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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공식의 유효성 상실의 원인은 무엇일까? (저 PER? 고 ROE? 아니면?)

오렌지사과키위 2024. 7. 6. 16:09

이전 두 편의 글을 통해 마법공식은 최소한 2010년대 중반부터는 더 이상 유용성이 확인되지 않으며, 위험도를 보정하면 시장 벤치마크에 대비 초과 수익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짐을 살펴보았습니다. 마법공식의 최근 성과가 저조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마법공식이 사용하는 저 PER과 고 ROE 지표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을까요?

복수의 지표를 사용하는 투자 전략을 분석해 보는 간단한 방법의 하나는, 각각의 지표를 따로 살펴보는 것입니다. 어느 하나 또는 여러 지표의 성과가 크게 하락했다면, 해당 지표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별 지표만 봐서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지표가 조합되면서 시너지 효과렝겔만 효과(역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환경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저 PER + 고 ROE로 조합한 마법공식의 수익률 저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개별 지표의 성과 추이를 살펴봄으로써 추정해 봅니다.

업데이트(2024-07-14): 마법공식 관련 백테스트 데이터와 KODEX 200 데이터 간에 1개월 시차 오류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KODEX 200과 마법공식 관련 투자 전략의 상관관계가 0에 가깝다고 잘못 계산되었습니다. 높은 상관관계가 있으며, 글의 내용은 이를 반영하여 수정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알려주신 퀀트킹 카페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주의: 본 글은 특정 상품이나 특정 전략을 추천하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분석 기간, 분석 방법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의 수집, 처리, 해석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설명의 일부는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형으로 작성되었으나, 모든 데이터 분석 설명은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투자 환경과 목적에 따라 각 상품이나 전략의 장단점은 변할 수 있습니다.

마법공식의 지표별 성과

마법공식은 저 PER 지표와 고 ROE 지표를 조합하여 종목을 선정합니다. 여러 변종이 있으며 PER 대신 EBIT/EV를 쓰기도 하고, ROE 대신 ROA나 ROC를 쓰기도 합니다. 본래 목적은 두 지표가 각기 다른 관점에서 종목의 저평가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설명했다시피, 저평가 지표라는 것은 없습니다. 미래에 특정한 조건이 만족되어 저평가를 탈출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추리는데, 일시적으로 또는 상당히 오랜 기간 효과적인 지표가 있을 수 있는 것뿐입니다. 만일 일반적인 저평가 지표가 존재한다면, 그 지표를 활용하여 투자하면 됩니다.

복수의 지표를 적절히 종합하면 결과의 신뢰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평가 가능성이 좀 더 높은 종목을 세밀하게 추릴 수 있는 것입니다. 마법공식은 순위를 합하는 방식을 이용합니다. 저 PER로도 순위가 높고, 고 ROE로도 순위가 높은 종목을 선정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아래는 마법공식(MF-ALL)으로 20년간 투자할 때 자산 크기의 변화입니다. 이전 글과 동일하게 퀀트킹의 기본 설정을 사용하였습니다. 시장 벤치마크는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입니다.

마법공식 vs KODEX 200 (자산 규모의 변화)
마법공식 vs KODEX 200 (자산 규모의 변화)

마법공식의 두 지표인 저 PER과 고 ROE 중에서 하나만 사용하여 투자한 결과도 백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이 두 가지 투자 전략을 함께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참고: 한 지표의 비중을 100으로 다른 지표의 비중을 0으로 설정하고 백테스트한 결과입니다. 

마법공식 vs KODEX 200 vs 저 PER vs 고 ROE (자산 규모의 변화)
마법공식 vs KODEX 200 vs 저 PER vs 고 ROE (자산 규모의 변화)

저 PER(MF-PER)는 마법공식보다 장기 수익률이 더 높습니다. 고 ROE(MF-ROE)는 시장 수준의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 ROE 지표가 마법공식 성과 하락의 원인일까요?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 PER 지표도 2016년 이후로는 수익률이 0%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시장 벤치마크 대비 자산비를 살펴보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마법공식, 저 PER, 고 ROE의 KODEX 200 대비 자산비
마법공식, 저 PER, 고 ROE의 KODEX 200 대비 자산비

저 PER, 고 ROE 모두 2016년부터 시장 벤치마크 대비 성과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저 PER만 본 경우, 고 ROE만 본 경우, 둘 다 보는 마법공식 모두 2016년 이후로는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참고: 마법공식에 좀 더 우호적으로 설명한다면, 두 지표의 조합은 2021년 말에 시장 수준으로 회복하였습니다. 2022년부터 시장 대비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두 지표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호 보완적이어야 합니다. 하나가 잘 안 되면 다른 하나라도 잘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2016년 이후로는 둘 다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참고: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2012년쯤 상승할 때부터 움직임이 유사해 보입니다.

마법공식의 지표 간 상관관계

두 변수가 비슷하게 움직이는 정도를 측정하는 통계적 기법의 하나가 상관계수입니다.  아래는 마법공식, 저 PER, 고 ROE, KODEX 200 월수익률 간의 상관계수를 나타낸 표입니다.

전략 마법공식 저 PER 고 ROE KODEX 200
마법공식   0.93 0.86 0.70
저 PER 0.93   0.79 0.67
고 ROE 0.86 0.79   0.69
KODEX 200 0.70 0.67 0.69  

마법공식, 저 PER, 고 ROE 세 전략은 상관계수가 최소가 0.79로 매우 높습니다. 이 정도면 수익률이나 변동성에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전략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상관계수는 상대적인 변화량으로 측정됩니다. TQQQQQQ 일일수익률을 3배로 증폭합니다. 방향과 상대적 변화량은 동일하기에 상관계수가 1에 가깝게 나오게 됩니다.

마법공식의 지표 조합

마법공식은 저 PER와 고 ROE의 조합입니다. 저 PER와 고 ROE는 상관계수가 0.79로 매우 높습니다.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상품에 함께 투자한 셈입니다. 비슷한 상품이기에 조합했을 때 변동성이 줄어드는 분산 투자 효과가 적게 발생합니다.

아래는 마법공식과 저 PER 65% + 고 ROE 35% 포트폴리오(PER65+ROE35)를 시장 벤치마크 대비로 비교한 결과입니다. 저 PER와 고 ROE로 각각 세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65 : 35 비중으로 월별 리밸런싱을 하는 포트폴리오입니다. 

마법공식 vs 저 PER 65% + 고 ROE 35% 포트폴리오
마법공식 vs 저 PER 65% + 고 ROE 35% 포트폴리오

PER65+ROE35는 마법공식과 흡사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6년을 전후로 고 ROE의 성과가 시장 대비 높았을 때, 마법공식의 성과를 일시 뛰어넘기도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고 ROE의 성과는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고 ROE 대신 KODEX 200을 넣어도 큰 차이가 없을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참고: 2016년에 투자를 결정했다면, 이러한 시도를 해보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당시 고 ROE는 시장 대비 2배로 자산을 불렸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고 ROE를 KODEX 200으로 대체한 포트폴리오(PER65+K35)의 성과입니다. 그래프의 선이 중첩되면 구분하기 어렵기에 1년 이동평균으로 표시했습니다.

ROE 대신 KODEX 200에35% 투자하는 경우 (PER65+K35)
ROE 대신 KODEX 200에35% 투자하는 경우 (PER65+K35)

마법공식(MF-ALL), 저 PER 65% + 고 ROE 35%(PER65+ROE35), 저 PER 65% + KODEX 200 35%(PER65+K35) 모두 성과가 비슷합니다. 마법공식의 고 ROE는 시총가중 대형주 ETF로 대체 가능한 지표입니다.

마법공식 관련 포트폴리오의 투자 효율

수익률이 비슷하다고 해서, 그 특성도 유사한 것은 아닙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살펴본 포트폴리오의 CAGR(연평균 성장률)표준편차, 샤프 비율(Sharpe Ratio)을 표시한 것입니다.

전략 CAGR 표준편차1 (월기반) 샤프 비율1 (월기반) 표준편차2 (년기반) 샤프 비율2 (년기반)
KODEX 200 8.2% 18.4% 0.44 21.8% 0.37
마법공식(MF) 15.4% 27.5% 0.56 37.4% 0.41
저 PER 19.4% 28.6% 0.68 45.7% 0.42
고 ROE 8.4% 27.0% 0.31 28.8% 0.29
PER65+ROE35 15.8% 26.7% 0.59 38.0% 0.42
PER65+K35 15.9% 23.4% 0.68 34.3% 0.46

표준편차는 월수익률 기반으로 연환산한 경우(표준편차1)와 연수익률 기반으로 계산한(표준편차2)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정규분포의 경우 짧은 기간의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긴 기간의 표준편차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월수익률이라면 월표준편차에 12개월에 해당되는 √12를 곱하면 연표준편차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방식으로 계산한 표준편차가 차이 나는 것은, 수익률이 정규분포와 다소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의 분포가 정규분포와 많이 다를수록, 두 표준편차의 차이가 커질 수 있습니다. KODEX 200의 경우 표준편차2가 표준편차1의 1.18배이지만, 마법공식은 1.36배입니다. 참고: 본 분석에서는 일반 정규분포를 가정하였습니다. 손익 비대칭성을 고려한 로그 정규분포를 사용하면, 그 차이가 조금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마법공식과 저 PER + 고 ROE로 세부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PER65+ROE35의 CAGR과 표준편차는  유사합니다. 두 전략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표준편차1을 살펴보면, 마법공식은 27.5%이고, 저 PER와 고 ROE는 각각 28.6%와 27.0%입니다. PER65+ROE35는 26.7%입니다. 저 PER와 고 ROE가 상호보완적인 지표라면 두 지표를 조합한 마법공식이나 PER+65+ROE35의 표준편차가 의미 있게 줄어야 합니다. 두 지표는 단기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냈기 때문에 표준편차1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입니다.

PER65+K35는 KODEX 200을 35%는 보유하는 전략입니다. PER65+K35의 표준편차1은 23.4%입니다. 저 PER의 표준편차1는 28.6%이며, KODEX 200의 표준편차1은 18.4%입니다.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KODEX 200을 35% 비중으로 포함하면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도 출어든 것입니다. 참고: 엄밀하게는 PER 65와 KODEX 200도 상관관계가 높은 편이기에 최대 기대치인 가중평균값보다 조금 더 줄어든 정도입니다.

샤프 비율1과 샤프 비율2는 각각 표준편차1과 표준편차2를 이용하여 계산한 투자 효율입니다. 샤프 비율은 CAGR을 표준편차로 나누기에, 위험이 고려된 수익률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표준편차를 위험으로 간주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적인 비교를 위해 기본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 위험은 본인에게 적절한 여러 척도를 이용하여 살펴보아야 합니다. 

샤프 비율1로 보면 마법공식은 시장 벤치마크보다 투자 효율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고 ROE 대신 KODEX 200을 혼합하면, 마법공식보다 투자 효율이 더 높아졌습니다. 참고: 합리적인 시점에 KODEX 200을 편입하는 결정하는 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입니다.  

샤프 비율2의 경우에도 KODEX 200을 일부 혼합한 포트폴리오의 투자 효율이 마법공식보다 조금 더 높았습니다.

정리하며

마법공식의 두 지표인 저 PER과 고 ROE가 어떤 관계가 있고, 마법공식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기대와는 다르게 두 지표는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각각의 지표 하나만을 사용하는 두 개의 독립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65 : 35 비중으로 통합 운용하면, 마법공식과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두 지표 간에 0.79에 달하는 높은 상관관계 때문입니다.

고 ROE 지표는 시장 벤치마크인 KODEX 200과 장기적으로 비슷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마법공식에는 고 ROE 대신, 저 PER와 상관관계가 상대적으로 낮고 변동성도 낮은 시장 대표 지수를 넣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저 PER 포트폴리오와 KODEX 200을 65 : 35로 통합 운용하면, 마법공식보다 조금 나은 성과를 조금 낮은 변동성으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마법공식이 다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마법공식을 사용하겠다면 시장 대표 지수를 일부 혼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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