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S&P 500, 나스닥 100)를 추종하는 ETF의 경우, 국내 상장 ETF보다 해외 상장 ETF가 수익률 측면에서는 조금 유리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대략 연 0.7 ~ 0.8%p 정도 수익률 차이가 있었습니다. 참고: 국내 상장 나스닥 100 ETF는 QQQ와 성과가 동일할까?
해외의 몇몇 주요 지수의 일일 변동률을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ETF도 국내 증시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경우에도 국내 상장과 미국 상장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있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한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국내 상장 해외 ETF와 해외 상장 해외 ETF는 단순히 수익률 차이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두 상품은 현행법상 각각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로 다른 종류의 세금이 적용됩니다. 거래 수수료도 다를 수 있으며, 비과세 또는 저과세 적용 요건도 다릅니다. 실질 수익률은 절세(비과세, 저과세, 과세이연, 분리과세, 세액공제 등)를 고려하여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많은 경우 절세로 인한 이득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비교 대상 레버리지 ETF/ETN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지수 레버리지 ETF/ETN는 여럿 있습니다. 이 중에서 미국 증시 상장 ETF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환헤지를 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S&P 500 지수의 2배 레버리지인 TIGER 미국S&P500레버리지(합성 H)과 원화로 환산한 ProShares의 SSO(Ultra S&P500)의 성과 그래프입니다.
8년 7개월간 TIGER 미국S&P500레버리지(합성 H)는 SSO에 비해 연평균 -5.1% 수익률이 낮았습니다.
TIGER 미국S&P500레버리지(합성 H)는 환헤지를 하는 ETF입니다. -5.1% 차이는 환율 상승, 환헤지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환율 상승분을 분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와 같이 SSO를 원화 대신 달러화로 나타내면 됩니다.
연평균수익률 차이가 -5.1%p에서 -3.3%p로 줄었습니다. -1.8%p가 환율에 의한 수익률 차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환헤지 비용은 상대적으로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에 의해 비용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꽤 커서 연 2.5%p이상 환헤지 비용이 들어갑니다. 참고: 환헤지 할까 말까? (장기투자에서 효과)
2.5%p를 환헤지 비용으로 추정한다면, TIGER 미국S&P500레버리지(합성 H)는 SSO에 비해 연 -0.8% 정도 낮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분석은 엄밀성을 떠나 용도에 따라 유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환헤지를 하는 ETF에 투자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단순한 장기 투자라면 환헤지를 하지 않는 ETF가 대체적으로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국내 상장 해외 레버리지 ETF를 비교 대상으로 합니다. 아래는 비교할 ETF/ETN의 목록입니다.
기초 지수 | 레버리지 배율 | 국내 상품 | 해외 상품 |
나스닥 100 | 2배 |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ETF | QLD |
CSI 300 | 2배 |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 | CHAU |
CSI 300 | 2배 | ACE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합성) | CHAU |
S&P 500 | 2배 | QV 레버리지 S&P500 ETN | SSO |
S&P 500 | 2배 | QV 인버스 레버리지 S&P500 ETN | SDS |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ETF vs QLD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이하 TIGER)과 QLD는 나스닥 100 지수를 2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ETF입니다.
상장된 지 대략 2년이 된 TIGER는 (합성)이라는 단어가 이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물이 아닌 선물과 같은 파생 상품을 이용하여 레버리지를 구성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ETF는 스왑과 미니 나스닥 100 선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TIGER는 QLD(KRW)에 비해 연 8.5% 높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 성과 차이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TIGER도 QLD도 나스닥 1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TIGER 상품의 설명을 유심히 읽어보면 운용목표가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원화환산)를 기초지수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미국 주식으로 구성된 "NASDAQ-100 지수(원화환산)"를 기초지수로하여 1좌당 순자산가치의 일간변동률을 기초지수 일간변동률의 양(陽)의 2배수로 연동하여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QQQ 1주가 100달러라고 하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라면, QQQ의 원화환산 평가액은 10만원입니다. TIGER도 한 주에 10만원이라고 하겠습니다.
다음날 QQQ가 10% 올라 110달러가 되었습니다. TIGER는 그 두 배인 20%가 올라 12만원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레버리지와 동일합니다.
만일 QQQ 가격은 그대로인데, 원달러 환율이 1,100원으로 10% 오르면 되면 어떻게 될까요? TIGER는 10% 오른 11만원일까요? 아니면 20% 오른 12만원일까요?
미국 직투로 QQQ의 2배 레버리지인 QLD를 매수하면, QLD의 달러 가격은 그대로이고, 환율 상승분만 반영됩니다. 그러니 원화로는 10%가 오르게 됩니다.
TIGER는 다르게 동작합니다. 환율이 10% 오르면, TIGER는 20% 올라야 합니다. 나스닥 100 원화환산 지수의 일간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기 때문입니다. 원화로 QQQ가 10% 올랐으니, TIGER는 20% 오르는 것입니다.
TIGER가 상장된 2022년 2월 22일 기준으로 나스닥 100 지수에 대해 달러화 2배 레버리지와 원화 2배 레버리지 상품의 가상 성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금융 비용을 포함하여 제비용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원화환산 지수를 2배 레버리지 하는 QQQ(KRW) 2x (KRW)가 연 4.8%p 가량 더 높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그러니 TIGER의 QLD(KRW) 대비 8.5%p 높은 수익률에서 절반 조금 넘게는, 원화환산 지수를 레버리지로 추종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나스닥 100 지수와 환율이 모두 상승하면, QLD(KRW)에 비해 상대적으로 레버리지 배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게 됩니다. 반대로 나스닥 100 지수와 환율이 모두 하락하면, 레버리지 배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납니다.
최근 몇 년간 나스닥 100 지수와 환율이 모두 상승세였기에, TIGER가 QLD(KRW) 대비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원화환산 지수의 일간변동률을 레버리지하는 것이 유리한지는 좀 더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는 2003년 12월 1일부터 대략 20년 3개월간 두 가지 방식의 레버리지에 대한 가상의 성과입니다. 역시 금융 비용을 포함하여 제비용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성과에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아래의 작은 그래프는 1년 수익률 차이의 추이를 나타낸 것입니다. 수익률 차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의 수익률 차이의 일부는 현물 대신 선물로 레버리지를 구성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일부라고 이야기한 이유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 괴리와 한국, 미국, 환율 데이터가 시차로 인해 충분히 동기화되지 못해서 발생하는 수익률 차이가 추가로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물 대신 선물로 레버리지를 구성하면, 금융 비용(현물 레버리지는 스왑이라는 일종의 현물 대출을 이용합니다)이 줄어들 수는 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위한 금융 비용도 상당히 높습니다. 선물이기에 롤오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지만, 보유한 현금으로 이자도 받습니다.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 ACE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합성) vs CHAU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이하 TIGER), ACE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합성)(이하 ACE), CHAU는 중국 증시의 대표 지수라 할 수 있는 CSI 300 지수를 2배 레버리지로 추종합니다.
두 ETF의 성과는 유사합니다. CHAU 대비 연 -2.0%p, -4.2%p 낮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두 ETF의 공통기간만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CE의 성과가 연 -0.9%p 낮습니다. 하단의 그래프를 보면 이 차이가 지속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CHAU의 수익률이 더 높긴 하지만, 어떤 이유로 국내 상장 ETF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TIGER가 더 유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QV 레버리지 S&P500 ETN vs SSO와 QV 인버스 레버리지 S&P500 ETN vs SDS
QV는 NH투자증권의 ETN 브랜드입니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운용하지만, ETN은 증권사가 운용합니다. 두 가지를 합쳐서 ETP라고 부릅니다.
두 ETN는 각각 S&P 500 지수의 2배 그리고 -2배 레버리지 상품입니다. 거래량이 많지 않아 투자에 적합하다고 선뜻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ETP는 각각 SSO와 SDS와 거의 동일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0.5%p와 -0.4%p 연수익률 차이는 ETN 유지 보수를 위해 어디선가 소모되는 비용으로 추정됩니다.
정리하며
국내 상장 해외 지수 레버리지 ETF/ETN과 해외 상장 해외 지수 레버리지 ETF의 성과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비교 대상이 많지는 않았지만, 비레버리지의 경우와 유사하게, 약간의 수익률 저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는 조금 특이한 경우로, 환율의 변동률도 레버리지 하는 상품입니다. 해외에 상장된 2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경우 기초 지수의 변동률은 2배로 환율 변동률은 1배로 반영됩니다. 이에 비해, TIGER 미국나스닥 100 레버리지(합성)는 환율 변동률도 2배로 반영하는 상품입니다.
이런 방식의 레버리지는 기초 지수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거나 동시에 하락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레버리지 배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납니다.
최근 몇 년간 나스닥 100 지수와 환율이 함께 상승하였기에, 비교 대상인 QLD(KRW) 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에 있어서도 유리한지는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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