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저 PER, 저 PBR은 더 이상 효용 가치가 없는 지표일까? (저 PER, 저 PBR, 고배당률 종목의 수익률 변화 추세)

오렌지사과키위 2024. 5. 4. 16:44

투자를 단순하게 정의하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의 선별하여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행위입니다. 주식 투자라면 종목이 그 대상이 됩니다. 참고: 현실에서는 투자 위험도 고려해야 하기에, 마냥 기대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만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투자 가능한 종목은 많습니다. 2024년 5월 2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는 우선주를 포함하여 953 종목이 상장되어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두 배 정도인 1,727 종목이 투자 가능합니다. 여기에 ETF가 856종, ETN이 382종이 있습니다. (2024년 5월 3일 기준)

코넥스(KONEX) 시장도 있고, 파생 상품이라 할 수 있는 ELS(ELB, DLS, DLF 포함)도 있습니다. 해외 주식은 국내 주식보다 훨씬 수가 많습니다.

주식으로만 한정하여도 투자 가능한 종목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본다는 것은 개인 투자자에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합리적인 1차 선별 조건을 이용하여, 살펴볼 종목수를 줄이는 탑다운(Top Down)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1차 선별 조건은 기본적 분석에 사용되는 척도일 수도 있고, 주가 흐름에서 도출되는 기술적 지표일 수도 있습니다. 시총 상위 20% 내에 포함된 종목 중에서, PER가 가장 낮은 30개 종목을 선별할 수 있습니다. 최근 3개월 내에 52주 최저가를 찍고 10% 이상 반등한 종목 100개를 선별할 수도 있습니다.

선별 조건이 유용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백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낚시로 말하자면, 과거 물고기가 잘 낚였던 명당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기본적 분석 지표인 시총(시가총액),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배당률이 종목 선별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코스피 시장의 과거 데이터로 살펴봅니다.

업데이트(2024. 5. 8): 처음 작성한 글의 데이터에는 생존 편향이 있었습니다. 상장 폐지 시 -100% 손실로 반영하여 수정하였습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투자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가 총액, PER, PBR, 배당수익률을 이용하는 기초적인 1차 선별 방법을 소개하고 분석합니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이보다 고도화된 방법을 사용하기에, 해당 지표들의 유효성이 분석 결과와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및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종목 선별 조건과 가설 그리고 데이터

종목을 선별하는 조건은 합리적인 가설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백테스트는 이 가설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거꾸로 백테스트로 적절한 종목 선별 조건을 찾아내고, 이를 해석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상위 시총

시총 상위 (또는 업종별 시총 상위) 종목은 매출이 경쟁사에 비해 클 것입니다. 원가 우위에 있을 수 있습니다. 투자도 더 많이 할 수 있어 신제품 개발에 유리할 것입니다. 광고 효과가 더 높은 모델을 기용할 수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점차 높아질 것이고, 수익도 늘어날 것입니다. 투자하기에 적절한 종목일 수 있습니다.

시총을 계산할 때에는 자사주를 제외해야 합니다. PER, PBR, 배당수익률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사주를 이들 지표 계산에 포함하면 착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EPS가 높아지거나, ROE가 개선된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이들 지표는 자사주 매입 단계에서 변동됩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은  자사주 제외 시총을 따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참고: 100억원짜리 기업을 1조원으로 만드는 법 (자사주 매입과 시가총액, 그리고 제빵 오형제)

이러한 관점(가설)에서 시총 상위 종목을 선별하는 것은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시총 대신 시총의 효과로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의 증가, 시장 점유율의 확대, 수익의 증가, 신제품 개발비의 증가와 같은 기준으로도 선별할 수 있습니다.

저 PER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은 주가 / 1주당 당기순이익 또는 시총 / 당기순이익으로 계산됩니다. PER는 순이익률의 역수입니다. PER가 20이라면 1 / 20 = 5% 순이익을 만드는 셈입니다. 

PER, PBR, 시가배당률과 같은 재무 지표를 종목 선별에 이용할 때에는, 언제 생성된 데이터이고, 어떻게 가공했는지를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재무 데이터에서 도출한 투자 지표의 경우, 주가는 해당 시점의 주가를 사용하고, 다른 데이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져옵니다. 2024년 5월 3일을 기준으로,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살펴본 삼성전자의 최근 3일 주요 투자 지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일자 종가 EPS PER BPS PBR 주당배당금 배당수익률
2024/05/03 77,600 2,131 36.41 52,002 1.49 1,444 1.86
2024/05/02 78,000 2,131 36.60 52,002 1.50 1,444 1.85
2024/04/30 77,500 8,057 9.62 57,822 1.34 1,444 1.86

2024년 4월 30일과 2024년 5월 2일 사이에 EPS(Earnings Per Share; 주당순이익)가 8,057원에서 2,131원으로 크게 변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결산월은 12월인데,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는 2023년 사업보고서가 2024년 5월 2일에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참고: 삼성전자의 경우 분기 마감 후 1~2주 이내에 잠정실적을 발표합니다. 사업보고서의 경우 결산시점 후 90일이 마감입니다. 삼성전자는 대개 2월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합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은 3월말까지(12월이 결산월인 경우) 상장 회사들의 사업보고서를 받습니다. 1개월간 검토한 후 5월초에 데이터로 반영합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의 데이터는 시장에 비해 최대 4개월 정도 늦은 시차로 반영됩니다.

삼성전자는 2022년에 비해 2023년 수익이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EPS가 1 / 4 정도로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PER도 4배 정도 높아졌습니다. 상대적으로 주당순자산(BPS)은 10% 정도만 줄었기에, PBR의 변화는 적습니다. 배당은 그대로 유지되고 주가는 연속적이었기에, 배당수익률은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 4월 30일에는 저평가(저 PER)였다가, 하루가 지난 5월 2일에는 고평가(고 PER)가 된 것입니다.

PER, PBR, 배당수익률은 모두 지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를 그대로 이용하여 종목을 선별한다는 것은, 기업이 과거와 동일한 실적을 거둔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입니다. 위의 삼성전자의 예와 같이 그 가정이 크게 틀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과거 EPS로 계산한 현재 PER가 낮다고 저평가인 것은 아닙니다. 미래 EPS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 예상하고, PER가 낮다면 저평가일 수 있습니다. 미래 EPS가 지금보다 낮아질 거라 예상한다면, PER가 낮다고 저평가가 아닐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고평가일 수도 있습니다.

PER로 종목을 선별하기 위해서는 과거 EPS가 아닌, 미래 EPS를 추정하여야 합니다. 미래 EPS로 계산한 선행 PER를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미래 EPS가 합리적으로 추정되었다는 가정하에서 입니다.)

저 PBR

PBR(Price to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은 주가 / BPS(주당순자산가치) 또는 시총 / 순자산으로 계산됩니다.

제일커피가 100억원의 자본금(순자산)과 100억원의 대출을 합해 200억원의 총자산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일커피가 사업을 경쟁력 있게 잘하고 있다면, 제일커피의 가치인 시총은 100억원 이상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 동일하게 100억원의 사업자금이 있다 하더라도, 제일커피를 쉽게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PBR은 1 이상이 됩니다.

반대로 제일커피가 사업을 잘 못하고 있다면, 사업자금 100억원을 은행 예금에 넣거나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제일커피의 시총은 100억원 이하가 될 것입니다. PBR은 1 이하가 됩니다.

저 PBR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해당 기업이 사업을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고, 앞으로 경영을 잘하면 투자 효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현재는 사업을 잘 못하니 투자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종목으로 볼 수도 있고, 미래에 개선될 여지가 있으니 투자하기에 적절한 종목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 PBR로 종목을 1차 선별했다면, 개별 종목의 투자 효율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삼삼커피는 매장을 열 부동산을 직접 취득합니다. 상당한 투자금이 필요합니다. 부동산과 커피 경기가 모두 좋지 않다면, 삼삼커피의 순이익과 PBR 모두 낮을 것입니다.

삼삼커피의 커피 매장 자리에 빵집을 열면 수익이 크게 증가할 거라 예상했다고 하겠습니다. 삼삼커피가 커피 이외의 다른 업종에도 진출할 의지가 있다면,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삼삼커피가 부동산을 팔고 임대로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회수한 현금을 재투자해서 매장을 늘여 경쟁력을 높이거나,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PBR이 높아지게 됩니다.

어느 상황이든 삼삼커피 입장에서는 일종의 모험입니다. 빵집을 열었더니 기존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낮아서, 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동산을 팔았더니, 다음 해 부동산 경기의 호황으로 임대료가 올라,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기에 무엇이 좋을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경영진이 부동산 경기가 무난하게 상승할 거라 예상한다면, 단기적으로 PBR을 높이기 위해 매장을 파는 행위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기업을 계속 경영(또는 경영권을 상속)하고자 하는 경영진과, 언제라도 다른 투자처로 투자금을 옮길 수 있는 일반 주주는, 기업의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 국내 증시 만년 저평가란 무엇일까? (저 PBR과 투자 효율 그리고 위험 회피)

고배당률

고배당은 주가에 비해 배당금이 많은 경우입니다. 기업이 합리적이라면, 순이익에서 미래에 필요한 투자금을 제하고 배당을 실시할 것입니다. 그러니 배당률이 높다면, 이 정도로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더라도, 기업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자신감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매년 꾸준한 이익이 발생하지만, 시장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아 재투자 효율이 낮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배당률은 종목을 선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지표의 하나이지만, 다른 지표와 마찬가지로 왜 배당을 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꾸준히 성장하면서 배당을 실시하는 경우와 정체된 상황에서 배당을 실시하는 경우는 기업의 미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별 조건과 저평가

시총 상위, 저 PER, 저 PBR, 고배당률이 저평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각각에 걸맞은 추가 조건이 충족되어야 최종적으로 저평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1차 선별 조건은 보다 깊게 분석해 볼 종목의 수를 가능한 줄이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선별 조건이 충분히 유효하다면, 효율적으로 투자 검토 대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낚시 명당은 다른 자리에 비해 월척을 낚을 확률이 높은 자리이지, 낚은 모든 물고기가 월척이 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백테스트로 선별 조건을 분석하는 이유는, 낚시 명당에 해당되는 조건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종목 선별 효과를 위한 백테스트 조건

종목 선별 지표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아래와 같은 조건으로 백테스트를 시행했습니다.

  • KRX 데이터정보시스템의 2003년 5월부터 2024년 5월까지 21년간의 데이터를 이용합니다. 
  • 매해 5월 마지막 거래일에 코스피 시장의 시총 상위 200개 종목으로 유니버스(universe)를 구성합니다. (몇몇 종목은 데이터 부족으로 누락되었습니다. 예: 맥쿼리인프라) 참고: 최근에는 5월 초에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의 데이터가 업데이트되지만, 과거에는 3월 또는 4월에 업데이트된 경우도 있습니다.
  • 종목 선별 지표인 상위 시총(CAP), 저 PER(PER), 저 PBR(PBR), 고배당률(DIVR)로 유니버스 내 상위 20%(40개) 종목을 선택하여 동일가중으로 1년간 투자합니다.
  • 개별 종목의 배당금은 1년 후 해당 종목의 주가에 반영하여 수익률을 계산합니다.
  • 투자 기간 동안 상장 폐지된 종목은 전액 손실(-100%)로 처리합니다.
  • 세금과 각종 수수료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상위 시총에 투자했을 때

아래는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상위 시총 종목에 투자한 누적 성과입니다.

세로축은 로그입니다. 1.5⁰ = 1이 원금에 해당됩니다. 세로축 한 칸은 50%씩 증가합니다. 파란 선은 기준이 되는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에 배당재투자한 결과입니다.

노란 선인 CAP 200은 동일가중으로 투자한 경우입니다. CAP 200은 유니버스와 동일한 시총 상위 200 종목에 동일가중으로 투자한 결과입니다.

전반적인 경향은 유사한데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16년까지는 KOSPI 200에 비해 CAP 200이 더 나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세로가 로그축이기에 상대적으로 우위가 지속되면 차이가 계속 벌어지게 됩니다.

2015년까지 누적으로 KOSPI 200은 296% 수익률을, CAP 200은 450%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CAP 200의 수익률은 KOSPI 200의 1.52배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시총 상위 200 종목 내에서 최상위 종목에 비해 하위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시총 상위 10, 20, 40, 100 종목에 동일가중으로 투자한 결과를 함께 표시한 것입니다.

하단부터 점선으로 표시된 선이 CAP 10, CAP 20, CAP 40, CAP 100입니다. CAP 40은 KOSPI 200보다 성과가 조금 미진했고, CAP 100은 CAP 200과 거의 동일했으며, 장기적으로 KOSPI 200과 유사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코스피의 경우 시총 상위 100위 정도까지를 대형주, 101 ~ 300위 정도를 중형주, 그 외를 소형주로 분류합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대형주 중에서 시가 총액이 낮은 종목(41 ~ 100위)이 크게 상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 대형주 [나무위키]

2010년대는 스마트 베타 ETF가 활발하게 출시되던 시기입니다. 스마트 베타 ETF는 팩터(factor)라고 불리는 기본적/기술적 지표를 활용하여 종목을 선별하고 비중을 결정합니다. 팩터는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게 설계합니다.

스마트 베타 ETF는 비중 결정 방식도 포함하는데, 이 당시 출시된 상품의 대부분은 동일가중 방식으로 종목을 편입했습니다. 10년 정도의 기간에 대한 백테스트 상으로는 동일가중이 시총가중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기에, 자연스럽게 동일가중 방식을 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10년간은 반대로 시총이 높은 종목의 수익률이 더 좋아서, 동일가중보다 시총가중이 더 유리했습니다. 동일가중 방식으로 종목을 편입한 스마트 베타 ETF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했고, 투자자의 외면으로 무더기 상장 폐지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 그 많던 스마트 베타 ETF는 어디로 갔을까?

미국의 경우 ETF 시총 상위 10위 내에 2개의 스마트 베타 ETF가 있습니다. 뱅가드사의 VUG( Vanguard Growth ETF)VTV(Vanguard Value ETF)입니다. 각각 성장주가치주에 투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ETF는 시총(유동시총)가중 방식으로 종목을 편입합니다.

참고: 10년이 넘는 기간이라면 백테스트의 신뢰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0년 동안 금리가 크게 하락한 시기가 1회 있었다면, 금리에 영향을 크게 받은 자산(종목, 업종이나 국가)의 수익률은 변동성이 커지게 됩니다. 여러 선별 조건을 비교 분석하면, 간접적으로 이러한 상황에 유용한 조건이 선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리의 하락 사이클 1회는 10년을 놓고 보면, 발생 빈도가 1회에 불과합니다. 일종의 과최적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 PER, 저 PBR, 고배당률에 투자했을 때

아래는 시총 상위 200 종목 중에서 시총, 저 PER, 저 PBR, 고배당률 상위 40 종목에 투자한 성과입니다.

21년간 전체를 보면, 시총을 제외한 모든 선별 조건의 최종 성과가 비슷합니다.

PER 40과 PBR 40은 2010년까지는 상당히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그 이후로는 시장에 비해 초과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배당률(DIVR)은 상대적으로 꾸준한 초과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초과 성과의 변화 경향을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해 KOSPI 200과의 상대 성과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래프에서 세로축은 각 선별 조건을 이용하여 5년간 투자했을 때, KOSPI 200에 비해 연평균 얼마나 많은 자산을 만들 수 있었는지 나타낸 것입니다.

값이 0이라면 KOSPI 200과 동일한 성과를 거둔 것입니다. 값이 10%라면 KOSPI 200 대비 연 10% 더 많은 자산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10%는 수익률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PBR 40은 2010년까지는(2005년부터 5년간 투자) 좋은 선별 조건이었지만, 이후로는 시장에 비해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PER 40은 2015년까지는 시장 대비 성과가 높았지만, 이후로는 시장보다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DIVR 40은 2012년까지는 PER 40에 비해 성과가 살짝 낮았지만, 이후로는 조금 높은 성과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간을 조금 더 길게 하면 전반적인 경향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10년 투자를 가정하고 생성한 그래프입니다.

알파라고 할 수 있는 시장 초과 성과가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PBR 40의 성과는 크게 하락해서 시장을 하회하고 있고, PER 40의 성과도 2020년 이후로 시장보다 성과가 좋지 못합니다. DIVR은 아직까지는 시장 대비 초과 성과는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투자할 종목은 많지만,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1차 선별 조건은 분석 대상을 효과적으로 추리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 또는 기술적 지표입니다.

1차 선별 조건을 통과했다고 해서 투자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선별 조건은 월척 10%인 장소에서 월척 20%인 장소로 자리를 옮기는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선별 조건이 유용했는지 여부는 백테스트를 통해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들 통해 과거 명당자리였는지는 알 수 있지만, 내일도 유용할지는 예상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 PER, 저 PBR, 고배당률은 분명히 과거에 유용했던 1차 선별 조건입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던 시장 초과 수익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저 PBR과 저 PER의 경우에는 확신하기 어려운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습니다. 대개의 1차 선별 조건은 그 자체만으로는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 전반에 걸쳐 저평가 요인이 해소되는(또는 해소될거라 기대하는) 장세에서는, 1차 선별 조건만으로도 상당한 초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점차 시장이 효율화되면서 이러한 가능성도 함께 줄어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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