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초급 9] 레버리지 투자 - 수익률을 높여 보자! 위험이 증폭되네? (안정적인 레버리지 투자를 위한 기본 요건)

오렌지사과키위 2024. 11. 6. 17:54

지금까지 장기 투자는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불확실성을 낮추면 기대 수익률에 근접하데 소요되는 기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융 시장에서 공짜 점심을 발견하기란 어렵습니다. 불확실성을 낮추면 기대 수익률도 함께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반대로 불확실성을 높이면 기대 수익률도 높아질 수도 있다는 말이 됩니다. 레버리지 투자입니다. 지난 글: 투자 성과 분석의 초급 - 8. 불확실성을 낮춰 보자 (현금과의 혼합, 장기 투자에서 왜 예금은 불필요할까?)

주의: 이 글은 레버리지가 장기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해 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레버리지 투자를 권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기 집을 마련할 때 본인 자금에 은행 대출을 더하여 매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억원 매매가의 아파트를 현금 3억원과 대출금 3억원으로 매입한다면, 2배 레버리지로 투자한 것입니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있는 개인 투자자는 레버리지를 이용한 부동산 투자가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종류나 입지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평균적으로 물가 상승률 수준으로 상승하기에 인플레이션 헤지가 됩니다.

거주 비용을 고려하면, 자기 집은 1금융권 은행 대출 이자 이상의 장기 수익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물가 상승률이 3%이고, 거주 비용(예: 월세)도 3%라면, 매년 6%씩 가격이 오르는 셈입니다. 거주 비용은 주식으로 따지면 배당금이 나오는 셈인데, 손에 쥐는 돈이 아니다 보니 계산에서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대출 상품 중에서 자기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은 투자에 있어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담보가 있기에 대출 이율이 낮고, 대출 기간이 깁니다. 담보 가치가 일시 하락하더라도 대출금이 즉시 조정되거나 집을 경매로 넘기지 않습니다. 다달이 상환해야 하는 액수가 있기에, 절약이 강제되는 효과도 발생합니다. 

주식도 본인 자금의 100%를 대출받아 2배 레버리지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대출에 따라서는 -40% 정도 평가 손실이 발생하면, 기계적으로 반대 매매가 시행되어 원금 대부분을 날릴 수 있는 위험한 상품도 있습니다.

주식과 같이 장기 기대 수익률이 높은 위험 자산에 충분한 안전장치 없이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기 투자를 해야 기대 수익률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데, 투자 중간에 최악의 상황에서 강제로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은행은 맑은 날에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우산을 되받아 갑니다.

레버리지로 투자하면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 정규 분포를 이용하여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레버리지 투자의 정규 분포 모델

수익률 분포가 N(μ, σ²)을 따르는 자산에 일부의 투자금만 투자한다면, 아래와 같은 수식으로 표현합니다. a는 투자 비중, b는 예금 이율입니다. 참고: 투자 성과 분석의 초급 - 8. 불확실성을 낮춰 보자 (현금과의 혼합, 장기 투자에서 왜 예금은 중요하지 않을까?)

N(μ, σ²) × a + b × (1 - a)

레버리지 투자도 동일한 수식을 사용합니다. 투자 비중 a는 1보다 크고, 대출을 받아야 하니 예금 이율 대신 대출 이율이 적용됩니다. 참고: TQQQ와 같은 레버리지 ETF는 매일 주가에 따라 대출금을 재조정하기에, 레버리지에 추세 추종이 가미된 투자 상품입니다. 

수익률 분포가 N(10%, 20%²)인 자산에 6% 대출 이율로 2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면, 아래와 같은 정규 분포가 됩니다.

N(10%, 20%²) × 200% + 6% × -100% = N(14%, 40%²)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에 물어보면 어떻게 계산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레버리지 투자 시 수익률의 정규 분포
레버리지 투자 시 수익률의 정규 분포

2배 레버리지로 2배의 수익률을 거두더라도 대출 이자를 내야 합니다. 기대 수익률은 10%의 2배인 20%가 되지 않습니다. 대출 이자율 6%만큼 낮은 14%가 기대 수익률입니다. 높은 이율로 대출을 받으면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출 없이 투자하는 것과 별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표준 편차는 20%에서 2배인 40%가 되었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위험이 2배 정도 증가한 듯합니다. 하지만 투자에서 위험은 선형적으로 증가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

아래는 레버리지 없이 투자한 경우(Stock, 기초 자산)와 2배 레버리지로 투자한 경우(Stock×2)의 투자 기간에 따른 수익률 분포입니다. 상위 10%, 중앙값, 상위 90%(하위 10%) 순위의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2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경우의 수익률2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경우의 수익률 (확대)
2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경우의 수익률

원금 손실 위험 부위를 확대해서 나타낸 그래프가 오른쪽입니다. 2배 레버리지로 2 ~ 6년 투자하면, 10% 정도의 확률로 -40% 이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초 자산은 10% 확률로 2년의 경우 -16% 이하, 4년과 6년의 경우 각각 -11% 이하, -3% 이하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산술 나누기로 계산하면, 2배 레버리지의 하위 10% 순위의 손실률은 기초 자산에 비해 2년은 2.7배, 4년은 4.1배, 6년은 14.9배 더 큽니다.

2배 레버리지로 4년 정도 투자해서 반토막에 가까운 원금 대비 -45%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어떤 기분이 들까요? 큰 불안감에 휩싸이고, 밤잠을 못 이룰 수 있습니다. 몇 년간 아껴서 모은 돈에 은행 대출까지 받아서 호기롭게 투자를 시작했지만, 힘겨웠던 과거 노력의 절반이 허공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왼쪽 그래프처럼 2배 레버리지도 오랜 기간 투자하면, 기초 자산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위 10%의 위험은 여전히 더 높지만, 중앙값이나 상위 10%의 수익률은 월등히 높습니다. 참고: 기초 자산의 장기 수익률이 충분히 높고 불확실성이 높지 않은 경우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원금 수준의 손실도 가능합니다. 기초 자산보다 장기 수익률이 저조할 수도 있습니다.

위험 측면에서 정규 분포와 현실과의 괴리 

편의를 위해 투자 수익률을 정규 분포로 모델링 하지만, 현실은 정규 분포와 다릅니다. 특히 위험은 과소 평가될 수 있습니다. 

S&P 500 TR 지수의 1년(240 거래일) 수익률 분포
S&P 500 TR 지수의 1년(240 거래일) 수익률 분포

S&P 500 지수의 수익률은 정규 분포에 비해 가운데는 조금 더 뾰족하고, -40%와 같은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빈도는 더 높습니다. 이러한 현실과의 괴리를 감안하여 정규 분포로 모델링한 위험은 보수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2배 레버리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규 분포는 4년 정도 투자 시 -45% 이하의 수익률을 얻을 확률이 10% 정도라고 예상하지만, 현실은 이보다 가흑할 수 있습니다. S&P 500 지수가 1년간 -30% 정도 하락하면, 2배 레버리지는 -30% × 2 - 6% = -66%로 원금의 1 / 3 정도만 남습니다.

자기 집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는 왜 덜 위험한가?

재미있게도 자기 집 마련을 위한 레버리지 투자는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본인을 포함해서 주변을 보면 대출을 끼고 자기 집에 투자해서 성공한 분을 몇 명씩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성공했던 레버리지 투자입니다. 왜 그럴까요?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참고: 종류나 입지 그리고 경제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집은 사용 가치를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은행 대출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집은 주식과 같은 자산에 비해 가격이 안정적입니다. 정규 분포로 말하자면 표준 편차가 낮습니다. 적정 수준의 레버리지라면 불확실성이 과하게 높아지지 않습니다.
  • 레버리지 투자에 사용한 대출금은 담보 대출의 특성상 이율이 낮습니다. 대출 기간도 깁니다.
  • 경제 상황에 따라 대출 이율이 변동되기는 하지만, 대출 기간이 보장됩니다.
  • 집의 거래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갑작스레 대출 변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 투자자는 미래에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느낄 때, 레버리지로 투자를 시작합니다. 
  • 투자자는 다달이 내야 하는 상환금 마련을 위해 절약을 하거나 소득을 높이려고 합니다.
  • 상환금은 투자 레버리지 배율을 낮춥니다.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면, 더 이상 레버리지 투자가 아닙니다.

레버리지 투자이지만,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레버리지 투자로 시작했지만, 매달 납입하는 상환금은 점차 레버리지 배율을 낮추기에 불확실성도 함께 낮아집니다.

정리하며

자산에 투자금 일부만 투자할 수도 있지만, 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여 투자금 이상으로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라고 합니다. 현금과 혼합한 포트폴리오와 마찬가지로 레버리지 투자도 정규 분포로 모델링해 볼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는 기초 자산의 위험을 레버리지 배율보다 더 큰 배율로 증폭합니다. 2배 레버리지로 투자한다고, 위험이 2배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안정적으로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레버리지 투자는 자칫 회복하기 어려운 큰 손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규 분포로 모델링한 수식에서 보았듯 투자 자산에 현금을 혼합하는 경우와 레버리지 투자는 수식의 형식이 동일합니다. 배율 a가 1보다 작으면 현금을 혼합하는 것이고, a가 1이면 기초 자산에만 투자하는 셈이며, a가 1보다 크면 레버리지 투자가 됩니다. 연속되어 있으니 어떤 좌표 공간 상에 이어진 선으로 표현이 가능할 것입니다. 어떻게 그릴 수 있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어지는 글: 투자 성과 분석의 초급 - 10. 기대 수익률과 불확실성을 함께 표현해 보자 (평균-분산 그래프)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도움이 되었다면, 이 글을 친구와 공유하는 건 어떻까요?

facebook twitter kakaoTalk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