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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ETF]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 (프리미엄은 어떻게 결정이 되는가?)

오렌지사과키위 2024. 3. 6. 14:33

KRX의 코스피200 위클리 커버드콜 ATM 지수를 추종하는 KB자산운용의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2024년 3월 5일에 상장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안정적인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하듯, 인컴(고배당)을 중요시하는 ETF가 계속해서 신규 상장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커버드콜 ETF는 월단위 콜옵션을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선물이나 옵션은 만기가 있습니다. 월단위 옵션의 경우 매월 두 번째 목요일이 만기입니다. 기존에 발행한 옵션은 만기에 청산되며 차액이 결제됩니다.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은 KOPSI 200 지수에 대해, 월단위가 아닌 주단위 커버드콜을 발행함으로써 커버드콜의 성과를 높이려는 상품입니다.

이제 막 상장했기에 성과를 분석할 수는 없지만, 상품의 특성과 유사 상품의 기존 성과를 살펴봄으로써 관심을 둘만한 상품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한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 ETF의 대략적인 구조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기 위해 콜옵션에 대해 설명합니다. 콜옵션 투자에 대한 소개나 추천의 의도는 없습니다. 

콜옵션의 가격

콜옵션의 가격은 변동성에서 나옵니다. (이 글에서는 콜옵션 프리미엄과 콜옵션 가격을 동일한 것으로 설명합니다)

아래는 콜옵션 가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상황을 단순화하여 간단하게 설명한 것입니다. 실제 콜옵션 가격은 투자자의 미래 예상을 포함한 여러 시장 환경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삼성전자가 지금 10만원이라 하겠습니다. 저는 삼성전자가 1달 동안 변화 없이 그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1달 뒤에 삼성전자를 10만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이 있다면, 얼마에 주고 사면 적당할까요?

0원입니다. 삼성전자를 지금 사도 10만원, 1달 뒤에 사도 10만원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나중에 사면 그동안 현금을 굴려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1달 동안 가격이 계속 올라 11만원이 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이 경우 제가 지불할 수 있는 콜옵션의 가격은 얼마가 될까요?

1만원입니다. 지금 콜옵션을 1만원에 사면, 한 달 뒤에 삼성전자를 11만원에 산 것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만기 때 삼성전자 가격은 어느 누구도 정확히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모든 콜옵션은 이론상 수익이 날 기회가 있습니다. 서로 엇갈릴 수 있는 투자자들의 예상과 시장 환경을 고려해서 콜옵션의 가격이 결정됩니다. 

  •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9만원입니다.
  • 삼성전자 콜옵션의 행사가는 10만원입니다.
  • 만기에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 이하가 될 가능성이 99%입니다.
  • 만기에 삼성전자 주가가 11만원이 될 가능성이 1%입니다.
  • 1% 확률로 1만원의 수익이 나니, 기대 수익은 100원입니다.
  • 이 콜옵션은 100원에 거래됩니다.

콜옵션의 평균적인 프리미엄은 어떻게 될까?

콜옵션의 발행자(이하 발행자)와 콜옵션 매수자(이하 매수자) 입장에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프리미엄을 추정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 ETF의 20영업일(대략 1개월) 수익률의 분포입니다. 콜옵션은 본래 지수(경우에 따라서는 개별 종목)를 기초 자산으로 합니다. 매수자는 지수를 살지 아니면 콜옵션을 살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분석과 비교의 편의를 위해 지수 대신 KODEX 200을 사용합니다.  

20영업일 이후의 KODEX 200의 수익률은 대부분 [ -10%, 10% ] 구간에 모여있습니다. 전체 평균값은 0.86%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KODEX 200을 사서 한 달간 묵혀 놓으면, 평균적으로 0.86%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0.86% 수익률을 발행자와 매수자가 나누어 가져야 합니다. 커버드콜의 수익은 기초 자산의 수익률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의 일부를 매수자에게 떼어주는 대신, 발행자는 수익의 안정성을 얻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커버드콜은 왜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넘기 어려울까? (발행자와 매수자의 수익 배분)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발행자는 프리미엄이 0%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 이하라면 돈을 주고 콜옵션을 파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0%에 팔면 어떻게 될까요? 모든 수익은 매수자가 가져가고, 모든 손실은 발행자가 떠안게 됩니다.

발행자가 최소 몇 %의 프리미엄을 받아야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아래는 발행자(Seller)와 매수자(Buyer)의 프리미엄에 따른 평균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발행자는 프리미엄이 1.6% 이상이어야 수익이 발생합니다. 매수자는 프리미엄이 대략 2.3% 이하라야 수익이 발생합니다. 해당 부분을 확대해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매수자는 콜옵션의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현재가가 10만원이고, 행사가도 10만원인 콜옵션을 1천원에 매수했다고 하겠습니다. 만기에 삼성전자가 10% 올라 11만원이 된다면, 매수자는 11만원 - 10만원 - 1천원 = 9천원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수익률로는 900%가 됩니다. 이 때문에 매수자의 수익률은 프리미엄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합니다.

발행자와 매수자의 수익률이 비슷해지는 프리미엄은 약 2.3%입니다. 대략 이 근방에서 프리미엄이 형성되게 됩니다. 

주의: 위의 그래프는 옵션의 레버리지 효과를 고려하여 산술평균으로 계산한 수익률입니다. 발행자와 매수자는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나누어 가집니다. 발행자는 100만원으로 KOSPI 200 지수를 매수하고, 매수자는 2% 정도인 2만원으로 콜옵션을 매수했기에 수익률 차이가 커 보이는 것입니다.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나누어 가지는 정도는 아래 그래프와 같습니다.

주의: 모든 투자자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콜옵션을 매매하기에, 콜옵션 가격은 적정 이상으로 형성될 수 있습니다. 기초 자산의 만기 가격이 행사가 이하가 되면, 콜옵션의 가격은 0원이 됩니다. 반복해서 콜옵션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이 급속도로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글은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 ETF를 분석하기 위해 콜옵션을 설명하는 것이지, 콜옵션 투자에 대한 추천의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위클리 콜옵션의 평균적인 프리미엄은 어떻게 될까?

콜옵션을 주단위로 발행하면 어떻게 될까요? KODEX 200의 5영업일(대략 1주) 기준으로 동일한 분석을 하면 다음과 같은 수익률 분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간이 짧으니 앞의 그래프보다 수익률이 조금 더 중앙에 모여 있습니다. 다른 말로 변동성이 더 낮은 상황입니다. 평균 수익률은 20영업일의 대략 1/4인 0.22%입니다.

발행자와 매수자의 수익률 그래프는 아래와 같습니다.

발행자는 프리미엄이 0.9% 이상이면 수익이 나기 시작합니다. 매수자는 프리미엄이 대략 1.0% 이하라야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발행자와 매수자 모두 합리적이라면 프리미엄은 1.0% 정도에서 결정되게 됩니다.

앞서 월단위로 커버드콜을 발행하는 경우 최대 프리미엄이 2.3%이었습니다. 주단위로 발행하면 최대 프리미엄이 1.0%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주단위로 발행하면 4배 더 자주 발행할 수 있습니다.

KB자산운용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코스피200 위클리 커버드콜 ATM 지수가 산출된 2019년 이후 현재까지 위클리 콜옵션의 월평균 옵션 프리미엄은 월 3%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프리미엄이 월평균 3%라는 설명을 ETF의 월 평균 3% 수익률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이는 순전히 콜옵션을 판매한 대가입니다. 기초 자산인 KOPSI 200 지수가 하락하면, 상당 부분은 발행자가 감당해야 합니다.

매달 월급으로 300만원을 받지만, 소소한 지출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큰 지출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자연히 300만원을 모두 저축할 수 없습니다. 큰 지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저축해 놓은 돈을 일부 인출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커버드콜 상품은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발행자와 매수자가 나누어 가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몇 가지 상황에서는 발행자가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매수자의 욕심이 과해 프리미엄을 지나치게 높게 주는 경우입니다. 또는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콜옵션을 절묘하게 관리해서 추가 수익을 거두는 경우입니다.

다른 커버드콜 ETF의 성과

국내 자산을 기초로 하는 위클리 커버드콜은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이 처음입니다. 대개는 월단위 커버드콜을 발행합니다. 이 중에서 두 가지 상품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개별 종목에 대해 위클리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미국 YieldMax사의 ETF 2종도 살펴봅니다.

TIGER 200커버드콜5%OTM vs KODEX 200

TIGER 200커버드콜5%OTM은 KOSPI 200 지수에 기초하여 커버드콜 전략을 쓰는 ETF입니다. 그래프의 범례에 있는 퍼센트 수치는 해당 ETF의 CAGR입니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발행자가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갔습니다. 이후 급등장에서는 구매자가 수익의 절반정도를 가져갔습니다. 이로 인해 TIGER 200커버드콜5%OTM는 KODEX 200에 비해 성과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 vs TIGER 코스피고배당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은 KOSPI 200에 속한 고배당 종목을 편입하고, KOSPI 200 지수에 대해 커버드콜을 발행하는 ETF입니다. 이처럼 보유 종목과 커버드콜 기초 자산이 다른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TIGER 200커버드콜5%OTM과 유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급등장에서는 매수자가 보다 많은 수익을 가져갔습니다.

대체적으로 커버드콜 ETF는 급등장에서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매수자에게 프리미엄 정도만 받고 나머지 수익을 모두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별 종목에 대해 위클리 커버드콜을 발행하는 YieldMax사의 ETF 

미국의 경우 개별 종목에 대해서도 위클리 커버드콜이 발행됩니다. 이를 이용하여 커버드콜 전략을 쓰는 ETF도 여럿 있습니다. YieldMax사의 TSLY와 NVDY는 각각 테슬라(TSLA)와 엔비디아(NVDA)에 대해 위클리 커버드콜을 발행하는 ETF입니다.

TSLY는 기초 자산의 성과가 지지부진한 경우입니다. 이에 비해 NVDY는 기초 자산의 성과가 매우 좋은 경우입니다. 두 경우 모두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의 성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클리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면서 기초 자산의 성과를 뛰어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보다 많은 YieldMax사의 커버드콜 상품에 대한 분석은 NVDY, TSLY의 성과는 어떠했나? (배당금 높은 개별주 커버드콜 ETF 분석)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정리하며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은 국내 자산을 기초로 위클리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첫 ETF입니다. 월단위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ETF와 비교하면, 조금은 더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커버드콜의 수익 배분 구조와 유사 상품의 지금까지의 성과로 미루어 봤을 때에는, 기초 자산인 KOSPI 200의 성과를 뛰어넘기란 쉽지 않을 듯합니다.

노파심에 한 번 더 말씀드리면, 콜옵션은 매우 위험한 상품입니다. 최대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에 혹해서 투자하다가는 모든 투자금을 날리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더라도, 본전 생각에 또는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점차 투자금을 늘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두가 비슷한 생각으로 투자하며, 극히 일부만 큰 수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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