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제일야옹이즈와 삼삼뱀뱀즈의 우승 확률에 따라 제일은행과 삼삼은행의 예금 수익률 분포가 변하기에, 나신입씨에게 유리한 예금 상품이 달라질 수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우승 확률을 추정할 수 있을 때, 이를 고려하여 수익률의 기대값을 계산하여 비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지난 글: [중급 16] 조건에 따라 수익률 분포는 어떻게 바뀔까? (제일야옹이즈와 삼삼뱀뱀즈의 우승 확률에 따른 수익률 분포의 변화)
나신입씨는 제일은행 또는 삼삼은행 중에서 어느 한 은행에만 예금할 필요가 없습니다. 두 은행에 모두 예금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투자에서 말하는 분산 투자입니다.
분산 투자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분포는 개별 자산(여기서는 각 은행 예금)의 수익률 분포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분산 투자로 수익률 분포에 어떤 변화가 생기고, 나신입씨에게 보다 유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제일은행과 삼삼은행 예금의 평균-분산 그래프
다음은 제일은행 또는 삼삼은행 중에서 한 은행의 예금에만 가입했을 때, 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에 따른 수익률 분포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낸 그림입니다.
참고: 평균-분산 그래프는 확률 분포를 간략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각 점의 y값은 수익률 분포의 평균 즉 기대 수익률입니다. 확률 분포이기에 매회 투자 시 고정된 수익률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수익률이 흩어진 정도는 x값인 표준 편차로 표현됩니다. 표준 편차가 0%가 아닌 경우라면, 충분히 오랜 기간 반복 투자하면, 큰 수의 법칙에 의해 수익률의 평균은 기대 수익률에 가까워집니다.
오른쪽으로 굽은 곡선이 2개 있습니다. 상단에 있는 원모양 점으로 이루어진 곡선은 제일은행 예금에 가입한 경우입니다. 그 아래에 있는 가위표(×) 점으로 이루어진 곡선은 삼삼은행 예금에 가입한 경우입니다. 보라색 점은 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이 높은 경우이고, 하늘색 점은 뱀뱀즈의 우승 확률이 높은 경우입니다.
동일한 색상의 점은 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이 같습니다. 우승 확률이 동일할 때, 제일은행 예금과 삼삼은행 예금에 분산 투자하면 어떤 결과가 나는지 함께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외곽에 있는 두 곡선은 앞에서 본 제일은행 또는 삼삼은행 예금 중 하나에만 가입한 경우입니다. 직선 또는 꺾은선으로 보이는 같은 색의 점으로 이루어진 선이 6개 있습니다. 동일한 야옹이즈 우승 확률에 대해 제일은행과 삼삼은행 예금에 분산 투자한 포트폴리오들의 궤적입니다.
맨 왼쪽을 보면 직선이 두 개 겹쳐져 있습니다. 파란색 긴 직선은 야옹이즈 우승 확률이 100%인 경우입니다. 제일은행 예금에만 가입하면 4.5% 수익률을, 삼삼은행 예금에만 가입하면 3.3% 수익률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두 예금 상품 모두 변동성이 없기에, 분산 투자하면 직선의 형태가 됩니다.
파란색 긴 직선 위에 겹쳐진 갈색 짧은 직선은 야옹이즈 우승 확률이 0%인 경우입니다. 제일은행 예금 수익률 3.5%와 삼삼은행 예금 수익률 4.3% 사이에 포트폴리오가 위치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두 예금 상품을 잇는 직선의 형태로 포트폴리오가 배치됩니다.
야옹이즈 우승 확률이 80%(오렌지 색), 60%(초록색), 20%(보라색)인 경우에는 변동성이 0%가 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꺾은선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형태는 두 자산의 수익률이 -1의 상관성을 가질 때 나타납니다. 야옹이즈와 뱀뱀즈가 결승전에 진출했고, 어느 한 팀이 우승하면 다른 한 팀은 준우승을 하기에 제일은행과 삼삼은행의 예금 수익률은 -1의 상관성을 띄게 됩니다. 참고: [초급 15] 혼합 포트폴리오의 수익률과 표준 편차의 범위는? (삼각형을 그려보자!)
가운데 빨간색 포트폴리오 궤적은 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이 40%인 경우입니다. 이때에는 꺾은선이 완전히 접혀 기대 수익률이 일정하게 됩니다.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은 제일은행 예금 투자 비중을 w라고 할 때 다음과 같이 됩니다.
(4.5% × 40% + 3.5% × 60%) × w + (3.3% × 40% + 4.3% × 60%) × (1 - w)
= (1.8% + 2.1%) × w + (1.32% + 2.58%) × (1 - w)
= 3.9% × w + 3.9% (1 - w) = 3.9% × w + 3.9% - 3.9% × w = 3.9%
제일은행 예금과 삼삼은행 예금 투자 비중에 관계없이 기대 수익률은 항상 3.9%입니다. 하지만 투자 비중에 따라 표준 편차는 달라집니다. 반반씩 투자하는 경우 표준 편차가 0%가 됩니다.
그래프의 포트폴리오들은 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이 40%인 빨간색 수평선을 대칭축으로 상하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동일한 표준 편차를 가진 포트폴리오는 상단에 하나 있고, 하단에도 하나 있습니다.
상단에 있는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은 대응하는 하단 대칭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보다 높기에, 하단에 있는 포트폴리오는 열위에 있어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이 40%를 넘으면 제일은행 예금에 절반 이상을 투자하고, 40% 미만이면 삼삼은행 예금에 절반 이상을 투자하면 됩니다.
특정 야옹이즈 우승 확률에 따라 생성 가능한 상단에 있는 포트폴리오는 모두 평균 수익률이 높아지면, 표준 편차도 함께 증가합니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들 간에 우위를 가릴 수 없습니다. 투자자가 제일은행과 삼삼은행 예금에 어떤 비중으로 투자할지는 투자자의 투자 목적를 고려해야 결정해야 합니다.
수익률이 동일한 경우의 우위
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이 40%인 빨간색 포트폴리오는 기대 수익률이 3.9%로 동일합니다. 일반적인 평균-분산 분석에서는 이런 경우 표준 편차가 낮을수록 우위에 있는 포트폴리오로 해석합니다. 평균 수익률 3.9%를 불확실하게 얻는 것보다, 확실하게 얻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입니다.
확률 분포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운데 빨간색 세로 점선이 제일은행과 삼삼은행 예금에 각각 50%씩 투자한 포트폴리오입니다. 어느 팀이 이기든 확정적으로 3.9% 수익률을 얻습니다.
제일은행 예금에 대한 투자 비중이 50%에 가까울수록 다르게 말하면 삼삼은행 예금 투자 비중이 50%에 가까울수록, 수익률의 불확실성이 줄어듭니다. 제일은행 예금에만 투자하는 파란색 선의 수익률 분포가 가장 불확실하며, 50%에 가까운 제일은행 예금 20%, 제일은행 60%은 점차 불확실성이 줄어듭니다.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일은행 예금 비중 | 삼삼은행 예금 비중 | 제일야옹이즈 우승 시 (40%) | 삼삼뱀뱀즈 우승 시 (60%) | 기대 수익률 | 표준 편차 |
| 0% | 100% | 3.30% | 4.30% | 3.9% | 0.49% |
| 20% | 80% | 3.54% | 4.14% | 3.9% | 0.29% |
| 50% | 50% | 3.90% | 3.90% | 3.9% | 0.00% |
| 60% | 40% | 4.02% | 3.82% | 3.9% | 0.10% |
| 100% | 0% | 4.50% | 3.50% | 3.9% | 0.49% |
모든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은 3.9%로 동일하지만, 표준 편차는 다릅니다. 표준 편차가 낮을수록 유리하다고 보면, 제일은행 예금 비중이 50%인 포트폴리오가 다른 포트폴리오에 비해 우위에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제일은행 50% > 제일은행 60% > 제일은행 20% > 제일은행 0% = 제일은행 100%
우위 평가의 주관성
정석적으로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러한 우위 판단이 항상 적절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각자만의 투자 목적이 있고, 투자 목적에서 도출되는 위험에 대한 정의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갑돌이가 예금에 1억원을 투자한다고 하겠습니다. 어떤 합리적인 근거로 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이 40%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위의 5개 포트폴리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평균-분산 그래프를 이용한 분석의 기반이 되는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은 이런 경우 표준 편차가 가장 낮은 제일은행 예금 50% + 삼삼은행 예금 50%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는 갑돌이의 투자 목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 무난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갑돌이는 투자 원금을 유지하면서, 매년 수익률만큼 인출하여 일부는 휴대폰 요금이나 대중 교통비 등으로 지출하고, 나머지 돈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겠습니다. 월 25만원에 해당되는 300만원을 고정으로 지출하면, 평균 390만원 - 300만원 = 90만원이 남게 됩니다.
갑돌이는 배우자인 갑순이와 약속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은퇴하면 매년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여행 비용을 견적내어 보니, 짧은 국내 여행에는 50만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긴 국내 여행에는 100만원 가량이 소요됩니다. 해외여행을 가려면 150만원 가량 경비가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갑돌이가 가장 안정성이 높은 제일은행 예금 50% + 삼삼은행 예금 50%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면, 여행 경비로 지출할 수 있는 여윳돈은 항상 90만원입니다. 매년 긴 기간 국내 여행을 가거나, 한 해는 짧은 국내 여행을 가고 나머지는 다음 해 수익과 합해 해외여행을 갈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없으니 계획을 세우기에 유용합니다.
갑돌이가 제일은행 예금에 100% 투자하면, 40% 확률로 150만원, 60% 확률로 50만원의 여윳돈이 생깁니다. 야옹이즈가 우승하면 해외여행을, 그렇지 않으면 짧은 국내 여행을 갈 수 있습니다.
갑돌이는 어떤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저희는 갑돌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 볼 수는 있습니다. 올해는 갑돌이와 갑순이가 결혼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갑돌이는 여건이 된다면 갑순이와 신혼여행으로 다녀왔던 나라로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갑돌이에게는 확률은 비록 40% 이지만, 제일은행 예금에 100%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올해 짧은 국내 여행을 가고, 내년에 해외여행을 가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는 것입니다. 올해가 결혼 3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평균적으로는 동일한 수익률이더라도, 수익률을 얻는 시점과 크기에 따라서는 효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참고: 1억원의 예금이 있으니 어떤 방법으로든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예금 담보 대출 60만원을 받아 올해 이자 90만원과 합산하면 해외여행 경비가 해결됩니다. 어디까지나 설명을 위한 가상의 사례입니다.
수치를 이용한 분석을 하면, 수치(또는 확률 분포)는 고정되어 객관적으로 보입니다. 수치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면 하나의 합리적인 결론이 나온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합리적이라는 기준은 사실 그 자체가 주관적인 것입니다.
정리하며
분산 투자로 발생하는 수익률 분포 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분산 투자는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투자의 폭을 넓혀줍니다. 투자자마다 투자 목적이 다를 수 있기에, 분산 투자를 고려하면 투자자는 조금 더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성과를 비교하는 방법들은 생각과는 달리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평균-분산 분석에서 이야기하는 우위 관계 또는 마찬가지입니다. 각각의 수익률 분포가 투자자에게 주는 효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 성과 분석은 투자자마다 다른 투자 목적을 고려하면 주관적인 개념입니다.
이 글에서 투자 성과 분석의 주관성을 소개했지만, 이후 연재에는 이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투자자 각자가 본인의 투자 목적을 고려해서 분석하고 해석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도서:
이어지는 글: [중급 18] 변동성이 낮을수록 투자에 유리할까? (장기 복리 투자자와 단기 단리 투자자)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중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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