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기초 2] 수익률, 로그 스케일, 그리고 손익 비대칭성

오렌지사과키위 2024. 10. 13. 19:18

지난 글에서 자산의 성과는 배당 재투자를 반영한 TR(Total Return)로 살펴보아야 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배당금/분배금을 고려하지 않으면, 배당금이 많은 고배당주나, 사용 가치가 높은 부동산이 과소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 투자 성과 분석의 기초 - 1. 장기 수익과 배당 재투자 (PR과 TR)

투자는 미래에 보다 많은 수익을 얻을 거라 기대하는 자산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하지만 자산에 따라 거래 가격의 크기나 단위가 달라 비교가 용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은 2024년 10월 11일에 주당 34,730원에 거래되었습니다. 같은 날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는 주당 579.58달러에 거래되었습니다. 참고: 환율은 위험(변동성)을 다룰 때 살펴볼 계획입니다.

두 자산의 가격 추이를 그래프로 그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KODEX 200 vs SPY (가격)
KODEX 200 vs SPY (가격)

이 그래프로는 두 자산의 성과를 상대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자산을 동일한 조건하에서 안정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수익률

두 자산의 성과를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하는 방법의 하나는 가격이 아닌 수익률로 정규화하는 것입니다. 수익률은 각 자산의 초기 가격 대비 상승 또는 하락 비율입니다. 아래는 두 자산의 수익률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KODEX 200 vs SPY (수익률)
KODEX 200 vs SPY (수익률)

앞의 그래프보다 정보를 조금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난 22년간의 투자 결과 SPY의 수익률은 KODEX 200보다 높았습니다. 같은 금액을 초기에 투자했다면, SPY로 더 많은 수익을 얻었을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대략 2018년 이전까지는 KODEX 200의 수익률이 SPY보다 높았지만, 그 이후로는 SPY의 수익률이 더 높았기에, 최종적으로는 수익률이 역전되었습니다.

SPY의 수익률 추이를 보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느낌이 납니다. y축이 선형(linear) 스케일이기 때문입니다. 선형 스케일에서는 수익률이 0%에서 100%로 증가하는 경우와 100%에서 200%로 증가하는 경우를 동일한 거리로 표시합니다. 위의 그래프에서는 200% 단위로 등간격 눈금이 그려져 있습니다.

선형 스케일과 로그 스케일

보유 자산의 규모 측면에서는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0% → 100%는 초기 투자금 100만원이 200만원이 된 경우이고, 두 번째 100% → 200%는 200만원이 300만원이 된 경우입니다.

초기 투자금 100만원 대비로는 두 경우 모두 100%씩 자산이 증가했지만, 증가 직전의 자산 규모인 100만원과 200만을 기준으로 삼으면 100%와 50% 증가했습니다.

선형 스케일은 초기 투자금 대비 수익률의 변동을 보여줍니다. 로그(log) 스케일은 이전 자산 규모 대비 수익률의 변동을 표시합니다. 아래는 로그 스케일로 표시한 두 자산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KODEX 200 vs SPY (수익률, 로그 스케일)
KODEX 200 vs SPY (수익률, 로그 스케일)

100% 간격으로 그어진 가로 줄은 위로 올라갈수록 간격이 점차 좁아집니다. 앞의 그래프에서 SPY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로그 스케일 상에서는 선형으로 보입니다.

이 세상 모든 자산은 복리로 가격이 변동합니다.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연평균 100원씩 오르지 않습니다. 전년도 가격 대비 5%씩 오릅니다.

20년 전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2,000원이었다면, 다음 해에 100원이 올라 2,100원이 될 수 있습니다. 10년 전에 4,000원이었다면, 이듬해에는 또다시 100원이 아니라, 5%인 200원이 올라 4,200원이 됩니다. 참고: 단리는 없다 (세상은 복리로 움직인다)

로그 스케일은 세로축의 거리를 변형하여 동일한 복리 수익률을 같은 거리로 표시합니다. 세로 방향으로 거리가 동일하면 (눈금 간격이 아닙니다) 복리 수익률은 동일합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0% → 100%까지의 거리와 100% → 300%까지의 거리는 동일합니다. 두 경우 모두 복리 수익률이 100%입니다.

로그 스케일로 보면 수익률의 착시 일부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세계 금융 위기로 2009년경 KODEX 200과 SPY 모두 급락하였습니다. SPY 기준으로는 100% → 0%로 눈금 한 칸만큼 하락했습니다. KODEX 200은 같은 기간에 300% 정도 → 100%로 눈금 두 칸만큼 하락했습니다.

앞선 그래프에서 동일한 기간을 살펴보면 KODEX 200은 두 칸 하락했기에, SPY보다 더 많이 하락한 것처럼 보입니다. 로그 스케일로 보면 별 차이가 나지 않고 오히려 SPY가 더 많이 하락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익률로 보면 이 차이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로그 스케일에서 [0%, 100%]과 [100%, 300%]의 거리가 동일한데, 수치적으로 쉽게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익률 대신 자산비로 표시하면 조금 더 직관적입니다. 자산비는 수익률에 100%를 더해 준 값입니다. 아래는 자산비로 두 상품의 성과를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KODEX 200 vs SPY (자산비, 로그 스케일)

SPY는 200%에서 100%로 절반이 되었고, KODEX 200은 400%에서 200%로 역시 절반이 되었습니다. 두 자산의 하락 비율이 거의 동일했다는 것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로그 스케일에서는 덧셈과 뺄셈 대신 곱셈과 나눗셈을 사용합니다. 참고: 환율에 의한 변동성 축소 효과는 다른 글에서 다룰 계획입니다. 주식 수익률은 어떤 분포일까? (KODEX 200, SPY 환헤지/환노출, 그리고 정규분포, 갑돌이의 은퇴 자금 마련 #1)

로그 스케일에서는 손익 비대칭성을 시각적으로 인지하기 용이합니다. 100% 상승과 -50% 하락은 동일한 거리로 표현됩니다. (1 + 100%) × (1 - 50%) = 2 × 0.5 = 1 참고: -50% 손실은 왜 100% 수익과 같은 것일까? (손익 비대칭성)

아래는 KODEX 200과 KOSPI 200 지수를 -1배로 추종하는 KODEX 인버스의 수익률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KODEX 200과 KODEX 인버스 (선형 스케일)KODEX 200과 KODEX 인버스 (로그 스케일)
KODEX 200과 KODEX 인버스 (선형, 로그 스케일)

왼쪽은 두 ETF의 수익률을 선형 스케일로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가운데 빨간색 점선은 두 ETF의 기하 평균입니다. 두 ETF는 동일한 지수에 대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에 기하 평균은 자산비로는 1, 수익률로는 0%에 가깝습니다. 참고: 장기적으로 0%에서 조금 낮아진 것은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 volatility decay)에 의한 자산 가치 감소 효과 때문입니다.

각각 지수를 1배와 -1배로 추종하는 ETF이지만, 왼쪽 선형 스케일 그래프로 보면 기하 평균선에서 본 거리가 다릅니다. 오른쪽은 수익률을 로그 스케일로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기하 평균선을 기준으로 두 자산의 수익률은 등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손익 비대칭성을 거리로 인지할 수 있게 표현됩니다.

정리하며

자산에 따라 가격의 크기나 단위가 다르기에 수익으로 자산의 투자 성과 변화를 파악하거나 다른 자산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초기 투자금 대비 자산의 증감 비율인 수익률을 이용하면 동일한 금액을 투자했다는 가정하에 성과의 변동과 비교가 보다 수월해집니다.

수익률을 선형(linear) 스케일로 표현하면, 초기 투자금 대비 변동을 추적할 수 있으며, 로그(log) 스케일로 나타내면, 복리 수익률의 변동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익률의 변동을 살펴보는 용도로는 선형 스케일보다 로그 스케일이 적합합니다. 로그 스케일은 현실에서 복리가 적용되는 자산의 가격 변동을 선형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손익 비대칭은 로그 스케일에서 적절한 거리로 변환되어 표현됩니다.

수익률 대신 자산비를 눈금의 수치로 사용하면 수익률의 상대 비교를 보다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덧셈과 뺄셈 대신 곱셈과 나눗셈을 사용하면 됩니다.

정리하면, 자산의 가격 변동은 TR(Total Return; 배당 재투자 가격)로 추적하고, 로그 스케일의 수익률 또는 자산비로 나타내는 게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 투자 성과 분석의 기초 - 3. CAGR ← 수익률의 정규화, 수익률 ← 수익의 정규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도움이 되었다면, 이 글을 친구와 공유하는 건 어떻까요?

facebook twitter kakaoTalk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