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로 생활하는 한국인은 환율 효과로 달러화 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감소합니다. 미국 주식과 환율이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각도로 보면, 미국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미국인(환헤지)에 비해 한국인(환노출)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 미국인에 비해 얼마나 더 유리한지 과거 데이터를 이용하여 추정해 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미국 상장 주요 ETF의 CAGR과 변동성
아래는 2024년 4월 29일 자 기준으로 마켓워치(MarketWatch)에 나열된 시가 총액이 가장 높은 상위 25개 ETF 중 상위 10개를 표로 나타낸 것입니다.
순위 | 종목 코드 | ETF 이름 |
1 | SPY | SPDR S&P 500 ETF Trust |
2 | IVV | iShares Core S&P 500 ETF |
3 | VOO | Vanguard S&P 500 ETF |
4 | VTI | Vanguard Total Stock Market ETF |
5 | QQQ | Invesco QQQ Trust Series I |
6 | VEA | Vanguard FTSE Developed Markets ETF |
7 | VUG | Vanguard Growth ETF |
8 | VTV | Vanguard Value ETF |
9 | IEFA | iShares Core MSCI EAFE ETF |
10 | BND | Vanguard Total Bond Market ETF |
상위권 ETF의 대부분은 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SPY, IVV, VOO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고, VTI는 미국 시장 전체에 투자합니다. QQQ는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고, VEA는 선진국 시장에 투자합니다.
VUG와 VTV는 각각 미국 시장의 성장주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스마트 베타 ETF입니다. BND는 미국 채권 전반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25개 ETF의 CAGR과 위험(여기서는 표준편차로 본 변동성)을 좌표평면상에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산을 이렇게 표시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분산 투자의 효과에 대한 기하학적 설명 (효율적 투자선과 변동성 감소)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주의: 계산의 편의를 위해 240거래일을 1년으로 가정하여 계산한 값입니다. 미국의 경우 1년은 대략 252거래일이므로, 실제 CAGR과 표준편차와는 조금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2012년 10월 24일부터 2024년 4월 26일까지 대략 12년 6개월치 데이터를 활용하였습니다. 거의 동일한 위치에 자리하는 자산은 대표 자산 하나만 표시했습니다. SPY는 IVV 및 VOO와 유사하며, VEA는 IEFA와, BND는 AGG와 거의 동일합니다.
한국인이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한국인이 이들 ETF에 환노출로 투자하면 수익률과 변동성에 변화가 발생합니다.
변동성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빨간 화살표로, 변동성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파란 화살표로 표시했습니다.
대개의 ETF는 원화로 볼 때 수익률은 상승하고, 변동성은 줄어듭니다. 수익률이 상승한 이유는 분석 기간 동안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변동성이 줄어든 이유는 주식과 환율 간에 음의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환율은 장기적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인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미국인이나 한국인이 거두는 장기 수익률은 동일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환율에 의한 수익률 상승효과를 없애기 위해 수익률을 동일하게 두면 아래와 같은 그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식형 ETF는 원화로 환산하면 변동성이 줄어듭니다. 이에 비해 채권(BND) ETF와 금(GLD) ETF는 변동성이 높아집니다. 채권과 금은 환율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미국인에 비해 얼마나 유리한가?
변동성이 줄어들면 투자에 얼마나 유리해질까요? 얼핏 느끼기에는 장기 수익률은 동일하니 유리해지는 점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먼저 변동성은 동일하고 수익률은 다른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자산 A의 CAGR은 20%이고, 자산 B의 CAGR은 10%입니다. 두 자산 모두 변동성은 10%로 동일합니다. 동일한 금액을 1년간 투자하면 자산 A는 자산 B에 비해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산 A는 2배 유리한 것일까요? 10년을 이렇게 투자하면, 자산 A의 수익률은 (1 + 20%)¹⁰ - 1 = 519%이고, 자산 B의 수익률은 (1 + 10%)¹⁰ - 1 = 159%가 됩니다. 자산 A는 자산 B에 비해 519% / 159% = 3.3배 유리한 것일까요?
투자 기간이 달라지면, 얻게 되는 수익률의 비도 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수익률의 비 대신, 동일한 수익률을 얻기 위해 필요한 기간의 비로 비교해야 합니다. (1 + 20%)는 (1 + 10%)의 log(1 + 20%) / log(1 + 10%) = 1.91승입니다.
자산 A에 투자해서 x년이 필요한 수익률은 자산 B로는 1.91x년이 소요됩니다. 자산 A는 자산 B보다 1.91배 유리합니다. 거꾸로 말한다면, 자산 B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자산 A로는 대략 절반의 기간으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익률은 동일하고 변동성이 다른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자산 A와 자산 B의 CAGR은 10%로 동일합니다. 자산 A의 변동성은 5%이며, 자산 B의 변동성은 10%입니다.
자산 A의 변동성은 자산 B의 변동성의 절반이기에, 100% 대출을 이용하여 투자하면 동일한 변동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자산 AA라 하겠습니다. 자산 AA는 자산 B와 동일하게 10% 변동성을 가집니다. 수익률은 10% × 2 = 20%이지만, 이자를 지불해야 합니다. 대출 금리가 5%라면 최종 수익률은 20% - 5% = 15%가 됩니다.
변동성이 동일해졌으니, 자산 AA와 자산 B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1 + 15%)는 (1 + 10%)의 log(1 + 15%) / log(1 + 10%) = 1.47승입니다. 자산 AA는 자산 B보다 1.47배 유리합니다.
물가 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조금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3%라고 한다면, 자산 AA와 자산 B의 실질 수익률은 각각 12%와 7%가 됩니다. 자산 AA는 log (1 + 12%) / log(1 + 7%) = 1.68배 유리합니다.
한국과 미국은 금리와 물가 상승률이 다르며, 시간이 흐르면 계속 변합니다. 여기서는 단순하게 변동성만큼 무이자로 레버리지 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물가 상승률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동일한 수준의 위험으로 보정했을 때, 한국인이 미국인에 비해 동일한 수준의 자산 증가에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단축되는지가 아래 표에서 '투자 기간 변화' 칼럼입니다.
종목 코드 | ETF 이름 | CAGR | 투자 기간 변화 |
SPY | SPDR S&P 500 ETF Trust | 13.2% | -19.4% |
IVV | iShares Core S&P 500 ETF | 13.2% | -19.2% |
VOO | Vanguard S&P 500 ETF | 13.2% | -19.6% |
VTI | Vanguard Total Stock Market ETF | 12.8% | -20.6% |
QQQ | Invesco QQQ Trust Series I | 18.0% | -16.0% |
VEA | Vanguard FTSE Developed Markets ETF | 6.3% | -24.3% |
VUG | Vanguard Growth ETF | 15.0% | -15.8% |
VTV | Vanguard Value ETF | 11.3% | -13.4% |
IEFA | iShares Core MSCI EAFE ETF | 6.3% | -23.9% |
BND | Vanguard Total Bond Market ETF | 1.0% | 33.9% |
AGG | iShares Core U.S. Aggregate Bond ETF | 1.0% | 35.8% |
IWF | iShares Russell 1000 Growth ETF | 15.6% | -16.9% |
IJH | iShares Core S&P Mid-Cap ETF | 11.0% | -17.7% |
IJR | iShares Core S&P Small-Cap ETF | 10.5% | -15.2% |
VIG | Vanguard Dividend Appreciation ETF | 11.7% | -19.8% |
IEMG | iShares Core MSCI Emerging Markets ETF | 2.9% | -25.3% |
VWO | Vanguard FTSE Emerging Markets ETF | 3.0% | -24.7% |
VXUS | Vanguard Total International Stock ETF | 5.4% | -26.7% |
VGT | Vanguard Information Technology ETF | 19.1% | -17.1% |
IWM | iShares Russell 2000 ETF | 9.1% | -17.1% |
XLK | Technology Select Sector SPDR ETF | 18.9% | -15.4% |
VO | Vanguard Mid-Cap ETF | 11.2% | -18.2% |
GLD | SPDR Gold Shares | 2.3% | 6.8% |
VB | Vanguard Small-Cap ETF | 10.4% | -18.4% |
SCHD |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 12.0% | -17.1% |
SPY, IVV, VOO는 대략 -20% 정도 투자 기간이 단축됩니다. 미국인이 10년 동안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한국인은 8년 정도면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 채권 ETF인 BND나 AGG에 투자한다면, 반대로 1 / 3 정도 더 긴 기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현실에서는 이렇게 변동성을 고려해서 레버리지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로 투자하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투자 기간이 단축된다기보다, 미국인에 비해서 낮은 위험도로 동일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미국 주식과 환율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한국인이 미국 주식에 환노출로 투자하면 자산의 변동성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로 인해, 한국인은 미국인에 비해 조금 더 낮은 위험으로 동일한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과 미국인이 동일한 위험도를 가진 주식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면, 한국인은 미국인보다 20% 정도 짧은 기간으로 동일한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변동성을 고려한 레버리지 투자는 현실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인이 자산을 불리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더 짧다기보다, 미국인에 비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더 적다고 보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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