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해외 특히 미국 주식에 환노출로 투자하면 변동성 감소 측면에서 상당한 이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환율과 미국 주식은 음의 상관성이 높아 변동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식이 오르면 환율이 내리고, 미국 주식이 내리면 환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상당히 오랜 기간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참고: [초급 21] 자산 배분에서 환율은 어떤 효과를 만들까? (한국인에게 해외 자산 투자가 필요한 이유)
환율과 음의 상관성을 보이는 자산은 해외 주식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국내 주식도 환율과 강한 음의 상관성이 있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분이라면 환노출로 투자하고,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분이라면 달러 자산을 함께 보유하는 것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자산 간 상관성을 파악하고, 이를 감안하여 본인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자산 배분 투자의 목적입니다. 참고: 자산 배분 투자는 왜 하는 것일까? (직장인은 국내 주식, 원화 채권에도 투자해야 하는 걸까?)
이 글에서는 환율 데이터를 구해, 미국 주식에 환노출로 투자했을 때의 효과를 추정해 보고, 환헤지 대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평균-분산 그래프로 파악해 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환율 데이터 구하기
주가나 환율 등 분석에 사용할 데이터를 구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름 있는 사이트에서 구한 데이터라고 해서 완벽하지 않습니다. 특정 기간의 데이터가 누락되어 있거나, 잘못되어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빈번합니다.
구글 파이낸스와 야후 파이낸스의 경우 국내 ETF 데이터가 몇 개월 동안 누락된 적이 있었고, 야후 파이낸스 데이터의 경우 일부 종목에 대해 액면 분할과 병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배당금이 누락된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 야후 파이낸스 수정 주가 오류 (일부 분배/배당 내역 누락으로 인한 부정확한 TR값)
환율은 구글 시트(GOOGLEFINANCE() 함수 이용)나 야후 파이낸스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왼쪽 그림과 같이 구글 시트에서 티커를 CURRENCY:USDKRW로 지정하고 GOOGLEFINANCE() 함수를 사용하면 됩니다. 종가만 사용할 것이기에 두 번째 인자를 "close"로 설정했습니다. 오른쪽 그림과 같이 야후 파이낸스에서 환율을 찾아 과거 데이터를 복사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모두 권하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데이터 정확도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용해 본 환율 데이터 소스 중에서는 한국은행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이 무난한 듯합니다.
왼쪽 그림은 한국은행의 금융-경제 스냅샷 페이지입니다. 구글에서 [한국은행 환율]로 검색하면 이 사이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주요국 통화의 대원화 환율 그림에서 2번째 아이콘을 누르면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인베스팅닷컴의 환율 과거 데이터 페이지입니다. 기간을 지정하고 CSV 파일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화면을 작게 했기에 다운로드하기 링크가 보이지 않은데, 큰 화면으로 보면 기간 왼쪽에 링크가 붙어 있습니다.
한국은행 데이터는 1990년 3월 2일자부터 제공되며, 인베스팅닷컴은 그 이전 기간에 대해서도 제공합니다. 실용적인 목적이라면 한국은행 데이터로 충분하며, 보다 긴 기간에 대해 분석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인베스팅닷컴 데이터를 이용하면 됩니다. 인베스팅닷컴의 경우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최대 기간에 제약이 있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번 나누어서 받아 병합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은행 데이터로 설명합니다.
한국은행 데이터는 엑셀 파일로 제공되지만 구글 시트에서도 불러올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환율 데이터를 살펴보면, 왼쪽 그림과 같이 미국 달러 환율 하나가 비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05년 12월 30일 데이터입니다. 전후 일자의 환율을 평균해서 채워 넣습니다. 분석 기간을 10년 정도로 보았을 때, 이 정도 데이터 누락과 교정은 거의 영향이 없습니다. 참고: 발견하지 못한 다른 데이터 누락이나 오류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데이터 누락이나 오류라면 양호한 편입니다. 하나 밖에 안 비어 있고, 그것도 Ctrl + 화살표를 이용해서 이동하거나, 필터를 걸어 빈 셀을 찾으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가기관인 한국은행 데이터이니 신뢰가 가기도 합니다. 구글 시트에서 환율의 날짜 칼럼은 형식이 지정되어 있지 않으니, 날짜 형식으로 설정합니다.
환노출 SPY 가격 추정과 환헤지와의 비교
이렇게 구한 환율 데이터는 별도의 시트로 두는 것이 편리합니다. 다른 여러 시트에서 참조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환율을 참조할 때는 VLOOKUP() 함수를 이용하면 됩니다. 참고: 다른 데이터도 각자 또는 모아서 별도의 시트에 저장해 두는 것이 편리할 수 있습니다.
왼쪽 그림은 환율을 USD라는 별도 시트에 저장한 예이고, 오른쪽 그림은 VLOOKUP() 함수로 조회한 결과입니다. 환율과 SPY 달러 가격을 알고 있으니 SPY의 원화 환산 가격은 두 값을 곱해 계산하면 됩니다. 그림에서 SPY(KRW) 칼럼입니다. 참고: SPY의 상장일인 1993년 1월 22일부터가 아닌 2002년 7월 30일부터의 데이터를 사용한 이유는 TLT와 상장 시기와 맞춘 데이터에서 SPY 데이터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참고: 날짜뿐 아니라 시각까지 포함된 데이터는 표시 형식을 날짜로 했다고 해서 VLOOKUP() 함수가 정확한 날짜의 데이터를 가져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1월 17일은 2025년 1월 17일 오전 12시(자정)와 동일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DATEVALUE() 함수로 날짜만 꺼내 데이터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예제에서는 모든 데이터에 날짜만 있고, 혹시나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고려해서 VLOOKUP() 함수의 마지막 인자를 생략(기본 TRUE)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데이터가 정렬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정확한 날짜의 데이터를 찾지 못하면, 가장 가까운 이전 날짜의 데이터를 가져옵니다.
오른쪽 그림의 상단에 SPY(달러)와 SPY(원화)의 CAGR, 1년(250거래일) 평균 수익률, 1년 최소 및 최대 수익률과 표준 편차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아래 표에 이를 다시 정리했습니다.
자산 | CAGR | 1년 평균 수익률 | 1년 최소 수익률 | 1년 최대 수익률 | 표준 편차 |
SPY(달러) | 10.8% | 12.0% | -47.4% | 77.5% | 15.8% |
SPY(원화) | 11.8% | 11.9% | -24.0% | 58.4% | 11.7% |
그림에서 보듯 환율은 22.4년간 연 0.9% 정도 복리 상승했기에 SPY(원화)의 CAGR이 SPY(달러)보다 높았습니다. 1년 (산술) 평균 수익률은 오히려 SPY(달러)가 조금 더 높았은데, 이는 SPY(달러)의 변동성이 상당히 높았고 CAGR와 1년 평균 수익률 계산에 사용하는 기초 데이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1년 최소 수익률과 1년 최대 수익률을 보면 SPY(원화)의 범위가 [-47.4%, 77.5%]에서 [-24.0%, 58.4%]로 크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표준 편차의 변화 15.8% → 11.7%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SPY(달러)와 SPY(원화)의 자산비를 구해 그래프로 그려봅니다. 이전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자산비는 현재 가격 / 최초 가격으로 계산됩니다. 수익률 대신 자산비를 사용하는 이유는 구글 시트에서 로그 스케일로 그래프를 그리기 위해서입니다. 참고: [데이터 분석 2] TR 데이터를 받아 그래프로 그려보자 (구글 시트 편)
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SPY(원화)의 수익률(자산비 - 1) 변동이 SPY(달러) 대비 확연히 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로 살펴본 환율의 효과
SPY(달러)와 SPY(원화)의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를 계산했으니,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환율의 효과를 시각적으로 표시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왼쪽 그림과 같이 앞서 계산한 표준 편차, 평균 수익률, 그리고 CAGR을 이용하여 평균-분산 그래프로 나타낼 데이터를 정리합니다.
참고: 지금부터는 한글로 이름을 붙이겠습니다. 영어로 이름을 붙여왔던 것은 파이썬에서 데이터 필드 이름을 영문으로 사용했고, 파이썬으로 만든 그래프에는 한글 표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생긴 개인적인 습관입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로 나타내면 오른쪽 그림과 같이 됩니다. 파란색 점인 SPY(달러)와 빨간색 점인 SPY(원화)의 1년 산술 평균 수익률은 비슷했지만, 표준 편차에서 상당한 차이가 납니다. 다르게 말하면 환율에 의해 파란색 점이 빨간색 점(노란색 점과 거의 겹쳐져 가려져 있습니다) 위치로 이동한 것입니다.
노란색 점은 각각에 대해 CAGR로 표시한 것입니다. 이 연재에서는 평균-분산 그래프에 1년 산술 평균 수익률을 사용하지만,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CAGR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SPY(원화)의 CAGR은 SPY(달러) 대비 환율 상승분이 반영되어 높아졌습니다. CAGR로 보면 환율에 의한 변동성과 수익률 변화를 장기 투자 관점에서 좀 더 실제와 가깝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표준 편차 이용 시 유의 사항
평균-분산(Mean-Variance) 그래프 해석 방법 및 주의 사항에서도 설명한 바 있지만, CAGR과 1년 산술 평균 수익률은 계산에 사용하는 기초 데이터가 다릅니다. 따라서 엄밀하게는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CAGR을 사용하면, 이에 대응하는 표준 편차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일일 수익률의 표준 편차를 연환산하여 1년 표준 편차를 추정하는데, 환노출의 경우 실제 투자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SPY(달러)와 SPY(원화)의 일일 수익률을 이용하여 계산한 표준 편차는 250거래일 가정 시 각각 18.8%와 20.3%입니다. 1년 수익률의 표준 편차인 15.8%와 11.7%와 크게 차이가 납니다. 또한 예상과는 달리 환율에 의해 오히려 변동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주된 이유는 같은 날짜의 SPY 데이터와 환율 데이터라도 기록 시각이 다르고, 주가와 환율 간의 음의 상관성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간밤에 미국 증시가 폭락했기에, 다음날 환율이 영향을 받아 급등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SPY 주가와 환율 데이터 간에 하루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같은 미국 시장에서 동일한 날짜에 거래되는 자산의 경우는 이러한 경향이 덜하지만, 자산에 따라서는 완전히 무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평균-분산 분석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나 글을 보면, 평균 수익률은 일일 수익률의 평균을 구해 연환산하고, 표준 편차는 일일 수익률이 서로 독립인 정규 분포로 가정하여 연환산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자산은 이렇게 계산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수 있지만, 한국인과 같이 환율을 고려해야 하면, 실제 투자자 특히 어쩌다 한 번씩 계좌를 확인하는 장기 투자자가 받는 느낌과는 상당히 다른 통계량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제 책과 이 연재를 포함한 다른 연재에서 1년 산술 수익률을 구하고, 이 데이터를 기초로 계산한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를 주로 사용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정리하며
환율 데이터를 구하여 자산의 환노출 가격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면 환율의 영향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장기 투자자가 투자 결정을 내리는데 참고하기 위해 평균-분산 그래프를 활용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하는 세 가지 사항을 거듭해서 설명합니다.
1. 장기 투자를 위해 평균-분산 그래프를 참고할 경우에는 산술 평균 수익률뿐 아니라 CAGR과 같은 복리 수익률도 함께 표시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2. 제 글과 연재에서 이해가 어려울 수 있어 설명하지 않았지만, 장기 투자를 계획하기 위해 산술 평균 수익률을 사용한 평균-분산 그래프는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선형적이지 않습니다. 표준 편차가 커지면 산술 평균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기하 평균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경우에는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투자 사이는 y축 좌표에 왜곡이 발생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산술 평균 수익률은 1년과 같은 단위 투자 시, 자산의 혼합 결과를 선형적으로 나타나기 편리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3. 환율은 다른 자산과 상관성이 특히 늦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다른 자산 간의 관계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는 몇몇 글이나 책에서 소개하는 일일 수익률을 기초로 한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보다는, 조금 더 긴 기간으로 추정한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로 평균-분산 그래프를 만들어야 실제 느끼는 변동성에 좀 더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 [데이터 분석 12] 자산과 환율의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상관성 변화를 살펴보자 (구글 시트 편)
목록: 자산 배분 분석 방법과 사례 글 모음 [목록]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기를 권합니다)
참고 서적: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 - 이 연재에서 소개하는 각종 분석 방법의 의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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