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PI와 JPEQ는 인컴 ETF 중에서 상당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품입니다. 인컴 ETF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현금 흐름 확보에 유용한 투자 상품입니다.
장기 재투자 시에는 고배당(분배금)을 주는 인컴 ETF가 유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컴 ETF는 고배당을 지속하기 위해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커버드콜 ETF는 진짜 배당금을 주는 것일까? (배당성장주와 커버드콜)
인컴 ETF는 안정정에 대한 반대급부로 수익률을 희생해야 합니다. 주식 60% + 채권 40% 포트폴리오가 주식 100% 포트폴리오보다 안정성은 더 높지만, 장기수익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JEPI/JEPQ가 비록 높은 인기와 함께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안정성을 높이는 전통적인 전략인 주식 + 채권 포트폴리오보다 유리했는지 비교해 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투자자 환경과 목적에 따라 적절한 상품은 다를 수 있습니다.
JEPI/JEPIX/JEPQ
JEPI는 2020년 5월에 상장되었습니다. 그 전신인 뮤추얼 펀드(일반적인 펀드)인 JEPIX까지 따지면, 2018년 8월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JEPI와 JEPIX 같은 펀드 매니저가 동일한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성과도 거의 동일합니다. JEPI는 JEPIX의 ETF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 JEPI vs JEPIX
JEPI가 펀드를 평가하는 모닝스타에서 별 5개를 받기는 했지만, JEPIX는 별 4개를 받았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JEPI의 실제 점수는 별 4개라고 볼 수 있습니다.
JEPI 성공의 비결은 상장 후 때마침 미국 증시가 크게 상승한 면도 있겠지만, 합리적인 분배율 덕도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배당 ETF는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에 분배금이 조금 부족하고, 커버드콜 ETF는 분배율은 높지만, 장기 우하향한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JEPI와 S&P 500 커버드콜 ETF인 XYLD의 주가 그래프입니다. 분배금은 소비하고 재투자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XYLD의 최근 분배율은 연 9.47%로 JEPI의 분배율 연 6.24%보다 높습니다. 이로 인해 XYLD의 주가가 JEPI에 비해 점차 낮아지게 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분배금을 지급하고도 원금을 유지해 온 JEPI가 XYLD보다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원금이 유지된다면, 분배금이 줄어들지 않을거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JEPI의 성공에 깊은 인상을 받은 국내자산운용사들은 너도나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JEPI의 AUM(Asset Under Management; 시가총액)은 338억달러이며, JEPQ는 118억달러에 달합니다.
국내자산운용사들의 ETF는 기초 상품의 배당금과 커버드콜 프리미엄으로 높은 월분배율을 제시합니다. 원금 훼손을 억제하기 위해 JEPI처럼 기초 자산의 일부만 커버드콜로 노출시키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JEPI/JEPQ는 액티브 ETF입니다. 펀드 매니저가 편입 자산과 비중을 펀드의 목표에 맞춰 조정합니다. 국내자산운용사는 이와는 달리 지수를 추종하는 기초 자산을 편입하는 패시브 방식을 주로 사용합니다. ETF의 운용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와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는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같이 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를 추종하는 기초 자산에 커버드콜을 15% 또는 40% 혼합한 ETF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JEPI vs SCHD + 현금
JEPI는 과연 특별한 ETF일까요? JEPI는 액티브 ETF이기에 기초 상품을 동일하게 설정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적인 배당 성장주 ETF인 SCHD가 기초 자산이라 가정하고 비교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JEPI보다 기간이 긴 JEPIX 100% 포트폴리오와 SCHD 70% + 현금 30% 포트폴리오(이하 현금혼합 포트폴리오)의 성과 그래프입니다. 배당 재투자와 월단위 리밸런싱을 가정하였습니다. 데이터 출처: 포트폴리오 비주얼라이저
CASHX는 기준금리 수준의 이자를 받는 단기 예금입니다. 한국인이라면 SCHD에 투자하고 남은 달러를 외화 RP/발행어음에 투자한 것과 비슷합니다. 참고: 외화 RP는 위험한가? (증권사가 RP를 운용하는 방법)
연평균수익률인 CAGR은 9.02% vs 9.11%로 거의 동일합니다. 위험도 지표인 표준편차는 12.81% vs 12.38%로 역시 비슷합니다. MDD(Maximum Drawdown; 최대손실률)는 -18.33% vs -15.28%로 현금혼합 포트폴리오가 더 좋았습니다.
수익률과 위험도를 함께 고려하는 샤프 비율(Sharpe Ratio)과 소르티노 비율을 보면, 모두 현금혼합 포트폴리오가 더 높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현금혼합 포트폴리오의 투자 효율이 JEPI(X)보다 좋았다는 의미입니다. 참고: 샤프지수(Sharpe Ratio), 소르티노지수 (Sortino Ratio)이란 무엇일까?
총평하면, JEPI(X)는 현금혼합 포트폴리오보다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JEPQ vs QQQ + 현금
JEPQ도 동일한 방식으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JEPQ는 JEPI의 성공에 힘입어 JP모건에서 출시한 JEPI의 나스닥 버전입니다. 펀드 매니저는 총 3명인데, 경력이 가장 많은 1명은 JEPI/JEPIX도 함께 운용합니다.
아래는 JEPQ 100% 포트폴리오와 QQQ 70% + 현금 30% 포트폴리오(이하 현금혼합 포트폴리오)의 성과 그래프입니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배당 재투자와 월단위 리밸런싱을 가정하였습니다. 데이터 출처: 포트폴리오 비주얼라이저
JEPI(X)의 경우와 흡사한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CAGR은 17.64% vs 17.75%로 비슷합니다. 표준편차 역시 16.72% vs 16.36%로 유사합니다. MDD는 -13.53% vs -10.58%로 현금혼합 포트폴리오가 더 좋습니다.
샤프 비율과 소르티노 비율도 현금혼합 포트폴리오가 우세합니다. 투자 효율은 현금혼합 포트폴리오가 JEPQ보다 더 나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총평하면, JEPQ는 현금혼합 포트폴리오보다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정리하며
월분배금을 많이 준다는 인컴 ETF를 기초 상품과 비교하면 대개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초 상품보다 조금 높은 안정성에 약간 낮은 수익률을 보입니다.
기초 자산에 현금을 혼합한 포트폴리오와 비교하면, 많은 경우 그 성과가 더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이는 커버드콜 전략의 본질적인 특성 때문입니다. 참고: 커버드콜 ETF가 기초 자산보다 수익률이 낮은 이유 두 번째 (종로 호랑이와 맨해튼 까만돌)
인컴 ETF는 월분배금을 받아 소비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재투자하는 경우라면 유의해야 합니다. 더 높은 장기 수익률을 기대하지 못하면서, 세금을 뗀 분배금을 받아 재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원금 찾는데 세금을 내라고? (해외 상장 고배당 인컴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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