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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효과(Halloween effect)는 정말 있는 걸까? (비할로윈 시즌에는 쉬어야 할까? 1928년부터의 S&P 500 지수로 살펴보자!)

오렌지사과키위 2024. 7. 15. 16:20

주식 시장에는 합리적인 설명이 어렵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기도 어려운 경향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할로윈 효과(Halloween effect)를 들 수 있습니다. 할로윈(핼러윈) 데이인 매년 10월 31일을 기점으로, 이후 6개월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5월 ~ 10월까지 6개월간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하고,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개월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입니다.

왜 이런 신기한 현상이 발생하는지 여러 설명이 있지만, 납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할로윈 효과가 어느 정도 강력하게 발생하는지, 미국 대표 지수의 하나인 S&P 500을 사례로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분석 기간,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S&P 500 지수로 본 할로윈 효과

S&P 500 지수는 미국 시장 대표 지수의 하나로 1957년 3월 4일에 발표되었습니다. 이전에 있던 지수를 500개 종목을 확대 개편한 것입니다. 그 이전의 지수값은 지수의 본래 목적에 맞춰 일부 재계산한 값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수는 가능한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하기에, 지수 발표 이전 시점의 값이라도 분석에 활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개인이 무료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S&P 500 지수는 1927년부터 데이터가 있습니다. 1927년부터라고 하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이 시작이기에 실제로는 1928년부터 데이터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 S&P 500 과거 데이터 구하기 (1927년 ~ 2020년)

과거 데이터와 현재 데이터를 적절히 병합하면, 1927년부터의 데이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배당은 고려되지 않은 PR(Price Return) 지수이며, 지난 96년간의 주가 흐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S&P 500 (1928 ~ )S&P 500 (1928 ~ )
S&P 500 (1928 ~ )

왼쪽 그래프의 색상이 세 가지인 이유는 두 데이터를 병합했기 때문입니다. 파란색은 과거 데이터이고, 노란색이 최근 데이터입니다. 중간에 갈색으로 나타난 부분은 공통 기간입니다. 오른쪽 그래프는 1927년 12월 30일 S&P 500 지수의 값을 1로 두고 다시 그린 결과입니다. 

두 그래프 모두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10의 지수승이기에, 한 칸 위로 올라가면 자산이 10배 증가합니다. 두 그래프의 왼쪽에서 1929년 ~ 1939년 기간의 대공황의 흔적을 발견한 수 있습니다.

아래는 S&P 500 지수에 대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투자하는 경우(Halloween; 할로윈 투자)와 5월부터 10월까지만 투자하는 경우(Non-Halloween; 비할로윈 투자)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핼로윈 또는 비핼로윈 투자 결과 (S&P 500, 1928 ~ )
할로윈 또는 비할로윈 투자 결과 (S&P 500, 1928 ~ )

각각은 매달 마지막 거래일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했습니다. 할로윈 투자라면, 10월 마지막 거래일에 투자를 시작하고, 4월 마지막 거래일에 투자를 종료합니다. 비할로윈 투자라면 4월 마지막 거래일에 투자를 시작하고, 10월 마지막 거래일에 투자를 종료합니다.

비할로윈 투자라고 해서 수익이 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할로윈 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낮았다는 것이지,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대체 가능한 투자 자산이 있지 않다면, 비할로윈 시기에 S&P 500에 대한 투자를 중지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전기간 투자, 할로윈 투자, 비할로윈 투자의 성과를 정리한 표입니다.

전략 CAGR 표준편차 샤프 비율 MDD AvDD
전시간 6.1% 18.6% 0.33 -86.0% -20.4%
할로윈 4.6% 12.0% 0.38 -71.4% -15.8%
비할로윈 1.5% 14.2% 0.10 -72.8% -17.2%

장기간에 걸친 데이터를 해석할 때는 유의해야 합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은 시기가 있는가 하면, 금본위제로 장기간 물가가 안정된 시기도 있기 때문입니다. S&P 500 기본 지수는 배당이 고려되어 있지 않습니다. 상대적인 비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할로윈과 비할로윈의 위험은 크게 차이 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최대 손실률(MDD)은 거의 동일하고, 평균 손실률(AvDD)도 그리 차이 나지 않습니다. 표준편차의 차이도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 참고: 할로윈과 비할로윈의 표준편차는 6개월치의 변동률을 1년으로 환산했기에 전기간에 비해 낮게 추정되었습니다.

투자기간은 할로윈과 비할로윈이 1 : 1이라 할 수 있습니다. CAGR은 log(1 + 4.6%) / log(1 + 1.5%) = 3.1로 할로윈의 투자 효율이 3배 정도입니다. 할로윈 투자 1년의 결과는 평균적으로 비할로윈 투자 3년의 결과와 비슷했습니다.

아래는 비할로윈 대비 할로윈의 자산 규모의 변화입니다.

핼로윈 / 비핼로윈 자산비의 변화
할로윈 / 비할로윈 자산비의 변화

세로축은 2의 지수승입니다. 96년간의 투자 결과로 할로윈은 비할로윈 대비 18배 수준으로 자산 규모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할로윈이 항상 유리했던 것은 아닙니다. 시작 시점에 따라서는 상당 기간 비슷했거나, 비할로윈이 더 유리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할로윈 효과가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공황 직후인 1940년 이후 80년 이상 지속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사건이 발생한 해를 제외하면?

몇몇 큰 사건이 우연히 비할로윈 시즌에 집중되어서 할로윈 효과가 과장되었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S&P 500의 연도별 당해 MDD입니다.

S&P 500 연도별 MDD

1940년 이전의 대공황 시기를 제외하고, 증시에 큰 하락이 발생했던 사건 4가지를 아래에 나열했습니다. 닷컴 버블 붕괴는 2001년과 2002년 두 해 연속으로 하락폭이 컸기에 모두 포함했습니다.

사건 발생 연도 S&P 500 최대 하락률 (당해)
제1차 오일 쇼크 1973년 ~ 1974년 -34.2% (1974년)
블랙 먼데이 1987년 -30.2% (1987년)
닷컴 버블 붕괴 2001년 ~ 2002년 -23.8% (2001년)
-28.9% (2002년)
세계 금융 위기  2007년 ~ 2008년 -36.0% (2008년)

아래는 대공황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던 5년을 제외하고 할로윈과 비할로윈 전략을 비교한 것입니다.

증시 하락폭이 컷던 5년을 제외한 핼로윈 또는 비핼로윈 투자 결과 (S&P 500, 1928 ~ )
증시 하락폭이 컷던 5년을 제외한 할로윈 또는 비할로윈 투자 결과 (S&P 500, 1928 ~ )

점선으로 표시된 선(+R)이 해당 5년을 제외한 결과입니다. 할로윈 전략의 경우 해당 5년 제외 유무와 관계없이 성과에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에 비해, 비할로윈 전략은 상당한 개선이 있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4개의 큰 사건의 영향은 비할로윈 시즌에 집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할로윈에 큰 영향을 끼친 5년을 제외했지만, 여전히 할로윈 전략이 더 나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아래는 자산비의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증시 하락폭이 컷던 5년을 제외한 핼로윈 / 비핼로윈 자산비의 변화
증시 하락폭이 컷던 5년을 제외한 할로윈 / 비할로윈 자산비의 변화

비할로윈 시즌에는 투자를 쉬어야 할까?

할로윈 시즌의 투자 성과가 비할로윈보다 3배 정도로 높으니, 비할로윈 시즌에는 투자를 쉬어야 할까요? 비할로윈 시즌에 투자할 수 있는 대체 자산의 성과에 달려 있습니다.

비할로윈 시즌이라고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연간 1.5%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이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거둘 수 있다면,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마땅한 대체 자산이 없다면 지속해서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연 1.5% 수익률은 1년이 아닌 6개월의 기하 평균 수익률입니다. 배당도 고려되어 있지 않습니다. 좀 더 최근의 성과를 기반으로 비할로윈 전략의 수익률을 추정해 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아래는 2009년부터 할로윈 전략 또는 비할로윈 전략으로 SPY에 배당 재투자로 투자한 결과입니다. 참고: 2009년부터 살펴보는 이유는, 앞서 비할로윈 시즌에 집중된 4개의 사건을 제외한 분석에서 세계 금융 위기까지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핼로윈 또는 비핼로윈 투자 결과 (SPY, 2009 ~ )핼로윈 또는 비핼로윈 투자 결과 (SPY, 2009 ~ )
할로윈 또는 비할로윈 투자 결과 (SPY, 2009 ~ )

왼쪽은 각 투자 전략에 따른 자산의 규모 변화이며, 오른쪽은 상대비입니다. 할로윈 전략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는 하지만, 10년 이상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기간도 있습니다.

아래는 전기간과 두 전략의 투자 성과입니다.

전략 CAGR 표준편차 샤프 비율 MDD AvDD
전기간 12.4% 15.2% 0.82 -24.8% -3.5%
할로윈 7.8% 10.9% 0.72 -19.9% -2.5%
비할로윈 4.4% 10.6% 0.42 -18.9% -4.1%

앞서와 비슷합니다. 위험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수익률은 할로윈 전략이 상대적으로 좋았습니다. 할로윈 전략은 비슷한 수준의 위험으로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은 셈입니다.

비할로윈 전략의 CAGR은 4.4%였습니다. 1년의 절반인 6개월을 투자한 수익률임을 고려하면 높은 편입니다. 1년을 투자했다면 (1 + 4.4%)² - 1 = 9.1% 수익률입니다.

동일한 기간 동안 연 9.1% 이상으로 높은 수익률을 비슷한 위험으로 얻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비할로윈 시즌에 투자할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방안이 찾기란 쉽지 않을 거라 예상합니다.

정리하며

주식 시장에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의 투자 성과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개월간의 투자 성과보다 높은 현상을 할로윈 효과라고 합니다. 할로윈 효과는 분명히 존재하는 듯 하지만, 합리적인 설명은 쉽지 않습니다. 

S&P 500 지수의 1928년부터의 데이터로 분석해 보면, 할로윈 효과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지속되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몇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 비할로윈 시즌에 집중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어느 정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할로윈 효과는 남아 있는 듯합니다.

할로윈 효과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이를 이용하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비할로윈 시즌에는 투자를 쉬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이는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비할로윈 시즌에 투자 성과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뜻이지, 수익이 나지 않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근 15년 정도만 본다면, 배당 재투자 시 비할로윈 시즌의 SPY로 본 S&P 500의 수익률은, 6개월 4.4%, 연 9.1%에 달합니다. 이 정도 높은 수익률을 매년 6개월 기간 한정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이어지는 글: 주식 투자에 특히 위험한 달은? 9월이다! (현상과 우연, 할로윈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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