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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 부록 A2]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적립식 투자 성과 추정 (구글 시트 편)

오렌지사과키위 2025. 1. 19. 10:49

개인 투자자는 특정 자산에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꾸준히 발생하는 근로 또는 사업소득을 절약하여 조금씩 점진적으로 투자 자산으로 전환하여 누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돈이 들어가는 자기 집 마련에도 절반 정도만 먼저 거치식으로 투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장기간에 걸쳐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적립식 투자를 병행합니다. 이 때문에 투자자는 장기 투자 성과를 분석할 때, 적립식 성과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글 시트를 이용하여 적립식 투자 성과를 추정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정액 적립식 투자 성과 추정하기

다음 그림은 정액 적립식 투자를 시뮬레이션한 결과입니다. 매거래일 SPY에 동일 금액으로 1만원씩 투자한다고 가정하였습니다.

매 거래일 1만원씩 정액 적립식으로 22년간 SPY에 투자한 결과

칼럼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 A칼럼: 거래일자입니다.
  • B칼럼: 거래일자에 해당되는 환율입니다.
  • C칼럼: 거래일자에 해당되는 SPY의 달러 가격입니다.
  • D칼럼: SPY 달러 가격과 환율을 곱해 계산한 SPY 원화 가격입니다.
  • E칼럼: 데이터 첫 날짜에 거치식으로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의 SPY(원화)의 자산비입니다.
  • F칼럼: 매거래일 투자 금액입니다. 여기서는 1만원으로 고정하였습니다.
  • G칼럼: 매거래일 투자 금액으로 매수할 수 있는 SPY(원화)의 주수입니다.
  • H칼럼: 매거래일 매수한 SPY(원화) 주수의 누적입니다.
  • I칼럼: 누적 주수를 해당 일자의 SPY(원화) 가격과 곱해서 계산한 계좌 평가액입니다.
  • J칼럼: 해당 일자까지 투자한 원금입니다.
  • K칼럼: 계좌 평가액을 원금으로 나눈 자산비입니다.

시트 상단에 데이터 전반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기초 통계량을 계산했습니다. 22년간 첫 투자일에는 1만원으로 0.14주를 샀습니다. 매거래일 1만원씩 22년간 총 5,648만원을 투자하였고, 계좌 평가액은 3억 4,434만원이 되었습니다. 적립식 자산비는 609%(수익률로는 509%)로 거치식 자산비 1,228%(수익률로는 1,128%)의 절반 정도였습니다.

거치식과 적립식의 자산비를 그래프로 그려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2년간 SPY에 거치식 또는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때의 누적 자산비

거치식은 22년간 자산이 12배 정도로 불어났습니다. 적립식은 같은 기간 6배 정도로 불어났습니다. 거치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금의 이자가 예금의 절반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 투자금(적립식은 거치식의 대략 절반) 대비 자산비는 비슷하니 얼추 맞아떨어지는 듯합니다.

장기 투자와 인플레이션 보정

그런데! 이렇게 분석하면 충분히 정확하지 않습니다.

투자 입문서 중에는 장기 투자 성과를 이런 방식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는 보험을 권유하는 영업원이 저축식 보험 상품을 설명할 때 이런 형태의 그래프를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인플레이션입니다.

5년 이하의 중단기 투자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크지 않기에 현실과 큰 괴리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의 경우처럼 20년 또는 그 이상의 장기간에 대해 성과를 추정할 때에는 인플레이션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이 정도면 노후 생활에 지장이 없을 거라 생각해서 적립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기대와 다른 성과를 얻게 되면 곤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2의 법칙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72를 인플레이션으로 나누면 돈의 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을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연 3%로 가정하면, 72 / 3 = 24년이 나옵니다. 위의 그래프는 22년간 투자 결과이니 얼추 비슷합니다. 거치식의 최종 자산은 위의 그래프에서 표시된 1,200%가 아니라 600% 정도가 됩니다.

투자에서 같은 금액의 돈은 명목 금액 또는 실질 금액으로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시간상으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명목 금액은 시점에 따라 실질 가치가 다릅니다. 투자자는 시점이 다를 수 있는 돈의 크기를 비교할 때에는 이해하기 쉽고 변하지 않는 기준을 사용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은 현재 가치입니다. 그러니 모든 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서 비교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22년전에 1천만원의 명목 금액을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현재 1.2억원의 명목 금액이 되었을 것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볼 때, 현재 1.2억원의 명목 금액은 현재 1.2억원 실질 금액입니다. 과거 1천만원의 명목 금액은 현재 가치로 그 두 배인 현재 2천만원에 해당됩니다. 그러니, 22년전에 현재 가치로 2천만원을 투자해서 지금 1.2억원이 되었다고 해석하면 됩니다.

거꾸로 22년전에 현재 가치로 1천만원을 투자해서 지금 6천만원이 되었다고 이해해도 됩니다. 어느 쪽이든 일관성 있게 사용하면 되지만, 22년전에 명목 금액 1천만원은 현재 명목 금액 1천만원과 가치가 다르기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금액을 그대로 두고 과거 금액 또는 미래 금액을 현재에 맞춰 보정하는 것이 착시를 방지하는데 조금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거치식의 경우 과거 또는 미래 금액을 현재 금액으로 보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여 그래프를 그리는 방법을 소개한 이전 글에서도 설명하였습니다. 참고: [데이터 분석 부록 A1] 인플레이션 추정과 반영 (구글 시트 편)

적립식의 경우는 애매할 수 있습니다. 적립식 중에서도 매번 동일한 명목 금액을 투자하는 정액 적립식은 보험과 같은 몇몇 상품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인 장기 투자 방식이 아닙니다. 20년전 사회 초년생일 때 받았던 월급과 지금 받는 월급이 다르고, 긴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복리로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세후 월급 400만원을 받아 1 / 4인 1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결심할 수 있지만, 20년전에는 세후 월급이 200만원이었기에 동일한 명목 금액으로는 월급의 절반을 투자해야 합니다. 더 오랜 기간을 보면 월급 전부를 투자해야 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정액 적립식 성과 분석은 비현실적인 투자를 가정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국민 연금이나 퇴직 연금을 보더라도 인플레이션까지 고려되어 오르는 월급에 비례해서 적립 금액이 늘어납니다.

가장 간단한 보정 방법의 하나는 현재 기준으로 월 100만원에 해당하는 과거의 금액을 추정해서 투자 금액을 보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매월 현재 가치로 100만원 정도에 해당되는 금액을 22년간 투자한 결과가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을 보정한 후의 수익률을 알면 투자할 금액을 곱해 결과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처리 및 분석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은 어느 시점에 보정하느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계산을 하고, 최종 결과에 인플레이션을 보정하는 것입니다. 22년간 1,200%로 자산이 늘었다면, 22년간 돈의 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테니 600%로 환산하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보정 전과 보정 후를 비교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 방식이 유용합니다.

다른 하나는 자산의 가격에 먼저 인플레이션을 적용하여 보정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자산 가격에 인플레이션이 이미 고려되어 있기에, 이후 처리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덜 혼란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투자자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경우에는 이 방식으로 조금 더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적립식 성과 추정하기

다음 그림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서 거치식 및 적립식 성과를 보정한 시트입니다. 앞의 시트와 모두 동일하지만, SPY 가격을 인플레이션으로 보정한 후 계산했다는 점만 다릅니다.

자산 가격에 인플레이션 보정하기

왼쪽 그림은 연 3% 고정 인플레이션을 가정하고, 매거래일 복리로 1 / 250을 반영한 인플레이션 수치입니다. 오른쪽의 그림에서 SPY(원화)(i)는 이렇게 계산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여 계산한 가격입니다. (i)가 붙은 칼럼은 모두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계산치입니다. 나머지 칼럼은 앞에서 소개한 방식과 동일하게 계산합니다.

아래 그림은 이렇게 인플레이션을 보정한 거치식과 적립식의 누적 자산비를 인플레이션 미보정 결과와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보정 전과 보정 후 거치식과 적립식의 누적 자산비

맨위에 파란색 실선으로 나타난 거치식 자산비는 인플레이션을 보정하지 않은 거치식 투자 성과입니다. 그 아래 빨간색 실선과 겹쳐있는 노란색 점선은 인플레이션을 보정한 거치식 투자 성과입니다. 1,200%으로 자산이 늘어난 거치식은 인플레이션을 보정하면 600% 정도로 절반이 되었습니다.

빨간색 실선은 앞서 계산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은 정액 적립식 투자 성과입니다. 적립식이기에 거치식의 절반 정도의 최종 자산비가 되었습니다.

적립식 투자자가 실제 얻게 되는 투자 성과는 맨 아래에 있는 초록색 점선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인플레이션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돈의 가치가 감소하는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입니다. 다른 하나는 매거래일 현재 가치로 동일한 금액이 되도록 증액하면서 투자하는 것입니다. 22년전에는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는 2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적립식 중에서도 정액 적립식이 아니라 동일 가치 적립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수익률 지표는 다음 표와 같습니다.

지표 거치식 정액 적립식 거치식(i) 동일 가치 적립식(i)
최종 자산비 1,229% 610% 630% 398%
최종 수익률 1,129% 510% 530% 298%
CAGR 11.8% 8.4% 8.5% 6.3%

거치식인 SPY(원화)는 22년간 연 11.8% 복리로 상승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거치식(i)는 인플레이션만큼 자산의 실질 가치가 감소하여 8.5%가 되었습니다. (1 + 11.8%) / (1 + 3%) - 1 = 8.5%로 계산할 수도 있습니다.

정액 적립식은 거치식에 비해 3% 정도 낮은 CAGR을 보였습니다. 예금과 적금을 비교하면 대략 절반의 수익률이 나오지만, 정액 적립식은 절반보다 조금 높은 CAGR이 나옵니다. 초기에 투자한 금액의 실질 가치가 후기에 투자한 금액에 비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분석에 사용한 SPY는 초기 1 / 3 정도의 기간 동안 횡보하고 이후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기대치보다 조금 더 높은 CAGR이 나왔습니다. 기대치는 대략 7% 초반입니다. 참고: 적립식의 CAGR은 거치식의 절반보다 크지만, 최종 자산비 또는 최종 수익률은 절반에 미치지 못합니다. 장기간에 걸친 복리 효과 때문입니다.

동일 가치 적립식(i)의 CAGR은 정액 적립식보다 낮은 수익률이 나옵니다. 인플레이션이 반영되었고, 초기 투자금이나 후기 투자금이나 모두 현재 가치로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적립식은 적금처럼 시간축으로 분산 투자하기에 인플레이션 영향도 절반 정도 받습니다. 이를 추정하면 대략 6% 후반 CAGR이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동일 가치 적립식(i)가 이보다 낮은 6% 초반인 이유는 초기 투자금과 후기 투자금의 실질 가치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투자자는 연 12%에 가까운 높은 CAGR을 보였던 SPY(원화)에 적립식으로 투자한다고 할 때, 최종 자산비 또는 최종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를 어느 정도 낮추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년 정도를 투자한다면, 거치식에 비해 1 / 3 정도를 예상해야 합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각종 통계량은 그 수치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투자에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한 선택에 활용해야 합니다.

1. 가능한 일찍 그리고 최대한 많은 금액을 주식에 투자해야 합니다. 시황에 관계없이 즉시 투자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2. 장기 투자 시 CAGR에 비해 최종 자산비 또는 최종 수익률의 차이는 훨씬 커집니다. 투자 성과는 복리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추가되는 위험이 무시할만하다면, 0.1%라도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장기 투자해야 합니다. 최대한 절세를 해야 합니다. 가능한 실질 수수료가 낮은 ETF에 투자해야 합니다.

정리하며

일반 투자자에게 현실적인 투자 방안인 적립식 투자 성과를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서 추정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이어지는 글: [데이터 분석 부록 A3]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인출식 투자 성과 추정 (구글 시트 편)

목록: 자산 배분 분석 방법과 사례 글 모음 [목록]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기를 권합니다)

참고 서적: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 - 이 연재에서 소개하는 각종 분석 방법의 의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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