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편집과 출간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 출간에 부쳐 (샘플북 포함)

오렌지사과키위 2025. 1. 3. 11:07

투자 성과를 비교 분석하는 기본적인 방법과 미국 주식 위주로 장기 투자하는 것이 한국인에게 유리했던 이유를 통계학적으로 설명하는 책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을 출간하였습니다.

(이 글은 종이책 출간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고, 전자책 출판 상황에 따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책을 출간한 이유

본업에 집중하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를 위해 주식에 장기 투자하기를 권하는 좋은 책은 시중에 여럿 출간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두 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피터 린치의 책은 제가 느끼는 가치에 비해 다소 저평가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의 두 권 이외에도 읽을 가치가 높은 책이 많이 나와 있지만, 비슷한 주제를 가진 제 책을 출간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습니다.

인간은 많은 경우 상당한 수준으로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자기 과신을 합니다. 자기 과신은 인간이 새로운 모험을 시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생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심리 현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투자에서는 자기 과신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는 절대 평가가 아니라 상대 평가를 하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시장 수익률에 만족하기 쉽지 않습니다. "내가 제대로 마음먹고 공부해서 투자하면 시장 수익률 2배 정도는 거뜬히 올릴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식 차트만 보아도 언제 사서 언제 팔면 되는지 눈에 훤히 보이는 듯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인간이 그렇게 생각합니다.

주식 시장 전체에 대한 패시브(passive) 장기 투자를 권하는 책은 대개 투자 전문가인 액티브(active) 펀드 매니저의 장기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시장 수익률보다 높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시합니다. 여기에 패시브 투자로도 장기 투자를 하면 많은 경우 노후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참고: 패시브 투자를 메인으로 삼는다는 의미이지, 다른 투자 방식을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책은 읽을 때는 "아! 그렇구나. 나도 이제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를 기본으로 삼아야겠다"라고 결심하지만, 무슨 주식이 폭등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거나, 떼돈을 벌었다는 사돈의 팔촌의 친구 이야기를 듣거나, 특정한 사건으로 시장 전체가 크게 하면서 온갖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지면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시장 전체에 대해 장기 투자를 기본으로 삼고 본업에 집중하려는 개인 투자자는 굳건히 마음이 잡을 수 있도록 이를 권하는 좋은 책 여러 권을 반복해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한 진리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 몸과 마음으로 체득해야 합니다. 책 한 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지겨울 수도 있고, 시대 양상도 바뀌고,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시장에 대한 장기 투자를 권하지만, 기존 책들과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가 유리한 이유를 통계학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투자 입문자를 위해 이러한 방식으로 서술한 책은 아마 시중에서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 책은 기존에 출간된 책들과 보완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장기 분산 투자에 대한 신념을 조금 더 확고히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통계학적으로 설명한다고 하지만, 높은 수준의 수학적 지식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책에서는 정규 분포 한 가지만으로 거의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랫동만 머리에 남을 수 있도록 가상의 캐릭터와 사례를 들어 쉽게 해설하려고 했기에, 이해하기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글 한 편 한 편은 길지 않지만, 작성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신경을 썼습니다.

이 책은 종이책으로 읽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종이책은 공부하듯 차근차근 줄이 긋거나 본인의 생각을 적어가며 읽으면 지식을 보다 견고하게 쌓기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 투자를 권하는 이러한 부류의 책은 책장에 꽃아 두었다가 1년에 한 번 정도씩 다시 읽으면 흔들릴 수 있는 마음을 잡는데 도움이 됩니다.

책을 읽은 후에 구매처에 솔직한 후기나 평점을 남기면, 다른 분들의 선택에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꼭 좋은 평을 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의 현명한 판단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간 상황

종이책

교보문고에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주문 시 안내 메시지가 나오지만, POD(주문형 출판) 방식이기에 주문 취소나 환불에 제약이 있습니다. 일반 주문보다 수령하기까지 며칠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교보문고에서는 POD 출판물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10% 할인 혜택을 적용할 수 없는 듯합니다.

저도 소장할 한 부를 주문해 둔 상태입니다. 실물을 본 상태가 아니라서 인쇄 품질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후기를 참고하면 교보문고 POD 출판물의 인쇄 품질은 일반 책과 비교해도 괜찮은 편이라고 합니다. 직접 편집하였기에 편집은 그다지 멋지지는 않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서체를 기본으로 삼았는데, 인쇄물에서는 조금 가늘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 가독성이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표지 디자인도 아쉽습니다. 이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책은 신국판(A5보다 조금 큰 일반적인 책 크기)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래프 및 표와 이에 대한 해설이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본래 계획은 앞뒤를 참조하면서 공부하듯 책에 직접 적어가며 읽기 편하게 조금 크기가 큰 46배판(B5 크기)으로 출간하려고 했습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출판사를 통해 발간하지 못해 POD 출판으로 진행하다 보니, 책 값을 낮추기 위해 신국판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상하좌우 여백이 조금 좁아 약간 빽빽해 보일 수 있습니다.

종이책 판매처 (19,900원): 교보문고

전자책

유페이퍼를 통해 발간하였습니다. PDF 형식입니다. 종이책을 그대로 전자책으로 만들었기에 크기가 작은 휴대폰으로 보기에는 편하지 않습니다. 서점사로 유통되면, Yes24와 알라딘에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예상으로는 1월 10일 전후로 유통이 시작될 듯합니다.

전자책으로 읽고 싶은 분은 기다렸다가 본인이 이용하는 서점에 유통되면 구매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유페이퍼에서도 볼 수 있지만, 유페이퍼의 PDF 뷰어는 해상도가 높지 않아, 그래프가 많은 책을 읽기에 적절하지 않은 듯합니다. 또한, Yes24나 알라딘에서는 할인 혜택과 매달 받을 수 있는 무료 상품권 적용도 가능하기에 정가보다 조금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전자책 판매처 (11,900원):

샘플북

교보문고 또는 유페이퍼에서 볼 수 있는 미리 보기는 그 분량이 많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유통되는 책이라면, 종이책으로 직접 읽어볼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만 유통되는 책이다 보니 미리 보기 분량이 충분치 못한 듯합니다. 총 45편의 글 중에서 초반 7편의 글을 샘플북으로 담았습니다. 투자 입문자에게는 도움이 되는 기초적인 내용이라 생각하며, 샘플북은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장기 투자와 통계 (샘플북).pdf
2.53MB

출간 과정

책 출간 관련 주요 사항은 다음 글에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출간 뒷 이야기

위의 이야기는 공식적(?)인 설명입니다. 책 출간과 관련한 조금은 솔직한 뒷 이야기를 남깁니다.

초고 연재와 퀀트 투자

이 책의 초고는 블로그에 연재한 투자 성과 분석의 기초편과 초급편입니다. 연재 제목이 조금 낯설 수 있는데, 본래는 퀀트 투자(quantitative investment, 계량 투자)를 위해 투자 전략을 비교 분석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했습니다. 책 초반을 넘어가면 통계학적 접근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국내에 꽤 많은 수의 퀀트 투자서가 출간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입문서에 해당하는 책을 읽어보면 대략적인 전개가 비슷합니다. 어떤 전략을 소개하고 백테스트를 했더니 수익률, 표준 편차, MDD 등이 얼마였다는 것이 죽 나열되어 있습니다.

물론 퀀트 투자가 무엇인며, 어떻게 활용하고,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개별 투자 전략을 누가 무슨 의도로 개발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그런데 대개는 퀀트 투자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분석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백테스트로 파악한 CAGR과 MDD가 얼마였다는 것만 분석이 아닙니다. 이들 수치는 단순 통계량에 가깝습니다. 말하자면 철수네 반 평균 점수와 옆반 지우네 반 평균 점수를 보여주고 철수네 반 평균 점수가 높았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선생님(투자자)이 궁금해하는 것은 철수네 반 평균 점수가 왜 높았는지, 그리고 그 점수 우위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입니다. 그걸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좀 더 확신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하는 전략을 세우거나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분석과 설명이 없다고 해서 해당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효하다와 설명이 가능하다는 다른 관점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러한 설명을 한다는 것이 쉽지도 않습니다.

연역적(예를 들어 미국의 경제 패권에 기반한 미국 기술주의 우위)으로 설명하는 것은 다양한 투자 전략을 소개하는 퀀트 투자서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지만, 귀납적 즉 통계학적 설명은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학적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설명을 시도한 책은 제가 읽은 책 중에서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아쉬움을 해소해 보려고 통계학적으로 투자 전략을 비교 분석하는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연재를 시작하였습니다. 연재명이 투자 성과 분석이라고 되어 있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연재가 진행될수록 살이 계속 붙으면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분량은 점점 많아지는데 정작 본래 목표였던 투자 전략 비교 분석까지는 까마득해진 것입니다.

10여 편 정도 글을 쓰다 퀀트 투자 전략이 아니라 자산을 기본 단위로 하여 과거 성과를 비교 분석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습니다. 이 방향이 보다 많은 개인 투자자에게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글을 전개하기도 한결 수월했기 때문입니다. 기초편에서는 장기 투자 시 위험 감소 현상을 소개하고, 초급편에서는 평균-분산 그래프로 분산 투자의 효과를 설명하는 내용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본래 계획했던 투자 전략의 비교에 대한 본격적인 내용은 중급편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딱 한 편  [중급 1] 우연이란 무엇일까? 놀라움의 정도는 계산 가능한 것일까? 밖에 못 썼습니다. 그 한 편을 쓰고 보니 앞으로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막막해졌습니다. 그래서 머리라도 식힐 겸 구글 시트로 자산의 특성과 관계를 평균-분산 그래프로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책 출간과 비용

책을 출간하는 방법을 비용 분담 주체 기준으로 보면 대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획 출판, 자비 출판, 자가 출판입니다. 용어가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대략적인 예시이지 실제와 동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획 출판은 작가가 원고를 담당하고 나머지 모든 과정은 출판사가 중심이 되는 방식입니다. 자연히 출판사는 책 출간을 위해 초기 비용을 투자하게 됩니다. 책 출간을 소요되는 초기 비용은 꽤 높습니다.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1,000부 정도 인쇄한다면, 대개 1,000만원 이상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제대로 하려면 수천만원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출판사는 책의 상품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책이 어느 정도 팔릴지 예상을 하고, 수지타산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마치 투자자가 각 자산의 위험 정도를 파악해서 투자 여부 또는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최소 1,000부 또는 그 이상이 팔려야 본전입니다. 그러니 작가들이 투자한 원고들 중에서 상품 가치가 높은 원고를 골라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설사 어느 정도 상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보유 자원과 시간을 고려해서 출간을 결정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품성이 더 높은 원고에 우선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기획 출판의 장점은 책값에 있습니다. 대량으로 책을 만들기에 인쇄와 제본비 그 자체가 책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대략 1 / 4 정도라고 보면, 2만원짜리 책의 인쇄 및 제본비는 5천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작가 인세, 디자인, 편집, 유통, 판촉비 등이 붙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지만, 2만원짜리 책이라면 출판사가 50% 정도인 1만원, 작가가 인세 10%로 2천원, 나머지 40% 정도는 유통사인 서점이 나눠 가진다고 보면 됩니다.

출판사 몫 50%가 큰 것은 아닙니다. 2만원짜리 책을 하나 팔아 1만원을 받는다면, 1,000권을 팔면 1,000만원입니다. 여기서 절반인 500만원이 인쇄 및 제본비로 빠지면 출판사는 500만원이 남습니다. 이 돈으로 디자인, 편집 등 직원 인건비투터 사무실 임대료 등 각종 경비와 홍보를 위한 판촉비까지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니 1,000부를 팔아도 운이 좋으면 적자를 면하는 것이지 남는 장사는 아닙니다.

이 때문에 작가는 출판사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 또는 수십 곳에 투고해야 합니다. 작가 자신은 본인의 책이 상품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는 관점이 다를 수 있고, 출판사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비 출판은 작가가 초기 투자 비용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출판사에 용역을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대신 인세율이 높아집니다. 만일 본인이 유명 학원의 강사이고, 수업에 사용할 책을 출간한다면 괜찮은 선택입니다. 학원 수강생에게 책을 판매할 수 있으니 판매량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자가 출판(여기서는 주문형 출판을 이야기합니다)은 책을 대량으로 만들지 않고, 독자가 구매를 결정하면, 그때 인쇄를 하고 제본해서 배송하는 방식입니다. 자연히 권당 단가가 높아 기획 출판에 비해 책값이 비싸집니다. 원고부터 편집과 디자인까지 모두 작가 측에서 담당해야 합니다.

제 책의 경우 신국판으로 300여 페이지인데, 교보문고 퍼플을 통한 자가 출판으로 판매 가격이 2만원 정도입니다. 기획 출판 또는 자비 출판을 하여 대량으로 인쇄하면, 신국판보다 큰 46배판으로 비슷한 수준의 판매가가 가능합니다. 같은 가격인데 전문적인 디자인과 편집 인력이 작업해서 훨씬 보고 읽기 좋은 책이 되면서 크기도 커집니다. 자연히 판매량도 늘어날 수 있으니 인세율이 낮더라도 기획 출판이 자가 출판보다 작가에게 유리합니다.

파일럿 책 <당신이 커버드콜에 장기 투자하지 안되는 이유>를 출간한 배경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원고는 딱 한 출판사에만 투고했습니다. 위의 이야기와는 달리 한 군데에만 투고한 이유는 제 자신도 이 책의 상품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출판사는 투자 관련 전문 서적 출간으로 이름 있는 곳 중에 하나인데, 제가 보기에는 편집이 괜찮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책 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투고했습니다. 해당 출판사는 상품성이 높은 책을 선별해서 출간한 것이니, 대량 인쇄로 책 가격을 낮출 수 있었을 것입니다.

비록 원고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작가 입장에서 참고할만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투고했습니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는 피드백이 없습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의 상품성에 대해 긍정적이 아니었다는 의미인 듯합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출판사가 판단했다면, 작가에게 연락해서 이런저런 방향으로 원고가 수정되면 출판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투고한 원고에 대한 피드백을 기다리면서, 기획 출판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에, 자비 출판과 자가 출판을 알아보았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비 출판은 작가가 출간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비 출판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작업 기간과 겹치는 작년 2024년 11월과 12월 제 투자 성과가 부진했습니다.

제 투자 전략의 기본은 국내 주가 지수 추종 ETF에 대한 스윙 투자입니다. 책에서는 미국 주식 위주로 환노출로 장기 분산 투자하라고 권하면서, 정작 작가 자신은 국내 지수 추종 ETF에 단기 투자 전략의 하나인 스윙 투자를 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책은 중간에 방향이 바뀌긴 했지만, 퀀트 투자자를 위해 연재하기 시작한 글이 기반입니다. 제 경우 스윙 투자도 퀀트 관점에서 해석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 투자 성적은 밝히기 부끄러울 정도로 부진합니다. 전체 투자 기간으로 봤을 때, 미국 시장 지수는 물론이고 국내 시장 지수보다도 저조합니다. 그러니 간혹 블로그나 카페에 올린 제 글에 특정 자산 또는 특정 자산 혼합에 대한 견해를 묻는  댓글이 달리면, "저는 잘 모릅니다"와 "지금까지는 A가 B보다 나았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라고 딱 두 가지 중에 한 가지 형식으로만 답변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어서 올리신 질문이겠지만, 저는 자산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 보이거나, 과거 사건에 대한 쉽게 해설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이기에 미래도 잘 예측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데이터에 대한 분석과 미래 전망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국내외에서 주요 사건을 누가 가장 빠르고, 정확하고, 상세하게 전달할까요? 뉴스 앵커나 신문 기자입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뉴스 앵커나 신문 기자에서 앞으로 있을 사건에 대해 전망해 달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신기하게도, 투자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어떤 유튜버가 매일 어젯밤 있었던 미국 증시의 큰 변동 원인을 쉽고 잘 해설해 준다고 하겠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왜 어젯밤 미국 증시가 그렇게 움직였는지 이해가 잘 됩니다. 유튜트 채널을 구독하고 매일 시청합니다. 한 달 동안의 설명은 미국 증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유튜버가 다음 달 증시가 이렇게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동영상 말미에 말한다면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거의 0%입니다. 그 유튜버는 뉴스 앵커나 신문 기자와 같은 위치입니다. 정말 미래 예측을 잘한다면 대개는 유튜브 방송을 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을 활용해서 제도권에서 높은 연봉과 인센티브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거나, 남에게 알려주지 않고 본인과 가족 그리고 친지의 자금을 끌어 투자합니다. 투자 성과는 남과 나눌수록 크든 작든 본인의 몫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증시는 11월과 12월에 부진했습니다. 국내 증시 위주로 투자하는 저도 시장 수익률 정도만 얻었습니다. 생각보다 손실이 컸기에 덜컥 겁이 났습니다. 책이 잘 팔릴지 아닐지 모르는데, 자비 출판으로 큰 비용을 감당하기는 무리라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자가 출판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자가 출판으로 방향을 잡기는 했지만, 출간을 처음해 보는 거라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가늠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커버드콜과 관련한 2편의 글과 커버드콜에 대한 일반론에 해당하는 3편의 글을 묶어 <당신이 커버드콜에 장기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를 파일럿 형태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당신이 커버드콜에 장기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는 어느 정도 상품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커버드콜을 권하는 게 위주인 분위기에서,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실용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책 값을 톡톡히 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부제를 <매년 100만원씩 손해보지 않는 방법>이라고 붙였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잘 안 팔립니다. 2025년 1월 8일 기준으로 종이책은 1부가 팔렸는데, 제가 산 것입니다. 주문형 출판이라 집계에 꽤 시일이 소요되는 관계로 그 사이에 몇 부 더 팔렸을 수는 있습니다. 전자책은 당일 또는 익일 집계가 되는데 유페이퍼에서 한 분이 구입해 주셨고, Yes24에서 3부, 알라딘에서 2부가 팔렸습니다. Yes24와 알라딘 판매량 중에서 각각 1부는 역시 제가 구입한 것입니다. 그러니 전자책은 총 4부가 팔렸습니다. 책을 구매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기 과신과 왜 책이 잘 안 팔릴까에 대한 생각

연재글을 올리는 카페와 제 블로그를 통해 출간 공지글을 올려 홍보하긴 했지만, 책이 기대만큼 안 팔리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실 이 책은 다른 작업 없이 11월에 초고, 12월에 교정과 편집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기에 품이 꽤 많이 들어갔습니다.

따지고 보면 네임 밸류가 있는 작가도 아니고(제 경력은 이 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에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전자책 출판사는 처음 들어보는 유페이퍼(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라고 곳이고, 작가가 직접 한 편집은 허접해 보이니,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초고 형태이긴 하지만 블로그와 카페에 모두 계시되어 있으니, 구매로 얻는 추가 이득도 크지 않은 듯합니다. 아마도 제 글을 좋아하는 몇몇 구독자 분들이 구매해 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조금 고민이긴 합니다.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의 부록 성격으로 구글 시트로 자산의 특성과 관계를 평균-분산 그래프로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자산 배분 결과에 대해 구체적인 비중에 대한 댓글 문의가 어느 정도 있기에, 직접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쉽게 소개하기 위함입니다. 이 연재도 이후 출간하게 될 수 있는데, 책은 온라인 공개본보다 내용을 더 풍부하게 가져가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제 책이 상품성이 있을 거라는 제 생각은 자기 과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기 과신이 있기에 연재를 끝까지 진행하고, 출간이라는 모험까지 해 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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