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투자에 대해 이론적으로 소개하는 글을 보면, 분산 투자로 비체계적 위험(또는 개별 자산의 위험)은 줄일 수 있지만,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은 없앨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아무리 자산을 잘 선정해서 분산 투자하더라도 줄일 수 있는 위험(이 글에서는 변동성)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체계적 위험은 어디에서 기인하기에 줄일 수 없는 것일까요? 통계적으로 체계적 위험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개별 자산의 위험과 분산 투자
자산의 수익률을 정규 분포로 모델링하면 N(10%, 20%²)와 같이 표현합니다. 이 자산의 평균 수익률은 10%이고, 변동성, 즉 위험은 표준 편차로 20%입니다. 이러한 자산이 두 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각각 N₁(10%, 20%²)과 N₂(10%, 20%²)입니다. 두 자산에 절반씩 분산 투자한다고 하겠습니다.
N(10%, 20%²)에 절반의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은 수익률 분포에 투자 비중 0.5를 곱해 0.5 × N(10%, 20%²)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해당 자산이 포트폴리오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절반이기 때문입니다. 수식으로 다음과 같이 됩니다.
0.5 × N(10%, 20%²) = N(0.5 × 10%, 0.5² × 20%²) = N(5%, (0.5 × 20%)²) = N(5%, 10%²)
해당 자산에 대한 투자금을 절반으로 줄였기에, 평균과 표준 편차 모두 절반이 됩니다.
이제 분산 투자를 생각해 봅시다. N₁과 N₂에 분산 투자한다면, 자산 간 상관성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두 자산의 수익률이 완전히 동일하게 움직이는 경우입니다. 상관성은 1입니다. 이 경우 투자금을 나누어 두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하나, 하나의 자산에만 모든 투자금을 투자하나 동일한 결과를 얻게 됩니다.
SPY와 VOO에 절반씩 투자하면, SPY 또는 VOO에만 투자하는 것과 같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수식으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0.5 × N₁(10%, 20%²) + 0.5 × N₂(10%, 20%²) = N₁(5%, 10%²) + N₂(5%, 10%²) = 2 × N₁(5%, 10%²) = N₁(2 × 5%, 2² × 10%²) = N₁(10%, 20%²) = N₂(10%, 20%²)
두 번째는 두 자산의 수익률이 완전히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입니다. 상관성이 -1인 경우입니다. 이 경우 두 자산의 수익과 손실이 서로 상쇄되어 변동성이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자산 N₁이 5% 오른다면, 자산 N₂는 -5% 내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수익률이 완전히 반대이면서, 둘 다 10% 평균 수익률을 가지는 자산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한 자산의 평균 수익률이 10%라면, 다른 자산의 평균 수익률은 -10%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그런 자산이 있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수식으로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0.5 × N₁(10%, 20%²) + 0.5 × N₂(10%, 20%²) = N₁(5%, 10%²) + N₂(5%, 10%²) = N(5% + 5%, |10% - 10%|²) = N(10%, 0%²)
상관성이 -1인 경우 표준 편차는 차(difference)의 절대값이 됩니다. 분산 투자를 통해 변동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하였습니다. 체계적 위험이 없는 경우입니다. 참고: 이러한 자산이 존재하는 경우를 가정한 설명입니다.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N₁과 N₂에 어느 정도 상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둘 다 주식 자산이라면 상당히 큰 양의 상관성을 가질 것이고, 주식과 채권 또는 주식과 환율처럼 음의 상관성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의 경우처럼 완벽히 -1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중에서 통계적으로 해석하기 쉬운 상황은 서로 독립이어서 상관성이 0인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다음과 같이 수식으로 전개할 수 있습니다.
0.5 × N₁(10%, 20%²) + 0.5 × N₂(10%, 20%²) = N₁(5%, 10%²) + N₂(5%, 10%²) = N(5% + 5%, 10%² + 10%²) = N(10%, 1% + 1%) = N(10%, 2%) ≒ N(10%, 14%²)
서로 독립인 두 정규 분포의 합은 또 다른 정규 분포가 됩니다. 새로운 정규 분포의 평균과 분산을 각 자산의 평균과 분산을 더한 값입니다. 여기서는 두 자산의 분포 형태가 동일하고,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했기에, 평균과 분산 모두 2배씩 늘어납니다. 변동성을 나타내는 표준 편차는 분산의 양의 제곱근이기에 √2배 늘어납니다.
평균은 두 배로 늘었지만, 위험이라 할 수 있는 표준 편차는 이보다 적은 √2 ≒ 1.4배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분산 투자에서 위험이 감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동일한 효과가 장기 투자에서도 발생합니다. 매년 수익률 분포가 서로 독립이라면, 같은 수식으로 모델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이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제 책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분산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위험 감소의 현실적인 한계
분산 투자를 하면, 표준 편차는 어느 정도까지 줄어들 수 있을까요? 두 자산에 투자하면 평균은 2배로, 표준 편차는 √2배로 늘어나는 것처럼 설명했지만, 전체 투자금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 실제 포트폴리오는 평균은 2배의 절반인 그대로가 되고, 표준 편차 √2배의 절반인 √2 / 2 = 1 / √2가 됩니다.
자산이 3개라면 표준 편차는 1 / √3이 될 것이고, 4개라면 1 / √4 = 1 / 2이 될 것입니다. 짐작할 수 있겠지만, 100개의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 1 / 10로 줄어들 것입니다. 만일 1만개의 수익률 분포가 서로 독립인 자산을 찾아 분산 투자할 수 있다면 표준 편차는 1 / 100로 줄어들 것입니다. 다음 그래프와 같이 됩니다.


왼쪽 그래프를 보면 얼핏 보기에는 표준 편차 20% / 10 = 2%가 체계적 위험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른쪽 그래프와 같이 투자 자산의 수를 1만개까지 늘이면 20% / 100 = 0.2%로 훨씬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론상으로는 체계적 위험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어들지만, 이는 비현실적입니다. 현실에서는 수익률이 서로 독립인 자산을 발견하기도 어렵지만, 그 수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로 독립은 포트폴리오 내 모든 자산끼리의 관계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N₁과 N₂는 서로 독립일 수 있습니다. N₁은 주식, N₂는 예금이면 됩니다. 이제 N₁과 N₂ 둘 다와 서로 독립인 또 다른 자산 N₃를 찾아야 합니다. 운이 좋으면 장기 채권이나 달러 예금이 N₃와 특성이 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나 찾았습니다.
이제 세 개의 자산 모두와 서로 독립인 자산 N₄를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차례로 N₁₀₀까지 97개를 더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분산 투자로 표준 편차를 1 / 1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정리하며
분산 투자는 편입 자산 간 상호 보완성을 이용하여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 즉 변동성을 낮추는 투자 전략입니다. 분산 산 투자로 상당히 낮은 수준까지 변동성을 낮출 수 있지만, 그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체계적 위험이라 합니다.
체계적 위험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시장 전반의 특정 이벤트에 복수의 자산이 일시적이라도 동조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이 서로 독립 또는 약간의 음의 상관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에 두 자산을 적정 비중으로 편입합니다.
만일 해당 국가에 부도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될까요? 주식은 폭락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채권은 상승할까요? 국가 부도 위기가 닥쳤으니 채권 역시 마찬가지로 폭락합니다. 주식 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상관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종목들이 일시적으로 동조화되면서 함께 하락할 수 있습니다.
반대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해당 국가의 부도 위기가 해결되었다면, 주식과 채권 모두 함께 급등할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현실적으로 충분히 많은 수의 서로 독립인 자산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 종류의 자산, 예를 들어 주식에 분산 투자한다면, 서로 독립인 수십 또는 수백개 종목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어느 정도의 상관성이 있을 때, 왜 체계적 위험이 남게 되는지 통계적으로 풀이해 봅니다.
이어지는 글: [중급 3] 분산 투자에서 체계적 위험은 어떻게 추정해 볼 수 있을까? (개별 자산의 상관성과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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