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커버드콜의 자산은 왜 계속 줄어들까 (커버드콜에 대한 간단한 설명)

오렌지사과키위 2024. 2. 24. 14:36

높은 배당률과 하락장에서의 안정성을 홍보하는 ETF 상품이 있습니다. 커버드콜(Covered Call) 전략을 사용하는 ETF입니다. 

커버드콜 ETF의 주가를 살펴보면, 기초 자산이 장기 우상향 할 때에도, 해당 ETF의 가격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기초 상품과 반대로 가격이 장기 우하향한 상품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커버드콜이란 무엇인지,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ETF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기초 자산의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봅니다.

옵션

주식시장에는 여러 가지 파생상품이 있습니다. 파생상품은 이름에 파생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듯, 무언가 다른 상품에 기초를 둔 상품입니다.

그중에서 옵션(Option)이라는 파생상품은 기초 자산(주로 주식이나 지수)의 매수 또는 매도 권리를 상품화한 것입니다. 콜옵션(Call Option)은 매수 권리를 가진 파생상품을 말하며, 풋옵션(Put Option)은 매도 권리를 가진 파생상품을 말합니다.

이름에 포함된 옵션이라는 글자는, 본인에게 유리하면 행사하고, 불리하면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말 그대로 옵션입니다.

삼성전자 1주가 현재 10만원이라 하겠습니다. 다음 옵션 만기일인 (국내장의 경우 옵션이 1개월 단위로 발행됩니다) 다음 달 두 번째 목요일에, 삼성전자 1주를 현재와 동일한 가격인 10만원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발행자가 프리미엄 1천원을 받고 판매합니다.

지금 삼성전자를 사도 10만원인데, 나중에 10만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살 필요가 있는지 의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옵션에 레버리지 효과와 주가 하락 위험에 대한 회피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 커버드콜에 설명하기 위해 옵션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옵션이라는 상품이 투자하기에 적절한 상품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주가 변동을 과장하였습니다. 예시에 든 경우처럼 높은 수익이 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미래에 대한 확신과 상품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옵션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제가 1천원을 주고 삼성전자 콜옵션을 하나 샀다고 하겠습니다.

  • 상황 1: 1달 뒤에 삼성전자가 10% 올라 11만원이 되었습니다. 그럼 저는 1천원을 투자해서 9천원(주가 차익 1만원 - 프리미엄 1천원)을 벌게 됩니다. 수익률이 900%입니다.
  • 상황 2: 1달 뒤에 삼성전자가 -10% 내려 9만원이 되었습니다. 저는 콜옵션 권리행사를 포기합니다. 손실률이 100%이지만 1천원밖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1천원을 투자해서 9천원을 벌거나, 1천원을 잃을 수 있습니다. 적은 자금으로 큰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가 혹할 만한 상품입니다.

콜옵션 발행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 상황 1: 발행자는 1천원을 먼저 받았습니다. 삼성전자가 1만원 올랐으니, 콜옵션 구매자에게 1만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9천원 손실이 발생합니다.
  • 상황 2: 발행자는 1천원을 먼저 받았습니다. 삼성전자가 -1만원 내렸으니, 콜옵션 구매자는 권리행사를 포기합니다. 1천원 수익이 발생합니다.

완전한 제로섬 게임입니다. 상식적으로 콜옵션 발행자는 장기적으로 손실이 날 상품을 판매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상황 1에 비해 상황 2의 빈도가 훨씬 높습니다.

커버드콜

이 발행자가 삼성전자를 1주 보유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콜옵션 구매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돈이 필요하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해서 마련할 수 있습니다.

  • 상황 1: 발행자는 1천원을 먼저 받았습니다. 삼성전자가 1만원 올랐으니, 콜옵션 구매자에게 1만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9천원 손실이 발생합니다. 여기까지는 동일합니다. 콜옵션 구매자에게 주어야 하는 1만원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일부 매도한 9천원과 프리미엄으로 받은 1천원을 합해서 마련합니다. 삼성전자는 11만원으로 올랐습니다. 11만원짜리 삼성전자를 대략 8.2% 정도 매도하면 9천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보유 자산은 10.1만원이 됩니다. 프리미엄만큼 자산이 증가했습니다. 
  • 상황 2: 발행자는 1천원을 먼저 받았습니다. 삼성전자가 -1만원 내렸으니, 콜옵션 구매자는 권리행사를 포기합니다. 1천원 수익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보유한 삼성전자는 9만원으로 하락했습니다. 보유 자산은 9.1만원이 됩니다.

이 경우처럼 보유 자산을 이용하여 콜옵션을 발행하는 것을 커버드콜(Covered Call)이라 부릅니다. 커버드콜 발행자가 ETF라면, ETF 투자자의 자금으로 보유 자산을 마련합니다. 프리미엄 수익은 ETF 투자자에게 배당금(또는 분배금)이라는 명목으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만일 받은 프리미엄을 모두 지급한다면, 이 경우에는 월 1% 배당금을 받게 됩니다.

장세 유형에 따라 커버드콜은 대략 아래와 같이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장세 전망에 따라 프리미엄이 바뀌는 것처럼 설명하지만, 프리미엄은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 즉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받습니다) 

  • 강한 상승장: 프리미엄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초 자산의 상승 수준에는 못 미치더라도, 장세 전망이 좋아 프리미엄이 높을 수 있습니다.
  • 약한 상승장: 프리미엄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약한 상승 정도와 비슷한 수익일 수 있습니다.
  • 횡보장: 프리미엄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이 발생합니다.
  • 약한 하락장: 프리미엄만큼 손실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이 발생합니다.
  • 강한 하락장: 프리미엄만큼 손실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장세 전망이 좋지 않아 프리미엄이 낮을 수 있고, 큰 하락률 거의 대부분을 감당해야 합니다. 

커버드콜의 가격 변화

각각의 경우에 어느 정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간단하게 가정해서 살펴봅니다. 5가지 장세 유형 중에서 횡보장은 2 / 6, 나머지는 모두 1 / 6의 확률로 발생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각각은 1개월이니, 한 번씩 발생하면 6개월이 됩니다.

아래에 예시한 수치는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하게 가정한 것이므로, 실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예에서는 상승세가 강할수록, 옵션 프리미엄도 높아지는 것을 가정했습니다. 옵션은 주가 변동성이 높을수록 수익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강한 상승장이나 강한 하락장에서 프리미엄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 강한 상승장: 기초 상품이 10% 상승했습니다. 프리미엄으로 3%를 받았습니다. ETF 자산은 3% 증가합니다. (1회)
  • 약한 상승장: 기초 상품이 3% 상승했습니다. 프리미엄으로 2%를 받았습니다. ETF 자산은 2% 증가합니다. (1회)
  • 횡보장: 기초 상품이 변동이 없습니다. 프리미엄으로 2%를 받았습니다. ETF 자산은 2% 증가합니다. (2회)
  • 약한 하락장: 기초 초상품이 -2% 하락했습니다. 프리미엄으로 2%를 받았습니다. ETF 자산은 변동이 없습니다. (1회)
  • 강한 하락장: 기초 상품이 -7% 하락했습니다. 프리미엄으로 1%를 받았습니다. ETF 자산은 -6% 감소합니다. (1회)

기초 자산이 6개월간 산술합으로 4% 상승하였습니다. 1년이면 대략 8% 상승하는 셈입니다. ETF는 3% 상승했습니다. 1년이면 6% 상승하는 셈입니다. (어디까지나 설명을 위한 예시입니다)

기초 자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ETF의 가격도 완만하게 상승합니다. 기초 상품 가격은 [ 10%, -7% ] 구간에서 변동폭 17%인데 비해, ETF 가격은 [ 3%, -6% ] 구간에서 변동폭 9%입니다. 조금 더 낮은 수익률이지만 조금 더 안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특성 때문에 커버드콜 ETF는 안정성이 높다고 홍보합니다.

변동성이 낮으면, 투자에 있어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 상품은 (예를 들어 현금 비중을 높여서) 변동성을 줄이면 수익률이 낮아집니다. 그러니 단순히 커버드콜 ETF의 수익률이 기초 상품보다 낮다고, 기초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은 아닙니다. 줄어든 변동성 대비 수익률 하락 정도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면 어떻게 될까요? 자산이 증가한 앞의 세 가지 경우에 1%씩 배당을 지급한다면, 1년에 8%의 배당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자연히 그만큼 자산이 줄어듭니다. 수익은 1년에 6%인데, 배당은 8%를 하니, 이 ETF의 가격은 1년에 2%씩 하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전형적인 상품으로 QYLD를 들 수 있습니다. QYLD는 나스닥 100 지수에 대해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ETF입니다. 연 11%를 넘는 높은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QYLD vs QQQ)

왼쪽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배당금 재투자를 가정하면 연 7.2% 수익률입니다. 이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니, 장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게 됩니다. 오른쪽 Google Finance에서 배당금 미고려 가격을 비교해 보면,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적용하는 ETF 

커버드콜은 강한 상승장에서는 기초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저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산의 일부만 커버드콜로 노출시키는 전략을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JEPI나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와 같은 상품이 이러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들 ETF를 포함한 커버드콜 ETF의 전반적인 성과 분석은 커버드 콜 전략은 유용한가? (커버드 콜 전략을 쓰는 주요 ETF의 지금까지 수익률과 분석)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정리하며

이 글에서는 커버드콜이 무엇인지, 커버드콜 ETF가 장기적으로 기초 자산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였습니다.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면, 수익률의 변동성이 줄어듭니다. 수익률도 함께 떨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줄어든 변동성 대비 수익률 하락폭이 작다면 괜찮은 투자 상품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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