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이 불편한 이유

오렌지사과키위 2023. 3. 25. 10:38

은행 업계에서 후발주자의 하나인 토스뱅크가 최근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을 출시했습니다. 이 상품은 3개월 또는 6개월 기간으로 가입이 가능하며, 연 3.5% 이자를 선지급하는 점이 독특합니다.

 

토스뱅크 먼저 이자 받는 예금

 

토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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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ssbank.com

 

얼마나 유리한 상품인가?

예를 들어 1,000만원으로 6개월로 가입하면 연 3.5%의 6개월치 이자인 17.5만원을 먼저 받습니다. 이에 대한 세금 26,950원은 (17.5만원 × 15.4%) 예금 해지 시 정산하게 됩니다. 이자를 먼저 지급받아 다른 곳에 굴릴 수 있으니 고객에게 상당히 유리한 상품인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런지 한 번 따져 보겠습니다.

 

계산의 편의상 세금은 고려하지 않겠습니다. 6개월 뒤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원금 1,000만원과 선이자 17.5만원을 6개월간 굴려서 얻는 자금입니다. 받은 선이자로 다시 선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지는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선이자 17.5만원을 6개월간 3.5% 이율의 일반 예금에 가입한다면 3천원 정도의 이자가 추가로 발생하여 17.8만원이 (17.5만원 + 17.5만원 × 3.5% / 2) 됩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1,017.8만원이 됩니다. 6개월간 17.8만원의 이자가 생긴 것입니다. 이를 6개월 이율로 따지면 1.78%입니다. 이 금액으로 다시 한번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 복리로 계산되어 3.59%의 (1.0178 ^ 2 - 1) 연이율로 환산됩니다.

 

3개월 단위도 동일하게 계산하면 연 3.61% 연이율로 환산됩니다.

 

결과적으로 토스뱅크의 선이자를 주는 3.5% 예금 상품은 3.6% 이율의 예금 상품과 동일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3.6% 이율의 예금 상품에 본인이 직접 36만원을 제한 후에 나머지 964만원은 예금하고, 36만원은 다른 용도로 굴리는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36만원은 3.5%, 964만원은 3.6%에 투자하면 토스뱅크 상품과 마찬가지로 3.59%의 연이율이 나옵니다.

 

만일 3.6% 보다 높은 이율을 주는 예금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면 토스뱅크 상품은 경쟁력이 없습니다. 1년짜리 예금을 기준으로 제1금융권만 보더라도 SC제일은행이 3.9%, Sh수협은행이 3.75%, KDB산업은행과 케이뱅크가 3.7%의 예금 상품을 제공합니다.

 

은행연합회 - 예금상품금리비교

 

제2금융권이나 증권사로 범위를 넓히면 4%를 넘어가는 상품도 많습니다. 증권사의 경우 발행어음을 이용하면 6개월 기준으로 연 4%가 넘는 이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3월 25일 현재 각각 연 3.75%, 3.65%, 3.70%의 이율을 주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발행어음형 CMA를 제공합니다. CMA 계좌는 토스뱅크가 자랑하는(?) 일일 이자도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증권사 발행어음 이율 (2023. 3. 24. 기준)

 

증권사 발행어음 이율 (2023. 3. 24. 기준)

증권사 발행어음이란 무엇인가? 증권사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회사채입니다. 이로 인해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발행하는 RP에 비해 조금 높은 이율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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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토스뱅크의 이 상품은 중도해지 시 적용되는 이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혹시나 몰라서 3개월짜리 예금에 가입했다가 2개월쯤에 해지하게 되면 연 0.3% 이율을 적용 받습니다. 주식 거래에 익숙하신 분은 고려할만한 좋은 상품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토스뱅크는 왜 이런 상품을 출시했을까?

이 상품은 선이자를 주는 재미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추가 수익률은 연 0.1%에 불과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토스뱅크는 연 0.1% 더 높은 이율을 주는 상품으로는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동일하게 0.1% 더 주더라도 마케팅에 유리한 방식으로 포장한 것입니다.

 

이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씁쓸한 느낌이 들게 합니다. 마치 마트에서 다른 곳과 내용물 포장량을 다르게 해서 가격을 제대로 비교하기 어렵게 만든 것과 같은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토스뱅크가 정말 고객을 위해 이 상품을 출시했다면, 실효 연수익률이 연 3.6%라는 점을 분명히 명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스뱅크는 매일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금 예금도 취급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경우에 의미가 있는 상품있지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토스뱅크의 매일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금 예금은 경쟁력이 있는 것일까?

 

토스뱅크의 매일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금 예금은 경쟁력이 있는 것일까?

토스뱅크의 수시입출금 예금은 매일 이자를 정산받을 수 있습니다. 대개의 은행은 한 달 단위로 이자를 정산해 줍니다. 이에 비한다면 뭔가 혁신적이고 이자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득이 될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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