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투자 성과 분석의 주관성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투자자마다 각자의 투자 목적이 있기에, 누군가에게는 합리적인 포트폴리오가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일한 기대 수익률에 변동성이 더 높은 포트폴리오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갑돌이처럼 높은 변동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초과 수익이 큰 효용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예의 하나가 복권입니다. 복권의 당첨 기대값은 투자금에 미치지 못하지만, 당첨된 투자자에게는 큰 효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 [중급 17] 분산 투자에 의해 수익률 분포는 어떻게 바뀔까? (제일야옹이즈와 삼삼뱀뱀즈의 우승 확률과 갑돌이의 해외여행)
하지만, 투자 성과 분석의 주관성을 고려하게 되면 절대적 또는 절대적 우위에 가까운 관계가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투자 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장기 수익률이 더 높은 포트폴리오나, 위험 대비 기대 수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투자자들이 선호한다고 가정하고 분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참고: 커버드콜과 기초자산의 관계는 절대적 우위 관계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투자자에 따라 커버드콜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결론은 나오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을 옹호하는 분들 대부분은 논리적 근거가 아닌 실체가 불확실하고 해소하기도 어렵지 않은 심리적 이유를 드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일한 수익률일 때 변동성이 낮은 포트폴리오가 유리한 이유를 살펴봅니다. 더 나아가 변동성이 높을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야 하는 까닭을 유추해 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변동성 증가에 의한 기하 평균의 하락
다음은 이전 글에서 살펴본 제일야옹이즈의 우승 확률이 40%일 때, 제일은행 예금 투자 비중에 따른 기대 수익률과 표준 편차입니다. 수익률의 기하 평균을 추가하였습니다.
제일은행 예금 비중 | 삼삼은행 예금 비중 | 제일야옹이즈 우승 시 (40%) | 삼삼뱀뱀즈 우승 시 (60%) | 산술 평균 | 기하 평균 | 표준 편차 |
0% | 100% | 3.30% | 4.30% | 3.9% | 3.8988% | 0.49% |
20% | 80% | 3.54% | 4.14% | 3.9% | 3.8995% | 0.29% |
50% | 50% | 3.90% | 3.90% | 3.9% | 3.9000% | 0.00% |
60% | 40% | 4.02% | 3.82% | 3.9% | 3.8999% | 0.10% |
100% | 0% | 4.50% | 3.50% | 3.9% | 3.89%% | 0.49% |
기하 평균은 산술 평균보다 항상 작거나 같습니다. 제일은행 예금 비중이 50%인 경우를 제외하면, 기하 평균은 산술 평균보다 미세하게 낮습니다.
산술 평균이 기하 평균의 차이가 큰 경우로 살펴봅니다. 다음 표는 산술 평균 수익률이 10%이며, 상승과 하락 확률이 반반인 경우입니다.
상승 시 | 하락 시 | 산술 평균 | 기하 평균 | 표준 편차 |
10% | 10% | 10% | 10.0% | 0% |
20% | 0% | 10% | 9.5% | 10% |
30% | -10% | 10% | 8.2% | 20% |
40% | -20% | 10% | 5.8% | 30% |
50% | -30% | 10% | 2.5% | 40% |
60% | -40% | 10% | -2.0% | 50% |
6개 포트폴리오의 산술 평균 수익률은 동일하지만, 기하 평균 수익률은 상승 수익률과 하락 수익률의 차이가 커질수록 줄어듭니다. 그래프로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투자 성과 분석에서는 산술 평균을 사용하는 경우가 꽤 흔합니다. 통계적 모델링이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1회 또는 단리로 투자하는 경우라면 산술 평균을 사용해도 무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복리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기하 평균이 낮아지기에, 기하 평균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산술 수익률에서 발생하는 손익 비대칭성 때문입니다. [기초 2] 수익률, 로그 스케일, 그리고 손익 비대칭성
산술 평균 수익률이 동일하다면, 변동성이 낮을수록 기하 평균이 덜 줄어듭니다. 따라서 동일한 산술 평균이라면, 변동성이 낮을수록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1회만 또는 단리 투자를 할 수도 있지만, 복리 투자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기하 평균 수익률이라면 어떻까?
만일 투자자가 변동성이 없는 10% 복리 수익률과 동일한 수준의 기하 평균 수익률을 얻고자 한다면, 변동성이 높아지면, 어느 정도의 산술 평균 수익률이 추가로 필요할까요?
다음은 동일한 기하 평균 수익률 10%를 얻기 위해 필요한 산술 평균 수익률을 나타낸 표입니다.
상승 시 | 하락 시 | 산술 평균 | 기하 평균 | 표준 편차 |
10% | 10.0% | 10.0% | 10.0% | 0% |
20% | 8.3% | 10.4% | 10.0% | 9.6% |
30% | -6.9% | 11.5% | 10.0% | 18.5% |
40% | -13.6% | 13.2% | 10.0% | 26.8% |
50% | -19.3% | 15.3% | 10.0% | 34.7% |
60% | -24.4% | 17.8% | 10.0% | 42.2% |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동일한 기하 평균 수익률이지만, 표준 편차가 커질수록 보다 높은 산술 평균 수익률이 필요합니다. 참고: 이 예에서는 단 두 가지 수익률을 동일한 확률로 가지는 수익률 분포를 가정했습니다. 설명과 이해를 위해 단순화한 가정입니다.
기하 평균 수익률이 10% 일 때, 표준 편차가 20%라면 산술 평균 수익률은 12% 정도가 필요합니다. 대략 미국 S&P 500 지수의 연평균 산술(12%)/기하(10%) 평균 수익률 및 표준 편차(20%)와 흡사합니다. 표준 편차가 이보다 2배 높은 40%라면, 같은 기하 평균 수익률을 얻기 위해 5% 정도 더 높은 17% 정도의 산술 평균 수익률이 필요합니다.
변동성이 더 높은 자산이라면, 그만큼 산술 평균 수익률이 높아야 동일한 수준의 장기 투자 가치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변동성이 더 높은 자산은 산술 평균 수익률이 더 높아야 투자 가치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동일한 기하 평균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이라면 변동성과 무관하게 동일한 투자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10%의 기하 평균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굳이 위험을 추가로 감수하고 동일한 기하 평균 수익률을 얻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투자자가 기대하는 기하 평균 수익률도 증가해야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즉, 그래프에서 파란색 점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자산이 위치해야 장기 투자 가치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항상 맞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높은 기하 평균 수익률을 기대한다는 것은 모든 투자자가 장기 복리 투자를 한다고 전제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단리 투자를 한다면, 투자자는 표준 편차가 40%인 자산에 투자해서 연평균 17%의 단리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단리 수익률과 복리 수익률이 동일해지는 투자 기간을 다음과 같이 구해 볼 수 있습니다.
17% × k = (1 + 10%)ᵏ - 1
단리 투자 수익률과 복리 투자 수익률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 단리 투자의 경우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금을 유지하지 위해 차입이 필요합니다. 이 경우 이자 비용이 발생하지만 여기서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투자금 이외에 남은 자산은 예금에 가입하여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11년째가 되어야 복리 수익률이 단리 수익률을 넘어서기 시작합니다. 11년은 꽤 긴 투자 기간입니다. 그러니 투자자에 따라서는 기하 평균 수익률이 10%로 동일해지는 17% 또는 그 이하의 산술 평균 수익률로도 투자 의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투자자의 투자 성과의 주관성을 배제했을 때, 변동성이 낮은 자산이 투자에 유리한 이유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동일한 산술 평균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 변동성이 낮을수록 유리합니다. 변동성이 높을수록 장기 투자 수익률이라 할 수 있는 기하 평균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 동일한 기하 평균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 변동성이 낮을수록 유리합니다.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 산술 평균 수익률은 충분히 높다면, 기하 평균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변동성이 높다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긴 장기 투자가 아니라면, 단리 투자 수익률이 복리 투자 수익률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번은 명확합니다. 2번과 3번은 서로 상충됩니다. 변동성이 낮은 자산 A와 변동성이 높은 자산 B가 있고, 두 자산의 기하 평균 수익률이 동일하다면, 산술 평균 수익률은 자산 A < 자산 B입니다. 복리 투자자는 동일한 장기 수익률을 더 낮은 변동성으로 얻을 수 있는 자산 A가 유리합니다. 단기 투자자는 변동성은 더 높지만, 단리 투자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 B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투자 기간과 투자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참고: 이후 연재에서 단기 단리 투자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참고 도서: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중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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