이상과 조금 다릅니다. 각각 17%와 14%였던 표준 편차는 0%까지 줄어들지 못하고, 3.1%까지만 줄어들었습니다. 이때의 평균 수익률은 -1.0%로 기대치인 0.1%보다 조금 낮습니다.
이상적인 경우에 대한 계산이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SH가 SPY에 대한 1년 수익률의 반대 방향으로 정확하게 움직이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혼합 포트폴리오는 어디에 위치할까?
이제 두 자산을 혼합하면 어떤 효과가 나는지 그 범위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앞에서 본 고변동 주식에 Stock 0.5나 Stock -0.5를 혼합했을 때의 포트폴리오를 그린 그래프입니다.
두 자산의 방향이 완전히 일치하고 그 비율도 일정하다면 혼합 포트폴리오는 핑크색 포트폴리오 위에 놓이게 됩니다. 두 자산의 방향이 완전히 반대이고 그 비율도 일정하다면 혼합 포트폴리오는 하늘색 프토폴리오 위에 놓이게 됩니다.
자산 간의 관계는 두 가지 경우처럼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어정쩡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유사하게 움직이는 자산도 있고, 별 관계없어 보이는 자산도 있습니다.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자산도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이든 두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혼합 포트폴리오는 삼각형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정리하며
두 자산을 혼합하여 분산 투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두 자산의 수익률이 완전히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와 완전히 정반대로 움직이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두 자산을 혼합하면 두 가지 극단적인 상황 사이에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동일하게 움직이는 경우에는 두 자산을 이은 선분상에 모든 혼합 포트폴리오가 위치합니다. 완전히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에는 표준 편차가 0%가 되는 점을 기준으로 꺾은 선분 상에 모든 혼합 포트폴리오가 위치합니다.
세 선분을 이으면 삼각형이 됩니다. 완전하게 동일하지도 않고, 완전하게 정반대도 아니라면, 혼합 포트폴리오는 삼각형의 삼각형 내부에 위치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두 극단적인 상황의 중간쯤을 의미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두 자산의 수익률이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경우 독립(independent)라고 합니다. 독립인 경우 자산을 혼합하면 어떤 모양이 될까요?
이어지는 글: [초급 16] 서로 독립이면 혼합 포트폴리오는 어떤 형태가 될까? (독립이 아니면 어떻게 될까?)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책 안내: 연재를 정리하여 수정 보완한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이 출간되었습니다. 종이책(교보문고), 전자책(Yes24,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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