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배당금을 재투자하라던가, 장기 투자는 복리의 마법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주식 투자에서는 수익률을 단리로 계산해야 하는지, 아니면 복리로 계산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도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이 세상에 단리는 없습니다. 수익률/손실률/상승률/하락률/이자률처럼 '률'이 붙은 단어는 모두 복리가 적용됩니다.
단리와 복리의 정의
은행에 가면 단리 예금도 판매하고, 복리 예금도 판매합니다. "저희 은행은 월복리로 계산해 드리기 때문에 고객님께 더 유리합니다"라고 홍보하기도 합니다. (예금은 은행이 파는 상품입니다. 은행은 돈을 받고 예금을 팔고, 고객은 돈을 주고 예금을 삽니다. 지정한 기간 후에 또는 언제라도 은행이 이자를 붙여서 되사겠다는 약정이 걸려 있는 것입니다)
은행에서는 단리와 복리를 마치 다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 근본은 복리입니다.
단리와 복리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단리법: 이자 계산법의 하나. 전(前) 기간의 이자를 원금에 가산하지 아니하고, 원금에 대하여만 다음 기간의 이자를 계산한다.
- 복리법: 일정한 기간의 기말마다 이자를 원금에 가산하여 그 합계액을 다음 기간의 원금으로 하는 이자 계산 방법.
정의를 보면 둘 다 기간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설명에는 단리의 경우 원금에 가산하지 않고라고 쓰여있고, 복리의 경우 원금에 가산하여라고 되어 있습니다.
단리 예금과 복리 예금
1년짜리 예금을 사러 은행에 왔다고 하겠습니다. 은행은 고객의 돈을 1년간 빌려 쓰면, 이자를 덧붙여서 돌려줍니다. 동일한 금액의 이자를 받는다면, 이자 계산 방법이 단리냐 복리냐는 고객 입장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고객은 1년 뒤에 이자를 얼마나 받는지가 중요하지, 이자 계산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자 계산 방법은 은행 입장에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고객에게 얼마를 줘야 하는지 정확하게 계산해야 하니까요.
- 연 6%의 이자를 주는 은행 예금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100만원을 예금하면 1년 뒤에 6만원의 이자가 생깁니다.
- 월복리로 연 6% 이자를 주는 예금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100만원을 예금하면 1년 뒤에 61,677원의 이자를 받게 됩니다. 100만원 × (1 + 6% / 12)¹² - 100만원 = 61,677원
두 예금의 이자가 다른 이유가, 하나는 단리고 하나는 복리라서 그런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리/복리의 차이가 아니라 앞의 정의에서 본 기간의 차이입니다.
첫 번째 예금은 단위 기간이 1년인 예금이고, 두 번째 예금은 단위 기간이 1개월인 예금입니다. 두 예금의 단위기간을 통일하여 1년으로 바꾸면, 앞의 예금은 연 6% 복리 이자를, 뒤의 예금은 연 6.1677% 복리 이자를 주는 예금이 됩니다.
단위 기간이 1년이고, 만기도 1년인데 왜 복리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시 예금을 사면 자연히 복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자까지 더해서 불어난 106만원치 예금을 사는데, "고객님, 이 상품은 단리 예금이기 때문에, 이전 예금의 원금인 100만원에 대해서만 이자를 지급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은행은 없기 때문입니다.
단위기간을 모두 1달로 바꾸면, 앞의 예금은 월 0.48% 복리 이자를 주는 상품이고, 뒤의 예금은 월 0.5% 복리 이자를 주는 상품입니다.
두 상품의 이자율이 다른 것이지, 단리 복리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마트에서 동일한 과자를 파는데, 중량과 포장 거기에 덤까지 달리해서 비교가 어려운 것뿐입니다. 가성비가 중요하다면, 100g당 가격으로 비교하면 됩니다.
단리는 어디에 갔느냐 생각할 수 있는데, 이자를 받는 (다르게 말하면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단리는 단위 기간이 1회로 끝나는 복리의 특수한 상황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중도 해지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단리냐 복리냐에 따라 은행의 이자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매달 이자를 주는 예금은 단리가 아닌가?
어떤 상황에서는 단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은행이 매월 예금 이자를 나누어서 준다면 단리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연 6% (월 0.5%) 이자를 매월 통장에 넣어 주는 세 번째 예금 상품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1년간 이자를 모아보면 원금의 6%가 됩니다. 그러니 단리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받은 이자를 땅에 고스란히 묻어둔다면, 첫 번째 예금과 동일해집니다. 받은 이자를 다시 세 번째 예금과 동일한 상품에 넣으면 두 번째 예금과 동일해집니다. 만일, 단리도 있고 복리도 있다면, 상황에 따라서 이 상품은 단리 예금도 되고 복리 예금도 되는 셈입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차이는 이자를 어떤 수익률로 운용하느냐의 차이입니다. 땅에 묻어두면 월 0% 복리로 재투자한 것이고, 예금에 다시 가입하면 월 0.5% 복리로 재투자한 것입니다.
은행에서 고객의 편의를 위해, 이자가 생기면 바로 예금에 다시 가입해 주는 상품이 두 번째 예금인 것입니다.
주식 투자율은 복리인가?
'률'이 붙어 있으니 복리입니다. 매일 계좌를 열어보는 투자자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매수한 종목이 매일 1%씩 올랐다고 하겠습니다. 일 1% 복리입니다. 20일 뒤에는 22.02% 수익률이 계좌에 적혀 있을 것입니다.
동일한 종목을 보유한 다른 투자자는 주말(5일)마다 열어본다고 하겠습니다. 이 분은 주 5.10% 복리로 보게 됩니다. 4주(20일) 뒤에는 동일하게 22.02% 수익률이 계좌에 적혀 있을 것입니다.
배당금을 재투자하지 않으면 복리가 아닌가?
배당금을 계좌에 고스란히 두든, 다른 상품을 사든 모두 복리입니다. 이자를 주지 않는 계좌라면 일 0% 복리로 투자하는 것이고, 매일 정산되는 CMA와 같은 계좌에 넣어두면 일 0.01% 복리로 투자하는 것입니다.
영업 활동으로 꾸준히 수익이 나서, 배당금을 건실하게 주는 종목이라면, 은행 예금보다는 장기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투자를 권하는 것뿐입니다.
증시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아서, 배당금을 단기간으로는 현금으로 보유하기로 결정했다면, 그게 더 나은 투자일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며
단리는 이자를 지급하는 입장에서 얼마를 줘야 하는지 계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입니다. 이자를 받는 입장에서는 언제나 복리입니다.
기간이나 수익률이 다른 상품은, 단위 기간을 동일하게 맞추면, 자연스럽게 모두 복리로 환산됩니다. 대개의 투자는 연속적이기에, 단리보다는 복리 개념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덧붙이면 단리와 복리의 차이는,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 또는 더하기와 곱하기의 차이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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