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합성)과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은 미국 장기 국채를 기초 자산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ETF입니다. 두 상품 모두 2023년 12월에 상장되었습니다.
매달 새로운 커버드콜 ETF가 등장하는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자산운용사에서 나름 여러 방식으로 분석하여 상품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상장했을 것입니다.
커버드콜 상품은 본질적으로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합리적이라면,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커버드콜 발행자인 ETF와 콜옵션 매수자가 나누어 가지기 때문입니다. 참고: 커버드콜은 왜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넘기 어려울까? (발행자와 매수자의 수익 배분)
커버드콜 상품은 대체적으로 변동성이 낮습니다. 이로 인해, 재투자가 아닌 소비를 위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필요한 분에게는 고려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두 상품 모두 최근에 상장했기에 그 성과를 추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미국 장기 국채 ETF인 TLT의 커버드콜 상품인 TLTW가 상장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장 기간이 길지 않지만, TLTW의 성과를 살펴봄으로써, 신규 상장된 두 상품의 향후 성과를 유추해 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한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나의 투자 상품이 모든 투자자에게 일괄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적절한 투자 상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권의 만기와 듀레이션
미국 장기 채권 ETF인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의 듀레이션은 약 17년입니다. 듀레이션의 의미는 금리에 대한 변동 배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1% 오르면 TLT는 -17% 하락하고, 반대로 -1% 하락하면 TLT는 17% 오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참고: 기준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왜 떨어질까?
듀레이션이 17년 정도이면, 평균 만기는 26년 정도 됩니다. 듀레이션과 만기가 일치하지 않은 이유는, 채권은 주기적으로 이자를 주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에 받을 이자 1만원과 10년 뒤에 받을 이자 1만원은 금액은 동일하지만 그 가치는 다릅니다. 다음 달에 받을 이자 1만원을 다시 투자하면, 10년 뒤에는 1만원보다 더 큰 금액이 됩니다. 이를 고려해서 듀레이션을 계산하면 만기보다 짧게 나오게 됩니다.
채권은 기준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기준금리가 크게 그리고 자주 바뀌지 않습니다.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0.25%p나 0.5%p씩 조금씩 올립니다. 코로나 사태 때 그리고 그 이후의 급격한 기준금리 변경은 정상적인 경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를 1년에 4번 -0.25%p씩 내리면, -1%p가 내립니다. TLT는 대략 17% 상승할 것입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년에 8번 있습니다. 매회 -0.25%p씩 내린다고 해도, 1년간 -2%p가 내려가며, TLT는 대략 34% 상승합니다.
엄밀하게는 장기 채권 가격은 앞으로의 기준금리 변동에 대한 예상을 기초로 하기에 이보다는 크게 움직입니다. 이번달에 -0.25%p를 내렸지만, 다음 달에도 -0.25% 내릴 거라 시장이 예상한다면, 한 번에 -0.5%p 인하한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게 됩니다.
채권은 일반적인 주식 또는 지수에 비해 변동성이 낮습니다. 그나마 TLT는 30년 장기채라서 변동성이 높은 것입니다. IEF의 평균 만기는 8.7년 정도이며, 듀레이션은 7.1년 정도입니다. 1년간 기준금리가 2% 변해도 IEF는 14% 정도밖에 변하지 않는 셈입니다.
콜옵션은 기초 자산이 미래에 오를 거라 생각하고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채권처럼 변동폭이 작고, 기준금리 결정이 가장 큰 변수인 자산은, 미래에 대한 기대 수익이 상대적으로 낮아, 콜옵션을 발행하기에 매력적인 상품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장기 금리)과 기준 금리의 역전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였습니다. (다른 원인도 있었겠지만) 부작용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기준금리를 대폭 올렸습니다.
아래는 미국 장기 국채 30년물의 수익률 추이입니다. 미국 정부는 매일 채권을 발행하지 않습니다. 기준금리가 1년에 8번 결정되듯이, 1달 한번 정도 국채 입찰이 있습니다. 다음번 입찰 때까지 채권의 가격이 계속 변합니다. 이를 고려한 국채 금리가 국채 수익률입니다.
글을 쓰는 현 시점 미국의 기준금리가 5.25 ~ 5.5%인데, 30년물의 수익률은 4.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1일물을 기준으로 하는 초단기 금리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장기 채권의 수익률이 단기 채권의 수익률보다 높습니다. 먼 미래일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장기 채권 수익률이 단기 채권 수익률보다 낮다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중에 하나는 지금의 기준금리가 미래까지 고려한 평균치보다 높다는 해석입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장기적으로는 지금보다 내려갈거라 예상하기에 장기 채권의 수익률이 낮은 것입니다.
아래는 미국의 기준금리(FEDFUNDS), 5년 국채(US5YT), 10년 국채(US10YT), 30년 국채(US30YT) 수익률의 20일 이동평균입니다.
2022년 11월 말에 기준금리가 30년 국채 수익률을 넘어섰습니다. 이전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로 인한 수익을 얻기 위해 장기 국채를 사게 됩니다. 장기 국채 콜옵션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미국 장기 국채를 기초 자산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TLTW(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Strategy ETF)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고려하여, 이보다 3개월 정도 전인 2022년 8월에 상장되었습니다.
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합성)과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
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합성)(이하 KBSTAR)과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이하 SOL)은 2023년 12월에 상장되었습니다.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앞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에, 상품으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두 ETF처럼 이름에 (합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상품이 있습니다. 해당 ETF가 실물을 보유하지 않고, 스왑(swap)등의 계약을 통해 빌려서 투자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래는 SOL의 2024년 3월 8일 ETF 구성종목과 비중입니다. 현금성자산 1.51%를 제외하면 모두 다른 증권사의 스왑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No. | 종목명 | 비중(%) |
1 | 스왑(메리츠증권) | 72.36% |
2 | 스왑(삼성증권) | 18.84% |
3 | 스왑(미래에셋증권) | 7.29% |
4 | 현금성자산 | 1.51% |
스왑은 기초 상품의 변동성과 고정 이율을 맞바꾸는 계약입니다. 메리츠증권이 미국 국채 30년물은 1억원 치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SOL은 메리츠증권과 스왑계약을 합니다. 30년 미국 국채의 가격 변동은 SOL이 가져가고, 아파트 임대 계약처럼 월세를 주겠다는 계약입니다.
SOL이 얼마를 주어야 메리츠증권이 스왑 계약을 받아들일까요? 장기 채권 수익률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메리츠증권은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연 4.3%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SOL은 연 4.3%보다 조금 높은 이자를 메리츠증권에 지불해야 계약이 성사됩니다.
스왑 계약에는 현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월세를 매달 내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SOL은 위의 표와는 달리 거의 대부분을 자산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게 됩니다. 이 현금을 잘 굴려서 월세를 마련해야 합니다.
TLTW의 성과
KBSTAR, SOL, TLTW는 모두 미국 장기 국채에 대해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지만, 추종하는 지수는 다릅니다. 각각, Bloomberg US Treasury 20+ Year(TLT) 2% OTM Covered Call Index, KEDI 미국국채20년+ 커버드콜지수(NTR), CBOE TLT 2% OTM Buywrite Index (USD)를 추종합니다.
추종하는 지수는 다르지만, 기초 자산이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성과도 유사할 것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TLTW는 KBSTAR나 SOL과는 달리 자사의 TLT를 보유합니다.
TLTW는 상장된 지 1년 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아래는 TLTW와 TLT의 성과 그래프입니다. 배당 재투자가 가정되었습니다. 출처: TLTW vs TLT [퀀트강의 슬기로운 주식 정보]
연평균수익률(CAGR)은 TLTW가 -7.0%, TLT가 -6.1%입니다. TLTW의 수익률이 연 -0.9%p 낮았습니다. 수익률 그래프를 살펴보면, 두 ETF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간이 짧기도 하고, 기준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되는 다양한 상황이 없었기에, 앞으로 어떨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습니다만, 몇 가지 특성은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합니다.
2023년 5월까지는 두 ETF의 성과는 유사했습니다. 이후 2023년 말까지 TLT가 -20% 정도 하락할 때에 TLTW는 -15% 정도로 덜 하락하였습니다. 상대적으로 하락장(예를 들어 기준금리 인하가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서 조금 더 나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후 TLT는 15% 이상 상승합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곧 있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해진 결과로 보입니다. 이때의 TLT 상승분을 TLTW는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글을 쓰는 이 시점(2024년 3월 7일)까지 전기간 동안은 TLTW가 TLT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조금 저조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시장 전망대로 장기적으로 기준 금리가 인하된다면, TLT는 상승하게 됩니다.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TLTW는 이 상승분을 모두 다 가져가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TLTW가 TLT보다 안정성이 더 높은지는 아래 표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출처: TLTW vs TLT [퀀트강의 슬기로운 주식 정보]
종목 | CAGR | 편차 | 샤프 | MDD | AvDD |
TLTW | -7.0% | 13.8% | -0.51 | -18.6% | -8.6% |
TLT | -6.1% | 18.8% | -0.32 | -24.5% | -10.6% |
TLTW가 TLT에 비해 조금 낮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편차와 MDD는 TLT에 비해 25% 정도 작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LT와 TLTW의 변동성과 수익률 차이가 계속 유지된다면 TLTW는 괜찮은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TLT가 상승할 때, TLTW가 어느 정도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지에 아직 미지수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TLT 상승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신규 상장된 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합성)과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는 미국 장기 국채를 기초 자산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ETF입니다. 미국 기준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의 전망에 맞춰 적절한 시점에 출시한 상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KBSTAR와 SOL보다 좀 더 일찍 상장된 TLTW의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두 ETF의 미래 성과를 조금이나마 추정해 보았습니다. TLTW는 커버드콜 ETF 중에서는 기초 자산 대비 성과가 양호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미국 장기 채권 커버드콜 ETF를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기대되는 기준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관련 정보
참고 자료: 퀀트강의 슬기로운 주식 생활 TLT vs TL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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