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완벽한 투자 (니콜라 베루베) - 두 번, 세 번, 아니 달마다 읽으세요 (서평)

오렌지사과키위 2024. 9. 24. 20:11

사실 투자는 쉽습니다. 쉬워도 이렇게 쉬울 수가 없습니다. 경제가 장기 성장할 거라 믿고, 주식 시장 전체에 꾸준히 그리고 오랜 기간 투자하면 됩니다. 이러한 투자법으로 억만장자는 될 수 없을지라도 노후에 돈이 아쉬울 가능성은 낮습니다. 투자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과 자원이 최소화되기에, 자기 개발과 행복 추구에 사용할 수 있는 여유는 많아집니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는 투자 자체가 삶의 활력소일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이 책이 소개하는 패시브(passive) 펀드(또는 ETF)를 이용한 자산 배분 전략이 탐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는 좀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웬만하면 실현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주식 투자는 포지티브 섬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부풀려진 자신감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본성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라도 본인이 내린 투자 결정으로 높은 수익률을 맛보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중독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참고: 주식 투자 입문자에게 지수 추종이나 자산 배분 투자를 권하는 이유 (주식 투자의 중독성)

두 번, 세 번, 아니 매달 한 번씩 꾸준히 읽어 장기로 사용하고자 하는 투자 전략을 머릿속에 집어넣어 습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니콜라 베루베의 <가장 완벽한 투자>는 아마도 몇 번 정도는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인 듯합니다.

책의 내용은 재미있고, 번역도 매끄럽기에 딱히 남길 말은 없습니다. 유익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투자 입문자라면 한 번 정도는 읽어보길 권합니다.

몇 가지 저자와 생각이 조금 다르거나 부연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합니다.

주식과 채권 혼합 포트폴리오

저자는 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포트폴리오를 권하고 있습니다. 주식으로는 미국인의 경우 전 세계 주식에 투자하는 VT나 미국 시장 대표 지수인 S&P 500을 추종하는 VOO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채권으로는 평균 듀레이션이 2.6년인 BSV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BSV는 국채부터 회사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ETF입니다.

개인의 투자 성향이나 나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결정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인은 미국 주식에 대부분의 금융 자산을 투자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채권을 편입하는 이유는 주식에 대한 헤지 효과를 이용하여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함인데, 한국인의 경우 환율이 채권보다 더 높은 헤지 효과를 가집니다.

자가 또는 임대할 수 있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경우라면 그 자체로 채권의 효과를 일부 가질 수 있습니다. 따박따박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이 채권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이라면 월급도 일종의 채권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채권의 편입 필요성은 미국인에 비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산 배분 투자는 왜 하는 것일까? (직장인은 국내 주식, 원화 채권에도 투자해야 하는 걸까?)

피터 린치는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에서 은퇴 생활의 안정을 위해 굳이 채권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까지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집에 대한 투자

저자는 집에 대한 투자를 권하지 않는 듯합니다. 워런 버핏이 본인의 집을 '버핏의 어리석음'이라고 불렀다는 일화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산 배분 투자 전략은 시장 수익률 정도를 기대합니다. 집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효과가 있으며 거주 비용을 고려하면, 시장 수익률 대비 현저히 낮은 수익률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본인이 워런 버핏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거라 기대하지 않는 한, 집(자가)은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입니다.

장기 투자와 인플레이션

장기 투자에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투자 수익률이 크게 낮아집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고려된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로만 보는 게 좋습니다. 참고: 사회 초년생을 위한 장기 투자 #1 (인플레이션)

정리하며

니콜라 베루베의 <가장 완벽한 투자>는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투자 입문서입니다.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왜 합리적인 선택인지 본인과 주변인의 일화와 알아두면 좋은 역사적 사건을 곁들여가며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얼핏 이런 생각이 듭니다. 대다수의 액티브 투자자는 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패시브 투자자는 시장 수익률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은 도대체 누가 가져가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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