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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합성) (매일 초단기 콜옵션을 발행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신규 커버드콜 ETF)

오렌지사과키위 2024. 4. 20. 15:38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커버드콜 ETF 3종을 2024년 4월 23일 화요일에 신규 상장한다고 공시하였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시장 업계 4위인데, 커버드콜 ETF는 이번에 처음 출시합니다.

신규 ETF의 명칭과 기초 지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초 지수의 경우 영문 페이지에서는 일부 정보가 가려진 듯해서 일본어 페이지를 링크했습니다.

지난 글에서 곧 출시한다는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합성)이 ETF 시장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일반적인 커버드콜 상품은 아닐 듯하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지난 글: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 (ETF 시장의 승자 독식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선택 그리고 SPYI)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신규 ETF는 일반적인 커버드콜 ETF와 무엇이 다른지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인컴 ETF를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신규 상품은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추측에 기반한 설명이니 실제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 상품의 기초 자산과 콜옵션 발행 대상

커버드콜은 대개 보유한 기초 자산과 동일한 대상에 대해 콜옵션을 발행합니다. QYLD의 경우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할 수 있도록 자산을 보유합니다.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나스닥 100 콜옵션을 발행합니다. 기초 자산과 콜옵션 발행 대상이 동일한 경우입니다.

보유 자산과 성격이 조금 다른 자산에 대한 콜옵션을 발행하기도 합니다.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 H)S&P 500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에서 오랜 기간 배당을 높여온 종목 (배당귀족주) 위주로 보유합니다. 콜옵션은 S&P 500 지수에 대해 발행합니다. 정확하게 보유 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콜옵션 상품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콜옵션이 아닌 다른 파생 상품을 이용하여 콜옵션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JEPI의 경우 액티브 펀드 스타일로 안정성과 배당률이 높은 종목을 보유합니다. 콜옵션을 발행하는 대신, S&P 500 지수에 대한 ELN(Equity Linked Notes; 주가연계채권)을 최대 20%까지 매수함으로써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

더 나아가 TSLY나 NVDY와 같이  기초 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파생 상품을 이용하여 기초 자산 보유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ACE의 신규 3가지 ETF의 기초 지수 이름을 살펴보면, 기초 자산과 콜옵션 대상 자산을 알 수 있습니다. 기초 지수의 이름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을 살펴보면 됩니다.

종목 기초 자산 콜옵션 대상 자산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합성) US 500 Large Cap (S&P 500) SPY (S&P 500)
ACE 미국반도체15%프리미엄분배(합성) US Listed Semiconductor QQQ (나스닥 100)
ACE 미국빅테크7+ 15%프리미엄분배(합성) US Big Tech Top 7 Plus QQQ (나스닥 100)

각 ETF는 주제에 따라 다른 종목을 보유하며, S&P 500 또는 나스닥 100 지수에 대해 콜옵션을 발행합니다.

매일 초단기 옵션 발행 전략 - 0DTE(Zero Day to Expiration)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커버드콜 ETF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기초 자산을 보유하고, 유사한 성격의 자산에 대한 콜옵션을 발행합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신규 ETF는 어느 정도 만기가 남은 콜옵션을 발행하느냐와 프리미엄을 어떻게 모아서 분배하는지가 기존 상품과의 다소 다릅니다.

옵션은 만기가 있습니다. 초기에 상품화된 옵션은 매월 특정일로 만기가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매월 두 번째 목요일이고, 미국의 경우 매월 세 번째 금요일입니다.

최근에는 만기를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은 매주 목요일이 만기입니다. 미국의 경우 매일 만기가 되는 옵션도 있습니다. 참고: 모든 요일을 만기로 지정할 수 있기에, 매일 다음 주 같은 요일이 만기인 옵션을 발행하면, 매일 만기가 돌아오는 옵션이 있게 됩니다. 

옵션은 지수에서 파생된 상품입니다. 지수는 기간이 길수록 불확실성(또는 변동성)이 높습니다. 옵션은 만기가 짧을수록 거래량이 늘어나고, 상대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집니다.

상대적인 불확실성은 기간 대비 불확실성을 의미합니다. 지수가 20거래일(대략 한 달) 이후에 평균 ±5% 변한다면, 1거래일 이후에는 평균 ±1% 변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인 불확실성은 각각 ±5% / 20일 = ±0.25%와 ±1% / 1일 = ±1%가 됩니다.

옵션의 가격 변동은 만기가 짧을수록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옵션의 프리미엄은 지수의 변동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만기가 짧은 옵션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이 높아집니다.

매달 1개월 만기의 콜옵션을 발행하면 평균 3%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면, 매일 하루 만기의 콜옵션을 발행하면 0.2% × 20거래일 = 4%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박리다매로 총이익을 높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국내에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이 도입되면서, 이를 이용한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 상품이 최근 출시되었습니다. 콜옵션을 좀 더 자주 발행해서 프리미엄을 더 받겠다는 의도입니다. 참고: [신규 ETF]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 (프리미엄은 어떻게 결정이 되는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신규 ETF는 매일 하루 만에 만기가 돌아오는 초단기 콜옵션을 발행합니다. 이를 0DTE(Zero Day to Expiration) 옵션 전략이라고 합니다. 관련 글: 0DTE(Zero Day to Expiration) 옵션의 과열

매일 분배금 누적 전략

기초 지수명에 모두 Decrement 15% Distribution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5% Distribution은 말 그대로 15% 분배율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Decrement라는 단어는 무슨 뜻일까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신규 ETF는 매일 초단기 콜옵션을 발행하니, 프리미엄이 매일 조금씩 생길 수 있습니다. 이 프리미엄을 모아서 ETF는 1달에 한 번 정도 분배하게 됩니다. Decrement는 매일 소량의 분배금을 지불한다고 가정하고 지수에서 차감하겠다는 의미입니다.

Bloomberg US 500 Large Cap Premium (SPY) Decrement 15% Distribution Index에 대한 일본어 설명 페이지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있습니다. 설명에는 fee(수수료)라고 되어있지만, 수수료처럼 매일 차감했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다.

Bloomberg US 500 Large Cap Premium (SPY) Decrement 15% Distribution Index represents the performance of Bloomberg US 500 Large Cap Premium(SPY) Index from which a 15% per annum decrement fee is withdrawn on daily basis.

성과는 어떠할까?

미국 옵션의 만기일이 매일 돌아오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SPXW라는 옵션 상품은 S&P 500 지수에 대한 위클리 옵션인데, 2022년 5월부터 모든 요일이 만기가 될 수 있도록 변경되었습니다.

세 상품의 기초 지수는 2022년 11월 10일이 기준이며, 지수 공표는 2024년 2월 28일입니다. 이들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상품이 아직은 없기에, 앞으로의 성과가 어떻지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기초 지수는 백테스트상으로 최근 성과가 괜찮은 경우에 공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수의 최근 성과가 좋았기에, ETF로 상품화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Bloomberg US 500 Large Cap Premium (SPY) Decrement 15% Distribution Index(이하 Bloomberg)의 최근 1년 성과를 S&P 500 지수와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S&P 500 지수의 수익률은 20.28%이며, Bloomberg의 수익률은 4.33%입니다. S&P 500의 배당률이 SPY로 미루어 보아 1.27% 정도이니, 실질 수익률은 20.28% + 1.27% = 21.55%라고 할 수 있습니다.

Bloomberg 지수는 1년에 15%를 일단위로 차감한 지수이기에 실질 수익률은 4.33% + 15% = 19.33%일 것입니다. (재투자 시 이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의 발행자가 얻은 수익 분배율은 SPY의 19.33% / 21.55% = 89.70%입니다.

커버드콜은 콜옵션 발행자와 콜옵션 매수자가 기초 자산의 수익을 나누어 가지는 구조입니다. 콜옵션 매수자도 전략적으로 매매에 임하기에, 콜옵션 발행자가 기초 자산의 수익을 장기적으로 독식할 수 없습니다. 참고: 커버드콜 ETF가 기초 자산보다 수익률이 낮은 이유 두 번째 (종로 호랑이와 맨해튼 까만돌)

90%에 달하는 발행자 분배율은 커버드콜 ETF 중에서는 높은 수준입니다. 매일 초단기 콜옵션을 발행하여 효율을 높였기 때문이라 할 수도 있지만, 발행자에 편중된 분배율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정리하며

한국투자신탁증권이 출시하는 3종의 신규 커버드콜 ETF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기존 커버드콜 ETF와의 차별점은 매일 초단기 콜옵션을 발행한다는 점과, 안정적인 분배금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을 일단위로 누적한다는 점입니다.

일단위의 초단기 옵션은 시장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기초 지수의 벤치마크는 다소 과대 평가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현금 흐름 확보가 필요한 투자자에게는 고려해 볼 만한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높은 분배율을 내세우는 해외 상장 인컴 ETF는 세제면에서 한국인에게 불리한 면이 있어, 기초 자산을 매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당신이 JEPI/JEPQ를 사면 안 되는 이유 (해외 상장 인컴 ETF의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

국내 상장 인컴 ETF는 세제를 고려해서 설계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충분히 고려했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커버드콜의 주요 특성의 하나인 안정성 강화(변동성 약화) 효과가 합리적인 수준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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