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쓰기 까다로운 두 부류의 책이 있습니다. 하나는 도무지 책 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 서평을 적을 수 없는 경우입니다. 일단 이해를 해야 뭐라도 적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책 내용은 이해가 가는데, 딱히 남길 말이 없는 경우입니다. 미적분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하는 수학책을 읽었다면, "이 책은 미적분의 개념과 응용 사례를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도만 남길 수 있는 경우입니다. 여기에 더 추가하게 되면, 책의 목차와 요약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노영우, 조경엽의 <세상 친절한 환율수업>은 후자에 속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환율을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환율이 무엇인지, 환율은 무엇에 영향을 받고, 어디에 영향을 주는지와 같은 기초적인 내용부터, 환율 특히 달러와 국가 패권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 내용의 절반 정도는 환율에 대한 이야기이고, 나머지 절반은 달러의 패권과 달러에 도전하는 다른 통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환율수업이지만, 통화와 관련한 국가 간의 경쟁과 협력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가며 흥미롭게 설명하기에 술술 읽을 수 있습니다. -- 끝 --
주의: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여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이에 무의식적으로나마 해당 책에 대해 우호적일 수 있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책의 목차나 다른 서평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몇 가지 이해가 안 되거나 저자와 생각이 다른 부분을 정리하면,
p. 30 강대국의 강압적인 교환비율로 인한 무역불균형 발생
영국의 모직물과 포르투갈의 와인 교환비가 1 : 1에서 1 : 1.5로 강제되는 상황을 예로 들었는데, 교환비가 1 : 3인 듯합니다.
p. 77 물가와 환율의 관계
국내 물가 상승의 영향이 아래와 같이 전파되어 환율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상승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국내 물가 상승 > 수출 감소, 수입 증가 > 외화 공급 감소 > 원화가치 하락, 환율 상승
- 환율 상승 > 수입품 가격 상승 > 수출 확대, 국내 공급 감소 > 국내 물가 상승
상단의 영향 전파 경로를 따르면 하단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 환율 상승 > 수입품 가격 상승 > 수출 확대, 국내 공급 감소 > 외화 공급 증가 > 원화 가치 상승, 환율 하락
그러니 환율 상승은 환율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나의 현상이 다른 하나의 현상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것은 아니기에, 국내 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항상 서로 연계되어 상승효과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p. 86 해외투자를 할 때 수익률 계산법
총수익률 = 투자자산 가격 등락률 + 투자 대상 국가 통화가치 등락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하여 설명한 것 같기도 하지만, 총수익률은 아래와 같이 곱으로 계산되어야 합니다.
총수익률 = (1 + 투자자산 가격 등락률) × (1 + 투자 대상국가 통화가치 등락률) - 1
p. 102 외환보유고 확보를 위한 통화안정증권 발행 비용
외환 보유고 확보를 위해 한국은행이 시장에서 외환을 매수해야 합니다. 외환 매수에 원화를 사용하면, 원화가 시장에 풀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함께 발행합니다. 발행한 채권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에 비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통화안정증권에 대한 원화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매수한 외환도 채권화가 가능할 것이기에 외환 이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외환보유고의 목적은 환율의 안정이기에, 환율이 낮을 때 외화를 사들이고, 환율이 높을 때 외화를 팔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차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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