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중급 6] 백테스트 결과는 확실한 것일까? (리밸런싱에 포함된 불확실성)

오렌지사과키위 2025. 4. 3. 16:14

지난 글에서 미래에 대한 수치는 물론 과거에 대한 수치도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미래에 대한 수치는 예측치이기에 불확실성을 포함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의 대한 수치도 수치 그 자체로는 확실할 수 있지만, 수치가 가지는 의미를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글: [중급 5] 수치는 항상 확실한가? (미래 수치의 불확실성과 과거 수치의 불확실성)

백테스트로 도출한 수치는 어떨까요? 미국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가 상장된 1993년에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2025년 4월 2일까지의 CAGR은 10.25%였습니다. 10.25%라는 이 수치는 불확실성이 없는 것일까요? 만일 없다고 믿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SPY와 미국 장기 채권 ETF인 TLT에 6 : 4로 투자하고 1년에 한 번씩 리밸런싱 하여 얻은 백테스트 결과는 어떨까요? SPY의 CAGR과 같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백테스트 수치에는 어떤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투자 전략과 지표

다음은 1993년 1월 29일부터 2025년 4월 2일까지 약 32년 2개월간의 SPY 누적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SPY의 누적 수익률 (1993-01-29 ~ 2025-04-02: 32년 2개월)

이 기간 동안 SPY의 CAGR은 10.25%였습니다. 데이터가 정확하고 계산 방식에 불확실성이 없다는 가정하에 이 수치는 확실합니다. 이런 경우 불확실성이 없는 과거 사실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SPY의 과거 CAGR 10.25%는 왜 확실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다음과 같은 이유입니다.

  • 기초 데이터가 정확하다고 간주했습니다.
  • 어떤 종목에 투자할 것인지 명확하게 지정했습니다. 여기서는 SPY입니다.
  • 1993년 1월 29일 종가에 투자해서 2025년 4월 2일 종가로 달러 기준 수익률을 계산한다고 명시했습니다.
  • 거래 수수료와 배당에 부과되는 세금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가정에 의하면, 단 한 가지 계산 결과만 나옵니다. 다른 결과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CAGR 10.25%가 확실한 수치가 됩니다. 각각의 가정이 하나라도 성립하지 않으면 수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초 데이터가 부정확할 수 있다면, CAGR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SPY가 아닌 다른 종목에 투자한다면, 결과가 바뀔 것입니다. 투자 기간을 달리하면, 다른 수치가 나올 것입니다. 어느 증권사에서 어떻게 과세되는 계좌에서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수료와 세금이 다르니, 계산 결과도 변할 것입니다.

어떤 수치를 이해할 때에는 그 수치를 도출한 전제를 알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일 그 전제가 불명확하거나 본인과는 다른 상황을 가정했다면, 해당 수치에는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달러가 아닌 원화로 수익률을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CAGR 10.25%는 한국인이 거둘 수 있었던 수익률을 표현하는 정확한 수치가 아닌 셈입니다.

리밸런싱 결과에 포함된 불확실성

다음은 SPY와 TLT의 2002년 7월 30일부터 2025년 4월 2일까지 22년 8개월간의 누적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SPY와 TLT의 누적 수익률 (2002-07-30 ~ 2025-04-02: 22년 8개월)

주식에 투자하는 SPY와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TLT는 의미 있는 수준의 음의 상관성(correlation)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주식과 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것이 포트폴리오 전반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였습니다.

나분산씨가 2002년 7월 30일에 6 : 4 비중으로 SPY와 TLT에 투자했다면, 2025년 4월 2일에는 어떤 결과를 거두었을까요?

많은 책에서 이러한 분산 투자 효과를 백테스트한 결과를 제시합니다. 앞서 SPY의 CAGR을 계산한 결과와 마찬가지로 몇 가지 가정이 들어갑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 기초 데이터가 정확하다고 간주합니다.
  • SPY와 TLT에 6 : 4 비중으로 투자한다고 명확하게 지정합니다.
  • 2002년 7월 30일 종가에 투자해서 2025년 4월 2일 종가로 달러 기준 수익률을 계산한다고 명시합니다.
  • 거래 수수료와 배당에 부과되는 세금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SPY와 TLT 비중을 6 : 4로 다시 맞추는 리밸런싱을 합니다.

앞의 4가지 가정은 이전과 동일합니다. 문제는 마지막 가정입니다. 리밸런싱을 언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대개는 이러한 모호함을 없애기 위해 매월 또는 매년 마지막 거래일과 같은 특정 일자에 리밸런싱 하는 것을 가정하여 계산합니다. 이제 확실해진 것일까요?

수치를 도출하는데 적용한 가정은 합리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앞의 4가지 가정은 합리적입니다. 거래 수수료와 배당세는 투자자마다 다르지만,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춰 가감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가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테스트에서 가정한 그대로 매월 마지막 거래일에 리밸런싱을 하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다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적립식 투자 성과를 백테스트 한 결과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매월 마지막 거래일에 100만원씩 투자했을 때의 결과를 보여주며 해설합니다. 현실에서는 투자자가 깜빡하고 투자일을 지나칠 수 있습니다. 매월 말일보다는 월급날인 25일을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금이 월급과 함께 바로 빠져나가면, 절약에 대한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필이면, 월말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아 주가가 조금이라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를 노리고 기관 투자자들이 월말에 매도를 하는 경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기관 투자자가 실적 관리를 위해 월말 또는 분기말에 매수를 강화하는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월말 또는 연말에 리밸런싱 하는 것은 매월 또는 매년 리밸런싱 하는 구체적인 한 가지 방법인 셈입니다. 그러니 SPY와 TLT에 대한 자산 배분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보다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분석해야 합니다. 자연히 한 가지 경우만 가정할 수 없기에, 결과는 특정 수치가 아닌 확률 분포로 나타나게 됩니다.

리밸런싱 결과의 불확실성은 없앨 수 있을까?

리밸런싱 결과의 모호함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매일 리밸런싱을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단 한 가지 결과가 나옵니다. SPY + TLT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SPY, TLT, SPY + TLT의 누적 수익률 (2002-07-30 ~ 2025-04-02: 22년 8개월)

하지만 일일 리밸런싱은 자산 배분 효과를 추정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개인이 현실적으로 실행하기에 적합한 방법은 아닙니다. 본업에 집중해야 하는데, 매일 증권사 앱으로 리밸런싱을 한다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현실의 리밸런싱 결과는 불확실성을 포함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리하며

과거 데이터에 대해 분석한 수치는 확실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불확실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매월 또는 매년 리밸런싱을 가정한 한 자산 배분 투자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자마다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거나 선호하는 리밸런싱 시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불확실성이 투자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수치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리밸런싱 결과를 어떻게 확률 분포로 표현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 사례로 살펴봅니다.

이어지는 글: [중급 7] 백테스트 결과의 불확실성을 살펴보자 (확률 분포로 보는 CAGR의 불확실성)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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