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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미국 장기 채권에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자산 배분 전략과 효율적 투자선)

오렌지사과키위 2024. 4. 28. 13:38

자산 배분 전략은 여러 자산을 함께 편입합니다. 수익률 저하를 최소화하면서 위험에 노출될 확률을 낮추기 위함입니다. 투자는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자산 배분 전략의 하나는 주식과 채권을 혼합하는 것입니다. 6 : 4 전략이라면,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투자합니다. 주기적으로 또는 비중이 충분히 바뀌면, 본래 비중인 6 : 4로 다시 맞추는 리밸런싱(rebalancing)을 수행합니다.

은퇴를 앞둔 갑돌이도 5년 동안 2.7억원의 금융 자산을 3억원으로 안정적으로 불리기 위해, 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포트폴리오를 선택하였습니다. 참고: 자산 배분은 장기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투자 포트폴리오, 갑돌이의 은퇴 자금 마련 #3)

여러 투자 입문서에서 소개하는 주식과 채권에 6 : 4로 투자하는 전략은 근거가 있을까요? 만일 있다면 한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까요?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자산을 혼합하는 이유 (분산 투자)

모든 자산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투자자는 이를 예상하여 투자할 자산을 선별하고 비중을 결정합니다. 투자자가 1년 뒤에 자산 A는 20%, 자산 B는 10%가 오를 거라 예상한다면, 자산 A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예상은 틀릴 수 있습니다. 자산 A는 -10% 손실이 나고, 자산 B는 30% 급등할 수 있습니다. 자산의 수익률에 대한 예상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고려해서 확률 분포 형태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자산 A의 수익률을 [ -10%, 20%, 50% ] 중에 하나로 예상했습니다. 자산 B의 수익률을 [ -10%, 10%, 30% ] 중에 하나로 예상했습니다. 각각 1 / 3의 확률이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연속적인 확률 분포는 설명과 이해에 어려움이 있기에 단순화하였습니다.

자산 A에 투자하면 기대 수익률은 (-10% + 20% + 50%) / 3 = 20%이고, 자산 B에 투자하면 기대 수익률은 (-10% + 10% + 30%) / 3 = 10%입니다. 앞서 내린 투자 결정은 기대 수익률이 높은 자산 A를 선택한 경우입니다.

두 자산에 반반씩 투자하면 아래와 같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참고: 두 자산 간에 상관관계가 없다고 가정한 경우입니다.

자산 A \ 자산 B -10% 10% 30%
-10% -10% 0% 10%
20% 5% 15% 25%
50% 20% 30% 40%

자산 A나 자산 B에만 투자하면 -10%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1 / 3입니다. 반반 혼합을 하면 그 확률이 1 / 9로 줄어듭니다. 반대급부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없어지거나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대 수익률은 두 자산의 평균인 (20% + 10%) / 2 = 15%가 됩니다.

성격이 다른 자산을 적절히 혼합하면 수익률의 변동성이 줄어듭니다. 개별 자산 수익률의 변동성이 일부 서로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위의 표에서는 자산 A는 상승하고, 자산 B는 하락한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은 어떻까요? 아래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와 미국 장기 국채 ETFTLT의 수익률의 상관계수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상관계수는 두 변수가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가졌는지 수치화한 것입니다.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면 양의 상관관계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면 음의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x축은 20거래일을 1개월로 가정하였습니다. x가 4인 경우는 SPY와 TLT의 4개월(4 × 20거래일 = 80거래일) 후 수익률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가졌는지 나타냅니다.

SPY와 TLT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주식(SPY)이 상승하면 채권(TLT)은 하락하고, 주식(SPY)이 하락하면 채권(TLT)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SPY와 TLT는 투자 기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인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SPY와 TLT처럼 음의 상관관계가 있으면, 혼합했을 때 수익률의 변동성은 더 많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참고: 상관계수는 절대적인 변동값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KODEX 200KOSPI 200 지수의 일간 수익률 변동을 따르며, KODEX 레버리지는 2배로 추종합니다. KODEX 레버리지와 KODEX 200의 일간 수익률은 1의 상관계수를 가질 것입니다. 하지만 KODEX 레버리지의 일간 수익률 변동폭은 KODEX 200의 2배입니다.

주식과 채권을 어떤 비중으로 혼합해야 할까?

SPY와 TLT를 어느 정도 비중으로 혼합하는 것이 좋을까요? 투자 목표에 달려 있습니다.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면, SPY에 100%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주의: 모든 분석은 과거 데이터에 기반합니다. 과거에 이러한 경향을 보였다는 의미이지, 미래에도 그 경향이 이어질 거라는 보장이 아닙니다.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보다 신뢰성 높은 예측으로 느끼는 것은 착각입니다. 작년 중학교 1학년 국어 평균 점수가 85점이었다는 것과 좀 더 세밀하게 85.27점이었다는 것은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미래 예측의 신빙성이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위험을 고려한다면, 수익률의 변동성을 낮출 필요가 있기에, 주식과 채권을 혼합하는 방식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위험은 정의하기 나름이고, 크게 보면 투자 목표에 포함됩니다. 5년 뒤에 투자금을 회수할 때, 원금 훼손 가능성을 5% 이하로 낮추겠다고 목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 매달 100만원씩 인출해서 사용하는데, 10년 이내에 원금이 바닥날 확률이 1% 이하이기를 바랄 수도 있습니다.

위험은 확률적으로 추정해야 합니다. 기대 수익률은 평균값입니다. 이를 그대로 사용하면 예상보다 높은 확률로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참고: 은퇴 자금에서 얼마씩 꺼내 써야 할까? (갑돌이의 은퇴 자금 관리)

투자자마다 위험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보편적인 위험 척도의 하나인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위험으로 간주합니다.

아래는 SPY와 TLT를 혼합했을 때 1년(240거래일) 수익률(Mean)과 표준편차(Std)를 나타낸 것입니다. 매일매일 고정 비율 리밸런싱을 한 경우입니다. 참고: 1년이 아닌 다른 기간으로 분석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x축은 주식 자산이라 할 수 있는 SPY의 비중입니다. x = 40% 지점은 SPY 40%, TLT 60%로 투자한 포트폴리오입니다.

파란 선(Mean)은 SPY 비중에 따른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입니다. SPY의 기대 수익률이 TLT보다 높기에, SPY 비중이 증가할수록 기대 수익률은 높아집니다.

노란 선(Std)은 포트폴리오의 표준편차입니다. TLT 100%(왼쪽)와 SPY 100%(오른쪽)인 양끝을 보면, 표준편차가 상당히 높습니다. 두 자산을 혼합하면, 표준편차가 줄어들기에 U자 모양을 그리게 됩니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참고: 표준편차(변동성 척도의 하나)를 위험으로 가정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위험이 가장 낮은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위험을 극도로 회피하게 되면 수익률이 낮아져서 투자라는 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투자는 위험과 수익률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위험하지만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포트폴리오와, 덜 위험하지만 수익률이 낮은 포트폴리오가 있을 때 이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간단한 방법의 하나는 위험 대비 수익률로 비교하는 것입니다. 수익률을 위험으로 나누게 되면, 단위 위험 당 수익률이 나옵니다. 마트에서 용량과 가격이 다른 동종 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100g당 가격을 표시해 놓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샤프 비율(Sharpe Ratio)은 수익률 / 표준편차로 위험 대비 수익률, 즉 투자 효율을 나타내는 척도의 하나입니다. 그래프에서 초록선(Sharpe Ratio)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참고: 샤프 비율을 계산할 때 무위험 수익률은 0%로 가정하였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SPY 58% + TLT 42% 지점에서 샤프 비율이 최대화가 됩니다. 흔히 말하는 6 : 4 포트폴리오입니다. 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이용하여 자산 배분을 한다면, 6 : 4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은 나름 합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 투자선(Efficient Frontier)

앞에서 살펴본 3개의 선이 그려진 그래프는 다소 복잡합니다. 보다 이해하기 쉽게 표시한 것이 아래와 같은 효율적 투자선입니다.

그래프에서 x축은 위험도로 설정한 표준편차이며, y축은 수익률입니다. 참고: CAGR로 수익률을 표시하는 경우가 합리적이지만, 여기서는 앞에서 생성한 산술 연평균수익률을 사용합니다. 표준편차는 산술 연평균수익률 데이터로 계산한 것입니다.

각 점은 SPY와 TLT 비중이 다른 포트폴리오입니다. 1% 단위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기에 총 101개의 점이 있습니다. 빨간 별은 샤프 비율이 최대화되는 SPY : TLT 비중이 58% : 42%인 포트폴리오입니다.

점들이 이어지는 것처럼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 선이 효율적 투자선입니다. 이 예에서는 SPY와 TLT 두 개의 자산만 고려했기에 선으로 나타납니다. 이보다 많은 수의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 효율적 투자선 오른쪽이 채워진 도형 형태가 됩니다.

효율적 투자선에 대한 조금 더 깊은 해석 방법은 효율적 포트폴리오의 예와 해석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한국인도 6 : 4 자산 배분이 좋을까?

한국인도 6 : 4의 자산 배분이 적절할까요? 한국인은 원화를 사용합니다. SPY와 TLT는 달러 자산입니다. 그러니 환율을 고려해야 보다 정확하게 자산 가격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SPY와 TLT 그리고 환율(USD/KRW2)의 상관계수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환율(USD/KRW2)은 2거래일 환율의 평균입니다. 환율 데이터는 한국 시간을 기준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SPY는 날짜는 동일하지만, 한국 시간으로는 다음날 새벽까지 거래됩니다. 그 사이 환율이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이를 감안해서 2거래일 평균 환율을 사용하였습니다.

환율은 TLT보다 더 큰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0.8 정도의 상관계수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TLT보다 훨씬 효율이 높은 SPY의 보조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환율은 몇 배로 해 드릴까요? (주식 레버리지와 환율 레버리지)

아래는 SPY + TLT 포트폴리오의 연수익률과 표준편차를 달러화(미국인)와 원화(한국인)로 표시한 것입니다.

그래프가 조금 복잡해 보입니다만, 몇 가지 짚어 보겠습니다. 그래프에서 실선은 달러화, 점선은 원화입니다.

맨 왼쪽 TLT 비중이 100%일 때 연수익률은 달러화(대략 4%)보다 원화(대략 6%)가 높습니다. 원화로 볼 때 실제 수익률(CAGR)이 높기 때문이 아닙니다. 노란 선을 보면 달러화로는 대략 13%의 표준편차를, 원화로는 대략 20%의 표준편차가 있습니다.

TLT를 원화로 환산했을 때 높은 표준편차를 가지기에 산술 연평균수익률이 함께 높아진 것입니다. 기하 연평균수익률은 원화와 달러화가 거의 동일합니다. TLT 수익률의 표준편차가 원화로 볼 때 더 커지는 이유는, TLT 수익률과 환율은 양의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노란 선의 표준편차는 달러화의 경우 50% 정도 지점에서, 원화의 경우에는 70% 정도 지점에서 최소가 됩니다. 58% 지점에서 샤프 비율이 최대화되는 달러화와는 달리, 원화는 76% 지점에서 샤프 비율이 최대가 됩니다.

미국 주식과 미국 채권에 대해서 미국인은 6 : 4 포트폴리오가 합리적이라고 한다면, 한국인은 3 : 1 포트폴리오가 합리적입니다. 환율이라는 요인에 의해 한국인은 미국인에 비해 주식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 이는 미국 주식과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입니다. 한국 주식과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달러화와 원화로 본 효율적 투자선

아래는 달러화와 원화의 효율적 투자선을 함께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파란색이 달러화, 빨간색이 원화입니다. 별 표시는 샤프 비율이 최대인 포트폴리오입니다.

x값이 같으면 동일한 위험에 노출된 경우입니다. 동일한 위험에 수익률이 높거나, 동일한 수익률에 위험이 낮다면, 상대적으로 우위(dominant)에 있는 포트폴리오입니다.

달러화로 볼 때 12% 위험인 점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SPY 80%이며, 다른 하나는 SPY 9%입니다. 그래프에 각각 O와 X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동일한 위험이지만, SPY 80%의 수익률은 SPY 9%의 수익률보다 높습니다. 우위에 있는 SPY 80%만 고려하면 됩니다. 

우위에 있는 포트폴리오만 모아서 다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원화는 환노출 상품이며, 달러화는 환헤지 상품입니다. 참고: 환헤지를 위한 추가 비용은 고려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모든 파란 점은 같은 x값(위험)에 수익률이 더 높은 빨간 점이 위에 있거나, 같은 y값(수익률)에 위험이 더 낮은 빨간 점이 왼쪽에 있습니다. 한국인은 미국 주식과 미국 채권 혼합 포트폴리오로 장기투자하는 경우, 환노출이 환헤지보다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 전체 자산에 대한 환노출/환헤지입니다. 개별 자산에 대한 한노출/환헤지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자산 배분 투자는 수익률 저하를 최소화하면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합니다. 개별 자산의 위험이 일부 상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인의 경우 주식과 채권에 6 : 4로 투자하는 전략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위험 척도의 하나인 표준편차를 수익률과 비교한 샤프 비율이 최대화될 수 있는 비중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원화로 생활하기에 환율이라는 요인이 추가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6 : 4 보다는 3 : 1 비중이 보다 적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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