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커버드콜과 노벨상 (커버드콜에 투자하면 안 되는 간단하고 명확한 이유 + 노벨상을 받는 손쉬운 방법)

오렌지사과키위 2025. 3. 26. 15:42

지난 몇 개월 동안 커버드콜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한 책 3권을 출간했습니다. 각각 조금씩 설명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당신이 커버드콜에 장기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 - 매년 100만원씩 손해보지 않는 방법》에서는 통계적 관점에서의 해석과 과거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위주로 소개하였고, 《커버드콜 투자를 말리는 이유 - 커버드콜에 대한 흔한 오해》에서는 일반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에 빗대어 설명하였습니다. 최근작인 《커버드콜 투자를 말리는 이유: 부록 A 세금, 인플레이션, 현금 흐름 - 장기 수익률 1% 차이가 당신의 은퇴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세금과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은퇴 후 실질 현금 흐름 위주로 기초자산의 우위를 살펴보았습니다.

세 권의 책 모두 "커버드콜 대신 기초자산에 투자하라"는 내용을 조금씩 다른 관점에서 해설한 것입니다. 이 블로그 글은 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세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설명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커버드콜은 왜 기초자산보다 장기 수익률이 낮은가?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보유한 상황에서 기초자산의 미래 수익률을 담보로 콜옵션을 발행하는 상품입니다. 미래 수익률을 담보로 했기에 콜옵션은 가치를 가집니다. 콜옵션 투자자는 프리미엄이라는 가격을 지불하고 콜옵션을 사갑니다. 마치 직장인이 본인의 노동력을 담보로 월급을 받는 근로 계약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커버드콜의 수익률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커버드콜 = 기초자산 + (프리미엄 - 콜옵션)

수식에서 프리미엄은 현금입니다. 예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콜옵션은 기초자산의 수익률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위험 자산입니다. 프리미엄과 콜옵션 중에서 장기적으로 무엇의 수익률이 더 높을까요?

주식 투자자라면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안전한 예금 대신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장기적으로 주식의 수익률이 예금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왜 직장인에게 월급을 줄까요? 월급 지출분을 제하고도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콜옵션 매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리미엄이라는 현금을 주고 콜옵션을 사가는 이유는 콜옵션의 장기 수익률이 프리미엄으로 만들 수 있는 예금 이율보다 높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장기적으로 콜옵션 > 프리미엄이라는 관계가 성립합니다. 이 전제가 성립하지 않으면, 옵션 시장 자체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콜옵션 > 프리미엄이므로, (프리미엄 - 콜옵션) < 0이 됩니다. 따라서 커버드콜 = 기초자산 + 음수가 됩니다. 커버드콜 < 기초자산이 되어, 커버드콜의 장기 수익률은 기초자산보다 낮아지게 됩니다. 상품 구조상 커버드콜은 기초자산보다 장기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식을 보면, 커버드콜의 배당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 콜옵션) < 0이니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얻어 배당금을 만들 수 없습니다. 남아 있는 유일한 항은 기초자산뿐입니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팔아서 배당금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커버드콜로 배당금을 받으나, 기초자산을 보유하고 부분 매도하여 현금을 만드나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보다 위험이 낮은가?

커버드콜의 장기 수익률이 기초자산보다 낮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커버드콜은 하락장에서 안정적일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투자자에 따라서는 커버드콜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위험한 주식과 안전한 예금에 분산 투자하는 것은 투자자에 따라서는 적절할 수 있습니다. 내년에 필요한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모두 주식으로만 운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대학 진학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일부 자금을 예금에 두는 것은 좋은 전략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초자산 대신 커버드콜에 투자하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위험이 낮아질까요? 앞에서 본 수식에 나와 있습니다. 기초자산이 하락하면 콜옵션의 가치는 0이 됩니다. 콜옵션은 기초자산의 미래 수익률을 담보로 발행한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커버드콜이 보유한 기초자산도 하락하지만, 프리미엄을 이미 받았기에 그만큼 하락이 줄어듭니다.

얼마나 하락이 줄어들까요? 수식 그대로 받은 프리미엄만큼입니다. 그렇다면 프리미엄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프리미엄은 콜옵션 종류와 커버드콜이 발행하는 콜옵션 비중에 따라 달라집니다. 간단하게 추정해 보겠습니다.

S&P 500에 대한 1개월 만기 콜옵션의 프리미엄은 대략 2% ~ 3%입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는 연 7% 추가 분배율을 목표로 1개월 만기 콜옵션을 발행합니다. 발행 비중은 대략 기초자산의 40%입니다. 기초자산의 40%에 대해 미래 수익률을 담보로 콜옵션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커버드콜이 프리미엄을 얼마나 받게 될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역시 간단한 수식입니다. 2% ~ 3%에 40%를 곱하면 됩니다. 0.8% ~ 1.2%입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의 1개월 하락 방어 효과는 대략 1%인 것입니다.

어떤 예기치 않은 요인으로 인해, 1 ~ 2주 동안 기초자산이 -20% 급락했다고 하겠습니다. 커버드콜은 어떻게 될까요? 프리미엄으로 받은 1%로 인해 -19% 하락합니다.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큰 하락장에서 커버드콜은 그 구조상 의미 있는 손실 방어 효과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투자자가 기초자산에 90%를 투자하고 나머지 10%를 예금에 투자한다면, 같은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는 -18% 하락합니다.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원한다면, 커버드콜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예금을 포함한 다른 자산을 적절히 편입해야 합니다. 기초자산과 예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커버드콜이 주는 배당금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1년치가 넘는 배당금을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여기에 환율에 의한 변동성 감소 효과를 고려하면, 기초자산과 커버드콜의 위험 차이는 거의 없어집니다. 환율에 의한 변동성 감소 효과와 콜옵션 발행으로 인한 변동성 감소 효과가 일부 중복되기 때문입니다. 

커버드콜은 충분한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가?

이런 설명에도 커버드콜은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꼬박꼬박 주니 편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은퇴 후 생활비로 사용할 현금을 매달 받을 수 있으니 약간의 비용을 지불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초자산과 커버드콜로 만들 수 있는 현금 흐름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커버드콜은 전략에 따라 다르지만 기초자산보다 연 1%p ~ 4%p 정도 수익률이 낮았습니다. 1%p 차이라고 하면, 주식 시장이 호황일 때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로도 기대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기초자산은 연 10%, 커버드콜은 연 9% 명목 성장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투자 원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각 10%와 9%만으로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차이는 10% / 9% - 1 = 11%입니다. 1년을 기준으로 보면 기초자산으로 1개월 생활비가 더 나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집니다. 인플레이션이 연 3%라고 하면 기초자산으로는 연 7%, 커버드콜로는 연 6%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정도만 꺼내 써야 자산의 현재 가치가 유지됩니다. 나머지는 재투자해야 합니다. 이제 기초자산과 커버드콜의 차이는 7% / 6% - 1 = 16%로 늘어납니다. 2개월치 생활비 차이가 됩니다.

글의 분량상 세금을 고려한 경우는 추가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배당과 매도로 만든 현금에 대해 적용되는 실효 배당소득세율은 다릅니다. 계좌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 계좌라면 세금 고려 시, 생활비 차이는 3개월치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본인만의 합리적인 투자 전략이 확고하게 있거나, 시황을 분석하여 적절히 단기적으로 매매하거나, 투자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 소량 보유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커버드콜은 투자할 필요가 없는 상품입니다. 투자에 더 유리한 기초자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자산도 앞의 세 가지 경우에는 투자 가치가 있기에, 커버드콜은 일반 투자자가 장기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을 권하는 책이나 동영상이 널려 있습니다. 자산운용사는 월배당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마치 안정적으로 월급을 주는 상품처럼 투자자에게 소개합니다.

속지 마십시오.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여러분의 불안감을 부추기며 거짓을 말하고 있거나, 충분히 알지 못하면서 잘못된 정보로 아는 척하는 것입니다. 설마 그렇겠냐고 생각되시면, 이 글을 그분들에게 보여 주고 의견을 들어 보십시오.

그분들이 논리적인 반론과 함께 커버드콜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한다면, 이에 대해 논문을 쓰라고 권하십시오. 해리 마코위츠가 70년전에 쓴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 관한 논문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듯, 그분들은 미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 후보자가 되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커버드콜은 비합리적인 투자 자산이지만, 투자자가 선택하는 까닭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연구는 행동 경제학에 큰 기여를 하게 되는 셈이니, 여전히 노벨 경제학상 수상 후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도저도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합리적으로 설명만 가능하다면, 적어도 노벨 마케팅상을 노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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