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KODEX 미국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 - 연 20% 분배율 (나는야~ 불가능에 도전한다네!)

오렌지사과키위 2024. 10. 26. 19:13

삼성자산운용은 2024년 10월 22일 KODEX 미국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이하 KODEX) ETF를 신규 상장했습니다. 기초 자산은 나스닥 100 지수이며, 매일 당일 만기의 초단기(0DTE; Zero Day to Expiration) 콜옵션을 발행합니다. 콜옵션 행사가를 현재가보다 1% 높게 책정하는 OTM(Out of The Money; 외가격) 전략을 사용합니다. 최대 분배율은 20%로,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 중에서는 목표 분표율이 가장 높습니다. 관련 기사: 삼성운용 'KODEX 미국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 등 2종 상장 [파이낸셜뉴스]

장기적으로 ETF 시장은 성장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한정된 파이를 놓고 자산운용사들은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ETF를 운용하는 부서 입장에서는 ETF 보수가 주된 수입입니다. 보수가 높은 ETF에 많은 투자금을 유치할수록 수익이 많아집니다.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면 자산운용사의 실력에 따른 편차를 제외하면 장기 수익률은 비슷합니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파이를 많이 먹으려면, 보수 인하 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심해질수록 파이 조각의 넓이는 커지더라도 두께는 얇아져서 먹을 수 있는 양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ETF 시장의 크기가 중단기적으로 한정되어 있다면, 의미 있는 수준의 보수를 유지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타사 상품과 차별화된 요인을 내세워, 경쟁을 피하고 투자자를 유인합니다. 다른 기초 지수, 다른 분배 주기, 다른 분배율, 다른 분배일을 내세우는 ETF가 계속해서 출시되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원화 대신 달러화로 분배하는 ETF가 출시될지도 모릅니다.

나스닥 100 지수를 기초로 하는 커버드콜 ETF은 연 20% 분배율 달성이 가능한 것일까요?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분배율 20%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커버드콜 ETF는 장기적으로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 상품을 만들 수 있다면, 분배금을 지금 하는 대신 재투자하는 TR(Total Return) 상품을 출시할 수 있습니다. 자산운용사도 불가능함을 알기에 기초 자산을 최대한 추종한다고 홍보하지, 기초 자산보다 장기 수익률이 높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참고: 한국인은 커버드콜 ETF에 장기 투자해도 좋을까? - 커버드콜 ETF에 대한 글 모음

기초 자산의 장기 수익률을 살펴보면, 커버드콜 ETF의 이론적 상한(upper bound) 수익률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에 가장 가깝게 추종하는 ETF의 하나는 QQQ입니다.

아래는 QQQ의 지난 25년간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배당 재투자를 가정했습니다.

QQQ 수익률
QQQ 수익률

QQQ의 CAGR은 10%였습니다. 연 10% 이상의 분배율을 지급하면 주가는 우하향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과 2000년대 후반의 세계 금융 위기로 인한 큰 폭락은 앞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봅니다. 2009년부터 약 16년간의 기간에 대해 그래프를 그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QQQ 수익률 (2009년 ~ )
QQQ 수익률 (2009년 ~ )

QQQ의 CAGR은 20.2%였습니다. KODEX의 목표 분배율이 20%인 이유입니다. 앞으로 닷컴 버블이나 세계 금융 위기와 같은 큰 폭락이 발생하지 않고, 지난 16년간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달성 가능한 목표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낙관적으로 가정해도 될까요?

S&P 500 지수로 살펴본 CAGR의 변화

보다 긴 기간 데이터가 있는 S&P 500 지수를 살펴봅니다. 아래는 1928년부터 2024년 10월 25일까지 약 96년간의 S&P 500 지수 변화입니다. 배당과 인플레이션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S&P 500 지수의 변화

96년간 S&P 500 지수의 CAGR은 6.2%였습니다. 배당을 고려하면 이보다 2~3% 정도 더 높을 것입니다.

전기간 CAGR은 6.2%였지만, 중단기적으로 CAGR이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는 투자 기간을 16년으로 잡았을 때의 CAGR을 구해 그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250거래일을 1년으로 간주하였습니다.

S&P 500의 16년간 CAGR의 변화
S&P 500의 16년간 CAGR의 변화

96년간 CAGR은 6.2%였지만, 16년치를 보면 투자 시점에 따라 편차가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는 전기간 CAGR(full CAGR)과 전기간 CAGR의 2배에 해당되는 CAGR이 각각 빨간색과 초록색 점선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1960년대 중반에 초록색 점선에 잠시 닿은 적이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닷컴 버블로 몇 년간 상회했습니다. 16년에 유지 기간 몇 년을 더하면 20년 정도의 기간 동안 full CAGR의 2배 정도가 유지되었습니다.

최근에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9월부터 16년 CAGR이 10%를 넘어섰습니다.

높은 CAGR이 장기간 유지되는 것은 그 이전의 큰 폭락이나 당시 버블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60년대 중반은 대공황에서 회복되면서, 1990년 후반은 닷컴 버블이 발생하면서, 2024년에는 세계 경제 위기에서 회복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지수가 꽤 긴 기간(여기서는 16년)에 걸쳐 CAGR이 전체 기간 CAGR의 2배를 웃도는 현상은 극히 이례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QQQ의 전기간 CAGR은 10%였고, 지난 16년간 CAGR은 20%였습니다. 충분히 발생 가능한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로 살펴본 CAGR의 변화

S&P 500 지수보다 기간이 길지 않지만, 나스닥 100 지수도 39년 정도의 데이터가 있습니다. 아래는 나스닥 100의 수익률 추이입니다. 배당은 고려되지 않았지만, 나스닥 100은 S&P 500에 비해 배당률이 낮아 큰 차이는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
나스닥 100 지수

전기간 CAGR은 14.2%입니다.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구.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의 목표 분배율은 15%입니다. 약간의 배당을 고려하면, 달성 가능해 보이는 목표입니다.

아래는 나스닥 100의 16년 CAGR의 변화를 그린 그래프입니다. 2024년 들어 16년 CAGR이 20%가 되었지만,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입니다.

나스닥 100의 16년간 CAGR의 변화
나스닥 100의 16년간 CAGR의 변화

나스닥 100보다 기간이 45년 정도로 조금 더 긴 나스닥 지수로 살펴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왼쪽에서 16년 CAGR이 20%를 넘은 것은 당시 닷컴 버블이 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스닥의 16년간 CAGR의 변화
나스닥의 16년간 CAGR의 변화

KODEX의 연 20% 분배율은 최상의 상황이 지속된다는 가정에 바탕을 둔, 다소 무리한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리하며

삼성자산운용은 나스닥 100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초단기 콜옵션 전략을 사용하는 KODEX 미국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 ETF를 출시했습니다. 타사의 유사 상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20%라는 높은 분배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스닥 100과 같은 규모가 큰 지수가 장기적으로 연 20% 수준으로 성장할 거라 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44년간 나스닥 지수는 연 11.3%, 39년간 나스닥 100 지수는 연 14.2%, 25년간 QQQ는 연 10% 성장했습니다.

최근 16년만 본다면, 연 20% 성장이 가능해 보일 수 있습니다. 16년이나 되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고성장이 지속되었으니, 앞으로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기간의 장기간 고성장은 큰 폭락에서 회복하는 과정이었거나, 버블이 형성되는 시기에 나타난 전체 기간에서 볼 때 일시적인 상황이라 보는 게 좀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연 20% 성장은 과하게 낙관적인 추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 분배금을 많이 준다고 해서, 분배금을 고려한(TR; Total Return) 자산의 크기에 큰 타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KODEX 미국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의 상장 후 성과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일 업데이트 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도움이 되었다면, 이 글을 친구와 공유하는 건 어떻까요?

facebook twitter kakaoTalk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