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 Beating the Street>는 1993년도에 출간된 피터 린치의 두 번째 책입니다. 2년 뒤인 1995년에 출간된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 Learn to Earn>가 투자 입문서라면, 이 책은 본인의 투자 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참고: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 (피터 린치, 존 로스차일드) -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같은 책 (서평)
한국인에게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개별 종목을 어떤 이유로 선정했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피터 린치가 종목을 선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장성과 안정성입니다. 미래의 이익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 가격이 충분히 저렴한지, 그리고 만일의 경우에도 그 기업이 유지될 수 있을 정도로 이익과 자산이 안정적인지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성장성과 안정정은 투자에서 특별한 지표는 아닙니다. 대개의 특히 가치 투자 스타일의 투자자는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해서 종목을 선정합니다.
투자자마다 종목에 대한 견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추정하는 구체적인 기준과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추론 논리가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높은 미래 성장률이 확정되어 있어 보이는 종목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확실성이 높은 모험사업을 하는 종목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서평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책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몇 가지로 정리해 봅니다.
현실 투자의 무거움
개별 종목을 선정한 이유와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책은 대가의 경험을 압축하여 살펴볼 수 있기에 투자자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종목보다 훨씬 많은 수의 종목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피터 린치가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면서 토요일에도 근무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거주할 아파트를 고를 때에도 수십 채를 살펴보고 비교해 가며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최종 선정 후에 그 이유를 글로 설명하라고 하면 "교통이 편리하고, 고층이라 전망이 좋고, 단지 내 학교가 있으며, 신축으로 깨끗한 데다, 결정적으로 가격이 시세보다 높지 않아서 골랐다"라고 간단하게 서술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분산 투자와 집중 투자
피터 린치는 개인 투자자는 8 ~ 12 종목 정도를 추적하면서 한 번에 5 종목 정도에 투자해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이를 분산 투자보다 집중 투자가 더 유리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이 이상의 종목을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분석할 만큼 시간과 노력을 쏟기 어렵다는 의미이지, 분산 투자가 유용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5명의 비슷한 수준의 개인 투자자가 각각 10 종목을 분석하고, 5 종목씩 총 25 종목을 선정해서 25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개인별로 5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참고: 분산투자와 집중투자는 상반되는 전략일까?
경제 예측
피터 린치는 경제 예측이 의미 없다는 뜻으로 아래와 같은 명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참고: 당신이 경제를 예측하는데 13분을 썼다면, 그중 10분은 낭비한 것이다 (피터 린치)
당신이 경제를 예측하는데 13분을 썼다면, 그 중 10분은 낭비한 것이다.
If you spend 13 minutes a year on economics, you've wasted 10 minutes.
책을 읽다 보면, 피터 린치는 적어도 해당 업종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업종에 투자를 결정하게 된 이유도, 내구연한이 있는 소비재라고 볼 수 있는 자동차의 신규 구입수가 수년간 줄었기에, 호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투자 대상으로 고려합니다.
본업이 있고, 장기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에게는 경제 예측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이지, 투자에 의미 없는 행위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실패한 투자 이야기
전설로 회자되는 피터 린치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책에서도 본인이 실패한 투자에 여럿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성공 투자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실패한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꽤 오래된 책이다 보니 당시에는 설명할 수 없는 실패도 있습니다.
모기지저당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y)을 취급하는 프래디 맥(Freddie Mac; FMCC)과 패니 메이(Fannie Mae; FNMA)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지만, 두 회사는 2007 ~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 직격탄을 맞고, 파산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는 두 회사를 국유화하고 공적 자금을 투입한 바 있습니다. 아래는 프레디 맥과 패니 메이의 주가 흐름입니다.
정리하며
피터 린치의 투자 경험을 위트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깔끔하게 잘 번역되어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현실 투자의 무거움을 잊을 정도입니다.
투자 대가의 구체적인 투자 경험을 균형 있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에게 권할만한 참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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