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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 부록 A3]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인출식 투자 성과 추정 (구글 시트 편)

오렌지사과키위 2025. 1. 19. 14:14

은퇴 후 투자한 자산을 조금씩 현금화하여 생활비에 사용하는 인출식 투자 성과를 분석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앞서 적립식 투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전 글: [데이터 분석 부록 A2]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적립식 투자 성과 추정 (구글 시트 편)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인출식 투자 성과 추정하기

다음 그림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동일 가치 인출식을 시뮬레이션하는 시트입니다. 첫 거래일에 현재 가치 1억원치에 해당되는 SPY를 사 두고, 매거래일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여 3만원씩 현금화한 경우입니다. 참고: 1억원과 3만원은 이해의 계산의 편의를 위한 임의로 설정한 수치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동일 가치 인출식 시뮬레이션 시트

 각 칼럼은 다음과 같습니다.

  • A칼럼: 거래일자입니다.
  • B칼럼: 거래일자에 해당되는 환율입니다.
  • C칼럼: 거래일자에 해당되는 SPY의 달러 가격입니다.
  • D칼럼: SPY 달러 가격과 환율을 곱해 계산한 SPY 원화 가격입니다.
  • E칼럼: 연 3% 인플레이션을 가정한 인플레이션 수치입니다. 1 / 250만큼 복리로 증가합니다.
  • F칼럼: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SPY(원화) 가격입니다.
  • G칼럼: 현재 보유 주수입니다. 첫 번째 행은 최초 자산의 규모인 1억원을 이용하여 계산하였습니다. 이후로는 전일 인출 후 보유 주수를 가져와서 사용합니다.
  • H칼럼: 해당 일자 보유 주수를 SPY(원화)(i)값으로 곱한 계좌 평가액입니다.
  • I칼럼: 현재 가치로 얼마를 인출할지 지정합니다. 모두 동일한 금액이 적혀있지만, 자산 가격에 인플레이션을 이미 반영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명목 금액이 됩니다.
  • J칼럼: 인출을 위해 필요한 매도 주수입니다.
  • K칼럼: 인출을 위해 매도 후 보유 주수입니다. 다음일자 G칼럼의 값이 됩니다.
  • L칼럼: SPY(원화)(i)를 이용하여 자산비를 계산한 칼럼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거치식 자산비입니다.
  • M칼럼: 생활비를 꺼내 쓰는 계좌의 평가액을 이용한 인출식 자산비입니다. 자산(i)를 이용하여 계산합니다.

최초 자산을 1억원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이는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자산 가격 및 인출 금액에 이미 반영하였기 때문입니다. 22년전에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현재 가치로 1억원에 해당되는 당시 명목 금액 5천만원을 SPY에 투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그림은 동일 가치 인출식 시뮬레이션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동일 가치 인출 시 자산의 변화

초기 1억원(현재 가치)으로 시작했던 인출식은 22년간 중간에 하락했다가 다시 1억원이 되었습니다. 매거래일 3만원은 초기 투자금의 연 7.5%(복리로 계산하면 약 7.8%입니다)에 해당됩니다. 인플레이션이 고려된 SPY(원화)(i)의  CAGR은 데이터 시트에 나타나 있듯이 8.5%였습니다. 하지만 동일 금액(여기서는 동일 가치)을 인출하면, 이보다 낮은 CAGR에 대응하는 금액을 인출해야 합니다. 중간에 자산이 크게 하락했을 때에도 동일 금액을 인출하면 자산의 평가액이 좀 더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SPY(원화)(i)가 초반에 크게 상승하고, 후반에 횡보하였다면, SPY(원화)(i)의 CAGR보다 더 큰 금액을 인출해도 무리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고정 비율 인출식 성과 추정하기

자산의 미래 가격은 어떻게 변할지 예상하기 어렵기에, 4% 규칙(인플레이션 고려 시 7%에 해당)과 같이 보유 자산의 일정 비율을 현금화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수 있습니다. 대개의 투자자는 은퇴 후 생활비를 모두 주식에서 마련하지 않습니다. 국민 연금이나 퇴직 연금과 같이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고정 수입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임대 주택이나 상가에서 얻는 수입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완전히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작더라도 근로 소득이 꾸준히 발생하는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필요 생활비를 고정(또는 필수) 생활비와 가변 생활비로 나눈다면, 주식을 매도해서 현금화한 돈은 전체 생활비의 일부입니다. 그러니 매거래일 3만원이 적정하지만, 일시적으로 이보다 적은 2만원 또는 2.5만원을 현금화해도 생활에 큰 무리가 없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정 수준의 월 생활비가 300만원인데, 100만원은 각종 연금으로, 100만원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주식으로 나머지 100만원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보유 주식이 하락하여 일시적으로 주식으로는 70만원만 충당이 가능하더라도 마련할 수 있는 생활비는 270만원입니다. 조금 절약하면 한동안은 큰 무리 없이 생활이 가능한 금액일 것입니다.

동일 가치 금액이 아닌, 보유 자산의 고정 비율로 인출하는 경우를 가정해 봅니다. 매거래일 7.5% / 250 = 0.03%를 인출하는 경우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고정 비율 인출식 시뮬레이션 시트

위의 그림은 고정 비율 인출식을 시뮬레이션하는 시트입니다. 고정 비율 인출식은 모두 (iR)을 칼럼명에 추가하였습니다. 동일 가치 인출식과 계산 방식은 같습니다. 인출 금액을 계산하는 인출(iR)만 자산(iR)에 비례해서 산출하면 됩니다. 일평균 27,660원, 최소 16,760원, 최대 55,372원을 인출했습니다. 22년간 총 인출 금액은 1억 5,622만원이었습니다.

평균 인출 금액인 27,660원을 매거래일 인출한다고 가정한 동일 가치 인출식과 비교한 그래프는 다음과 같습니다.

동일 가치 인출식과 고정 비율 인출식 (일 27,600원)

빨간색의 동일 가치 인출식을 보면, 앞서 매거래일 3만원에 비해 8% 적은 27,660원을 인출했는데, 최종 자산은 1억 4,167만원으로 40% 더 많은 자산이 남아 있습니다. 노란색의 고정 비율 인출식의 총 인출금액은 동일 가치 인출식과 같지만, 이보다 30% 더 많은 1억 8,304억원이 남았습니다.

아래는 이를 정리한 표입니다.

인출 방식 인출 총액 잔여 자산
동일 가치 인출식 (일 30,000원) 1억 6,944만원 1억 28만원
동일 가치 인출식 (일 27,660원) 1억 5,622만원 (-7.8%) 1억 4,607만원 (+45.6%)
고정 비율 인출식 (평균 일 27,660원) 1억 5,622만원 (-7.8%) 1억 8,304만원 (+82.5%)

그래프에서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에 SPY(원화)(i)가 횡보할 때, 두 인출식은 계속 자산을 매도해서 생활비로 사용했기에 자산의 규모가 감소했습니다. 고정 비율 인출식은 자산의 규모를 고려해서 인출 금액을 크게 줄였기에, 최종적으로는 보다 많은 자산이 남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의 상황이면, 이 둘의 관계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고정 비율 인출식을 사용하더라도, 최대 인출 금액을 제한하거나, 자산 증가율보다 낮은 비율로 인출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은퇴 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보유 자산을 조금씩 매도하는 인출식을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서 분석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이 분석에서는 지난 20년 동안의 기준 금리에 가까운 3%를 인플레이션으로 가정했지만, 투자자마다 느끼는 인플레이션은 확연히 다를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인플레이션과 각 투자자가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일까요? 인플레이션은 돈의 가치가 얼마나 하락했느냐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치로 나타난 인플레이션 통계량은 평균에 해당되는 대표값일 뿐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동일한 수준의 생활을 계속 영위하는데 필요한 명목 금액의 증가율을 말합니다. 사람마다 보유한 자산과 생활 방식이 다르기에 모두에게 동일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집의 가격이 인플레이션보다 크게 오른다고 하겠습니다. 자연히 월세나 전세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입니다. 자기 집이 있는 투자자는 주택이라는 특정 필수 자산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헤지를 하면서 오히려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기 집이 없는 투자자는 월세금 또는 전세금에 필요한 돈이 계속 늘어나기에, 피부로 느끼는 인플레이션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3%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참고: 주식이 장기적으로 거주 비용을 반영한 집값에 비해 상승률이 높다면, 주식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헤지 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동일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명목 금액의 상승률로 인식하면, 투자자는 지금부터 무엇에 대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 유지입니다. 나이가 들면 몸 이곳저곳이 하나둘씩 아프기 시작합니다. 젊었을 때에는 특별히 몸관리를 하지 않아도 천년만년 건강하게 살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이나 보험사의 사보험으로 어느 정도 큰 의료비 지출 위험을 헤지 하지만, 의료비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질도 크게 저하됩니다. 몸 건강 상태가 나빠져서 의료비가 증가하고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그 투자자에게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칩니다. 동일한 수준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건강 관리를 착실하고 꾸준하게 하는 것은 미래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정말 효과적인 투자입니다.

숙제

연재 본편에 이어 숙제가 하나 더 나갑니다. 마찬가지로 숙제 검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숙제는 개인 투자자가 은퇴를 대비해서 장기 투자할 자산을 선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직접 해 보길 권합니다.

이 글에서는 하나의 자산만 분석했지만,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하여 둘 이상의 자산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인출 후 자산의 가격 변화를 비교하면, 어떤 자산이 은퇴 후 현금 흐름 마련에 좀 더 유리할지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은퇴 후 현금 흐름을 마련하기 위해 커버드콜을 고려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기초자산과 커버드콜 데이터를 구해 거치식 또는 적립식으로 다년간 투자하고, 인출식으로 다년간 현금 흐름을 만드는 투자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보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다우존스미국배당 지수와 이에 기초한 커버드콜 지수는 10년치 백테스트 데이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첫 10년간은 거치식 또는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이후 10년간은 인출식으로 현금 흐름을 만드는 시나리오를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소개한 평균-분산 그래프로도 살펴보고, 투자 기간에 따른 위험 변화도 비교해 보면, 각자에게 적절한 투자 상품이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좀 더 나을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상한 것과 달리 커버드콜이 기초자산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것으로 나오고, 그 근본 이유가 궁금하다면, 제 책 <
당신이 커버드콜에 장기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 - 매년 100만원씩 손해보지 않는 방법>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숙제가 내키지 않으면, 왜 이 숙제를 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인플레이션은 가처분 소득을 줄입니다.인플레이션은 동일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명목 소득의 증가률이기 때문입니다. 5% 수익률을 얻더라도, 인플레이션이 3%이면, 가처분 소득은 2%입니다. 명목 수익률 나머지 3%p는 인플레이션을 헤지 하기 위해 재투자해야 합니다.

연 9%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기초자산과 연 7%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커버드콜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1억원을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연 900만원과 연 700만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인플레이션 비용에 해당되는 300만원을 제하면, 600만원과 400만원이 됩니다. 기초자산에 투자했을 때 가처분 소득이 커버드콜에 비해 50% 더 많습니다.

이 현상이 인출 시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그전에 적립식 또는 거치식으로 투자했을 것입니다. 만일 거치식으로 10년간 투자했다면, 연 2% 차이가 10년간 복리로 누적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초기 투자금 1억원은 기초자산의 경우 현재 가치로 1.8억원이 되고, 커버드콜은 현재 가치로 1.5억원이 됩니다.

이 상황에서 은퇴를 했다고 가정하고, 인출식으로 전환하면 어떻게 될까요? 거치식은 1.8억원의 현재 가치를 유지하면서, 1년에 1,080만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은 1.5억의 현재 가치를 유지하면서, 600만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로 만들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은 두 배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목록: 자산 배분 분석 방법과 사례 글 모음 [목록]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기를 권합니다)

참고 서적: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 - 이 연재에서 소개하는 각종 분석 방법의 의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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