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D는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 (Dow Jones US Dividend 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상품입니다.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로 월배당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고배당S&P ETF가 2021년 10월에 상장되었습니다,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2022년 11월에 상장되었습니다. 신한자산운용의 상품 역시 월배당이며 환노출 상품과 환헷지 상품을 함께 제공하여 선택의 폭을 넓혔습니다.
해당 지수를 따르는 ETF가 인기를 끌다 보니 타사에서도 관심을 가진 듯하고, 이번에 (2023년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도 관련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단순히 동일한 상품이라면 신규 상장할 때 투자자를 모으기 어려울 수 있어서인지, SCHD의 복사판인 TIGER 미국배당 ETF 이외에도 커버드 콜 전략을 가미한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ETF와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도 함께 상장하였습니다.
한국형 SCHD에 +프리미엄을 더한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 상장!
이 두 상품은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 지수를 기반으로 하되, 각각 15% 및 40%가량의 분량에 대해서는 커버드 콜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3%와 +7%의 추가 배당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를 기준으로 이러한 고배당이 정말 가능한지, 그리고 이로 인하여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아래 설명은 과거 백테스트에 기반한 설명이므로, 미래에도 동일한 경향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또한 이 글은 여기에서 소개하는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7%의 프리미엄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해당 상품은 기초 지수의 배당에 (상품 소개에서는 연 3~4%) 커버드 콜 운용을 통해 추가로 7%의 배당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초 지수를 따름으로써 얻을 수 있는 배당은 말이 됩니다만, 커버드 콜을 통해 7%의 배당이 나온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최대 40%까지 투자해서 총액 대비 7% 배당을 얻으려면 커버드 콜로 17.5%의 (7% ÷ 40%) 수익을 거두어야 합니다. 만일 이러한 수익률이 가능하다면, 전체 100%의 자산을 커버드 콜에 투자하면 되지, 40%로 제한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계열사인 Global X에서 운용하는 커버드 콜 ETF인 XYLD와 QYLD의 약 10년간의 성과 요약입니다. 각각 S&P500 지수와 NASDAQ100 지수에 대해 커버드 콜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표에서 알 수 있다시피, 두 상품은 연 6% 정도의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기초 지수의 장기 수익률인 각각 약 11%와 약 16%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입니다. 두 기초 지수의 장기 수익률 차이가 꽤 큼에도, 커버드 콜 전략을 쓴 ETF의 수익률은 비슷한 것으로 봐서,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 지수에 대해서도 커버드 콜 전략은 연 6% 정도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40% 비중으로 커버드 콜 전략을 행사한다면, 연 2.4%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4.6%는 (= 7% - 2.4%)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해당 ETF의 제 살을 떼어서 준다는 의미입니다.
연 10% 배당은 (SCHD 3% +7%의 프리미엄)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다면 +7% 프리미엄을 포함해서 연 10%를 살짝 넘는 배당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래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와 NASDAQ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에 40%의 커버드 콜 전략을 혼합하여 월단위 리밸런싱한 경우입니다. 각각 연 8%와 연 10%를 조금 넘는 수익률입니다. SCHD가 SPY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7%가량의 프리미엄이 마냥 불가능할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의 표를 살펴보면 커버드 콜 전략을 가미했을 때, 연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커버드 콜 전략을 혼합하면 SPY의 경우 -3%, QQQ의 경우 -6%에 달하는 수익률이 하락하였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과거 미국 시장의 고성장이 계속 유지된다면, 커버드 콜 전략을 가미했을 때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꼭 커버드 콜 전략을 혼합해야 하는가?
추가의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해 커버드 콜 전략을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래는 SPY와 QQQ에 현금(CASHX)을 혼합한 포트폴리오입니다.
SPY의 경우 현금 20% 비중을 두면 커버드 콜 전략을 40% 혼합했을 때에 비슷한 수익률에 더 낮은 변동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QQQ의 경우에는 20% 현금으로 커버드 콜 전략 40% 혼합보다 높은 수익률에 더 낮은 변동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향후 미국 시장의 장기 성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커버드 콜에 유리한 약한 상승 또는 횡보 장세가 이어진다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신규 미국배당+프리미엄 ETF가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과연 이 상품의 수익률이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거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설명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마치 SCHD에 추가로 +3% 또는 +7%의 배당이 더해지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커버드 콜로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해 부족한 프리미엄만큼 (원금을 가능한 유지하는 수준에서) 보유 자산을 지속적으로 조금씩 매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련 정보
추가: 이 글은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이하 TIGER 미국배당+7%)가 상장되던 시점에 작성한 글로 SPY 60% + XYLD 40% 혼합 포트폴리오와 비교하였습니다. TIGER 미국배당+7%를 보다 정확하게 모델링하면, SCHD - (SPY - XYLD) × 40%가 됩니다. 보다 정확한 모델을 이용한 분석과 백테스트 결과는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의 수익률은 왜 좋지 못했을까? (커버드콜 ETF를 수식으로 표현해 보자!)에서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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