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은퇴 후 현금 흐름 마련을 위한 커버드콜 투자를 말리는 이유

오렌지사과키위 2025. 5. 18. 14:46

은퇴 후 생활비를 일부 충당하기 위해 커버드콜에 투자하고 있거나 투자를 고려하는 분들이 꽤 있으실 겁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웬만하면 하지 마십시오. 하시더라도 작은 비중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커버드콜이 단기적으로 괜찮을거라 생각해서 투자했다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투자자의 미래 전망과 결합된 투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상품이 장기 투자에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미국 증시가 앞으로 6개월 정도 하락세일 거라 예상해서 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 투자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20년간 인버스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해서 은퇴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하거나, 남에게 이를 권하는 것은 좋은 투자 방안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참고: 이 글은 네이버 카페에 올렸던 글을 수정 보완한 글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커버드콜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하고 있다는 착각

커버드콜이 장기 투자에 유리하지 않다는 이런저런 분석 결과를 제시하면, 나는 커버드콜의 장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하고 장기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 많습니다. 본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 잘 모릅니다. 알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다음 두 가지 포트폴리오 중에서 하나에 투자한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됩니다.

  • 포트폴리오 1. 매년 7%의 배당금을 주는 상품 A에 투자
  • 포트폴리오 2. 상품 A의 3년치 배당금에 해당되는 대략 20% 투자금을 예금에 두고, 나머지 80%를 상품 B에 투자

포트폴리오 1과 2의 장기 수익률은 동일하고, 포트폴리오 2의 안정성이 더 높다고 하면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커버드콜 투자를 옹호하는 분들은 이 질문에 답을 하지 않습니다. 여러 번 질문을 던져 보았지만, 답변하는 분을 저는 한 번도 못 봤습니다. 포트폴리오 1이 커버드콜이고, 포트폴리오 2가 기초자산 + 예금 포트폴리오입니다.

정말 커버드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장기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음 두 그래프를 해석해서 커버드콜이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논문을 쓰면 됩니다.

논문은 본인이 직접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자산운용사나 저자 또는 유튜버에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는 노벨상 후보감입니다. 지금까지 사실이라고 알려진 투자 이론의 기본 전제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커버드콜과 노벨상 (커버드콜에 투자하면 안 되는 간단하고 명확한 이유 + 노벨상을 받는 손쉬운 방법)

평균-분산 그래프 상의 기초자산 + P+7% - 출처: [자산 배분]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 + 커버드콜 지수(월만기) + 환율 (평균-분산 그래프 분석)
기초자산과 커버드콜의 평균 수익률과 하위 5% 순위 누적 수익률(VaR)과 하위 5% 평균 누적 수익률 (CVaR) - 출처: [파이썬 분석 18] 기초자산과 커버드콜 - 투자 기간에 따른 위험의 변화를 살펴보자 (VaR, CVaR)

두 그래프는 투자 성과를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기초적인 그래프입니다. 정말 본인이 커버드콜의 장단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 모르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 그래프를 처음 보거나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면, 커버드콜을 제대로 또는 아예 분석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자산운용사나 컨텐츠 제작자들이 커버드콜을 해설한다면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커버드콜 수익 그래프가 있습니다. 그 그래프는 커버드콜의 장기 투자와 별 관계가 없습니다.

인버스 ETF의 수익은 시장 지수와 반대로 나옵니다. 시장 지수가 오르면 인버스는 내리고, 시장 지수가 내리면 인버스는 오릅니다. 그 수익 구조를 이해하면, 인버스에 장기 투자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을까요?

결정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수익 구조 그래프로는 장기 투자 성과를 추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커버드콜을 권하는 자산운용사나 컨텐츠 제작자들은 커버드콜 수익 구조 그래프를 해설하면서, 마치 이 그래프를 이해하면 커버드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합니다.

6개의 숫자를 모두 맞추면 로또 1등에 당첨되어 1억원을 받는다는 것이 로또의 수익 구조입니다. 이제 로또의 수익 구조를 이해했으니 매주 로또를 사는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괜찮은지 결정할 수 있을까요? 아무도 그럴 수 없습니다. 1등 당첨 확률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투자 성과는 통계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위 두 그래프는 기초자산과 커버드콜에 대한 통계적 해석 결과이고, 앞에서 이야기한 포트폴리오 1과 2는 첫번째 그래프에 있는 기초자산과 커버드콜의 관계를 말로 바꿔 표현한 것입니다.

하지만, 커버드콜의 장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는 분들 중에서 포트폴리오 선택 문제에 답하거나, 이러한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분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커버드콜을 권하는 책이나 동영상에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잘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커버드콜을 권하고 있는 것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투자 성과 분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분석도 하지 않은 상품을 권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복잡하거나 대단한 분석 결과가 아닙니다. 지수 개발사가 제공하는 10년치 과거 데이터를 이용하여 금융 관련 자격증 시험 범위에 포함된 가장 기본적인 기초 이론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금융 분야와 관련된 학과를 졸업했다면 누구나 아는 이론입니다.

용어가 주는 느낌과 본질의 차이

통용되는 용어가 주는 느낌과 본질을 이야기하는 용어가 달라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세금을 전세 보증금이라 이야기합니다. 세입자가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증표로 맡긴 돈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전세 보증금의 본질은 사적 대출입니다. 집주인이 세입자로부터 대출받은 돈이 전세 보증금이고, 그 담보는 본인의 집(전세권)입니다. 이 때문에 전세 보증금으로 전세권 설정이나 임차권 등기 신청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니 전세금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것입니다. 전세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적어도 전세금이 대출금이라는 것은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커버드콜은 콜옵션 매수자에게 콜옵션을 팔아서 받은 프리미엄이라는 현금으로 배당을 한다고 합니다. 커버드콜의 배당은 은행의 이자와도 다르고, 일반 주식 종목의 배당과도 다른 개념입니다. 커버드콜의 프리미엄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같은 것입니다. 참고: 커버드콜이 주는 배당금의 정체는 무엇일까? (고옵션씨의 피자人 투자)

그럼에도 커버드콜에 투자하고 싶다면

자산운용사나 유튜버의 의견을 들어보니 본인의 투자 목적과 부합하고 합리적으로 느껴져서 커버드콜에 투자하고 싶다면,  투자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그분들에게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분들 해석대로라면 커버드콜은 하락장과 횡보장에 유리해야 합니다. 기초자산이 하락하거나 횡보하면, 커버드콜은 프리미엄만큼 이득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럼 간단합니다.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최대 10년치 지수 개발사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증거를 보여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누군가 은퇴 후 현금 흐름을 마련하기 위해 커버드콜에 투자하는 것이 괜찮은 방안이라 이야기한다면, 마찬가지로 데이터를 분석해서 보여달라고 하면 됩니다.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엑셀로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참고: 커버드콜과 은퇴 그리고 현금 흐름 1 (세금을 고려해 보자)

어느 자산운용사도, 어떤 저자나 유튜버도 그런 증거를 보여주면서 커버드콜을 권하는 경우는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책 출간 안내: 투자 자산의  배당 또는 부분 매도로 현금 흐름을 만들 때의 실질 수익률을 스프레드시트로 쉽게 계산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 내부수익률: 당신의 실질 투자수익률 - 적립식 투자자와 은퇴자를 위한 현금 흐름을 고려한 수익률 계산법》이 출간되었습니다. 커버드콜의 배당 내역은 물론 세금까지 고려하는 방법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그 결과를 해설합니다.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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