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는 투자 성향이나 투자의 목적 등에 따라 시장 전체가 아닌 일부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특정 국가나 특정 업종(sector)을 선호하거나, 매출 증대율이나 배당률과 같은 지표를 종목 선정에 중요하게 고려할 수 있습니다. 성장주(Growth Stock)와 가치주(Value Stock)도 이러한 목적에 따른 분류라 할 수 있습니다.
성장주와 가치주를 정의하는 방법은 투자자마다 다를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수익 대비 가격이 높으면 성장주, 현재 수익 대비 가격이 낮으면 가치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참고: 현재 수익이라고 표현했지만, 과거 몇 년간을 종합한 값이나, 미래 몇 년간에 대한 예측값이 고려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현재 수익과 가격만을 비교하여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투자는 미래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개별 종목이 저평가 상태인지도 추정해야 합니다.
성장주가 현재 버는 수익 대비 가격이 높다고 고평가인 것은 아닙니다. 저평가와 고평가는 현재와 미래 가격의 차이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훨씬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예상한다면 저평가일 수 있습니다.
가치주도 현재 버는 수익 대비 가격이 낮다고 저평가인 것은 아닙니다. 미래에는 지금의 수익도 유지하지 못한다면, 고평가일 수 있습니다.
성장주와 가치주를 현재 수익과 가격을 중요시하여 판별하면, 각각의 종목은 어느 한 부류에 속하게 됩니다. 자연히 시장 수익률 대비 어느 한쪽 높으면 다른 한쪽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성장주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의 과거 기록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지 살펴봅니다. 참고: 성장주에도 가치주 양쪽에 모두 포함되거나,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종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분석 기간,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VUG와 VTV
VUG(Vanguard Growth ETF)와 VTV(Vanguard Value ETF)는 인덱스 펀드를 대중화한 존 보글이 설립한 뱅가드그룹의 성장주와 가치주 ETF입니다. 두 ETF 모두 2004년 1월 26일에 상장되었으며, 미국에 상장된 ETF 중에서 시총 7위와 9위입니다. 출처: Top 25 ETFs [MarketWatch]
각 ETF는 CRSP의 U.S. Large Cap Growth Index와 U.S. Large Cap Value Index를 기초 지수로 두고 있습니다. VUG(이하 Growth ETF)와 VTV(이하 Value ETF)의 기초 지수는 투자에 적합한 성장주와 가치주를 골라내기 위해 여러 재무 지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참고: CRSP U.S. Indices (PDF)
아래는 Growth ETF의 기초 지수에 대한 설명의 일부입니다. 장단기 예상 EPS 성장과 함께 매출액 증가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합니다.
CRSP classifies growth securities using the following factors: future long-term growth in earnings per share (EPS), future short-term growth in EPS, 3-year historical growth in EPS, 3-year historical growth in sales per share, current investment-to-assets ratio, and return on assets.
Value ETF의 기초 지수에 대한 설명의 일부입니다. 순자산대비시총(PBR의 역수), 배당률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합니다.
CRSP classifies value securities using the following factors: book to price, forward earnings to price, historical earnings to price, dividend-to-price ratio and sales-to-price ratio.
비교 대상이 되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는 뱅가드의 VOO가 있지만, 상장 시기가 2010년 9월 7일로 VUG와 VTV보다 늦습니다. 대신 1993년 1월 22일에 상장한 SPY를 이용합니다.
아래는 세 ETF의 편입 상위 10 종목과 비중입니다. 데이터 출처: Yahoo Finance
SPY (Market) | VUG (Growth) | VTV (Value) | |||
MSFT | 6.84% | MSFT | 12.54% | BRK-B | 3.55% |
AAPL | 5.85% | AAPL | 10.82% | AVGO | 3.10% |
NVDA | 5.05% | NVDA | 8.87% | JPM | 2.81% |
AMZN | 3.78% | AMZN | 7.07% | XOM | 2.39% |
GOOGL | 2.27% | GOOGL | 4.13% | UNH | 2.28% |
META | 2.24% | META | 4.12% | PG | 1.95% |
GOOG | 1.92% | GOOG | 3.43% | JNJ | 1.77% |
BRK-B | 1.71% | LLY | 2.91% | HD | 1.69% |
LLY | 1.47% | TSLA | 2.16% | MRK | 1.67% |
AVGO | 1.35% | V | 1.80% | CVX | 1.47% |
Growth ETF와 Value ETF의 편입 종목이 확연히 다릅니다. 특이한 점은 S&P 500 지수의 시총 상위 종목의 대부분은 성장주라는 점입니다. Growth ETF는 이들 종목을 SPY보다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습니다.
Growth ETF는 시장 변화에 더 민감해서 (다르게 말하면 베타가 높아서) SPY가 상승할수록 Growth ETF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VUG와 VTV의 수익률
Growth ETF와 Value ETF의 수익률을 시장이라 할 수 있는 SPY와 함께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프가 간결해지도록 60거래일 이동 평균을 사용했습니다.
대략 2017년 정도까지는 세 ETF의 성과에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후 Growth ETF가 시장 대비 크게 오르고, Value ETF는 시장 대비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형 축을 사용하여 장기 수익률을 비교하면, 장기 추세 파악하거나 상대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수익률이 아닌 자산 규모의 비를 이용하여 로그 축으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세로축 한 칸은 50% 수익률에 해당됩니다.
2007년까지는 Value ETF의 수익률이 조금 더 좋았습니다. 세계 금융 위기 때, 키를 다시 맞추듯 비슷해졌습니다. 2016년까지 유사한 수준의 수익률을 보이다, 2017년부터 Growth ETF의 수익률이 두각을 나타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의 회복장까지 그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가, 최근에는 그 차이가 조금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듯합니다.
성장주와 가지추의 수익률 대칭성
SPY의 수익률은 Growth ETF와 Value ETF 수익률의 사이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좀 더 명확하게 보기 위해 시장 대비 250거래일(대략 1년) 수익률의 60거래일 이동 평균을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미술 기법의 하나인 데칼코마니를 적용한 것처럼, Growth ETF와 Value ETF는 시장 수익률을 가운데 두고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략 2019년까지는 시장 대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이후에는 크게 증폭이 되었습니다.
급격한 금리 변화가 이러한 현상을 만들어낸 원인의 하나일 수는 있지만, 2007년 금리 인하에 의한 영향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습니다. 미래에도 이러한 증폭된 수익률 차이가 지속될지 궁금합니다.
정리하며
성장주와 가치주는 투자 철학에 따른 종목 분류라 할 수 있습니다. 투자 가치가 있는 종목 중에서, 미래 가치에 더 높은 비중을 둘지, 아니면 현재 가치에 더 높은 비중을 둘 지에 따라 나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대분류에 가깝고 바라보는 방향은 반대에 가깝기에, 어느 한 종류의 수익률이 시장 대비 높다면, 다른 한 종류의 수익률은 시장 대비 낮아지는 현상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뱅가드그룹의 성장주와 가치주 ETF인 VUG와 VTV로 이러한 현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성장주와 가치주의 시장 대비 수익률 차이가 증폭된 점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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