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는 마법공식이 과거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현재는 그 효용성을 주장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2013년 이후, 마법공식을 다소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2016년 이후로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가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 글: 마법공식은 여전히 유효한가? (유효성이 사라진 시점은 언제일까?)
마법공식은 2010년 초반 또는 중반까지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포트폴리오의 위험도(변동성)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때로는 포트폴리오의 위험도를 벤치마크와 일치시킨 후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투자 목적과 일관성 있는 합리적인 위험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적절하지 않은 투자 상품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보다, 3배 레버리지 ETF인 TQQQ의 장기 수익률이 더 높으니, 더 좋은 투자 상품으로 판별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마법공식의 위험도를 표준편차와 최대낙폭(MDD) 관점에서 시장과 동일하게 조정했을 때의 투자 성과를 살펴봅니다.
업데이트(2024-07-14): 마법공식 관련 백테스트 데이터와 KODEX 200 데이터 간에 1개월 시차 오류가 있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이를 반영하여 수정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알려주신 퀀트킹 카페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주의: 본 글은 특정 상품이나 특정 전략을 추천하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분석 기간, 분석 방법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의 수집, 처리, 해석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설명의 일부는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형으로 작성되었으나, 모든 데이터 분석 설명은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투자 환경과 목적에 따라 각 상품이나 전략의 장단점은 변할 수 있습니다.
위험과 변동성(표준편차)
투자에서의 위험은 설정한 투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투자자의 목표는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거치식 투자로 1억 원의 원금을 20년 동안 5억 원 이상으로 증가시켜 은퇴 자금을 마련하고자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는 적립식 투자로 5년 후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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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목표는 다양하므로 위험 또한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 대상이나 전략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준을 기반으로 개인의 투자 목표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험 척도(metric)는 다양하며, 필요에 따라 개인에게 적합하게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위험 척도에는 수익률 변동성을 나타내는 표준편차와 최대 손실률을 나타내는 MDD(Maximum Drawdown)가 있습니다.
표준편차는 특정 변수의 값들이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나타내는 통계적 척도입니다. 여기서는 수익률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투자 분야에서는 수익률이 정규 분포나 로그 정규 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실과 상당 부분 일치하고, 다양한 통계적 기법을 적용하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주식 수익률은 어떤 분포일까? (KODEX 200, SPY 환헤지/환노출, 그리고 정규분포, 갑돌이의 은퇴 자금 마련 #1)
자산 A와 자산 B가 모두 10%의 기대 수익률을 가진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자산 A의 표준편차는 10%이며, 자산 B의 표준편차는 20%입니다. 자산 A는 자산 B보다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표준편차를 동일하게 조정하는 간단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다면, 자산 A에는 전액을 투자하여 A100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자산 B에는 절반만 투자하여 B50 포트폴리오를 만듭니다. A100과 B50 모두 10%의 표준편차를 가지게 됩니다.
A100의 기대 수익률은 10%이지만, B50은 10% / 2 = 5%입니다. B50은 나머지 50%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자 수익을 통해 기대 수익률이 5%보다 약간 더 높아질 것입니다.
위험 수준을 같게 조정했기 때문에 두 자산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자율이 특별히 높지 않은 상황에서는 A100의 기대 수익률이 B50보다 높습니다. 자산 A가 더 나은 투자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험의 과소평가
인간은 항상 논리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종종 위험에 대해 과소 반응하거나 과대 반응합니다. 손익 비대칭성을 간과함으로써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일도 자주 발생합니다. MDD의 경우로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50% 손실은 왜 100% 수익과 같은 것일까? (손익 비대칭성)
자산 C의 MDD는 -40%입니다. 자산 D의 MDD는 -80%입니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자산 D가 자산 C보다 -80% / -40% = 2배 위험해 보입니다. 하지만 1억원을 투자했더니, 6천만원(-40%)이 남아있는 경우와 2천만원(-80%)이 남아있는 경우를 상상해 보면, 위험이 2배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산 D는 6천만원 / 2천만원 = 3배 위험한 것일까요?
투자에서는 지수로 계산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40% 하락이 몇 번 반복되면 -80%가 될까요? 두 번 반복되면 0.6 × 0.6 = 0.36이니 -64%에 해당됩니다. 세 번 반복되면 0.6 × 0.6 × 0.6 = 0.216이 되니 -78.4%가 됩니다.
자산 D는 자산 C보다 3배 이상으로 위험합니다. log(1 - 80%) / log(1 - 40%) = 3.15배 더 위험합니다. -40% 하락이 3.15번 반복되면 -80%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산 D가 자산 C에 비해 3.15배 위험하니 자산 C에 투자하면 안전할까요? 투자자의 성격, 투자 목적, 투자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동산을 제외하고도 10억원의 금융 자산이 있는 민수는 1억원을 자산 C에 투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예상하는 MDD가 -40%로 다소 높기는 하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금융 자산 대비 4천만원 / 10억원 = 4% 손실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MDD가 -40% 이상을 찍으면, 공격적으로 추가 매수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산 C가 장기적으로는 상승한다고 가정합니다.
공무원인 철수는 박봉을 쪼개 아껴 쓰며, 5년 동안 1억원의 금융 자산을 만들었습니다. 내년에는 오래 사귀어 온 여자친구와 결혼할 예정입니다. 얼마 전에 상견례도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좋은 전셋집을 얻기 위해서 모아 둔 1억원을 기대 수익률이 높은 자산 C에 투자했습니다.
이듬해가 되어 결혼일자는 다가오는데, -40% 하락하여 6천만원이 되었습니다. 6천만원이라면 반전세라도 신혼집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철수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매도 버튼에 손이 가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철수의 경우에는 사용할 기한이 정해져 있는 자금으로 투자했기에 위험이 증폭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혼 생각이 아직 없는 친구 수철이는 같은 상황에 발생해도 괜찮을까요? 수철이는 지난 5년의 고생 중에서 2년이 날아간 듯 한 상실감을 느낄 것입니다. 민수와는 달리 추가 매수할 여력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수철은 자산 C를 추천한 투자 전략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것입니다. 설사 그 투자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효용이 있더라도, 고수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백테스트 결과 그래프를 살펴보면, MDD -40%는 10년 전에 한 번 발생했고, 당분간은 비슷한 상황이 생길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그 후에 급상승했으니 만일 발생하더라도 계속 보유하거나,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막상 계좌에 파란색 숫자가 크게 찍히면, 백테스트 결과를 볼 때와는 달리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위험을 보정한 마법공식의 성과
아래는 마법공식으로 20년간 투자했을 때의 자산 크기의 변화 추이입니다. 이전 글과 동일하게 퀀트킹의 기본 설정으로, 저 PER + 고 ROE 조합의 20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습니다. 시장 벤치마크는 KODEX 200입니다.
아래는 마법공식과 벤치마크의 수익률, 표준편차, 그리고 MDD입니다. 표준편차는 월수익률을 기초로 계산하였습니다. 참고: 마법공식의 수익률 분포는 벤치마크에 비해 정규분포와 조금 더 다릅니다. 연수익률을 기초로 표준편차를 계산하면 마법공식의 표준편차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커집니다.
전략 | CAGR | 표준편차 | 샤프 비율 | MDD | 칼마 지수 |
벤치마크 | 8.2% | 18.4% | 0.44 | -45.5% | 0.18 |
마법공식 | 15.4% | 27.4% | 0.56 | -55.8% | 0.28 |
위험보정 마법공식 (표준편차) | 11.0% | 18.5% | 0.60 | -40.9% | 0.27 |
위험보정 마법공식 (MDD) | 12.0% | 20.4% | 0.59 | -44.3% | 0.27 |
마법공식은 시장보다 CAGR이 더 높았지만, 표준편차와 MDD도 컸습니다. 20년 전에 투자를 시작할 때 미래의 마법공식과 벤치마크의 표준편차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표준편차를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서는, 마법공식으로 100% 비중이 아닌 18.4% / 27.4% = 67%만 투자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가 위험보정 마법공식 (표준편차) 항목입니다.
표준편차를 위험으로 두고 투자 비중을 줄이면, 표준편차는 동일해졌지만, CAGR은 11.0%로 낮아졌습니다. 여기에 남은 현금 33%로 이자를 받을 수 있기에 실질 CAGR은 1% 정도 가산된 12.0%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자를 제외하더라도 샤프 비율이 조금 높아졌습니다. 매달 전체 투자금의 67%만 주식에 투자하도록 리밸런싱 했기 때문입니다.
20%씩 연달아 두 번 상승하면 1.2 × 1.2 - 1 = 1.44 - 1 = 44%의 수익률을 얻게 됩니다. 50% 비중으로 투자했다면, 1.1 × 1.1 - 1 = 1.21 - 1 = 21%로, 기대치 44% / 2 = 22%보다 -1% 낮아집니다.
25% 상승 후 -20% 하락하면, 1.25 × 0.8 - 1 = 1 - 1 = 0%의 수익률을 얻게 됩니다. 50% 비중으로 투자했다면, 1.125 × 0.9 - 1 = 1.25%로 기대치 0% / 2 = 0%보다 1.25% 높아집니다.
위험보정 마법공식(표준편차)의 기대 수익률은 15.4% × (18.4% / 27.4%) = 10.3%입니다. 11.0%와의 차이인 0.7%가 리밸런싱으로 얻은 추가 수익률입니다. 마법공식의 수익률은 오르락내리락하는 경향이 다소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MDD도 동일하게 맞춰볼 수 있습니다. log(55.8%) / log(45.5%) = 74%만 투자한 결과가 위험보정 마법공식 (MDD)입니다. 표준편차의 경우보다 조금 더 높은 비중으로 투자했기에 CAGR은 12.0%가 되었습니다.
MDD가 벤치마크와 동일하지 않은 것은 리밸런싱 때문입니다. 참고: 45.5% / 55.8% = 82%의 비중으로 투자해도 MDD가 벤치마크와 동일해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82% 비중으로 투자하면, MDD는 벤치마크보다 높은 -47.8%가 됩니다.
아래는 위험도를 시장과 동일하게 (MDD의 경우 유사하게) 맞춘 마법공식의 자산 크기 변화 추이입니다.
벤치마크와 동일한 수준으로 위험도를 맞춘 마법공식의 성과는 기존보다 상당히 꽤 낮아지게 됩니다. CAGR로 볼 때 초과수익이 6.8%에서 3% 중반 수준으로 절반정도 줄어듭니다.
정리하며
투자자마다 제각기 투자의 목적이 있습니다. 이에 맞춰 위험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마다 성격, 투자 목표, 투자 환경이 다르기에, 모두에게 통용되는 보편적인 위험에 대한 척도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위험 척도를 이용하되, 본인에게 맞춰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익률의 표준편차와 MDD는 흔히 사용하는 위험 척도입니다. 이를 이용하여 마법공식의 위험도를 추정해 보았습니다. 마법공식은 시장 벤치마크보다 조금 더 위험한 투자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 철수와 수철이에게는 위험이지만, 민수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표준편차와 MDD를 벤치마크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마법공식으로 투자하는 비중을 낮추어야 합니다. 위험도는 비슷해지고, 수익률은 낮아지게 됩니다.
마법공식의 표준편차를 벤치마크와 동일하게 맞추면, CAGR은 11.0% + 1%(현금에 대한 이자율) 정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시장 벤치마크 CAGR인 8.2%보다 3.8% 정도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험에 대한 분석은 비현실적인 가정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자마다 받아들이는 위험 정도가 다른 것은 물론이고, 본 글의 분석과 같이 미래의 위험을 미리 알고 있다는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과거의 위험으로 미래의 위험을 추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5년의 표준편차나 MDD를 이용하여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전체 기간 위험도는 벤치마크와는 달라질 수 있지만, 매회 투자 결정은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 마법공식의 유효성 상실의 원인은 무엇일까? (저 PER? 고 ROE?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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