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페어 트레이딩 (내 짝꿍은 누구? 통계적 분석을 이용하여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롱숏 전략)

오렌지사과키위 2024. 4. 23. 19:06

이전 글에서 시장 변동성을 헤지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투자 전략의 하나로 롱숏 전략을 소개하였습니다. 헤지 펀드의 태동이 된 롱숏 전략은 상승이 예상되는 자산에 대해서는 매수 포지션을, 하락이 예상되는 자산에 대해서는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투자 전략입니다. 이전글: 롱숏 전략이란?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적인 투자 전략, 하일닉스와 오성전자)

롱숏 전략과 형식적으로 유사한 투자 전략으로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이 있습니다. 페어 트레이딩도 일부 자산에 대해서는 매수 포지션을, 나머지 자산에 대해서는 매도 포지션을 취하여, 시장 중립적인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롱숏 전략과 페어 트레이딩은 형식적으로는 비슷하지만 그 근거는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페어 트레이딩이란 무엇이고, 롱숏 전략과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투자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글에 등장하는 종목은 롱숏 전략의 설명과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예입니다. 이 글에서의 롱숏 전략은 펀더멘털 롱숏 전략을 의미합니다. 크게 보면 페어 트레이딩도 롱숏 전략의 하나입니다.

롱숏 전략과 페어 트레이딩의 차이점

페어 트레이딩은 형식적으로는 롱숏 전략과 차이가 없습니다. 롱숏 전략을 넓게 해석하면, 페어 트레이딩을 포함하압니다. 여기서는 펀더멘털(fundamental) 롱숏 전략과 페어 트레이딩과의  차이를 살펴봅니다.

이전 글에서 예로 든 하일닉스와 오성전자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신규 상품인 aHBM(Advance High Bandwidth Memory)을 먼저 개발한 하일닉스의 주가는 상승하고, 후발 주자인 오성전자의 주가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일닉스에 대해서는 매수 포지션을, 오성전자에 대해서는 매도 포지션을 취하면 롱숏 전략이 됩니다.

두 회사가 지금까지 동일한 수준의 상품을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출시해 왔으며, 시장 점유율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하일닉스의 aHBM 선개발에 의한 주가 변동의 차이는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오성전자도 곧이어서 동일한 상품을 출시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성능이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두 회사의 주가 변동은 단기적으로는 차이가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사한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회사는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정하에서, 하일닉스의 주가가 충분히 상승했고, 오성전자의 주가가 충분히 하락했다면, 하일닉스에 대해서는 매도 포지션을, 오성전자에 대해서 매수 포지션을 취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두 종목의 수익률이 비슷할 거라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페어 트레이딩은 롱숏 전략처럼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혼합한 형태이지만, 그 근거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롱숏 전략을 쓸 때에는 연역적으로 추론한 결과가 (예를 들어 aHBM의 높은 마진으로 하일닉스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연역적으로 추론한 결과일 필요는 없습니다.)

페어 트레이딩을 쓸 때에는 귀납적(통계적)으로 추론한 결과가 (예를 들어 지난 10년간 두 회사의 장기 수익률이 엇비슷했고, 최근 3개월간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다는 분석)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귀납적으로 추론한 결과일 필요는 없지만, 귀납적으로 검증을 합니다.)

다른 각도에서 살펴본다면, 롱숏 전략은 오를 법한 주식을 매수하고, 내릴 법한 주식을 매도하는 전략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페어 트레이딩은 많이 오른 주식을 매도하고, 많이 내린 주식을 매수하는 역추세전략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말이지만, 왜 오르거나 내릴 거라 예상하는지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페어 트레이딩의 효과는 롱숏 전략과 동일합니다. 시장 변동성과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일부 상쇄하여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안정화하는데 기여하게 됩니다.

내 짝꿍은 누구?

페어 트레이딩의 후보는 연역적 또는 귀납적으로 추려낼 수 있습니다. 연역적으로 선별할 경우에도 귀납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데이터에서 장기 가격 변동 흐름은 유사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의 차이가 자주 그리고 크게 발생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귀납적으로 페어 트레이딩 자산 후보를 추려내는 방법은 상당히 많습니다. 참고: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의 뜻과 대표 알고리즘 21가지

여기서는 페어 트레이딩의 예를 두어 가지 소개합니다. 주의: 이런 방법이 있다는 예시일 뿐, 이렇게 하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사입니다. 해외여행 수요에 따라 두 회사의 수익이 결정된다고 하겠습니다.

항공사는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났다고 비행편을 갑자기 늘릴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해외여행 수요가 줄었다고 비행편을 당장 줄일 수도 없습니다. 비행기 운항에 소요되는 고정 비용이 상당하기에, 해외여행 수요에 따라 항공사의 수익이 변하게 됩니다.

아시아나 항공이 대한항공보다 항공권 가격을 5% 낮춘다고, 아시아나 항공으로 고객이 쏠리지 않습니다. 고객의 충성도(loyalty)나 비행기의 출발도착 시간의 영향도 크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이번 분기 실적이 좋을 거라 예상해서 주가가 오른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일 어느 한쪽이 덜 오른다면, 덜 오른 종목은 매수하고, 많이 오른 종목은 매도하는 페어 트레이딩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물과 선물

선물은 만기가 되면 현물과 가격이 동일해집니다. 동일한 자산에 대한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을 비교하여 높게 평가된 자산을 매도(공매도)하고, 낮게 평가된 자산은 매수할 수 있습니다.

선물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충분히 낮아서 선물만 매수한다면, 만기 시 현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이 날 뿐, 절대적인 수익이 난다는 보장을 할 수 없습니다. 현물과 선물 모두 만기 때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한 매매는 기계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개인이 수익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정리하며

페어 트레이딩은 장기적으로 유사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두 자산의 가격이 단기적으로 차이가 커질 때, 낮은 가격의 자산을 매수하고, 높은 가격의 자산을 매도하는 투자 전략입니다. 크게 보면 롱숏 전략의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그 효과도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펀더멘털) 롱숏 전략은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매수하고, 상대적으로 덜 오를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매도하여, 시장 변동성을 헤지하고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페어 트레이딩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하지만, 매수와 매도의 근거가 통계적 경향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페어 트레이딩은 과거 데이터를 가공하여 후보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관련 정보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도움이 되었다면, 이 글을 친구와 공유하는 건 어떻까요?

facebook twitter kakaoTalk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