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환율은 몇 배로 해 드릴까요? (주식 레버리지와 환율 레버리지)

오렌지사과키위 2024. 3. 20. 17:56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 500을 추종하는 SPY에 투자하면, SPY의 변동성과 환율의 변동성이 일부 서로 상쇄됩니다. 달러화로 평가한 금액에 비해, 원화로 환산하면 전체 변동성은 낮아집니다. 미국 증시와 환율 간에 음의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미국 주식과 환율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국내 증시에 상장된 환헤지 ETF에 투자하면, 환율에 의한 변동성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없기에, 투자 방식에 따라서는 장기 투자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참고: 환헤지 할까 말까? (장기투자에서 효과)

레버리지 ETF는 어떻까요? 환헤지를 하는 ETF도 있고 환노출이 된 ETF도 있습니다. 환노출을 2배로 하는 ETF도 있습니다.

장기 투자에 있어 환율로 인한 변동성 감소 효과를 최대한 누리려면, 환노출을 어느 정도 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이에 대해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한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전형적인 고위험 상품의 하나입니다. 이 글은 동일한 레버리지 배율인 경우 환율 변동을 이용하여 위험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레버리지 투자를 권유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환율 레버리지에 따른 변동성

아래 3가지 ETF는 모두 나스닥 100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입니다. 환율의 변동성을 어떻게 반영하느냐만 차이가 있습니다.

종목 환율 레버리지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H) 0x
QLD 1x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2x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H)(이하 KODEX)는 환헤지 상품입니다. ETF의 가격은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QQQ(나스닥 100 지수 대신 이를 추종하는 QQQ ETF로 설명합니다)가 달러화 기준으로 5% 상승하면, KODEX는 그 두 배인 10% 상승합니다.

QLD에 투자하게 되면, 환노출 효과를 얻습니다. QQQ가 달러화 기준으로 5% 상승하면, QLD는 달러화로 10% 상승하게 됩니다. 만일 환율이 5% 하락하였다면, 하락분이 반영되어 QLD는 원화로 5% 상승하게 됩니다. (설명과 이해의 편의를 위해 10% - 5% = 5%와 같이 더하기로 계산합니다. 엄밀하게는 1.1 × 0.95 - 1 = 4.5% 상승하게 됩니다.

반대로 환율이 5% 상승하였다면, QLD는 원화로 10% + 5% = 15% 상승하게 됩니다. QQQ의 변동폭은 2배로, 환율은 1배로 반영합니다.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이하 TIGER)는 좀 특이합니다. TIGER의 운용목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미국 주식으로 구성된 "NASDAQ-100 지수(원화환산)"를 기초지수로 하여 1좌당 순자산가치의 일간변동률을 기초지수 일간변동률의 양(陽)의 2배수로 연동하여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나스닥 100의 원화환산 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합니다.

QQQ가 5% 올랐습니다. 환율은 5% 내렸다고 하겠습니다. QQQ는 5% - 5% = 0%로 원화로 보면 변동이 없는 셈입니다. TIGER는 QQQ 원화 가격의 변동폭을 2배로 추종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변동이 없게 됩니다.

반대로 환율이 5% 상승하였다면, QQQ는 원화로 5% + 5% = 10% 상승한 셈입니다. TIGER는 그 두 배인 20% 상승하게 됩니다.

QQQ과 ±5%, 환율도 ±5%로 변동할 때, 이 세 가지 상품은 다음과 같이 가격이 움직입니다.

상황 KODEX QLD TIGER
(1) QQQ 5%, 환율 5% 10% 15% 20%
(2) QQQ 5%, 환율 -5%  10% 5% 0%
(3) QQQ -5%, 환율 5% -10% -5% 0%
(4) QQQ -5%, 환율 -5% -10% -15% -20%

얼핏 보기에는 KODEX는 [ -10%, 10% ] 구간, QLD는 [ -15%, 15% ] 구간, TIGER는 [ -20%, 20% ] 구간에서 움직이니, KODEX의 변동성이 가장 낮고, TIGER의 변동성이 가장 높을 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와 반대입니다. 미국 증시와 환율이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 (1), (4) 보다 상황 (2), (3)의 빈도가 높습니다. 상황 (2), (3)만 고려하면, 변동성은 KODEX가 가장 높고, TIGER가 가장 낮아지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환헤지 또는 환노출 비용이 추가로 들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세 상품 모두 동일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변동성이 낮은 것이 장기 투자에 있어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주가 지수와 환율의 상관관계 (선형 회귀 분석)

통계학에서 회귀 분석(regression analysis)은 변수(variable) 간에 관계를 분석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선형 회귀(linear regression)는 회귀 분석의 가장 단순한 모델입니다. 중학교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1차 함수라고 보면 됩니다.

선형 회귀는 아래와 같은 수식으로 나타냅니다. 수식에서 y종속 변수, xᵢ독립 변수, ε는 오차를 의미합니다.

$$ y = \beta_1 x_1 + \beta_2 x_2 + \cdots + \beta_p x_p + \epsilon $$

y를 SPY의 달러 가격 변동률, x를 환율의 변동률로 두고, 선형 회귀 분석을 하면 아래와 같은 수식이 나오게 됩니다.

$$ y = -1.19 x + 15\% $$

2010년 2월 11일부터 2024년 3월 19일까지 대략 14년 치 데이터를 이용하였습니다. SPY와 환율의 변동률은 250거래일(대략 1년) 변동률을 사용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1월 1일 SPY의 달러 가격과 환율을 다음 해 1월 1일쯤과 비교해서 각각의 변동률을 구합니다. 이렇게 하면, SPY는 1년 전에 비해 10%가 올랐고, 환율은 1년 전에 비해 -5% 하락했다는 식으로 데이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생성한 데이터에 대해서 SPY의 변동률을 종속 변수인 y로, 환율의 변동률을 독립 변수인 x로 두고 선형 회귀 분석을 합니다. 그 결과가 위의 수식입니다. 도출된 수식을 살펴보면 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분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 선형 회귀 분석에 사용할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1년에 한 번 정도 전체 자산을 조정한다고 가정하고, 1년 수익률을 사용하였습니다. 

β에 해당되는 값이 -1.19입니다. 퍼센트로 보면 -119%입니다. 환율 변동률의 119%가 음의 방향으로 SPY의 가격 변동과 관련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평균적으로 환율이 10% 상승하면 SPY는 -11.9% 정도 하락했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환율이 10% 하락하면 SPY는 11.9% 정도 상승했었다는 의미입니다.

주의: 회귀 분석에서 xyxy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하에서 분석하는 것입니다. 실제 xy에 영향을 미치는 인과관계가 성립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회귀 분석 결과로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볼 수는 있지만,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회귀 분석은 주어진 데이터로 최대한 설명이 가능한 수식을 생성합니다. 도출된 수식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SPY와 환율의 경우 조정된 결정계수(Adjusted R-Squared)가 0.397입니다. 도출된 수식을 사용하면 SPY의 1년 증가율의 약 40%를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낮은 값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 장기 국채를 편입한 TLT의 경우 0.8%입니다.

ε는 SPY가 환율과 관계없이 매년 평균적으로 15%가량 상승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분석한 기간 동안 환율은 16%가량 올랐습니다. 매년 1% 정도 상승한 셈입니다.

환율과 SPY 모두 올랐고, SPY가 환율에 대해 음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왔기에, βε은 조금씩 과대 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PY의 CAGR은 14% 정도였습니다. 차이가 나는 1%는 β를 조금 증폭시켰을 수 있습니다. 실제 β는 -1.19보다 조금 큰(절댓값으로는 조금 작은) 값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석 기간 동안 상승한 환율이 분석 결과의 영향을 제거하는 것은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서기에 추가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분석한 기간 동안, SPY의 1년간 달러화 변동률은 환율 변동률의 119%만큼 역으로 움직이고, 환율 변동과 관계없이 15% 상승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119%의 의미입니다. 흔히 주식과 채권 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SPY와 미국 장기 국채인 TLT를 동일한 방식으로 선형 회귀 분석하면, -7.2%가 나옵니다.

미국 장기 국채가 주식에 대해 -7.2% 정도의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품인데, 주식과 채권을 혼합해서 투자하면 안정성이 높아진다고 말합니다. 환율은 -119%입니다. 이 정도로 큰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 상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인버스 상품은 이론상 -100% 그리고 동일한 방식의 분석으로는 -120% 정도의 음의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하지만 인버스 상품은 장기 우상향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환율은 장기적으로 그 가격이 유지될 거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달러화는 장기 투자 시 손실을 예상하지 않아도 되는 주식의 보완 자산인 셈입니다.

원화는 주식과 0%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그 가격이 유지될 거라 기대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그러니 주식에 대한 좋은 보완 자산의 하나입니다. 달러화는 원화의 가격 유지 특성과 함께 음의 상관관계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달러화가 더 좋은 것은 주식과 달러화에 대해 따로 투자금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포트폴리오에 주식과 채권을 모두 편입하려면, 일부는 주식에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렇게 투자하면 변동성이 줄어드는 대신, 투자금을 나누었기에 주식 수익률과 채권 수익률의 중간 정도 또는 리밸런싱에 따라 약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환헤지를 하지 않은 미국 주식은 그 자체로 두 가지 상품에 동시에 투자한 효과가 납니다. 주식 투자 수익률은 그대로 얻으면서 변동성은 줄어드는 효과가 납니다.

한국인에게는 최상의 투자 상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최적의 환율 레버리지 배율은?

회귀 분석 결과를 이용하면 최적의 환율 레버리지 배율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배율과 비슷한 정도로 환율 레버리지를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단순하게는 SPY의 경우 1 / 119% = 84% 정도가 적절한 환율 레버리지 배율이지만, 이는 데이터가 모두 정규분포를 따르고 있고, 환율이 장기적으로 상승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됩니다.

환율 레버리지 배율을 바꾸어가며 SPY의 1년 원화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환율 레버리지 배율을 1배로 둘 때, 표준편차가 9.8%로 가장 낮았습니다. 그래프에서 x축의 값이 0인 경우가 환헤지를 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참고: 이 분석에서는 환헤지를 포함한 환율 관련 비용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환율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며 환차익/환손실도 없다고 가정했습니다. 환율이 주식의 장기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가정했기에, 모든 경우에 동일한 수익률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가정하에서 환율 레버리지 배율에 따른 변동성만 살펴봅니다. 최적의 환율 레버리지 배율은 수익률과 어떤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최적의 환율 레버리지는 분석한 기간에 한정하여 그러했다는 의미입니다.

아래는 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를 1배, 2배, 3배로 추종하는 미국 주식에 대해 최적의 환율 레버리지 배율을 나타낸 표입니다.

종목 환헤지(달러화) 변동성 환노출(1x) 변동성 최적 변동성
SPY (S&P 500 1x) 12.4% 9.8% 9.8% (1.0x)
SSO (S&P 500 2x) 28.2% 24.5% 23.0% (2.0x)
SPXL (S&P 500 3x) 48.3% 43.9% 39.9% (3.0x)
QQQ (나스닥 100 1x) 17.4% 14.8% 14.7% (1.2x)
QLD (나스닥 100 2x) 37.8% 34.3% 32.5% (2.3x)
TQQQ (나스닥 100 3x) 61.1% 57.1% 53.0% (3.3x)

S&P 500을 기초 지수로 하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에, 주식 레버리지 배율과 동일한 환율 레버리지 배율을 사용하는 것이 괜찮았습니다. 나스닥 100을 기초 지수로 둔 레버리지 ETF의 경우에는 주식 레버리지 배율보다 조금 더 높은 환율 레버리지 배율을 사용하면 미세하게 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변동성이 다소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평소에 체감할 수준은 아닐 수 있습니다. 원화로 평가손실이 -10%인지 -11%인지 정도의 차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헤지 상품이 환율 하락 시 더 높은 평가수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경제에 위기가 닥쳐 환율이 폭등할 때 정도가 되어서야 안정성에 차이가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미국 대표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레버리지 ETF의 환율 레버리지 배율에 따른 안정성을 살펴보았습니다. 동일한 수익률이 기대되는 경우라도, 주식 레버리지 배율만큼 환율도 레버리지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몇몇 상품은 이를 고려해서 달러화 주식 변동률과 환율 변동률 모두 2배로 레버리지하고 있습니다.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가 그러한 ETF의 하나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고, 이로 인한 비용이 얼마나 더 필요한지는 조금 더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환율을 고려하지 않고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하는 경우라면, 어떤 상품이든 기대 수익률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가능하면 환헤지 상품보다는 환노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정성 측면에서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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