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희는 투자금 대부분을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회사 실적이 좋았고, 영희의 기여도도 높았기에 상당한 액수의 특별 상여금을 받았습니다. 미국 증시에 조정이 올 것 같아서, 영희는 한동안 상여금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싶어 합니다. 원화와 달러화 중에서 무엇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할까요?
이전 글에서 철수는 한국 시장에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철수는 30%의 여유 자금을 달러화로 가지고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했습니다. 영희도 동일할까요? 아니면 철수와는 달리 원화가 더 유리할까요?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일부 세부 설명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동일한 방식으로 설명하니, 이전 글을 먼저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 글: 여유 자금은 원화로 보유할까? 달러화로 보유할까? (국내장 투자자는 어떤 통화가 더 유리할까?)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분석 기간,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위험에 대한 정의는 투자자마다 투자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투자자에게 유리한 현금 보유 방식이 다른 투자자에게는 유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원화와 달러화 단기 채권 모델
영희는 1,000만원의 투자금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70%인 700만원으로는 미국 대표 지수인 S&P 500을 추종하는 SPY를 매수했습니다. 남은 300만원은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래는 원화의 경우 연 3%, 달러화의 경우 연 1.5%의 고정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단기 채권(또는 예금) 상품에 투자했을 때의 가격 추이입니다. 원화로 환산한 SPY 평가액도 함께 나타냈습니다. 참고: 이 글에서 SPY는 모두 원화로 환산한 금액입니다.
2003년 12월 1일부터 2024년 6월 25일까지 대략 20년 7개월치 데이터입니다.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한 칸 위로 이동하면 자산이 2배로 늘어나고, 한 칸 아래로 이동하면 자산이 1 / 2로 줄어듭니다.
SPY의 CAGR(연평균 성장률)은 11.1%였고, 환율(USD/KRW)의 CAGR은 0.7%였습니다. 환율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가정하에, CAGR이 0%가 되도록 보정한 데이터가 보정 환율(Adjusted USD)입니다.
원화(KRW)는 연 3% 고정 이자를 받기에 직선으로 표시됩니다. 달러화(USD)와 보정 달러화(Adjusted USD)는 연 1.5% 고정 이자를 받지만, 환율 변동이 있기에 가격이 변합니다. 참고: 예금이나 단기 채권도 금리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바뀝니다. 이 글에서는 분석의 편의를 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예금이나 단기 채권은 고정 금리를 받는다고 가정합니다.
보정 달러화는 현금을 달러화로 가지고 있을 때의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분석 기간 동안 환율이 연평균 0.7%씩 올랐던 추세를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영희에게는 무엇이 유리할까?
아래는 30%의 현금을 원화, 달러화, 보정 달러화에 투자했을 때의 자산 크기의 추이입니다. 배당 재투자와 일일 리밸런싱을 가정했고, 각종 비용과 세금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를 위해 철수의 경우도 오른쪽에 함께 표시했습니다. 가로축과 세로축 값이 다를 수 있으니 비교에 유의해야 합니다.
영희는 현금을 원화로 가지고 있으나 달러화로 가지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자를 조금 더 받는 원화 혼합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약간 더 높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현금 비중이 다른 혼합 포트폴리오의 CAGR과 표준 편차를 산점도(scatter plot)로 나타낸 것입니다. 표준 편차는 주가와 환율의 시차를 고려해서 5거래일 수익률을 연환산했습니다.
현금 비중을 0%에서 100%까지 1% 단위로 달리 한 현금 혼합 포트폴리오가 산점도에 나타나 있습니다. 파란 점은 원화, 오렌지 점은 달러화, 초록 점은 보정 달러화로 현금을 보유한 포트폴리오입니다. 별 모양의 점은 현금 비중이 30%인 포트폴리오입니다.
오른쪽의 국내 주식을 보유한 경우에는, 현금을 달러화로 가지고 있는 것이 30% 비중인 경우에 유리했습니다. 이에 비해 왼쪽의 미국 주식을 보유한 경우에는 현금을 원화로 가지고 있으면,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그래프를 비교하면, 한국 주식에 비해 미국 주식을 보유하면, 환율 효과로 인해 변동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 주식 수익률은 어떤 분포일까? (KODEX 200, SPY 환헤지/환노출, 그리고 정규분포, 갑돌이의 은퇴 자금 마련 #1)
다양한 위험 척도로 살펴보자
MDD(Maximum drawdown; 최대 손실률)는 최고점 대비 최대 하락률을 나타내는 값입니다. MDD는 위험에 민감한 지표의 하나입니다. 아래는 MDD를 위험으로 두고 그린 산점도입니다.
현금 비중이 30%인 경우, 달러화 혼합 포트폴리오의 MDD가 조금 더 낮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금 비중이 50% 또는 그 이상으로 늘어나면 원화로 보유하는 것이 유리해집니다. 오른쪽의 국내 주식을 보유한 경우와 비교해 보면, MDD도 전반적으로 크게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vDD(Average Drawdown; 평균 손실률)은 전고점 대비 평균 낙폭입니다. 계좌를 열어보니, 이전에 얼마까지 올랐었는데, 평균 얼마나 하락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AvDD로 보면, 원화가 달러화보다 더 안정적인 현금 운용 방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영희 포트폴리오가 철수의 포트폴리오보다 AvDD가 전반적으로 낮습니다.
영희는 손실에 둔감한 모험적인 투자자라고 하겠습니다. 1년 수익률이 -20% 이하가 되면,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고 하겠습니다. 아래는 1년 수익률이 -20% 이하가 될 확률을 위험으로 보고 그린 산점도입니다. 참고: 오른쪽은 민감한 철수의 경우로, 1년 수익률이 -10% 이하일 확률입니다.
현금 혼합 포트폴리오의 1년 수익률이 -20% 이하일 확률은 1% 이하입니다. 원화 혼합 포트폴리오가 위험에 처할 확률이 조금 더 낮습니다. 참고: 위험 척도가 다르기에 철수의 경우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영희는 수익률은 조금 높고, 위험은 전반적으로 조금 낮은 원화로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미국장에 투자하는 영희는 만일에 대비해서 자산의 일부를 현금으로 보유하려고 합니다. 원화와 달러화 중에서 무엇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영희에게 유리한지 살펴보았습니다.
영희가 30% 비중으로 현금을 보유한다고 가정하고, 여러 가지 척도로 수익률과 위험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어떤 통화로 현금을 보유하나 장기 수익률은 엇비슷했지만, 이자를 조금 더 받을 수 있는 원화로 보유한 경우의 수익률이 조금 더 높았습니다.
달러화가 유리했던 철수와는 달리, 영희는 30% 비중으로 현금을 보유한다면, 원화가 위험 관리 측면에서 유리해 보입니다. 수익률과 위험 두 가지 측면에서 원화가 영희에게 조금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희와 같이 미국 주식 투자자에게 원화가 항상 유리한 현금 보유 방법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영희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자산만으로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투자자는 원화 자산으로 취급할 수 있는 대체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에 취업해서 월급을 받고 있거나, 아파트나 상가와 같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원화 자산을 이미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원화 대체 자산이 충분하다면, 30% 보다 높은 비중으로 원화를 보유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위험 관리 측면에서 여유 자금은 달러화로 보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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