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초급 19] 주식은 누구랑 궁합이 좋을까? (주식과도 섞어 보고, 채권과도 섞어 보자!)

오렌지사과키위 2024. 11. 12. 17:57

두 자산을 혼합한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은 개별 자산 기대 수익률을 가중 평균한 값입니다. 변동성을 측정한 표준 편차는 자산 간 상관성에 따라 가중 평균보다 줄어들 수 있습니다. 두 자산의 방향이 완전히 일치하면 포트폴리오의 표준 편차는 개별 자산의 가중 평균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중 평균보다 줄어듭니다.

수익률이 완벽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장기 수익률도 괜찮은 두 자산이 있다면, 두 자산을 적절한 비율로 혼합하여 예금처럼 변동성이 없는 또는 거의 없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두 자산으로 만들어지는 삼각형의 왼쪽 꼭짓점의 의미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참고: [초급 15] 혼합 포트폴리오의 수익률과 표준 편차의 범위는? (삼각형을 그려보자!)

자산 간의 상관성에 따라 자산 간 변동성 일부가 서로 상쇄되어, 포트폴리오 저체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이 현상이 자산 배분과 분산 투자의 출발점입니다. 참고: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동일한 현상이 장기 투자에도 발생합니다. 서로 다른 시점에 발생하는 자산의 변동성이 일부 서로 상쇄되는 큰 수의 법칙 현상입니다.

자산 배분으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과 표준 편차가 어떻게 변하는지 실투자 가능한 상품 몇 가지 사례로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주식형 ETF끼리의 혼합 (SPY + QQQ)

장기 투자는 역시 주식입니다. 미래가 유망한 종목을 직접 고르기는 어려우면, 시총 상위 종목을 모은 인덱스 ETF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국내외 여러 거래소에 상장된 다양한 주식형 ETF를 매매할 수 있습니다.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안정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이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인구가 많아 계속 성장할 거라 기대되는 인도와 중국에도 투자하고 싶고, 저평가되었다고 말하는 국내장도 끌립니다.

주식형 ETF를 섞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와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배당 재투자를 가정했고,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SPY vs QQQ
SPY vs QQQ

수익률 변화 정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QQ는 SPY보다 조금 더 크게 변동하는 듯합니다.

참고: 이 연재에서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1년(주로 250거래일) 투자 수익률의 산술 평균을 사용합니다. 보유한 자산 가격 데이터에서 임의의 시점에서 투자를 시작하여 1년간 투자할 때의 수익률을 모두 구해 산술 평균을 내는 방식입니다. 표준 편차는 1년 수익률을 이용하여 구합니다. 매번 동일한 금액을 1년간 투자한 경우라 볼 수 있습니다. 복리로 장기 투자하는 경우를 상정한다면, 로그 수익률로 평균과 표준 편차를 계산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두 자산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표시하고, 혼합 포트폴리오도 나타내 봅니다.

SPY와 QQQ를 혼합하는 경우
SPY와 QQQ를 혼합하는 경우

왼쪽 아래의 보라색 점은 2% 이자를 받는 은행 예금입니다. 오른쪽 위에 SPY와 QQQ는 각각 자신의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에 대응되는 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QQQ는 SPY보다 수익률이 높았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더 높은 자산이었습니다. 참고: 예금 금리 2%는 임의로 선정한 수치입니다.

SPY나 QQQ에서 출발하여 은행 예금과 연결되는 점선이 있습니다. 해당 자산에 일부 투자하고 나머지는 예금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입니다. 두 점선은 거의 붙어 있습니다. 

두 자산의 수익률이 얼마나 흡사하게 움직였는지는 혼합 포트폴리오의 궤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초록색 점선은 두 자산이 독립이라 가정한 경우의 혼합 포트폴리오입니다. 빨간색 점선은 두 자산을 실제 혼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혼합 포트폴리오입니다.

빨간색 곡선은 SPY와 QQQ 사이에서 직선과 비슷한 형태로 보이고 있습니다. 독립을 가정한 초록색 곡선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SPY와 QQQ는 거의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게, 미국 주식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두 지수 모두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고, 나스닥 100 지수에서 비중이 높은 대부분의 종목은 S&P 500 지수에서도 높은 비중으로 편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는 이 그래프를 보고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SPY와 QQQ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 QQQ에 적절한 비중으로 현금을 혼합하면 SPY에 100% 투자하는 것과 유사하다.
  • 보수적으로 투자하겠다면(단기적으로 위험을 낮추겠다면), SPY 100% 또는 SPY에 현금을 혼합한 포트폴리오가 유리할 수 있다.
  • 장기적으로 다소 위험을 감수하고 SPY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면, QQQ 100% 또는 QQQ에 약간의 현금을 혼합한 포트폴리오가 유리할 수 있다.

주식형 ETF끼리의 혼합 (VTV + VUG)

SPY와 QQQ는 성격이 비슷한 주식형 ETF입니다. QQQ의 수익률이 더 높았던 만큼 변동성도 높았습니다. 지금까지의 QQQ는 SPY의 1.5배 레버리지 상품이라고 보아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QQQ가 SPY의 레버리지 상품에 가깝지만, 미국 주식 시장이 장기 상승했기에 QQQ의 장기 수익률이 SPY보다 높았던 것입니다. 참고: 레버리지와는 달리 QQQ는 이자가 나가지 않습니다.

주식형 ETF 중에서는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종목을 편입하는 상품이 있습니다. VTV(Vanguard Value ETF)가치주, VUG(Vanguard Growth ETF)성장주 종목 위주로 편입한 상품입니다. 주제를 가지고 있는 ETF를 스마트 베타(Smart Beta) ETF라고 합니다.

VTV와 VUG는 모두 주식형 ETF이지만 성격은 꽤 다릅니다. 아래는 VTV와 VUG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VTV vs VUG
VTV vs VUG

얼핏 보기에는 앞서 SPY와 QQQ의 관계처럼 VUG가 VTV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에 변동성도 조금 더 높은 상품처럼 보입니다. SPY 대비 상대 1년(250거래일) 상대 자산비를 그려보면, 두 ETF의 성격이 성격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성장주와 가치주의 수익률 대칭성 (VTV와 VUG가 만드는 데칼코마니)

VTV와 VUG의 SPY 대비 1년 상대 자산비(수익률 + 1)
VTV와 VUG의 SPY 대비 1년 상대 자산비(수익률 + 1)

SPY는 미국 시장 전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치주와 성장주는 번갈아가며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두 자산의 혼합 포트폴리오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표시해 봅니다.

VTV와 VUG를 혼합하는 경우
VTV와 VUG를 혼합하는 경우

파란색 점선인 VTV + 예금은 오렌지색 점선인 VUG + 예금보다 아래에 또는 오른쪽에 있습니다. VTV에 투자하는 것보다 VUG에 예금을 혼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주의: 지금까지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 그럴 거라는 뜻이 아닙니다. 통계량은 과거에 대한 요약이지,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닙니다.

앞서 SPY+ QQQ와 비교한다면 VTV + VUG는 조금 더 왼쪽으로 굽은 곡선 형태를 보입니다. VTV에 약간의 VUG를 혼합하면 VTV 100%와 비슷한 수준의 변동성으로 1% 정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VUG에 현금을 혼합한 경우보다 더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SPY + QQQ와는 달리 VTV + VUG는 약간의 변동성 감소 효과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독립을 가정한 초록색 곡선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둘 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시장 전체에 대한 영향은 함께 받기 때문입니다.

채권형 ETF와의 혼합 (SPY + TLT)

주식형 ETF를 전혀 다른 종류의 자산과 혼합하면 어떻게 될까요? 자산 배분 전략을 소개하는 투자서에서 주식에 대한 헤지성 자산으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자산은 채권입니다.

아래는 SPY와 미국 장기 국채 ETF인 TLT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SPY vs TLT
SPY vs TLT

데이터 분석 기간으로 한정한다면, 2020년까지 TLT의 성과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SPY에 뒤진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 효과로 주식은 크게 상승했지만, 장기 채권은 큰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얼핏 봐도 두 자산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눈에 띕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확인해 봅니다.  

SPY와 TLT를 혼합하는 경우
SPY와 TLT를 혼합하는 경우

SPY + TLT가 이루는 빨간색 곡선은 두 자산이 독립이라고 가정한 초록색 곡선보다 더 왼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두 자산이 독립을 넘어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빨간색의 SPY + TLT는 파란색의 SPY + 예금보다 위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SPY에 TLT를 적절히 혼합하면, SPY에 예금을 혼합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경우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리하며

평균-분산 그래프로 자산과 자산의 조합을 분석하고 비교해 보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고 재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용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유의미한지 물어본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습니다.

장기 투자를 한다면 기대 수익률이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낮은 상관성이 있더라도 혼합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은 개별 자산 수익률의 가중 평균이기에 장기 투자에 있어서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예금을 포함한 단기 채권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 변동이 낮으면서, 현금이 필요한 만일의 사태나, 특정한 이벤트가 발생해서 공격적인 투자를 결심했을 때 대응하기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장기 채권과 주식이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하필이면 투자자가 매도하려는 시점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음의 상관성을 가졌다는 의미이지, 항상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주된 투자 자산이라 보면, 혼합을 고려해 볼 만한 자산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미 소개한 변동성이 없거나 매우 낮은 예금이나 단기 채권이 있으며, 주식과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 장기 채권입니다. 그 외에 자산 배분 전략을 다루는 책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자산이 있습니다.

바로 '금(Gold)'입니다.

이어지는 글: [초급 20] 주식과 금을 섞어 보자 (배추와 사과를 교환하러 오일장에 간 갑돌이)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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