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워런 버핏의 영광은 계속될까? (버크셔 해서웨이와 SPY, 그리고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 ETF)

오렌지사과키위 2024. 3. 3. 13:52

투자의 대가라는 분들은 대개 투자 수익률이 안정적이며 시장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초과 달성해 왔습니다. 그러기에 대가라고 칭하는 것일 겁니다.

반면, 제 계좌를 한 번씩 살펴보면, 수익률은 들쭉날쭉하고, 장기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합니다. 워런 버핏의 조언처럼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시장 수익률은 왠지 아쉽고, 조금만 더 잘하면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 듯한데, 막상 지난 성과는 그렇지 못합니다.

KB자산운용에서 2024년 2월 27일 상장한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은 저 같은 사람을 위한 상품인 듯합니다. 이 상품은 워런 버핏이 CEO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을 편입한 ETF입니다.

상장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떤 성과를 보일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버크셔 해서웨이와 SPY를 비교하여 그 성과를 추정해 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한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과

차등의결권

버크셔 해서웨이는 A주와 B주가 있습니다. A주(이하 BRK-A)는 주당 의결권이 1표이고, B주(이하 BRK-B)는 주당 의결권이 1/10,000표입니다. B주 1만개가 A주 하나와 같은 수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일반주는 의결권이 1표,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형태입니다만, 미국의 경우 주식 종류에 따라 의결권의 수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차등의결권이라고도 합니다.

구글(알파벳)의 경우 GOOGL과 GOOG 두 종류의 주식이 상장되어 있습니다. GOOGL은 일반주이고, GOOG는 한국의 우선주와 비슷하게 의결권이 없습니다. 각각 클래스 A, 클래스 C라고 합니다. 구글의 시총은 이 둘을 합쳐서 계산합니다.

중간에 클래스 B가 왜 없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클래스 B주는 구글 창립자들이 주로 보유한 주식입니다. 상장되어 있지 않으며, 주당 10표의 의결권이 있습니다. 창립자들의 회사 경영권 유지를 위한 것입니다.

BRK-B의 성과

아래는 BRK-B와 SPY의 장기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출처: BRK-B vs SPY

BRK-B 최근 27년 9개월 성과 (vs SPY)

어? 이럴 리가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여러 투자 서적에서 워런 버핏은 연평균 20%가 넘는 고수익을 기록했다는 설명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 책의 내용은 맞습니다. 아래는 보다 상장 기간이 긴 BRK-A와 배당 미고려 S&P 500 지수의 장기 성과입니다. 출처: BRK-A vs US500

BRK-A 최근 44년 성과 (vs US500)

버크셔 해서웨이는 44년간 연평균 19%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US500으로 표시된 선이 배당 미고려 S&P 500 지수입니다. 연 1~2% 정도의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더라도 BRK-A는 S&P 500의 대략 2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BRK-B주가 상장된 1996년 5월 이후로는 SPY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익률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전에 엄청난 수익률을 거두었기에, 평균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인 것입니다.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의 기대 성과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는 아래와 같이 자산을 편입하고 있습니다. (2024년 2월 29일 기준)

순위 종목 비중 (%)
1 Berkshire Hathaway Inc 27.18
2 Apple Inc 24.52
3 Bank of America Corp 10.90
4 American Express Co 9.64
5 Coca-Cola Co/The 7.47
6 Chevron Corp 5.67
7 Occidental Petroleum Corp 4.34
8 Kraft Heinz Co/The 3.84
9 Moodys Corp 3.04
10 DaVita Inc 1.27

이 ETF는 BRK-B주를 대략 27.5% 보유하고, 나머지 9 종목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포트폴리오 중에서 상위 종목을 편입비 가중방식으로 편입합니다. 총 10 종목입니다.

국내 ETF 중에 TOP10나 TOP5 플러스 등의 이름이 붙어 있고, 편입 종목은 10개인 경우가 있습니다. 소수 종목을 집중적으로 편입하고 싶지만, 국내 주식형 ETF는 최소 10 종목을 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 흐름과 유사할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BRK-B와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포트폴리오의 상위 종목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BRK-B와 BRK-A의 주가 흐름은 거의 동일합니다. 출처: BRK-B vs BRK-A

그렇다면 이 ETF 성과도 BRK-B와 유사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BRK-B의 성과는 SPY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SPY보다는 더 안정적이지 않을까?

워런 버핏의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강조하는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투자의 첫 번째 규칙은 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 규칙은 첫 번째 규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BRK-B의 주가도 안정적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BRK-B와 SPY의 성과를 표로 나타낸 것입니다. 출처: BRK-B vs SPY

종목 CAGR 표준편차 샤프 비율 MDD AvDD
BRK-B 10.7% 22.4% 0.48 -53.9% -11.5%
SPY 9.6% 19.4% 0.49 -55.2% -10.5%

SPY와 비교했을 때 BRK-B의 표준편차는 조금 더 높고, MDD는 살짝 낮습니다. 전반적으로 SPY와 비슷한 수준의 변동성을 가졌기에, 더 안정적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며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 흐름과 유사할 것이라 예상되는 ETF입니다. 아쉽게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B주인 BRK-B는 지난 27년간 SPY와 뚜렷한 성과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는 SPY와 눈에 띌만한 차별성이 있을 거라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상품은 따지고 보면, BRK-B에 간접적으로 투자합니다. 연금 종류의 계좌와 같이 미국 주식을 직접 매수할 수 없는 상황에 한해서 투자를 고려할 가치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근 성과에 대해 변론하자면, 규모가 너무 커져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으며, 다소 보수적인 업종 위주의 투자 종목 선정이 영향을 끼친 듯싶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평균 현금 비중은 15% 정도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주식 : 채권을 85 : 15로 굴리는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포트폴리오로 지난 27년간 S&P500 지수보다 연 1% 정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투자규모를 고려한다면 사실 대단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련 정보

참고 자료: 퀀트강의 슬기로운 주식 생활 BRK-A vs US500, BRK-A vs SPY, BRK-B vs SPY, BRK-B vs BR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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