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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 부록 B1] 투자 전략의 벤치마크 대비 누적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오렌지사과키위 2025. 2. 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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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구글 시트로 시작하는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 오렌지사과의 불친절한 워크북>에서 구글 시트를 이용하여 각 자산의 특성과 자산 간 관계, 그리고 분산 투자 효과를 추정하는 여러 분석 방법을 소개하였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방법은 정적 자산 배분 투자를 가정한 것입니다. 주식 60%, 장기 채권 20%, 금 20%와 같이 개별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장기적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자산별 비중을 맞추어 첫 투자를 하고 시간이 흐르면 개별 자산의 가격이 변합니다. 포트폴리오 내 개별 자산의 비중도 함께 바뀝니다. 이 때문에 자산별 비중을 다시 원래대로 맞추기 위해 리밸런싱(rebalancing)을 합니다. 흔히 생각하듯 리밸런싱은 투자에 유리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적 자산 배분이라는 투자 철학 자체가 리밸런싱을 전제하기에 하는 것입니다.

정적 자산 배분은 편입한 자산 간에 상호 보완 관계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적절한 비중을 유지하면서 분산 투자하면 위험 대비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거라는 투자 철학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평균-분산 분석(mean-variance analysis)과 같은 기법으로  분산 투자 시 자산 혼합 효과를 파악해 보는 이유입니다.

상호 보완성을 분석하여 적절하다고 추정한 투자 비중으로 분산 투자하는 구체적인 투자 전략은 특정 자산의 수익률이 크게 좋더라도 다른 자산의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이 리밸런싱입니다. 애초에 자산 간 상호 보완 관계를 이용하여 분산 투자한다는 가정하에 분석한 결과로 투자 전략을 만들었기에 리밸런싱을 하는 것이지, 투자 효율을 높이기 위해 리밸런싱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에서 이러한 선후관계에 대한 오해는 자주 발생합니다. 투자 철학을 기반으로 분석 기법이 도출되고, 분석 기법을 적용하면 구체적인 투자 전략이 만들어집니다. 투자 철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분석 기법이나 투자 전략을 활용하면, 왜 이렇게 하는지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거나, 분석 방법이나 도출된 투자 전략을 과신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투자 철학을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해당 투자 철학에 기반한 분석 기법이나 투자 전략을 고집할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부록 B>에서는 자산 대신 투자 전략을 대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고, 투자 전략 간 상관성을 파악해 보는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 부록 연재 또한 정적 자산 배분 투자 철학에 기초하고 있기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유효성이 크게 변할 수 있는 투자 전략 분석에 충분히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 전략을 비교 분석해 보려는 투자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연재에서는 투자 전략을 비교하는 것으로 설명하지만, 자산 비교하는 것으로 간주해도 됩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설명합니다. 참고 도서로 제가 쓴 책을 나열하였지만,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이나 인터넷 자료를 참고해도 됩니다. 해당 내용을 먼저 공부한 후에 읽으시길 권합니다.

비교 대상이 되는 투자 전략은 퀀트 투자 툴의 하나인 퀀트킹(Quant King)의 추천 로직을 사용하였습니다. 퀀트킹 백테스트(backtest) 결과를 CSV 파일로 받아, 구글 시트와 같은 스프레드시트로 처리하는 방법은 존삼님 블로그에 게시된 퀀트킹 백테스트 비교 탬플릿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해당 글에 공유된 엑셀 템플릿을 이용하면 여러 투자 전략의 누적 수익률, DD(Drawdown; 손실률) 및 5년 CAGR 그래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부록 연재도 글 작성에 사용한 시트를 공유하지 않습니다. 직접 해보기를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본인이 만든 시트를 다른 분들을 위해 공유하는 것은 환영합니다. 다른 분들이 공유한 시트를 참고하더라도, 기본적인 분석은 한 번 정도 직접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경우 각자의 투자 목적에 맞춰 시트를 수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퀀트킹은 제가 이용권이 있는 툴 중에서 장기간에 걸친 투자 전략의 백테스트 결과를 쉽게 구할 수 있기에 사용한 것입니다. 특정 툴에 대한 선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퀀트 투자 전략을 대상으로 비교하는 이유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효성이 어떻게 변했는지 추정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퀀트 투자 전략 대신 일반적인 자산이나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도 동일한 방식의 분석을 해볼 수 있습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투자 전략의 누적 수익률을 그래프로 나타내기

수정 (2025. 2. 12.): 7. 저밸류 고성장 (2 + 6) → 저밸류 고성장 (2 + 5)

퀀트킹의 경우 2025년 2월 8일 현재 26개의 추천 로직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1번부터 7번까지 7개의 로직을 백테스트하여 얻은 결과를 분석용으로 사용합니다. 특별한 기준으로 로직을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참고: 퀀트킹에서 추천 로직을 백테스트하여 만든 CSV 결과에는 포트네임이 방금 선택한 로직이 아닌 이전 값으로 표시됩니다. 결과 파일 참고 시 헷갈릴 수 있습니다.

다음 그림은 벤치마크로 사용할 코스피와 7개의 추천 로직에 대해 20년 치 백테스트 결과의 월별 수익률을 정리한 데이터 시트입니다. 참고: 현재 퀀트킹은 사용자에게 편리한 형태로 결과 데이터를 정리합니다. 이 연재와 같이 스프레드시트와 같은 툴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재처리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처리하기 쉬운 형태로 데이터가 정리되어 하단에 함께 제공되면 편리할 수 있습니다.

20년치 월별 데이터를 이용하여 CAGR 계산하기

데이터가 제대로 정돈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단에 CAGR을 계산했습니다. 계산한 CAGR이 백테스트 결과와 일치하는지 비교해서 데이터를 확인했습니다. CAGR 계산에는 다음과 같은 수식을 이용하였습니다. 수식에서 20은 20년의 기간에 대해 백테스트를 했기 때문입니다.

=ARRAYFORMULA(PRODUCT(F7:F246/100 + 1)) ^ (1/20) - 1

참고: 국내 대부분의 퀀트 툴은 배당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배당 비중이 높은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실제와 상당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백테스트 결과에 배당이 고려되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월 단위로 백테스트 결과를 제공하는 퀀트킹과 같은 경우 매달 마지막 거래일이 기준입니다. 월별 수익률의 년과 월을 이용하여 그 달의 가장 마지막 날을 구해 날짜 칼럼을 만들었습니다. 그래프에 표시될 때 2005년 2월 1일과 2005년 2월 28일은 살짝 다른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C7셀의 경우 다음 그림과 같이 아래 수식을 사용하였습니다.

=EDATE(DATE(A7, B7, 1), 1) - 1

매월 마지막 일로 날짜를 설정하는 예

다음 그림은 월별 수익률을 누적 자산비로 변환한 결과입니다. 2005년 2월이 첫 데이터가 기록된 달입니다. 그 전달인 2005년 1월의 자산비를 1.0으로 두고, 이전 월별 수익률에 월수익률을 복리로 곱해서 누적 계산합니다.

월별 수익률을 누적 수익률로 변환

누적 자산비를 구했으니, 다음과 같이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손익비대칭 착시를 제거하기 위해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로 설정했습니다.

퀀트킹 7대 추천 로직의 누적 수익률

지난 20년간 4. 저밸류 성장과 7. 저밸류 고성장의 누적 자산비(또는 수익률)가 가장 높았습니다.

벤치마크 대비 상대 자산비로 그래프 그리기

누적 자산비 또는 누적 수익률로 그래프를 나타내면 전체 기간에 대한 누적 수익률 변화는 알 수 있지만, 분석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데 참고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투자 결정의 결과는 미래가 되어야 할 수 있습니다.

누적 수익률 그래프와 같이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높았던 수익률이 누적되어 나타나면, 미래에도 높은 수익률이 계속 지속될지 살펴보는 용도에는 편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익률 변화를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수익률 변화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상대 자산비입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 대비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상대 자산비는 투자 전략 자산비 / 벤치마크 자산비로 계산합니다. 참고: 상대 자산비를 위의 누적 자산비와 함께 한 그래프에 나타내고자 하는 경우에는 역수를 이용하여 그래프 하단에 보조 그래프처럼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상대 자산비를 구하는 예

코스피 대비 상대 자산비를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코스피 대비 상대 자산비

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5개의 선은 대략 2017년부터 최근 8년간 코스피 대비 뚜렷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한 투자 전략입니다. 4. 저밸류 성장과 5. 고성장만 코스피 대비 우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5개 전략이 지난 8년간 코스피 대비 우위를 보여주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는 것은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나기에 추가로 분석하지 않습니다. 투자자 각자가 그 이유를 추정하여 투자에 참고해야 합니다.

퀀트 투자와 투자 철학

퀀트 투자라고 하면, 좋은 백테스트 결과를 보였던 과거 전략을 발굴하여 투자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고려되지 않도록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투자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닙니다.

모든 투자는 투자자의 미래 전망이 핵심입니다. 퀀트 투자는 미래 전망을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참고하는 투자이지, 백테스트 결과가 좋았던 투자 전략을 적용하는 투자가 아닙니다. 그 체계적인 방법에는 백테스트만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특정 전략이 과거 높은 또는 낮은 수익률을 보였던 원인에 대해 적어도 본인만의 그럴듯한 설명 없이 투자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는 투자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도출된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퀀트 투자의 투자 철학은 무엇일까요? 백테스트 결과가 좋았던 전략을 발견해서 그 전략으로 투자하는 것일까요? 만일 그렇다면 최근 5년간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10개 종목에 투자하면 됩니다. 백테스트 결과가 좋을 테니까요.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그런 전략의 경우 신뢰도가 낮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퀀트 투자는 투자 전략의 신뢰도를 평가해야 완성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투자 전략의 신뢰도는 귀납적 평가 즉 통계학적 관점에서도 살펴보아야 하지만,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투자 관련 도메인(domain) 지식을 이용한 연역적 평가도 필요합니다. '삼'으로 시작하는 종목에 장기 투자한 전략의 백테스트 결과가 좋았다고, 그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과연 합리적인 결정일까요? 참고: 신뢰성 평가와는 별개로 투자 전략 그 자체는 유용할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신뢰성 자체도 주관적인 개념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투자 전략의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는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하였습니다. 퀀트 투자 전략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일반적인 자산이나 자산을 혼합한 포트폴리오도 동일한 방식으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노파심에 덧붙이지만, 투자 전략의 신뢰성 평가는 쉽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여러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투자 대상의 특성 자체가 계속 변하기 때문입니다. 20년간의 긴 기간에 대한 백테스트 결과라면 신뢰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20년은 한 국가의 경제 체질이 바뀌기에 충분히 긴 기간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장기 채권(TLT)의 특성 변화에서도 살펴본 바 있고, 주식과 환율의 상관성 변화에서도 관찰한 바 있습니다.

퀀트 투자는 일부 퀀트 투자 입문서가 소개하듯, 투자에 대한 별다른 지식 없이도 버튼 몇 번을 누르면 10년간 사용할 투자 전략이 뚝딱 만들어지는 투자가 아닙니다.

이어지는 글: [데이터 분석 부록 B2] 투자 전략의 최근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목록: 자산 배분 분석 방법과 사례 글 모음 [목록]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기를 권합니다)

참고 서적: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 <구글 시트로 시작하는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 오렌지사과의 불친절한 워크북>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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