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가가 오를까? (주주환원: 재투자, 배당,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

오렌지사과키위 2024. 3. 18. 15:16

표준국어대사전은 기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 생산하는 경제 조직입니다.

경제 영리(營利)를 얻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

주주는 기업이 이러한 목적을 잘 달성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독려하고 감시해야 합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주식에 투자하였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기대에 부합하여 이익을 거두었다면, 그 이익은 주주를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이익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재투자, 배당,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이 있습니다.

각각이 어떠한 방법이고,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기업이 이익을 사용하는 4가지 방법

제일커피는 커피 매장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직영점만 고집하고 있으며, 총 10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점 하나에서 연 10%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커피점 하나를 열기 위해 1억원의 자본금과 1억원의 대출을 받아 총 2억원을 투자합니다. 연 1,500만원의 수익을 거두어서 500만원을 대출 이자로 지출하면, 순수익은 1,000만원이 됩니다. 1억원을 투자해서 10% 수익을 거둔 셈입니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연 10% 정도인 세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채권은 이보다 낮은 연 5% 수익률을 올린다고 하겠습니다.

기업의 시장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주식 투자자들은 PER 10, 즉 연 10%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하겠습니다.

제일커피는 연 10억원의 수익을 올리니, 시장 가치는 100억원이 됩니다. 제일커피가 총 100만주의 주식을 발행했다면, 1주당 1만원의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제일커피는 1년간 100개의 매장에서 10억원의 수익을 올립니다. 주가는 어떻게 변할까요? 주당 1천원이 올라 1.1만원이 됩니다. 보유한 매장의 시장 가치가 100억원이고, 현금이 10억원 생겼기 때문입니다.

제일커피는 이 10억원의 수익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재투자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재투자입니다. 10억원으로 매장을 10개 더 여는 것입니다. 매장은 110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110개의 매장을 보유했기에, 다음 해에는 11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보유한 매장의 시장가치가 110억원이고, 여기에 11억원의 현금이 생깁니다. 제일커피는 총 121억원의 자산을 가지게 됩니다. 주가는 1.21만원이 됩니다.

이제 11억원의 현금이 있으니, 다음 해에는 11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 수 있습니다. 수익도 그만큼 늘어날 것입니다. 계속해서 재투자한다면, 주가는 연 10% 복리로 상승하게 됩니다.   

배당

기업의 이익을 사용하는 다른 방법의 하나는 배당입니다. 주주들에게 1주당 1천원씩 배당하는 것입니다. 제일커피는 현금을 모두 소진하고, 매장 100개만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 가치는 110억원에서 배당 10억원이 빠진 100억원이 됩니다.

시장 가치가 100억원이고, 유통주식수가 100만주이니, 배당 전에 1.1만원이었던 주식은 배당락으로 주당 1만원이 됩니다.

다음 해에도 수익을 배당할 테니, 주식은 매년 1만원과 1.1만원을 오가며, 배당금이 1천원씩 계속 생기게 됩니다.

주주는 이 배당금 1천원을 다른 주식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다른 주식도 동일한 연 10%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니, 1천원은 1.1천원으로 불어나게 됩니다.

다음 해에도 배당금 1천원을 받으면, 주식 1만원 + 배당금 1천원 + 이전 배당금 1천원 + 이전 배당금을 투자한 수익 0.1천원입니다. 재투자와 마찬가지로 1.21만원이 됩니다.

주주는 연 10% 복리로 투자금을 불릴 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

제일커피가 10억원 수익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주식의 현재 가격은 1.1만원이니 90,909주 정도 매수할 수 있습니다. 제일커피는 매장 100개와 90,901주의 자사주를 가지게 됩니다.

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내년에 얼마를 벌 수 있는지를 예상하면 됩니다. 이익을 만드는 매장의 수는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내년에도 10억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니 기업의 시총은 100억원입니다.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자사주는 배당이나 의결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100억원을 유통주 909,091주로 나누어주면 주당 1.1만원입니다. 자사주 매입 전과 동일한 가격입니다.

제일커피는 1년간 1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입니다. 기업의 가치는 110억원이 됩니다. 이를 유통주식수로 나누면 주당 1.21만원이 됩니다. 재투자와 동일합니다.

주가는 연 10% 복리로 상승하게 됩니다. 

자사주 소각

자사주를 소각하면 어떻게 될까요? 제일커피가 매입한 자사주 90,909주를 소각했습니다. 기업의 내년 이익이 바뀔까요? 매장의 수는 여전히 100개이기에 예상 수익은 10억원입니다. 기업이 10억원을 벌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100억원이 필요하니, 제일커피의 시총은 100억원입니다.

유통주식수는 909,091주입니다. 그러니 자사주를 매수한 경우와 동일하게 주당 1.1만원입니다. 자사주 소각을 하기 전과 차이가 없습니다. 

제일커피는 1년간 1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입니다. 시장 가치는 110억원이 됩니다. 이를 유통주식수로 나누어 주면 주당 1.21만원이 됩니다.

주가는 연 10% 복리로 상승하게 됩니다. 

투자자의 최종 수익률

기업의 이익을 동일한 수준의 투자 수익률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한다면, 기업이 어떻게 이익을 사용하느냐와 관계없이, 주주의 총수익률은 동일합니다.

특정 방법이 주주에게 유리하냐 아니냐는 투자 수익률이 얼마나 높은 자산에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지, 투자 방법에 의해 결정되지 않습니다.

배당은 투자자에게 불리한가?

대개의 투자자는 최종적으로 현금이 필요합니다. 현금은 배당으로 마련할 수도 있고, 보유 주식을 일부 매도하여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배당은 배당소득세가 붙기 때문에 다른 방법에 비해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도도 양도소득세가 발생합니다. 국내에서는 많은 경우 주식은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유리해 보이는 것뿐입니다.

제일커피가 미국에 상장된 회사라고 하겠습니다. 배당에는 15%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매도에는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한국에 세금을 내는 투자자는 배당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세금을 내는 투자자는 양도가 유리할까요? 보유 기간에 따라 다릅니다. 미국은 1년 이내에 주식을 매도하면 단기 매도로 취급되어 배당보다 높은 세율이 부과됩니다. 또한 다른 수입과 합산하여 종합과세 됩니다.

재투자, 자사주 매입/소각은 과세 이연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과세 이연 효과가 발생한 기간과 적용되는 세금 종류에 따라 유불리는 달라집니다.

재투자가 유리할까? 자사주 매입이 유리할까?

재투자가 유리할지 자사주 매입이 유리할지는 기업이 처한 상황과 업종의 장기 예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커피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일커피가 향후 1,000개까지 무난하게 매장을 늘릴 수 있다고 한다면, 재투자가 유리합니다.

많은 경우 100개의 매장보다 200개의 매장을 운영할 때,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원재료나 각종 비품의 구매량이 늘어남에 따라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0개의 매장을 관리하기 위한 본사 직원이 10명이면, 200개의 매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20명보다 적은 수의 인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수익률이 10%에서 11% 또는 12%로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다면, 자사주 매입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매장을 100개에서 2배인 200개로 늘인다고 해서, 하루에 커피 1잔씩 마시던 고객이 2잔씩 마실리 없기 때문입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리할까?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면 기업 이익이 개선되어 주가가 오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사주 소각은 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매수하기 때문일 뿐입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 입장에서 퇴로를 끊어 버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만일의 상황에서 현금으로 재교환이 가능한 주식을 없애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유상증자를 할 수도 있기에 나쁜 방법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일커피가 성장하는 커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3위 입체인 삼삼커피를 합병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하겠습니다. 현금 또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 부담을 낮추면서 실행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으로 현금을 이미 소모한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은 왜 주가를 올리나?

현실에서는 배당을 꾸준히 하거나 자사주를 매입 또는 소각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올라갑니다. 이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주주가 배당을 받으면 어떻게 할까요? 일부는 재투자합니다. 그러니 주가가 오릅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서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강해집니다. 그러니 주가가 오릅니다.

자사주 소각은 다른 의미로 오릅니다. 유통가능한 주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통주식수가 감소하면 주가의 변동을 높이는 효과가 날 뿐이지, 장기적으로 주가를 올리지는 않습니다.

유통주식수와 주가 간에 인과관계가 있다면,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내려가고, 액면병합을 하면 주가가 올라야 합니다. CEO는 매년 액면병합만 하면 기업 가치와 관련 없이 주가가 올릴 수 있게 됩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업이 시장에 주는 신호입니다.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유보한 이익을 제외하고도 충분한 수익이 난다는 신호입니다. 기업이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으니,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의미입니다.

한 해에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재투자하지 않으면 현상 유지를 하지 못하는 흑흑커피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업종의 경쟁이 심해졌거나, 감가상각비가 꾸준히 빠져나가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흑흑커피가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그 이상으로 주가가 하락하게 됩니다.

정리하며

기업이 이익을 재투자, 배당,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미래 이익과 관련이 없습니다. 시장에서 이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투자자가 기업의 미래에 대해 추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의 이익이 늘어날지 아니면 줄어들지, 해당 기업 임원보다 더 잘 알기란 어렵습니다.

기업이 합리적으로 배당,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을 한다면, 기업은 미래에 대해 자신이 있음을 시장에 알려주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를 감안하여 투자한 결과 주가가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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