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중급 44] 두 자산이 다르다면 평균-분산 그래프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하나씨와 두나씨는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 해의 공간과 최적화)

오렌지사과키위 2025. 6. 24. 13:28

지난 글에서 두 자산이 다르다는 것이 무엇인지 수익률 특성 관점에서 정의해 보았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실용적인 관점에서는 특정 자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자산으로 변경했을 때, 포트폴리오에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한다면, 두 자산은 다르다고 판별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글: [중급 43] 두 자산이 동일하다는 것은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 (다른 동전을 던져 만든 주가 그래프는 같은 것일까? 하나씨와 두나씨의 투자)

SPY와 VOO가 같은 자산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수식이 현실적인 수준에서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숫자를 곱하고 더하는 수식으로 보이지만, SPY와 VOO는 각각 해당 자산 수익률의 확률 변수(random variable)입니다. 수익률 분포에 대한 연산이라 보면 됩니다.

SPY = SPY × 0.5 + SPY × 0.5 = SPY × 0.5 + VOO × 0.5 = VOO × 0.5 + VOO × 0.5 = VOO

SPY 100%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는 SPY 50%와 SPY 50%에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와 특성이 동일합니다. SPY 50% 대신 VOO 50%에 투자하면 SPY와 VOO에 반반씩 투자하는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이 포트폴리오는 SPY 100% 포트폴리오와 현실적으로 동일한 수익률 특성을 같습니다. 따라서 SPY와 VOO는 같은 자산입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동전을 던져 만든 자산 A와 B의 수익률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자산 A ≠ 자산 A × 0.5 + 자산 B × 0.5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해석을 평균-분산 그래프를 그려 시각적으로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동일한 수익률 분포를 가지는 자산의 평균-분산 그래프

자산 A와 B의 수익률이 정규 분포 N(10%, 20%²)를 따를 때, 두 자산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N(10%, 20%²)를 따르는 두 자산 A, B의 평균-분산 그래프에서의 위치

두 자산은 임의(random)로 10,000개의 데이터를 생성해서 평균과 표준 편차를 구해 위치를 지정했습니다. 수익률은 동일한 정규 분포를 따르지만, 임의 생성할 때마다 조금씩 다른 값이 나옵니다. 이 경우에는 자산 A의 평균과 표준 편차가 자산 B보다 미세하게 크게 나왔습니다.

두 자산의 평균 수익률이 동일하면서 완벽한 1의 선형 상관성(linear correlation)을 가지면, 두 자산은 같은 위치에 표시되며, 두 자산을 어떤 비율로 혼합하더라도 그 위치가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두 자산은 완전히 또는 현실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자산이 서로 독립(independent)인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초록색의 혼합 포트폴리오 궤적이 만들어집니다.

N(10%, 20%²)를 따르는 두 자산 A, B에 분산 투자한 포트폴리오들의 평균-분산 그래프에서의 위치

초록색 혼합 포트폴리오는 자산 A, B와 동일한 산술 평균 수익률을 가지지만, 투자 비중에 따라 표준 편차를 20%에서 14%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정규 분포 모델로 해석하면 20% / √2 ≒ 14.14%까지 줄어듭니다.

만일 두 자산의 수익률이 완벽한 음의 상관성을 가졌다면, 표준 편차는 0%에 가까운 정도까지 줄어듭니다. 수익률이 정규 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0%까지 줄어들며, 로그 정규 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손익 비대칭성 때문에 0%에 가까운 포트폴리오까지 생성됩니다. 기하 평균으로 계산하는 복리 수익률도 상승하게 됩니다. 참고: [중급 40] 수익률이 로그 정규 분포를 따르는 두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완전 선형 관계인 경우)

동일한 수익률 특성을 가진 자산 A와 B라도 두 자산으로 만든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특성이 자산 각각보다 충분히 다르다면 두 자산은 다릅니다. 수익률 특성을 표현한 평균-분산 그래프와 같은 그림으로 표현했을 때, 두 자산을 혼합한 포트폴리오가 충분히 먼 위치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금융 공학 또는 통계학을 아시는 분이라면 조금 특이한 설명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설명하느냐면 포트폴리오 구성의 현실성 때문입니다.

앞서 하나씨와 두나씨가 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살펴봅시다. 두나씨는 두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기에 위의 그래프처럼 두 자산은 다르다고 판단합니다. 하나씨는 한 자산에만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기에 첫 번째 그래프처럼 두 자산이 동일합니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두 자산이 다르다는 것과 충분히 다른 포트폴리오를 현실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가는 관점이 다릅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를 구분하기 어렵거나 구분할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나씨가 포트폴리오를 바라보는 관점

하나씨와 두나씨가 포트폴리오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조금 더 설명해 봅니다.

하나씨는 자산 A 또는 B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투자 비중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나머지 자금은 2% 금리를 주는 예금에 투자합니다. 하나씨의 포트폴리오 스페이스(portfolio space)는 다음과 같이 도시할 수 있습니다.

하나씨의 포트폴리오 공간과 포트폴리오의 평균-분산 특성

하나씨는 왼쪽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파란색 점처럼 자산 A를 선택하고 투자 비중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또는 노란색 점처럼 B를 선택하고 투자 비중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파란색 점과 노란색 점의 집합을 해의 공간(solution space)이라 하며, 여기서는 각각의 해가 포트폴리오이기에 포트폴리오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대신 전략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도 됩니다.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은 뚜렷하게 구분되는 개념이 아니며, 실용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왼쪽에 있는 점 하나하나는 포트폴리오입니다. 어떤 포트폴리오가 주어지면 합리적인 가정하에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를 포트폴리오 특성이라 간주하고 그래프로 그리면 오른쪽의 평균-분산 그래프가 됩니다. 이렇게 시뮬레이션하여 해를 분석하는 것을 해의 평가(evaluation)라고 합니다.

투자에서 해의 평가는 (1) 포트폴리오를 입력으로 하는 시뮬레이션, (2)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특성 추출, (3) 추출한 특성을 이용한 평가의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이 중에서 (1) 포트폴리오 시뮬레이션과 (2)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특성 추출을 퀀트 투자에서 백테스트(backtest)라 부릅니다. 포트폴리오 공간의 설계부터 최종적인 해의 평가를 통한 적절한 포트폴리오 선정까지를 최적화(optimization)이라 합니다.

퀀트 투자는 엄밀하게는 이 모든 과정을 포괄해야 합니다. 많은 퀀트 투자 입문서는 (1)과 (2)로 구성되는 백테스트를 과도하게 강조합니다. 백테스트가 투자자에게 가장 생소하고, 대량의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기에 구축 비용이 크다는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공간의 설계와 추출한 특성을 이용한 평가 역시 중요한 작업입니다.

하나씨의 사례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분산 투자를 통해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함에도, 포트폴리오 공간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계하지 않았기에, 그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3)의 추출한 특성을 이용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개는 통계학적 시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제가 통계학적 시각에 기반한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해 연재를 하고 책을 쓰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투자 이론에 대한 충분한 수준의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투자 전략의 설계, 분석, 그리고 선정을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나씨가 포트폴리오를 바라보는 관점

두나씨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두나씨는 자산 A, B에 분산 투자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그래프가 그려집니다

두나씨의 포트폴리오 공간과 포트폴리오의 평균-분산 특성

왼쪽은 두나씨가 설계한 포트폴리오 공간입니다. 원점 (0%, 0%)를 기준으로 수평 또는 수직으로 분포하고 있는 빨간색 점들은 앞에서 본 하나씨의 포트폴리오 공간입니다. 두나씨의 포트폴리오 공간은 하나씨의 포트폴리오 공간보다 넓습니다. 포트폴리오를 시뮬레이션해서 평가해 보면, 아마도 더 넓은 범위에 포트폴리오가 분포할 것입니다.

오른쪽은 두나씨의 포트폴리오 공간에 포함된 포트폴리오로 시뮬레이션하여 특성을 추출하여 그린 평균-분산 그래프입니다. 하나씨의 포트폴리오는 빨간색 점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두나씨는 하나씨에 비해 동일한 수익률이라면 보다 변동성이 낮은, 동일한 변동성이라면 수익률이 더 높은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까요? 두나씨는 하나씨에 비해 포트폴리오 공간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더 넓게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두 자산이 다르다는 것은 각각의 자산을 다른 자산으로 교체했을 때 포트폴리오에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와 같이 포트폴리오 특성으로 도시하는 그래프에서는 위치 변화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투자는 수학적으로 보면 일종의 최적화 작업입니다. 기대 수익률이든, 특정 위험 이하에서 높은 수익률이든 어떤 목적 함수(objective function)를 최대화 또는 최소화하는 해를 찾는 것입니다. 투자에서는 자산, 포트폴리오, 또는 전략이 해에 해당됩니다.

하나씨와 두나씨의 사례로 포트폴리오 공간(해의 공간)이 포트폴리오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포트폴리오 공간의 정의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다른 자산이라도 동일한 자산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참고 도서:

이어지는 글: [중급 45] 투자 전략 비교의 신뢰성 평가는 신뢰할 수 있는 것일까?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중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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